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쪽을 바라보니
커다란 컨테이너 화물선이 보인다.
그런데 배의 선체는 보이지 않고 컨테이너만 보인다.
마치 조그만 상자 무더기만 바다에 둥둥 떠 있는 것 같다.
그러다가 한참 후 선체 전체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것은 지구가 공 모양이란 증거다.
내가 서있는 이곳에서 마닐라 컨테이너 부두가 2시 방향에 있다.
11시 방향 하늘에서는 조그만 점이 보인다.
그러다가 점점 커진다. 비행기다.
공항은 뒤쪽 가까운 곳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15세기 말 크리스토퍼 콜럼부스 시대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구는 평평한 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원전 340년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천구에 대하여’라는 책에서 지구는 둥근 공 모양이란 주장을 했다.
근거는 월식이다.
월식은 지구가 태양과 달 사이에 끼어 드는 현상이다.
지구가 달에 그림자를 드리우는데
만일 지구가 원반이라면 지구의 그림자는 태양이 정확히 원반에 중심에 있을 때만 둥글 것이다.
그 밖에는 지구의 그림자가 길게 타원이 될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그 당시 많은 그리스인들은 이미 지구가 공 모양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 근거로 만일 지구가 평평하다면
수평선에 다가오는 배는 처음에 작은 점으로 보이다가 배의 전체가 보일 것이다.
그러나 내가 바라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수평선의 배는 먼저 돛대가 보이고 나중에 선체가 들어난다.
친구들아 학교 다닐 때 갈릴레오 갈릴레이 이야기가 기억나는가?
갈릴레오가 종교 재판을 받은 후 (재판 때 지동설을 부인 하였음.)
나오면서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하였던 에피소드 말이다.
그러면 그 전까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지구는 어떻다고 생각했나?
이것을 여러 사람에게 질문했다.
한결 같은 대답이 “지구는 평평하다고 생각했다.”였다.
같은 질문을 여기 필리핀에서 어려서부터 공부한 대학생 몇몇에게 질문해 보았다.
“지구는 고정되어있고 태양이 움직이는 것으로 생각했지요.”라고 대답한다.
나도 갈릴레오 이전 사람들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읽다가
로마가 476년 망할 때 마르스 광장 앞에 있던
둥근 지구를 짊어지고 있는 아틀라스 상도 약탈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만,
서기 5세기에 아니, 그전 사람들이 지구가 공 모양인 걸 알고 있었다고?
갈릴레오는 17세기 초 사람인데…
그러다 다시 생각해보니
콜럼부스는 15세기 말(1492년) 아메리카 신대륙(실은 중남미 제도)을 발견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생각했을까?
우리 학교의 교육에 문제점이 있나?
하긴 그 동안 품어온 의혹(나는 고3 때 C반 이었는데 알다시피 문과반 이었다. 그런데 담임 선생님은 이과반에 어울리실 물리 선생님 돌쇠 박영준 선생님이었다.)
우리 학교 교육에 문제점이 있나?
그래서 다른 학교 나온 사람들에게도 갈릴레오 질문을 하였더니 마찬가지의 대답이다.
한국 과학 교육에 문제가 있나?
아리스토텔레스는 지구는 멈추어 있고
태양과 달과 별들이 지구 주위를 돈다고 생각했다.
즉,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다.
21세기인 지금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과학이란 관찰된 증거를 필요로 한다고 주장하며 “네가 직접 본적이 있냐?”고 하는 친구들도 있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그리스라는 나라는 가보지 못했어도 그리스라는 나라가 유럽에 있는 나라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기원 후 2세기
역시 그리스 사람 프롤레마이오스의 우주 모형은
8겹의 회전하는 구들이 지구를 둘러싸고 있다고 보았다.
인형들 속에 또 인형, 그 속에 또 인형이 있는 러시아 인형처럼 말이다.
중심에 지구가 있고 순차적으로 더 커진다.
구 너머 바깥에 무엇이 있는지 설명하지 않았지만
그의 모형은 일반적으로 코페르니쿠스 시대까지 수용되었다.
왜냐면 그의 모형은 기독교 교회의 교리에 어긋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 너머 바깥에 천국과 지옥을 위한 공간을 남겨 놓았기 때문이다.
16세기 초 폴란드의 성직자 코페르니쿠스(우리는 기존 관념을 뒤엎는 획기적인 발상을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이라고 한다.)는
모든 천체들이 태양을 중심으로 회전한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도 태양을 돌고 있다는 지동설이다.
그러나 이 모형은 거의 100년 가까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독일인 요하네스 케플러와 이탈리아인 갈릴레오가
공개적으로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을 지지게 되면서 이 이론이 힘을 얻게 된다.
첫댓글 돌쇠 선생님보다 승현이가 더 많이 아는 것같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