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병원으로 내려가서 간병해야할 생각때문에 심적 부담이 컸는지 지난밤에 깊은잠을 자지 못하고 몇번씩 밤잠을 설치다가 아침에 일어났더니 허리와 팔다리에 통증도 있고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았더니 눈부위가 퉁퉁 부어 오른것 같고 몰골이 흉해져 버려서 내 얼굴이 아닌것 같았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도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면 힘들고 시간 가는줄 모르고 즐겁게 일할수가 있다.
여행을 간다거나 좋은 일이 계획되어 있다면 마음이 즐겁고 몸도 가볍고 편해서 발걸음도 한결 가벼울 텐데 내가 가고 싶어서 자진해서 가는것이 아니고 어쩔수 없어서 병원으로 내려갈 생각을 하니 몸과 마음이 무겁고 착찹했다.
가까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내려가면 좀 편리할텐데 홍성으로 가는 버스는 이용객이 적어서 그런지 이른 아침과 오후 늦게 두편뿐이 없어서 오후 늦게 출발하는 버스편을 이용하면 나는 좋지만 누님이 시골 집으로 들어 가려면 불편할것 같아서 어쩔수없이 영등포에서 기차를 타기 위해서 휴대폰 앱으로 예약을 했다.
오늘은 일요일이라서 당일 기차표 예매는 좌석이 모두 매진되었을거라 생각했는데 다행히 몇석이 남아 있어서 앉아서 갈수가 있게생겼는데 오늘같은 날은 현장에서 티켓팅했다면 입석뿐이 없어서 서서 내려 가려면 다리도 아프고 고생했었을텐데 손안에서 간편하게 예매를 할수 있으니 편리했다.
시골보다 아침식사를 늦게 해서 그런지 시간도 오늘따라서 더 빨리 지나가 버리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병원으로 바로 가면 적어도 몇일 동안은 병실에서 지내야 하니 아내에게 속옷과 갈아 입을 겉옷을 몇벌 챙겨 달라고 해서 가지고 집을 나왔다.
마지 못해서 억지로 끌려 가는것처럼 나왔으니 마음과 몸의 컨디션도 좋을리가 만무하니 다리에 힘이 없고 만사가 귀찮게 느껴지는것 같아서 내 자신이 먼저 쓰러질것 같은 불길한 생각도 들었다.
내 삶을 포기하듯 8개월째 병수발을 하다보니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쳐서 어찌보면 그럴만도 하다 싶다.
부평역에서 환승하연서 때마침 용산행 급행전철을 탔더니 빨라서 좋았는데 분명 노선도에는 급행도 영등포역에 정차한다고 표시되어 있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구로역에서 영등포역을 건너뛰고 노량진역에서 정차한다는 방송을 듣고 다급하게 구로역에서 내렸는데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예매한 기차를 타지 못할뻔 했다.
기차를 타고 내려 오는데 냉방장치가 너무 빵빵하게 나오는 바람에 몸이 움추려들 정도였는데 두어시간 타는 동안에 피곤한 눈을 붙이고 싶었지만 잠이 오질 않았다.
어머니께서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 조금이라도 호전될줄 알았는데 혈액검사 한다고 계속 혈액을 채취해서 그런지 얼굴을 보니 창백하고 오히려 상태가 더 악화된것 같아 보였다.
어머니께서 나를 찿으며 자꾸 집으로 가자고 했다는데 나 보고는 그런 기색은 보이지 않았는데 누님에게 잠깐 태워다 주고 오겠다고 했더니 혼자 두면 안된다고 버스타고 가겠다고 고집해서 내버려 두었다.
기저귀가 몇개 남아있지 않아서 저녁에 어머니가 잠든 사이에 마트에 가서 40개들이 한박스를 구입해 오고 저녁에 제공된 보호자용 식사를 보니 식사비에 비해서 너무 먹을것이 없어서 그값이면 밖에 식당에서 먹고 싶은것을 골라서 매식하기 위해서 내일 조식부터 취소해 달라고 했다.
어머니는 식사 대신 수액과 하얀 영양제를 맞고 있었는데 저녁에는 간호원이 와서 속쓰림 방지용 주사와 숨쉬기 편한 주사라며 수액줄에 삽입해 주었다.
그리고 먹을수 있는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드시게 하라고 담당과장이 말했다며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해서 영양제를 맞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