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립대학 동국대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유치를 위한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조계종 종립 동국대 로스쿨 대책위원회(위원장 법타스님)는 3월27일 제2차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의하고 같은 날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고불식을 봉행하면서 공식적으로 서명운동을 개시했다.
100만 명을 목표로 하는 서명운동은 3차에 걸쳐 진행된다. 1차는 국회의원 선거일 전날인 오는 4월8일까지 10만 명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2차는 부처님오신날 이후인 5월18일까지 마감한다. 로스쿨 선정 대학을 최종 결정하는 본인가 직전인 8월31일까지 마지막 3차를 전개해 모두 100만 명의 서명을 받아낼 계획이다.
<사진>3월27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동국대 로스쿨 인가를 위한 100만 불교도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이를 위해 동국대 로스쿨 대책위는 교구본사를 중심으로 홍보 현수막과 리플렛, 서명용지를 배포해 말사까지 서명운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전자서명 운동도 벌인다. 조계종 동국대 불교신문 등 종단 주요 홈페이지에서 서명 날인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온라인상에서도 자유롭게 불교계의 의지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위원장 법타스님은 “조선 500년간 모진 배불정책도 견뎌낸 한국불교가 소위 민주국가라는 대한민국에서 정부로부터 씻지 못할 상처와 오욕을 당했다”며 “동국대의 로스쿨 탈락은 10.27법난 이후 제2의 법난이므로 불교의 떨어진 자존심을 회복하고 불자들의 아픈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2000만 불자들이 앞장서 로스쿨 인가를 관철시키자”고 말했다.
이날 서명운동을 부처님에게 고하는 고불식에는 대책위 위원장 법타스님을 비롯해, 제15교구 본사 통도사 주지 정우스님, 총무원 총무부장 원학스님 등 종단 집행부 스님, 조계사 부주지 토진스님, 동국대 석림동문회장 현보스님, 오영교 동국대 총장, 정용상 법과대학장, 이운영 동국대 총동창회 사무총장, 임덕규 법과대 동창회장과 동국대 불교대학 학인스님, 학생, 신도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법학교육위원회는 지난 2월 전국 25개, 서울권역 15개 대학을 로스쿨 예비인가 대학으로 선정했으나 동국대는 제외됐다. 하지만 동국대가 교육부에 요구한 정보공개 청구에 의해 전국 19위, 서울권역 14위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나 순위권 안에 있으면서도 ‘지역균형’의 희생양이 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조계종과 동국대는 탈락 이후 대책위와 실무소위를 구성해 대책을 강구해 왔다.
한편 동국대는 같은 날 로스쿨 탈락의 부당성과 유치에 대한 당위성을 담은 동국대 총장 명의의 탄원서를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국회의장, 교육과학기술부,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제출했다.
사진 신재호 기자
다음은 로스쿨 대책위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
동국대 로스쿨 인가를 위한 불교도 서명운동을 시작하며
대한불교조계종 종립대학인 동국대는 불교정신을 바탕으로 민족과 인류사회 및 자연에 이르기까지 지혜와 자비를 충만케 하여 서로 신뢰하고 공경하는 이상세계의 구현을 건학이념으로 하여 1906년 개교 이래 20여만 의 동량을 양성하였고, 특히 법학교육 60년의 역사 속에서 200명이 넘는 법조인을 배출하여, 사법시험 합격자 수 전국 16위, 수도권 13위를 기록하는 등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 법학교육의 요람이다.
동국대는 로스쿨 유치를 위하여 최선을 다했으나, 유감스럽게도 정부의 불공정하고 위법한 기준에 의해 로스쿨 선정순위에 들고도 탈락되었다.
불교정신을 함양하고 전파하는 도량으로서의 상징성을 지닌 불교 종립 동국대의 로스쿨 탈락으로 2천만 불자의 자부심과 종립 동국대의 명예는 심히 추락되었으며, 동문과 재학생을 비롯한 동국가족 모두에게 크나큰 충격을 던져 주었다.
현대사회에서 지역균형 못지않게 종교적 균형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로스쿨 선정 과정에서 타 종교에 의해 설립된 대학은 모두 로스쿨 예비인가 대학으로 선정이 되었으나, 유독 불교 종립 대학인 동국대만 선정 순위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탈락된 것에 대해 범 불교계는 심히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
종립 동국대는 정부의 대학구조조정정책에 발맞추어, 대폭적인 대학 입학정원 감축을 단행하였고, 경주캠퍼스 법학과를 폐과하는 등 정부의 로스쿨 정책에도 적극 협조하였다.
동국대는 진정으로 올바른 로스쿨을 유치하여 불교정신에 입각한 국민에게 다가서는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국제경쟁력을 갖춘 마음이 따뜻한 법률가를 양성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다 갖추고도, 로스쿨법의 목적과 정신에 배치되는 납득할 수 없는 위법하고도 불공정한 선정원칙 때문에 선정순위에 들면서도 탈락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에 범 불교계는 동국대 로스쿨 유치를 위한 서명운동을 통하여 공정한 기준에 따라 동국대의 로스쿨을 염원하는 2천만 불자들의 뜻을 다음과 같이 천명한다.
1. 정부는 로스쿨 제도 도입의 취지와 입법의 목적에 부합하는 올바른 로스쿨 정책을 수립하라.
2. 정부는 위법하고 불공정한 로스쿨 심사평가기준에 의한 로스쿨 예비인가 선정 결과를 전명 수정 보완하라.
3. 정부는 규제완화, 자율과 경쟁, 실용화, 세계화의 정책기조에 따라, 양질의 로스쿨 교육여건을 갖춘 동국대에 로스쿨을 인가하라.
4. 정부는 종교적 균형정책을 유지하기 바라며, 선정순위에 들고도 탈락한 불교 종립 동국대의 로스쿨을 인가하라.
2008년 3월 27일
대한불교조계종 종립 동국대학교 로스쿨 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