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그들이 여부스 가까이에 이르렀을 때에는 날이 이미 많이 기울어져 있었다.
그래서 종이 주인에게 말하였다.
" 자, 이 여부스족의 성읍으로 들어가 하룻밤을 묵으시지요."
12; 그러나 주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속하지 않은 이 이방인들의 성읍에는 들어갈 수 없다.
기브아까지 가야 한다.
13; 그는 또 종에게 말하였다.
" 기브아나 라마, 이 두 곳 가운데 한 곳으로 가서 하룻밤을 묵자."
14; 그래서 그들이 그곳을 지나 계속 길을 가는데
벤야민 지파에 속한 기브아 가까이에서 마침내 해가 졌다.
15; 그들은 기브아에 들어가 하룻밤을 묵으려고 발길을 돌렸다.
그런데 그들이 들어가서 성읍 광장에 앉았지만 ,
하룻밤 묵으라고 집으로 맞아들이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16; 마침 한 노인이 저녁이 되어 들일을 마치고 돌아오고 있었다.
그는 에프라임 산악 지방 출신으로 기브아에서 나그네살이하는 사람이었다.
그곳 사람들은 벤야민인이었다.
17; 노인이 눈을 들어 성읍 광장에 있는 그 길손을 보고
" 어디로 가는 길이오 ? 어디서 오셨소 ? " 하고 묻자
18; 그가 대답하였다.
" 저희는 유다 땅 베들레헴에서 에프라임 산악 지방의 구석진 곳까지 가는 길입니다.
저는 보로 그곳 출신입니다. 유다 땅 베들레헴까지 갔다가 이제 저의 집으로 가는 길인데,
저를 집으로 맞아들이는 사람이 하나도 없군요.
19; 어르신의 이 종들에게는 나귀들을 먹일 짚과 여물은 물론
저와 어르신의 이 여종과 이 젊은 아이가 먹을 빵과 술도 있습니다.
모자라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답니다."
20; 노인이 그에게 말하였다.
" 잘 오셨소. 모자라는 것은 내가 다 돌보아 드리겠소.
아무튼 광장에서 밤을 지내서는 안 되지요."
21; 그리하여 노인은 그를 자기 집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나귀에게는 먹이를 주고 길손들에게는 발을 씻게 해 준 다음, 함께 먹고 마셨다.
22; 그들이 한참 즐겁게 지내고 있는데 , 그 성읍의 남자들이
곧 불량한 남자들이 그 집을 에워싸고 문을 두드리며, 그 집 노인에게 말하였다.
" 당신 집에든 남자를 내보내시오. 우리가 그자와 재미 좀 봐야겠소."
23; 그러자 집주인이 밖으로 나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 형제들, 안 되오. 제발 나쁜 짓 하지들 마시오.
저 사람이 내 집에 들어온 이상, 그런 추잡한 짓을 해서는 안 되오.
24; 자, 나의 처녀 딸과 저 사람의 소실을 내보낼 터이니,
그들을 욕보이면서 당신들 좋을 대로 하시오.
그렇지만 저 사람에게만은 그런 추잡한 짓을 해서는 안 되오."
25; 그러나 그 남자들은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자 안에 있던 그 사람이 자기 소실을 붙잡아 밖에 있는 그들에게 내보냈다.
그들은 아침이 될 때까지 밤새도록 그 여자와 관계하며 능욕하였다.
그러다가 동이 틀 때에야 그 여자를 놓아 보냈다.
26; 그 여자는 아침 무렵에 돌아왔다.
그리고 날이 밝을 때까지 자기 주인이 있는 그 노인의 집 문간에 쓰러져 있었다.
27; 그 여자의 주인은 아침에 일어나
다시 길을 떠나려고 그 집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그의 소실이 문간에 쓰러져 있는 것이었다.
그 여자의 두 손은 문지방 위에 놓여 있었다.
28; 그가 " 일어나구려, 길을 떠나야지."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대답이 없었다.
그는 그 여자를 들어 나귀에 얹고서는 길을 출발하여 제고장으로 갔다.
29; 그리고 집에 들어서자마자 칼을 들고 소실을 붙잡아
그 몸을 열두 토막으로 잘라 낸 다음에 이스라엘의 온 영토로 보냈다.
30; 그것을 보는 이마다 말하였다.
" 이스라엘 자손들이 이집트 땅에서 올라온 날부터 오늘까지 이런 일은 일어난 적도 없고 본 적도 없다.
자, 생각하고 의논하여 말해 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