옛날에는 똥이니, 화장실이니 하는 이야기는 함부로 내 놓고 할 꺼리가 아니었다. 오죽하면 측신이 화장실을 지킨다고 했을까. 하지만, 똥 캐릭터까지 판을 치는 지금. 똥의 이미지가 많이 변한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똥에게 한 발자국 더 다가보자.
경보합니다. 조심하십시오! 신체가 신비한 것이야, 새삼스러울 것 없는 얘기다. 몸 어디선가 어떻게 해서든 신호를 보낸다. 그런데, 더럽다고 일컫는 똥. 그도 그런 역할을 한다는데…. 정확히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는 알지 못하더라도 ‘주의’는 준 다는 소리!그 동안 더럽다고 구박만 받던 똥의 목소리에 이제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어차피 나오면 한 가지인걸… 가끔 그런 말을 한다. 어차피 먹고 나면 같은 모습으로 나온다고. 고급스러움의 여부를 떠나 소화가 되고 나면 똥이 되고 만다는 사실이다. 이런 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똥의 원료를 당연히 음식물이다. 음식물이 소화되고 남은 찌꺼기가 바로 똥인 것이다. 일단 음식물을 먹게 되면 이가 그것을 잘게 부순다. 그리고 침에 녹고, 혀에 의해 목구멍으로 넘겨진다. 식도가 음식물을 조물 조물 짜 주게 되면 위로 넘어간다. 위는 그 음식물을 받아 강산으로 소독을 한다. 어지간한 균들은 여기서 몰살당하게 된다. 그리고 나서, 음식물은 위산과 위의 운동에 의해 좀 더 잘게 부숴 진다. 이렇게 잘게 부수어진 것들은 위의 출구인 좁은 유문에 의해 작은 것들만 나가게 된다. 십이지장과 소장에서는 소화 효소들이 음식물을 더 작게 부수어 소화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어 낸다. 이렇게 최대한 흡수하고 남은 찌꺼기를 회맹부 판막이라는 좁은 통로를 통해 대장으로 내 보낸다. 여기까지가 똥이 나오기 직전의 단계이다.
똥의 생산에는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균인 대장균 등의 장내 세균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 세균들은 탄수화물을 세균발효에 의해 더욱 더 분하고 단백질은 부패세균에 의해 더욱 분해된다. 이 세균에 의한 음식물의 발효과정에서 가스가 발생하는데 그것이 바로 방귀이다. 대변은 산성으로 PH 5∼7정도인데 발효로 생기는 산성물질 때문이다.
왜 똥색일까. 흔히 똥색이라고 일컫는 누런 색. 색이 누런 것은 분해된 담즙 색소 때문이다. 술을 먹고 구토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 중에는 녹색의 구토물이 나오는 경험을 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럼, 왜 똥은 녹색이 아닐까. 장내 세균이 노란색의 담즙을 환원시키는 과정에서 변색됐기 때문이다. 담즙은 간과 담낭에서 만들어진다. 담도를 통해 십이지장으로 분비되고 음식물과 섞이는데, 이것이 대장에서 환원된다는 말이다. 대변의 색이 늘 같은 색 일 수는 없다. 왜냐하면 대변의 색깔은 먹은 음식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당근 주스를 먹고 나면 주황색 변을 보고, 시금치를 먹은 후에는 초록색 변을 보는 것이 그 예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난 후 10시간쯤 지나면 태변을 배설한다. 태변의 성분은 태아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자신의 피부에서 떨어져 나간 세포와 솜털 등을 삼킨 것으로 여기에 태지, 칼슘염, 담즙색소 등이 포함된다. 태변의 색깔은 검은 녹색이며 생후 4일째부터는 점액질이 많은 옅은 노란색 변으로 된다. 신생아의 대변이 성인의 대변과 다르게 노란색을 띠는 이유는 신생아의 장내에는 성인들이 가지고 있는 세균이 없어서 담즙이 환원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똥을 참지? 기저귀를 차는 아이들이야, 말 그대로 똥·오줌을 못 가려서 그런 것이지만 훈련을 거치면 마려운 똥도 참는다. 어떻게 똥을 참을 수 있는 것일까.
똥은 어떻게 나올까? 배변은 배변 반사에 의해 일어난다. 초등학교 과학 시간을 생각해 보자. 무릎을 망치로 툭 치니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다리가 올라가던 기억이 나는가? 이 무릎 반사처럼 어떤 자극이 왔을 때 대뇌를 통하지 않고 척수에서 바로 운동 신경의 자극으로 반응을 나타내는 것이다. 배변 반사에서 자극은 이런 원리다. 직장이 똥으로 가득 차게 되면 직장이 풍선처럼 늘어나게 된다. 그러면, 감각 신경을 통해 전도되어 척수에서 바로 똥을 내보내라는 명령을 한다. 이 명령은 운동 신경을 통해 전달되고, 직장이 수축하고 항문 괄약근이 느슨해져, 배설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배변 반사는 자신이 똥을 배설하기를 원하지 않아도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생후 2년 정도는 오직 배변 반사만이 존재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똥을 배설하는 것이다. 생후 2년이 넘으면 배변 반사를 뇌에서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게되어 똥을 참을 수 있게된다. 하지만 유의 할 점은 똥을 너무 참는 버릇을 들이다 보면 직장에 똥이 차서 직장이 늘어나도 배변반사가 잘 일어나지 않아서 변비가 생기므로 똥은 참지 말고 바로바로 비워주는 것 좋다. 병원에서 관장을 할 때도 위와 같은 원리로 관장액을 다량 주입하면 직장을 늘어나게 해 배변 반사를 유발하는 것이다.
왜 우유를 마시면 설사를 할까 보통 아기들의 경우 모유나 우유에 많은 유당을 분해하기 위해 유당 분해 효소를 많이 가지고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우유를 안 먹게 되면 유당 분해 효소가 점차 줄어들게 된다. 유당 분해 효소가 적기 때문에 유당을 흡수하지 못 한다는 소리다. 이렇게 소화되지 못한 음식물 덩어리는 삼투압이 높아지게 된다. 그로 인해 생기는 설사를 삼투성 설사라고 한다. 이 때 식사를 하지 않으면 저절로 설사가 멈춘다. 그리고 이런 사람은 우유나 유제품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앞에서 말한 것과는 반대로 유당 분해 효소는 어렸을 때부터 우유나 유제품을 꾸준히 섭취해온 사람에서는 줄어들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유에 의한 설사를 막으려면 우유를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갑자기 배가 아프고 설사가 나는 경험은 누구나 다 한 두 번은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원인은 병원성 생물체(세균, 바이러스, 원충, 기생충)와 약제이다. 즉, 잘못된 음식물의 섭취가 대부분의 원인이다. 바이러스가 원인인 경우는 특히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는 설사이외에 대부분의 경우 구토를 일으킨다. 바이러스에 의한 설사인 경우 저절로 좋아지므로 걱정할 바가 아니다. 하지만, 세균이 원인인 경우에는 매우 드물게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으므로 설사가 심하면 병원에 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갑자기 설사가 난다고 약국에서 지사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왜냐하면 열이 있거나 대변에 피가 같이 나오는 경우는 병의 경과를 길게 하거나 악화시킬 염려가 있으므로 이런 약제를 사용해선 안 된다. 한 가지 보태자면, 설사가 며칠 계속 되면서 피가 약간 섞여 나오고 고열이 나는 경우가 있다. 병명은 전염성 설사이며 원인이 이 경우는 자세한 검사를 해야 하겠지만 일단은 증상이 심하므로 세균성 이질이 의심된다. 장티프스도 의심할 수 있는데 장티프스의 경우는 장천공이 되는 등 심각한 합병증이 있을 수 있어서 즉시 병원에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똥이 알려주는 건강 상태 흑변이나, 혈변, 지방변, 혹은 갑자기 가늘어지는 변에 대한 건강 상태에 대해 살펴보자. 분유 회사나 요구르트 회사는 유아들의 황금색 변을 건강의 상징으로 선전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은 유아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대변의 색은 대장의 상태를 어느 정도 보여준다. 대변의 색깔이 자장면같이 검은 색을 띠는 경우를 흑변이라고 한다. 이것은 식도나 위, 그리고 십이지장에서 출혈이 있을 때 나타난다. 약 60㎖이상의 장출혈이 있을 때 혈액이 위액에 의해 산화되면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흑변을 본다.
붉은 색 대변은 대장이나 직장, 그리고 항문에서 출혈이 있는 경우와 위나 십이지장에서 출혈이 너무 많을 때 혈액이 대변에 섞이면서 나타난다. 대변에 피가 묻어있는 상태를 잘 관찰하면 출혈 부위를 짐작할 수 있다. 비교적 식도나 위와 같은 소화관 위쪽 부위의 장출혈은 피가 대변과 충분히 섞이기 때문에 대변이 전체적으로 암적색을 나타낸다. 반면 아래쪽 부위(직장, 항문)의 출혈일 경우는 대변의 겉에 빨간색의 피가 묻어 나온다. 양과 색깔에 관계없이 대변에 피가 묻어있을 때는 내장 출혈을 의심하고 그 원인을 찾아야 치료를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대변은 물 속에 가라앉는다. 만약 대변이 물위에 뜨면서 기름방울이 있고, 흰 점토 같은 색을 띠면 지방변을 의심할 수 있다. 이것은 담낭이나 췌장에서 나오는 소화액 분비가 원활하지 못해 생긴 것으로 지방이 소화되지 못하고 그대로 대변으로 배설돼 나타난 결과다. 그러나 위장이나 내장의 X선 촬영을 위해 먹은 약품 때문에 보이는 회백색의 변은 문제되지 않는다. 또 갑자기 대변의 굵기가 가늘어지면서 변비가 생기면 대장과 직장의 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대장 벽에 암 덩어리가 생기면 통로가 좁아져 대변의 굵기가 가늘어진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자주 대변의 굵기가 변했던 사람은 과민성대장증후군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