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정신질환은 국민 4명 가운데 1명이 평생 한번은 겪을 정도로 유병률이 높은 질환으로 꼽힌다. 우울장애나 불안장애 등에 대한 관심과 함께 대표적인 약물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경우도 많아졌다. 정신질환에 사용되는 약물의 적응증, 약리작용과 특징, 차이점 등에 초점을 맞춘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지난 편에서는 양극성 장애의 약물치료를 삽화 유형에 따라 정리하였다. 이번에는 각론으로 들어가, 기분조절제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대표적인 약물인 리튬을 살펴보고자 한다.
리튬은 50년 이상 조증 치료에 사용되어 온 고전적 약물이다. 최근 다양한 항정신병약물과 새로운 기분조절제가 등장하면서 사용이 줄었으나, 조증 치료와 재발 예방, 자살 위험 감소 효과를 고려하면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효능·효과
리튬은 조증·조울증의 치료 및 예방적 유지치료에 적응증을 가진다. 급성 조증에서 증상 조절에 효과가 있으며, 유지 치료에서는 재발을 예방한다. 특히 조증 재발 예방 효과가 비교적 뚜렷하다. 해외에서는 양극성 우울 삽화 치료나 치료 저항성 우울증의 보강요법으로도 사용되기도 한다.
리튬의 중요한 임상적 특징 중 하나는 자살 위험 감소 효과이다. 기분장애 환자에서 자살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비교적 일관되게 보고되어 왔으며, 이는 리튬이 다른 기분조절제와 구별되는 장점으로 평가된다.
작용기전
리튬은 특정 수용체를 직접 차단하는 약물이라기보다, 신경세포 내부의 신호전달 과정에 영향을 주는 약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신경전달물질이 수용체에 결합한 이후의 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에서 작용한다.
대표적으로 세포 내 second messenger 체계 가운데 phosphatidylinositol 경로에서 inositol monophosphatase를 억제하며, G protein 조절, glycogen synthase kinase-3(GSK-3) 억제, protein kinase C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작용은 단기적인 진정 효과라기보다는 유전자 발현과 신경가소성(neuronal plasticity)에 영향을 주어, 장기적으로 기분의 변동 폭을 안정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다만 리튬의 정확한 기전은 아직 완전히 규명된 것은 아니다.
용법·용량 및 혈중 농도 모니터링
리튬은 치료역이 좁아 혈중 농도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 성인에서 탄산리튬으로서 1일 0.6~1.8g을 1일 3회 분할 경구투여하며, 연령과 증상에 따라 증감한다.
초기 또는 증량 시에는 주 1~2회, 유지 시에는 월 1회 아침 투여 전 혈청 리튬 농도를 측정한다. 급성 조증에서는 0.8~1.2mEq/L, 유지 치료에서는 0.6~1.0mEq/L을 목표로 한다. 혈청 농도가 1.5mEq/L을 초과하면 독성 위험이 증가하므로 감량 또는 휴약을 고려한다. 2mEq/L을 초과하면 즉시 중단한다.
부작용 및 이상반응
리튬은 혈중 농도와 밀접하게 연관된 독성을 나타내며, 치료 농도에서도 이상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초기 중독 증상으로는 구역, 구토, 설사, 조대진전, 운동실조, 언어장애, 혼동 등이 있다. 진행되면 의식 저하, 경련, 부정맥, 혼수 등으로 악화될 수 있어 즉시 투여를 중단해야 한다.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진전, 체중 증가, 위장관 불편감, 인지 저하, 다뇨, 갈증 등이 있다. 장기 사용 시 갑상선 기능 저하, 신기능 이상, 부갑상선기능항진증 및 고칼슘혈증이 보고되어 정기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드물게 브루가다형 심전도 변화와 심실성 부정맥이 보고된 바 있어 심전도 이상이 의심되면 전문의와 상의한다.
리튬은 심혈관질환, 신장애, 탈수 상태 환자 및 임부에서는 투여하지 않는다. 고령자와 갑상선 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는 신중히 투여한다.
약물 상호작용 및 복약설명 포인트
리튬은 신장을 통해 배설되므로 신기능과 나트륨 균형 변화의 영향을 받는다. NSAIDs, ACE 억제제, ARB, thiazide계 이뇨제는 리튬 농도를 상승시킬 수 있다. 탈수나 저나트륨 상태 역시 농도 상승을 유발한다. 환자에게는 수분과 염분 섭취를 급격히 변경하지 않도록 안내하고, 발열·설사 등 탈수 위험 상황에서는 즉시 상담하도록 교육한다.
SSRI, SNRI, 삼환계 항우울제, 트립탄류, 트라마돌 등과 병용 시 세로토닌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임상 증상을 면밀히 관찰한다. SGLT2 억제제와 병용 시에는 혈청 리튬 농도가 감소할 수 있어, 용량 변경 시 농도 모니터링을 더 자주 시행한다.
결론
리튬은 오랜 임상 경험을 가진 대표적 기분조절제로, 조증 치료와 유지 치료에서 확고한 근거를 가진다. 특히 자살 위험 감소 효과는 중요한 임상적 강점이다.
치료역이 좁고 장기 모니터링이 필요한 약물이므로 혈중 농도와 신기능·갑상선 기능을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약사는 상호작용과 이상반응을 점검하여 치료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참고자료
1) Stahl’s Essential Psychopharmacology. 5th Edition.
2) 식품의약품안전처 > 의약품안전나라 > 리단정 제품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