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로 살면서 첫번째 맞이한 여름
재직시절 노래 부른대로
올 여름엔 한번도 긴 바지를 입은 적이 없다
언제든지 산이든 길이든..달려갈 수 있도록
반바지에 땀 흡수 잘 되는 기능성 티셔츠 하나입고 다닌다
사실은 위에도 민소매 티셔츠를 입으려 했는데
그건..아무리 생각해도 몸매가 짜쳐서, 너무나도 쪽팔리는 몹쓸몸이라서 못입었다
우리 식구들의 즈음은 거의 원시인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입의 거의 다를 세금, 사교육비, 엥겔계수에 쓰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러간다, 연극을 보러간다, 음악회엘 간다..잊어주세요다
그나마 창원 롯데에 가서 영화는 한프로씩 때렸는데
뭐 짜달시리 재미도 없는 영화 주제에 요금인상까지 되고 창원까지 기름값도 만만치 않지만
무엇보다도 영화보기 전후에 롯데백화점에서 계획에도 전혀 없었던 즉석쇼핑을 하게 되기 땜에
과감히 끊었다
어제는 동네 가리온시네마에 못보고 스쳐간 영화 두편..똥파리, 밀레니엄 독..을 빌리러 갔더니
다 빌려가고 없었다
캐빈코스트너와 러셀크로우가 나오는 순한 영화를 빌려 왔더니 이건 숫제 강력수면제다
역시 나라는 잉간은 독하고 강렬한 영화를 봐야 한다
마눌도 올라가고..
오늘 아침엔 게으름뱅이 딸년이랑 냉장고에 먹다남은 치즈, 슬라이스햄, 오이피클, 사과 쪼가리를 가지고
계란풀어 굽고 머스타드소스와 과일.토마토케찹, 맛없는 복숭아 처치 차원으로 내가 만든 잼을 보태
샌드위치를 만들어 줬더니 왠쑤같은 딸년이 콰당탕~~ 기절을 했더라
ㅋㅋㅋㅋ 상상 외로 너무 맛있어서
그 한마디에 이 식순이가 너무 기뻐서
저녁에 아들놈 학교 앞에 기다렸다가 코감기로 골골~하는 놈을 이비인후과에 데리고 가서 진료받고
저녁 한그릇 사먹여 다시 학교에 데려다주고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샌드위치 제작용 쇼핑을 했다
계산대 아가씨가 초짜인지 다소 버벅거리길래 미심쩍어 생전 안 보는 계산서를 봤더니
분명 레모나-산 깡통이 9,800원이었는데 11,200원이 찍혀있다
확인해보니 행사가 끝났음에도 선전용 가격표를 안 뜯어서 그렇타나?
글든가 말든가 차액을 환불받았다
아~~~ 완벽 식순이가 다 된 지랄같은 느낌이라니!! ^^
쇼핑 봉다리들고 엘리베이트를 타니 지하주차장에서 짐을 가득 싣고 남녀 한무더기가 타고 올라온다
층을 누르고 올라가노라니 두리뭉실 서울내기가 지딴엔 씨익~ 웃으면서 말을 건넨다
..어디? 배달가시나봐요?
허걱~~~~~!!!
..와요? 내가 배달꾼같소? 그래 없어 보이요? 살다가 그런 소리는 또 첨들어보네
그 남자는 졸라당 미안해 하는 바보웃음짓고 그나마 센쑤있어 보이는 저거 마누라size가 무마한다
..아~~ 아저씨가 봉투를 들고 있어서 그랬나봐요
봉투를 꺼떡~ 들며
..마트에서 쇼핑하면 이런 봉투 안 들고 다니요?
바로 아래층에 내리며 억수로 미안해 한다
그래도 나는 괘씸해서 그 사과 안 받아주었다
텅빈 집에 들어오니..
우습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고..
그래도 한때는 시골에서나마 내가 내다하며 내팔 내가 흔들며 살았는데
나이 50 넘어 배달꾼으로 오인받고 사는 몰골이라니!
이웃간에 흔히 있을 수있는 작은 헤프닝이었지만
그렇게 유쾌하지만은 않다
이런 것도 없는 놈이 지풀에 삐끔타는건가? ㅋㅋㅋㅋㅋ
첫댓글뜨건 감자님 아가님이랑 데또하기 바쁘셔서 안오신줄알았는뎅... ... 습니당 언제뵈도 미남 뜨건 감자님물속에서 션한모습 현실에서도 항상 션한 삶이시기를...
션한 모습...고마워요 글케 말씀해주셔서 ^^ 아가님이랑은 그후 자주 만나서 데이트하다가 얼마전 살림을 합쳤답니다 서로 사랑하면서 알콩달콩 살아가고 있답니다 이런 우리 두 사람의 사랑이 영글도록 성원 많이 보내주세요..욜케 말하면 쇼킹하고 재미나겠죠? ㅋㅋㅋㅋㅋ 좁은 도시에 살아도 얼굴 한번 못봤답니다..그리고 제가 보기보담 눈이 높거등요? 그런 허접 아줌마 상대 안 해요..ㅋㅋㅋ 입에 하이타이거품물고 찾아올라 ^^
(귀속말로)허접 아줌마...라고 아가님께 말 안할께요...
해도 괜찮아요 그 아줌마는 내 상대가 안 됩니다 ㅋㅋㅋㅋ
살림을 해온 지 적잖은 세월이지만, 마트에서 산 물건의 영수증을 확인해 본 기억이 거의 없는 저로선 문득, 님의 글을 읽으며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됩니다. 살림하는 흉내만 내고 살아 온 것 같아 낯을 붉히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글도 참 맛깔나게 쓰시네요.좋은 글 자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뜨건 감자님 글솜씨 정말 맛깔스럽답니다... 넘 재밋고요...
제가 나날이 가관이 되어 간답니다..불량 포장, 당도저하 등등 악착같이 마트에 반품 또는 교환하러 갑니다..아~ 나는 이렇게 사는 남자 정말 밥맛이었는데.. ^^
아이고 감자님....참으로 간만에 오셧습니다..물론 건강하시겟지요? 사람 살아가는 이바구가 데길이다는 저의 지론...역시 감자님께서 확인 시켜주셧습니다...자주 오시라고 말씀은 드리지 못하겟습니디만..그래도 간혹 한번씩 왕림하시어 하다못해 날마다는 아니더라도 하루 한번 정도 얼반 지기는 이바구 자주 들려주시길 앙망을 사료할랍니다...저보단 아지메 펜들이 학수가 고대를 하고 계시길래.. 정말 반갑습니다..
여전히 건강하시고 몽디도 잘계시는지요? ㅋㅋㅋㅋ
이긍~ 우찌 인삿말도...!ㅎㅎ
사업구상 중 바쁘신데도.... 안녕하신 줄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