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나선 들녘은 아직도
시흘전 내린 눈의 흔적이 뚜렸했는데..
짙은 구름을 물리친 태양은 어느듯 대지를 달구기 시작했다.
사막에 작렬하는 태양은 무서운 속도로 수은주를 밀어 올리고 있었다.
봄 기운 믿고 나간 골프장은
겨우내 찌든 늙은 몸둥아리에 회춘氣를 불어 넣지만
구부정한 자세는 지난 세월의 영욕을 말해주는듯하다.
오후가 되자 또다시 밀어 닥치는 꽃샘(?) 기후의 심술................
세찬 바람에 신명이 난 Turkey Vulture들의 엄산한 비행.
사냥을 할 줄 몰라
죽은 시체만을 뜯는 이들이
음산한 날씨만을 고집하는 속내를 알 길이 없다.
드쎄가는 바람에 이리저리 날리는 사막의 풍진은
황혼기를 맞아 착잡해지는 우리의 심경을 말해주는 듯하다.
하루가 가기전 단 한번만이라도 더 앙탈을 부려야 겠다는 듯 발악하는 기후도
어쩌면 인생의 마지막 장을 장식하려 애쓰는 나의 모습처럼 보이고
변화무쌍했던 하루를 한데 묶어 녹여주는 석양에서
우리의 잘 잘못을 보듬어 주는 하늘의 아량을 읽을 수가 있어
역동적인 하루를 지켜보며 보낸 내가슴의 풍랑도 어느듯 잠잠해진다.
구름이 걷힌 밤하늘을 밝혀주는 2월의 보름달은
우리의 삶이 끝난 후에도
변함없이 흘러갈 세월처럼 담담하기만 하다.
*** 역동적인 사막의 기후 덕에
나의 노년이 젊음을 구가 할 수가 있어서 좋다,
첫댓글 변화무쌍한 사막의 기후에서 삶의 모습을 보시는 선배님의 정서에 공감이 느껴집니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삶이 끝난 후에도 변함없이 흘러갈 세월처럼 담담한 보름달' 에 서글퍼지니 어쩔까요?
자난 세월이 후회스럽다 해도, 앞날이 걱정된다 해도, 우리에겐 '오늘'이 있어 삶은 영위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지요, 후배님?
미국 그 곳의 봄 치매증상은 우리나라완 비교 안될 정도로 중증인것 같습니다 . 한국의 봄날씨 변덕 심하단 말은 아예 하지 말아야 할것 같습니다
어제 꽃씨 파종 서둘러 끝냈습니다
화단 만들어 충분한 퇴비 넣고 이은숙 씨(정기수 부인)가 보내 준 씨앗과 웅근 동무의 채송화 씨앗을 정성껏 뿌리고 싹트기를 기달립니다
그리고 채송화 씨앗은 약간 남겨 뒀다가 김수환 추기경 묘소 가장자리에 살짝 뿌릴까 합니다.
제가 사는 군(county)이 경상북도 5 분의 1 크기인데 인구가 고작 6000 명인 이유를 이제야 알겠습니다. 천평에 50~100 만원 이란 믿을 수 없는 땅값에도 채소값은 그야말로 금 값이라야 하는 이유도... 6월 초까지 냉해를 걱정해야 하는 땅에서 지을 수 있는 작물은 옥수수와 밀이 고작이거든요. 뚝심센 소떼만이 여유작작하는 땅이지요.이런 곳에 한국의 비닐하우스 농부들이 온다면 작은 땅으로도 큰 소득을 올릴 수 있지 싶습니다. 하지만 수요자가 있는 곳까지 운반이 문제겠군요.... 이래저래 나는 아직 배울수밖에 없는 처지 입니다.
동무 덕에 제가 추기경님이 안식하는 곳 벌초까지 하게 되었으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고맙소,동무!
김 진한님 드리고 조금 남겨둔 백일홍(꽃이 좀 색달라서 채취했던)씨앗을 배양토에 묻었더니 , 싹이 나오는걸 보고, 이곳 아들한테로 왔는데..주인없는 동안 화분들과 새싹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네요.아무쪼록 돌아가는 날까지 말라죽지 말고 살아남기를 바라는 마음, 입니다.
여름 며칠간을 보낸 체험으로는 도무지 가름할 수가 없는 그곳의 사계이군요~~~. 그래도 가슴 일렁이는 풍정이고, 또한 추억입니다.
소제가 여기 온지도 어언 두 성상이 지났는데 여지껒 같은 기후가 반복되는 날을 보지 못했으니, 며칠간이든 2 년이던 사막기후 체험의 경륜엔 차이가 없는 듯하외다.
이런 기후 덕분에 앞날의 이곳 생활 지루할 여유가 없어 좋습니다.
유카가 만발하는 오월 중순은 어떨른지요?
카메라가 제대로 가동하고 있네요. 보름달 사진은 특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