哭子 자식을 여의고 통곡하다
許蘭雪軒(조선의 시인)
去年喪愛女(거년상애녀) 지난해엔 사랑하는 딸을 여의고
今年喪愛子(금년상애자) 금년에는 아끼는 이들을 보냈다
哀哀廣陵土(애애광릉토) 서럽고 서럽도다 광릉의 땅이여
雙墳相對起(쌍분상대기) 두 봉분 서로 마주보고 서있다
蕭蕭白楊風(소소백양풍) 백양나무 바람은 을씨년스럽고
鬼火明松楸(귀화명송추) 귀화는 솔과 개오동에 번뜩인다
紙錢招汝魂(지전처여혼) 노잣돈으로 너희 혼령을 불러서
玄酒奠汝丘(현주전여구) 정화수로 너희 봉분에 제사한다
應知弟兄魂(응지제형혼) 형제들의 넋이니 마땅히 알리라
夜夜相追遊(야야상추유) 밤마다 서로 쫓아 노닐 것이다
縱有腹中孩(종유복중해) 비록 뱃속에 아이가 있지만은
安可冀長成(안가기장성) 어찌 장성하기를 바랄 수 있나
浪吟黃臺詞(낭음황대사) 황대사만 허투루 읊조려 보며
血泣悲呑聲(혈읍비탄성) 피눈물로 슬픈 울음을 삼킨다
*黃臺詞 : ‘황대과사(黃臺瓜辭)’에서 기원한다. 황대의 오이를 다시 따 는 것을 견딜 수 없다는 뜻이다. 당나라 측천무후에게 아들 넷이 있었다. 그 녀가 맏아들을 독살하자, 둘째아들은 자신도 죽임을 당할 것을 두려워하여 이렇게 노래를 지어 악공에게 부르도록 했다. 그 가사는 이렇다. “황대에 오이를 심었는데, 오이 익어 주렁주렁 열렸네. 하나를 따니 좋았지만, 둘을 따 자 오이 드물고, 셋을 따도 희망은 있었건만, 넷을 따니 빈 넝쿨이네”(《구당 서(舊唐書) 권116》
世故 세상사
金時習
世故屬多變(세고속다변) 세상사는 변화무쌍하려니
惻惻傷我心(측측상아심) 측측하여 내 마음 상한다
朝畏豺虎關(조외시호관) 아침엔 맹수 관문 두렵고
暮避荊棘林(모피형극림) 저녁에 가시덤풀 피한다
冉冉白日飛(염염백일비) 유유히 밝은 해는 날으며
鼎鼎光陰老(정정광음로) 정정한 광음에 늙어간다
丈夫在世間(장부재세간) 장부가 세상을 살아감에
胡不展懷抱(호불전회포) 어찌 품은 뜻을 못 펴리
人生如磨礪(인생여마려) 인생은 숯돌을 갊과 같아
磨盡自有時(마진자유시) 다 갈면 절로 때가 있다
直須愼行藏(직수신행장) 즉시 나아감을 삼가하라
志大終有期(지대종유기) 큰 뜻은 끝내 기약 있다
天如使不鳴(천여사불명) 하늘이 우지 못하게 하면
立言要後知(입언요후지) 글로 후인에게 알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