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옥수수밭 농사를 망친 산돼지를 잡았다. 김해시 장유 출장소에 올무로 하는 포획허가를 받았으니, 공개해도 좋을 것이라 싶어 기록물을 남기는 것이다.
내가 짓는 밭에 작년부터 산돼지가 나타나 괴롭혔다. 금년은 옥수수가 익어갈 무렵부터 산돼지는 극성이었다. 이 대책을 김해시에 호소한 바 있으나, 겨우 얻은 게 포획허가였다.
올무를 직접 만들었다. 그러나 놓는 방법이 어수룩해 지나가는 산돼지가 피해서만 다녔다. 마을의 이웃어른이 도와 주었다. 그러나 용케 피해서만 다녀 절대 밭농사는 짓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하였다.
어젯밤이었다. 언제나 하던 일을 마치고 내려 오면서 옥수수밭에 들려 쇠스랑으로 울타리를 탁 치니, 밭에서 쏜살같이 작은아버지 묘소 언덕위로 달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아무 소리도 안 들려야 하는데 '윽' 소리가 들렸다.
그의 이름을 부르지 말지어다. 산돼지가 더 이상 도망가지 못하고 발부둥 치는 소리가 들렸다. 어두워서 보이지는 않치만 분명 그러 했다. 다시 한번 더 확인을 했다. 더 이상 곁에는 가지 못하고 집에 돌아 와서는 마을사람들께 연락하였다. 산돼지가 분명 걸린듯 하니 새벽에 모여서 해체하기로 하자고 약속하였다.
잠 한숨 자 지지 않았다. 먼저 온 마을사람들이 농막 부근에 이동해 놓았었다. 분이 풀렸다. 분이 다 풀렸더라!
세상을 피해서 자연에 오니 산돼지가 또 놀려대었던 것이다. 국민 여러분, 기뻐 하십시요! 이광재 아나운서는 살아 계시는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