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의 별빛과 풍경의 이모저모 】
들풀이 말라가고 나뭇잎이 단풍드는 모습을 보았는가.
흙길 사이에 떨어진 낙엽은 바람에 일렁이었다.
웅장하게 직립한 산세가 만들어내는 초연함은 경건하였다.
주야로 흘러가는 강물은 배경음으로 귓가를 떠돌았다.
솔깃하게 귀를 기울이면 강물이 들려주는 노래가 있었다.
첩첩산중에서 노니는 노루와 다람쥐의 안부를 들려주었고,
머루와 다래와 돌배가 익어가는 소식을 알려주기도 하였다.
서산의 가파른 봉우리에 걸린 낙조는 탐미주의에 빠지게 하였다.
코로나로 인하여 거리두기라는 괴상망칙한 이상한 세상에서
우리 벗님들은 참으로 오랜만에 해방구에 도착한 것이다.
사과와 대추를 서리하는 아슬아슬한 활극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주인장이 엽총을 쏘아대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날씬한 벗님들이
빗발처럼 쏟아지는 총알을 피해 서리를 하기도 하였다.
팬션의 주인이 배금주의에 빠져 조목조목 시비를 걸었다.
모닥불을 피울 수 없다, 이불도 몇 채 밖에 없다 기타등등
이 대목에서 [파워]님을 앞세워 외교 전략에 들어갔다.
“노인들이 앞으로 살면 얼마나 더 살겠느냐?”
눈 밑에 안티푸라민을 발라 눈물이 뚝뚝뚝! 읍소작전으로,
캠프화이어도 이불도 넉넉하게 챙길 수 있었다.
낚시대를 알뜰하게 챙기어 온 벗님들은 강태공이 되어,
팔뚝만한 장어 7마리를 잡았고, 찬물이어도 씩씩하게 들어가
다슬기를 3킬로를 잡아오는 쾌거도 있었다.
이 선비가 다양한 업종을 체험하였는데, 그 중의 하나가
‘땅꾼’인지라 나잇살을 먹은 구렁이와 독사 몇 마리를 잡아오기도 하였다.
이제 서서히 캠핑의 진수 속으로 들어가 볼까나.
【 식도락 】
[유해준]의 진가가 제대로 나타나는 현장이었다.
주방에 요리사 10명을 거느린 요식업 경력 40년 노하우가 어디 가겠는가.
세팅이 전혀 안 된 야외의 현장이라 부족하고 소홀한 것이 많았지만,
침착하고 일사불란하게 열다섯 벗님들 먹거리를 확실하게 책임을 졌다.
메뉴의 다양성을 한 번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으리라.
공지에 오르지 않았지만, 저마다 집에서 챙겨온 목록이 제법 많았다.
[시니]님이 치악산 산자락 거칠고 가파른 산길을 다니면서
엎어지고 자빠지고 넘어지면서 따온 밤이 20키로 정부미 포대로 7개나 되었다.
가장 매력포인트인 콧잔등이 상처 입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하였다.
[붕이]님은 포도밭으로 달려가 한 박스를........서리하지는 않았으리라.
네 발 짐승[소, 돼지, 말, 염소]
두 발 짐승[닭, 오리, 참새]
해산물은 조개, 고등어, 바다가재, 해삼........기타등등
낚시로 건져 올린 장어도 인기품목으로 떠올랐으나,
구렁이 매운탕과 독사 소금구이는 자양강장제라는 부연논리에 따라
깨끗하게 바닥이 나기도 하였다.
건강 백세시대라는 슬로건에 어울리게, 음주량은 그저
좀 가볍게 알맞게 약간씩 천천히 부어라 마셔라 하였는데.......
벗님들 춘추가 아무래도 좀 묵직하지 않던가.
그 빈병을 잠시 셈본 하여 본즉,
소주는 알맞게 78병.
맥주캔은 가볍게 91캔
막걸리는 약간씩 38통
와인은 상냥하게 7병.......겨우 이 정도 마셨을 따름이다.
젊은 시절 같았으면 이 양의 4배는 틀림없이 먹었으리라.
먹고 마시는 과정이 길어지면서, 생긴 또 다른 변화라면 아마도.......
군불을 넉넉하게 피워 뜨끈뜨끈 하게 잠을 잔 것은 좋았으나,
방구들이 약간 주저앉은 것은 아마도 근량이 늘어난 벗님들 때문이리라.
팬션 주인은 두고두고 한숨을 쉬어야 할 대목이기도 하였다.
【 희희낙락 】
우아하게 독특한 비음[鼻音]의 소유자인 [벨라]님이 등장할 시간이 되었다.
자기소개 시간의 공식적 표준도 정하였다.
혈액형, 신발사이즈, 손톱 깎는 주기.......
어찌되었던 이 캠핑나들이에 수고 많았던 [솔마루]님에게 열화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지난한 총무 직으로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여름에]님에게 박수가 쏟아졌다.
중요한 핵심인 먹거리 담당 [유해준]님 또한 칭송의 박수세례.
이 행사의 뒷받침을 묵묵히 챙겨온 [효주아네스]님 역시 대들보역할에 충실하였다.
머나먼 용인에서 출발한 [수수]님은 알고 보면 내공이 깊은 분이었다.
[뱀사탕]님은 경기 북부권에 속해 있어 자기소개와 노래를 불렀다.
[애오기]님의 꿀처럼 달콤한 애교가 넘쳐흘러, 덩달아 기분을 즐겁게 하였다.
[파워]님은 묵묵히 힘들고 어려운 모든 일에 늘 솔선수범 하였고,
자기소개 시간에 미완성 러브스토리를 들려주기도 하였다.
[다다닥]님 역시 행사의 소금역할을 너무나 충실히 하였다.
[벨라]님이 수시로 “주목! 주먹”을 흔들면서 시선이 분산되는 것을 경계하였다.
추임새처럼 이따금 도스또엡스키, 차이코프스키를 변주삼아 삽입하였다.
시인의 밤이라 하여, [호태]님의 자작시를 차분하게 낭송하였는데,
어느 벗님은 너무 슬프다며 손수건을 짤 정도로 눈물을 흘렸다는 후문도 있었다.
[붕이]님의 노래는 견고한 바티칸 성가 같은 웅장함과 비장미가 흘렀다.
코리언 타임을 지킨 [우영]님은 청카바와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등장하였다.
코로나로 자영업의 불안한 현실인양 “찢어진 청바지”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
이 벗님의 춘추는 비록 초면이지만, 스무 살은 넘어보였고, 투표권도 있으리라 짐작되었다.
밤하늘의 별빛은 신비한 동화의 세계 속으로 초대장을 들고 찾아온 느낌이었다.
어둠 속에서 붉고 밝게 피어나는 모닥불의 풍경은 아름다웠다.
머리 위에는 별빛이 반짝이고, 우리 벗님 발 앞에는 모닥불.
이 선비에게도 차례가 왔으니 어쩌랴!
창가[唱歌] 한 곡을 가사를 더듬거리며 부르기도 하였다.
모닥불 위에는 끊임없이 먹을거리가 올라와 식욕을 동하게 하였다.
모닥불 속에 익어가는 고구마의 향은 얼마나 고소하였던가.
[유해준]님과 [호태]님은 올드팝을 불러 떼창으로 이어지기도 하였다.
[효주아네스]님은 창가[唱歌]로 [아름다운 강산]을 절대 부르지는 않았다.
밤이슬이 촉촉이 내리고, 강물은 덧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가을의 아름다운 정취 속에 어둠은 점점 깊어지고, 별빛은 더욱 초롱거렸다.
[벨라]님은 사회자라는 완장을 이유로 창가나 무용을 끝까지 하지 않았지만,
그 누구도 감히 반항을 하지는 않았다.
인생이 천천히 떨리는 시간인지라, 하나 둘씩 온돌방 속으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캠핑의 밤은 이렇게 느릿느릿 흘러가고 있었다.
이 밤의 기억들은 소중한 추억이 되어, 고이 간직할 수 있으리라.
【 재테크 타임 】
우리가 어찌 날마다 자는 잠을, 여기서 또 자랴!
하여 재테크 비지네스가 진지하고 리얼하게 시작되었다.
고스톱은 국민오락으로 대접하지 않던가.
[다다닥]님의 고스톱 스타일은 아웃복서 스타일이었다.
배추잎이 묵직하게 쌓인 다음에는 슬쩍 빠져, 그 후의 행각은
고리를 뜯는다는 핑계로 누가 먹기만 하면 손을 내밀었다.
고리가 아니라 삥땅수준이었으나....하도 땡깡을 부려 참아야 했다.
재물이 부지런히 쌓여 “이 돈으로 차를 바꾸어야 되겠다.”며 잠자러 올라갔다.
고스톱의 법규와 세밀한 조항들은 [수수]님의 의지로 관철되었다.
[붕이]님과 [수수]님과 거기에 후발주자로 [파워]님이 등장하였다.
그런데 이 벗님의 끝발이 무시무시하게 좋았다.
흔들고, 쓰리고에, 피박, 광박을 아예 취미생활로 하는 솜씨였다.
신사임당이 차곡차곡 쌓이더니 급기야 30센티 가까이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아무리 즐거운 오락이라 하여도, 시간은 이미 자정이 지난 지 오래.
“앞으로 열 판만 치고 자자.”
드디어 판이 끝나자, [파워]님의 한 마디 멘트.
“오늘 딴 돈으로 세컨하우스 한 채......강북에 원룸이나 사렵니다.” 하였다.
마치 지난밤이 아름다운 꿈이 아니었던가.........
이제는 어제 아침에 떠난 주소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현실이 되었다.
이 선비는 [호태]님과 동행하여 양평의 어부인 수목장 참례길로 흘러갔다.
[효주아네스]님의 차량에는 또한 어제의 길로 거슬러가야 하였다.
[유해준]님 차와 [솔마루]님 차는 [시니]님의 오막살이로 찾아가,
캠핑의 남겨진 유흥의 마무리를 짓기 위하여 길을 떠났다.
참으로 귀하고 아름다웠던 일박이일이 아니었던가, 새삼 생각이 든다.
모든 벗님들! 만나 반가웠습니다.
늘 코로나를 조심하고,
다시 만날 때까지 만수무강[萬壽無疆]하시기를 앙망하나이다.
첫댓글
약간의 뻥이 섞인 후기담~
어제를 생각하며
웃어봅니다.
가장 재밋엇던
달골짜기님의
아들 유괴사건과
강도 2명과의 에피소드가
빠졌네요.
지금 다시 생각해도
마구 마구
웃음이 나옵니다.
만났던 모든 님들
즐거웠습니다.
ㅎㅎ
우~와`
달골짝이님을 언제 부터인가 흠모 했지만
놀랄 놀자내요
낼 드릴것도 있고
전화드리겠슴니다~
아‥후기 읽는 것만으로도 일케 잼나는데 직접 참석햇음 까무러칠뻔 했슴다‥ㅎ
사진으로 뵈온 달골짜기님.
상남자 모습이였드래요‥ㅎ
두건이 넘 잘 어울리는‥
생생한 후기‥
빠져들며 잘 읽었슴다‥
수고 많으셨어요‥
편안한 밤요~^^
후기 보니 어제오늘 한일들이 엄청 나네요. 달골짜기님이 빨간색 두건 쓰신분?
영월행1박2일 잘보았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뻥과자 먹음시롱 보면 더 맛나잔오.ㅋ
맛깔스런 후기를 보며
님의 애독자가 됩니다.
어제의 일들이
달골짜기님의 글에서
다시 되새김질을 하네요.
조곤조곤 이야기 했던
아들유괴사건과
강도와의 에피소드를 듣지 못한게
여한입니다.
기회를 만들어 기어이 듣고싶습니다.^^
아름다운 추억이 됐길 바랍니다
에구~
쓰리고우에 피박에
에구~ 광박 꺼정, 전 거덜나서 노숙 중 임돠~ 흑
고리으 명수,
뱀사탕님과 다다닥님께 뜯긴 어마한 쩐이
지금도 눈에서 아롱다롱~ 흑
ㅋㅋㅋ~~~고스톱 판에서는 딴사람 보다 잃은 사람 많고 고리 뜯은 사람이 수지 많는다는~~~
붕이선배 고리로 옥수수 사 먹을께요.
함께해 즐거웠어요.
일박이일의 슬적슬적 빠지고 보태고 맛갈스렇게 한권의 단편을 재미있게 읽으며 되새김 해 봅니다.
눈에 익은분 첨 접하는 분 모두 멋지시고 .아름다웠어요.
생각도 못한 이쁜모자 선물도 받고 가슴이 뭉클. 그저 고마울 뿐이네요.
이가을 멋진 캠핑여행 마음속 고이 간직하고 꺼내 볼레요..
회원님들 모두 고맙고 감사합니다.
후기를 써야 하나 고민 했는데
달골짜기님의 명문을 보고 깨갱 합니다,
얌전 하기만 할줄 알았는데,이리 능청 맞은 해학이라니,,
함께 해서 고마웠습니다
고기가 반두 더 남앗습니다.
커피도 제가 가지고 잇구요.
이것이 마니 미안스럽습니다.
냉장고에 넣어드린 다는 것이
갑짜기 가시는 바람에
이리 되엇습니다.
냉동시켜두엇다가 담에 반납하겟습니다.
가을 밤의 켐핑이라?
너무 환상적입니다
나는 언제 떠나보나?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이틀 운전을 오래 했더니
일찍 일월 메트 틀고 지졌다
양평까지 따라와서 고생했어 ㅎ
ㅁ든든한 큰누나, 시니님께
감사 드립니다,
제워 주시고
맥여 주시고,(전복, 황태 콩나물 해장국은
난생 처음 ~ )
싸게 해주시고,
씻게 해주시고,
노래 부르게 해주시고
정말 감사드립니다 (대봉감)
귀여운 막내누이,맨발의 이사도라! 아델
오빠,언니들이 보고파 김포에서 택시대절.(난 절대 못해 )
춤춰 주시고, 새벽 4시까지재롱(헤롱) 부리시고
(절대 술주정 아님 )
아침 일찍 일어나 모닝커피를 제공 하는 착한누이.
감동 받았네요,쌩얼두 아름다웠어요.
ㅁ파워 ~
아침에 일어나 세수 하는데
쌍코피가 줄줄~
이틀동안 잠못자고
형님, 누나들 수발드너라 수고 많았지요,
일편단심 신순정,오매불망 신순정
잠꼬대도 신순정 ~
*울 강쥐들이 산책 시켜달라 성화네요~
이만 총총
먹기도 마니 먹은 날이 되엇습니다.
점심 저녁 아침까지 다 먹어도
다 못먹은 고기가 남아 잇습니다.
노래 정말 잘 하십니다.
가수로 나가심이 사업하심보다
나앗을 듯합니다.
참 잘 썻드레요.!!
니북말과 비슷한 강원도 사투리로
팀버튼의 빅휘시를 연상케 하십니다.
부풀고 부풀다보니
제자리로 돌아가기가 힘들군요.
본심을 잃엇습니다.
오늘 오전 모든 분들이 떠나신 후
집정리 고무가순정리로 조금전
일들이 끝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