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의 역사가 곧 나 자신의 역사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광야 행진 중 하느님과 모세 사이에 오고 간 대화가 참으로 은혜롭고도 흥미롭습니다. 주님께서는 마치 절친에게 말씀하시듯 모세와 대화를 나누셨습니다.
모세 역시 주님을 아버지나 스승처럼 대하며 수시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모세가 느꼈을 감정이 얼마나 황홀하고 감사했을까요?
두 분 사이에 이루어진 대화를 통해 우리 인간을 향한 주님의 마음이 어떠한 것인지를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 주님은 자비하고 너그러우신 분, 분노에 더디시고, 자애와 진실이 충만하신 분, 천대에 이르도록 자애를 베풀고, 죄악과 악행과 잘못을 거듭 용서하시는 분이십니다.
이토록 크신 하느님의 자비와 충실성과는 달리 이스라엘 백성의 호응은 영 시원찮았습니다. 틈만 나면 불평불만하고 투덜거렸습니다. 수시로 주님께 반기를 들고, 우상숭배에 빠졌습니다. 배은망덕, 배신과 반역을 거듭했습니다.
아무리 주님으로부터 선택받고 총애받는 이스라엘 백성이지만, 그런 모습 앞에 주님께서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채찍을 손에 드셨습니다. 쓰라린 당신 가슴을 부여안고 이스라엘을 벌하십니다. 제발 정신 좀 차리라고 심연의 바닥으로 떨어트리십니다.
그러나 주님은 분노에 더디신 분! 통곡하며 울부짖는 이스라엘을 결코 방치하지 않으십니다. 벌하시는 마음을 거두시고, 다시 한번 그들을 회복시켜주시며, 또 한 번의 기회를 주십니다.
이렇게 이스라엘 백성의 역사는 간택과 총애-배신과 반역-진노와 징벌-용서와 회복의 반복이었으며, 이는 또한 오늘 우리 신앙인 각자 안에 반복되어온 역사입니다.
지난 제 신앙 여정을 돌아보면서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은 ‘이스라엘의 역사가 곧 나 자신의 역사로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도 자비의 주님, 분노에 더디시고, 빠른 용서의 전문가이신 주님께서는 결핍 투성이요 고통 덩어리인 가련한 나를 가련히 보시어, 징벌을 내리시다가도, 즉시 마음을 바꾸시어 자비를 베푸십니다. 또 한 번의 기회를 주시며 기다려주십니다.
- 양승국 신부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