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는 하나도 없다 (강아지똥)
이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는 하나도 없다
“아니야, 하느님은 쓸데없는 물건은 하나도 만들지 않으셨어.
너도 꼭 무엇엔가 귀하게 쓰일 거야.” -
세상에 태어났다 그냥 죽으면
강과 달을 더럽히는 것이다
천대받은 강아지똥이 온몸에 비를 맞고 땅속으로 스며들어가,
겨울을 나면서 오랜 기다림 끝에 민들레꽃으로 피어난다
삶은 고난과 역경이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사랑의 꽃을 피운다
이 세상에 쓸모 없는 존재는 하나도 없다
대한민국의 동화 작가. 권정생
경상북도 안동시 일직면 조탑안길 57-12
병상에 누워계시던 말년의 권정생 작가에게 10여명의 문인들이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려고 봉고차를 타고 안동으로 달려갔다.
선생님은 너무나도 잘 드셨다.
일행 중의 누구가 권정생 선생님에게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언제였냐!”고 물었단다.
그랬더니 권정생 선생님은 전쟁 후에 동냥을 얻으러 다닐 때였다고 하셨다.
그 장면은 권정생 선생의 대표작 『몽실 언니』에도 나온다.
당시 한반도 인구 3000만 명 중에 10%인 300만 명이나 희생된
참혹한 전쟁을 치르면서도 우리 민족은 전쟁고아를 끌어안아주는 열린 마음을 보여주었다.
내가 어렸을 때 동네에서 장례식이나 결혼식을 치를 때는
마당 구석에 멍석을 깔아놓곤 했다.
그 마당에는 걸인들이 들러서 음식을 먹고 갈 수 있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어려운 사람을 무시하지 않는 빛나는 전통이 있었다.
이런 빛나는 전통을 그린 작품들에서 세계 시민들은 교훈을 얻게 되는 것이 아닐까?
메이저리그 스타의 성공담이 아니라
우정과 연대로 극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열린 마음에 감동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아니야, 하느님은 쓸데없는 물건은 하나도 만들지 않으셨어.
너도 꼭 무엇엔가 귀하게 쓰일 거야.” -
동화 <강아지똥>에서 흙덩이의 말 권정생 작가는 1937년 일본에서 태어나
가난과 병으로 고통받는 와중에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
힘겨운 사람들의 삶에 공감하여 그들을 위로하고자 따듯한 동화를 쓰시고...
권정생은 1968년 일직 교회 문간방에서 종지기로 지내면서 『강아지똥』 등을 썼다.
마을 청년들이 집터를 다듬고 흙과 벽돌을 쌓고 슬레이트 지붕을 올려 주었다.
1983년 가을 이 집으로 이사 와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살았다.
생가는 빌뱅이 언덕 아래 위치한다.
권정생 작가는 어머니가
“남의 집 자식은 잘도 죽는데 우리 집 자식은 죽지도 않는다”
넋두리하는 것을 듣고 그날로 가출했다.
그 후 얻은 병은 평생 그를 괴롭혔다.
1968년 31세 때 권정생은 살기가 너무 힘들어 물에 빠져 죽으려고 강가에 갔다.
하지만 강물에 뜬 달을 보고 강과 달을 더럽힐 수 없다는 생각에 집으로 돌아왔고,
그때 통곡하면서 쓴 시가 바로 「강아지똥」’이다.
세상에 태어났다 그냥 죽는 게 억울해서 쓴 이 시를 이듬해 50일간의 산고 끝에
동화로 다시 만든 『강아지똥』은 제1회 기독교아동문학상 현상 모집에 당선됐다.
태어나면서부터 천대받은 강아지똥이 온몸에 비를 맞고 땅속으로 스며들어가,
겨울을 나면서 오랜 기다림 끝에 민들레꽃으로 피어난다는 내용이다.
이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는 하나도 없다는 교훈을 안겨준 이 책은
1997년 길벗어린이에서 그림책으로 출간해 2010년 우리 그림책 최초로 밀리언셀러가 됐다. 권정생은 생전에
“몽실 언니가 사촌여동생이거나 마을 아주머니거나 평범한 이웃이 될 수 있다”
『몽실 언니』는 극심한 이념갈등과 남북한 대립의 아픈 현대사를 온몸으로 살아낸
우리의 모습이고, 『강아지똥』은 권정생의 분신이자 우리의 다른 모습이다.
쫑알 아이의 얘기를 듣고 너무 아름답다
강아지 똥,엄마 까투리, 몽실언니
더없이 고귀하고 빛나지만, 그 아이들의 마음은 또 얼마나 아팠겠습니까.
권정생 선생이 살던 집에서 그를 만나고 되돌아 가는 길에..
평범한 시골마을 조탑리 마을의 푸른 밭이..
여름비에 젖어 있었습니다.
애국자가 없는 세상
-권정생
이 세상 그 어느 나라에도 애국 애족자가 없다면
세상은 평화로울 것이다
젊은이들은 나라를 위해 동족을 위해
총을 메고 전쟁터로 가지 않을 테고
대포도 안 만들 테고 탱크도 안 만들 테고
핵무기도 안 만들 테고
국방의 의무란 것도 군대훈련소 같은 데도 없을 테고
그래서 어머니들은 자식을 전쟁으로 잃지 않아도 될 테고
젊은이들은 꽃을 사랑하고
연인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무지개를 사랑하고
이 세상 모든 젊은이들이 결코 애국자가 안 되면
더 많은 것을 아끼고 사랑하며 살 것이고
세상은 아름답고 따사로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