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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지불제(物之不齊)
무릇 모든 사물은 다 같지 않다는 뜻으로, 그것이 사물의 본질이라는 말이다.
物 : 만물 물(牛/4)
之 : 갈 지(丿/3)
不 : 아닐 불(一/3)
齊 : 또 같을 제(齊/0)
출전 : 맹자(孟子) 등문공편(滕文公篇)
맹자가 등문공(滕文公)에 정사를 말하기 위해 등(滕)나라에 머물러 있을 때, 자기의 주장을 상고(上古)시대 신농(神農)씨의 말씀이라고 하는 허행(許行)이라는 자가 초(楚)나라로 부터 등(滕)나라에 와서 등문공(滕文公)이 있을 곳을 주니, 그 무리 수십 인이 다 갈옷 차림으로 신을 삼고 자리를 짜서 그것으로 먹고 살았다.
송(宋)나라로 부터 등(滕)나라에 온 진상(陳相)이라는 자가 그 허행(許行)에게 배우고 나서 맹자를 만나 문답을 하게 되었는데 그 내용 중에 물지불제(物之不齊)가 나온다.
진상(陳相)이 맹자(孟子)를 뵙고 허행(許行)의 말을 일러 말하였다
진상이 말했다. '허자(許子)의 도(道)에 따르면 시장의 물건 값이 두 가지가 아니어서, 나라 안에 거짓이 없어, 비록 오척(五尺)의 작은 아이가 시장에 가도 누구도 속일 리가 없을 것이니, 베와 비단의 길이가 같으면 값이 서로 같으며, 마(麻)와 누(縷; 명주), 사(絲; 실)와 서(絮; 솜)가 무게가 같으면 값이 서로 같으며, 오곡의 양이 같으면 값이 서로 같으며, 신의 크기가 같으면 값이 서로 같습니다.'
陳相曰 : 從許子之道, 則市賈不貳, 國中無僞, 雖使五尺之童適市, 莫之或欺; 布帛長短同, 則賈相若; 麻縷絲絮輕重同, 則賈相若; 五穀多寡同, 則賈相若; 屨大小同, 則賈相若.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물건이 고르지 아니한 것은 물건의 실정이니, 어떤 것은 배도되고 다섯 배도되며, 어떤 것은 열배 백배도 되며, 어떤 것은 천배 만 배도 되거늘, 그대는 이것을 나란히 하여 같다 하니, 이것은 천하를 어지럽게 함이로다. 큰 신과 작은 신의 값이 같으면 사람이 어찌 이것(큰 것, 좋은 것)을 만들겠느냐? 허자의 도를 따르면 서로 거느려서 거짓을 하는 것이니, 어찌 능히 국가를 다스릴 수 있겠는가?'
孟子曰 : 夫物之不齊, 物之情也; 或相倍蓰, 或相什伯, 或相千萬; 子比而同之, 是亂天下也. 巨屨小屨同賈, 人豈爲之哉? 從許子之道, 相率而爲僞者也, 惡能治國家?
(滕文公章句上 四章)
물지불제(物之不齊)는 물품이 서로 질적으로 가지런하지 않음을 말한다. 물지정(物之情)은 물품의 실정이란 뜻이다.
배사(倍蓰)의 배(倍)는 곱절, 사(蓰)는 다섯 곱절이다. 십백(什伯)의 십(什)은 열 배, 백(伯)은 백 배이다. 이때 伯은 百과 같다. 천만(千萬)은 천 배, 만 배라는 말이다. 여기서 배사(倍蓰), 십백(什伯), 천만(千萬)은 모두 배수(倍數)를 뜻한다.
혹상배사(或相倍蓰) 이하는 같은 짜임의 구를 나란히 셋이나 연결하는 유구법(類句法)을 사용하여 자신의 주장을 강화했다.
자(子)는 맹자의 이야기 상대인 진상을 가리킨다. 비이동지(比而同之)는 무리하게 나란히 두어 가격을 같게 하려고 한다는 뜻이다.
오늘날의 시장경제를 보면 물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품질만이 아니다. 유통 구조도 크게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유통 방식이 다른 판매처는 각기 다른 가격을 제시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최근 유명 브랜드의 점퍼 회사는 백화점이든 직영점이든 대리점이든 일반 등산용품점이든 무조건 똑같은 가격으로 팔도록 뒤에서 조장했다고 하여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당했다.
허행이나 진상이 상품의 가격을 동일하게 하려고 한 것은 당시 자행되던 불공정한 거래를 막기 위한 한 방편이었다.
하지만 그 방법은 당시로서도 이미 비현실적이었다. 당시에도 이미 상품의 가격을 책정할 때는 품질의 차이를 고려하여야 했으므로, 맹자는 허행과 진상의 상품가격론을 부정한 것이다.
물지불제(物之不齊)
중국인들은 현실 문제를 처리할 때 종종 고전에서 지혜를 구한다. 약 4000년 역사를 가진 한자(漢字)는 그 매개다. 정치인들의 연설에서 고전 명구(名句)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지난 날 보아오(博鰲) 포럼에서 한 연설을 보자.
그는 역사 인식을 강조하면서 '감왕지래(監往知來)'라는 성어를 인용했다. 시경(詩經)에 나오는 말로 '과거를 살펴야 미래를 알 수 있다'라는 뜻이다. 일본에 해주고 싶은 말이었을 것이다.
아시아의 화합을 얘기할 때는 '동주공제(同舟共濟)'를 썼다. 병서 손자(孫子)에 나오는 말이다. 원문은 '무릇 오(吳)나라와 월(越)나라가 서로 미워하고 있지만, 함께 배를 타고 강을 건너야 하는(同舟共濟)사이이다. 폭풍을 만나면 오른손과 왼손이 돕듯, 서로 도와야 한다'고 했다.
각국은 그러면서도 경쟁을 벌인다. 시 주석은 그 모습을 '천범경발(千帆竞发) 백가쟁류(百舸争流)'라고 했다. 마치 수 천 척 배가 동시에 다퉈 출발하고, 수 백 척 배가 앞다퉈 흘러가는 모습이다. 백화제방(百花齊放), 백가쟁명(百家爭鳴)과 같은 맥락이다.
시진핑은 아시아 각국이 '운명(중국어로는 命運)공동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 나라의 상황이 다른 나라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는 이를 '대하유수소하만(大河有水小河滿), 소하유수대하만(小河有水大河滿)'이라고 표현했다. '큰 강에 물이 차야 작은 하천에 물이 고이고, 작은 하천에 물이 차야 큰 강에 물이 가득하게 된다'는 뜻이다. 원래 '큰 강에 물이 차면 작은 하천에 물이 고이고, 큰 강에 물이 적으면 작은 하천은 마른다(大河無水小河干)'는 말이었는데, 뒷부분을 바꾼 것이다.
시진핑은 그러면서도 맹자(孟子)를 인용해 각국 고유의 특색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릇 사물은 다 같지 않다. 그게 사물의 본질이다(夫物之不齐, 物之情也)'는 얘기였다. 맹자의 등문공(滕文公) 편에 나오는 이 구절은 '물건의 가치는 서로 달라 수 십배 차이가 나기도 한다. 이를 동일시한다면 천하에 큰 혼란만 야기할 뿐'이라는 말로 이어진다.
물지불제 내물지정(物之不齊 乃物之情)
조선시대 학동들의 교과서인 동몽선습(童蒙先習)은 16세기 중종(中宗)때 유학자 박세무(朴世茂)가 지은 책으로 그 중 계몽편(啓蒙篇)은 윤리와 수신(修身)은 물론 하늘과 땅, 자연의 구성과 원리에 대해서 알기 쉽게 가르치고 있다. 이중 물편(物篇)에 ‘물지불제 내물지정(物之不齊 乃物之情)’, 즉 ‘물건이 가지런하지 않음은 물건의 자연적인 이치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공학자인 필자가 이 구절을 읽고 옛 선인들이 자연의 중요한 원리를 통찰하여 이처럼 간단하게 설명한 것을 보고 감탄했다. 왜냐하면 이 말은 과학과 공학의 기본이 되는 열역학 제2 법칙, 즉 자연적인 변화과정에서는 사물이나 현상이 점점 더 무질서해지는 상태로 변화한다는 원리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이 지구상의 모든 사물은 가만히 두어도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그 원래의 모습이 가지런하지 않은 상태로 변하게 된다는 것으로,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가 지은 대학(大學)에 나오는 격물치지(格物致知, 사물의 이치를 탐구하여 지식을 넓힌다는 뜻)의 한 부분을 어린 학생들에게 깨우치고 있는 것이다.
모든 물질은 이를 구성하는 분자들이 내부에서 끊임없이 움직여 시간이 지나면 원래의 상태로부터 변화하게 된다. 새로 산 물건을 쓰지 않고 잘 보관하여도 세월이 지나면 낡아지고, 쇠는 녹슬며, 잘 정돈되었던 집안이 어느새 어질러지고, 식탁의 음식 그릇들이 식사 후에는 지저분한 상태로 되며, 오래된 화장품이 못 쓰게 되고, 한곳에 모아 놓은 낙엽이 바람에 날려 흩어지는 것도 무질서한 상태로 향하는 열역학적 현상이다.
젊었을 때는 아름답고 팽팽하던 피부가 세월이 지나 노화되는 것은 몸의 세포들이 퇴화, 즉 무질서한 상태로 변화하기 때문이며, 사랑도 처음엔 뜨거웠다가 세월이 가면 식고, 부부 사이도 허물없이 되며, 무엇이든 시작할 때는 긴장했던 마음이 시간이 지나면 나태해지는 것도 다 같은 원리이다.
이렇게 흐트러진 상태를 다시 정돈되고 질서 있는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 늘어진 피부를 팽팽하게 하기 위해서는 돈을 써서 성형수술을 해야 하고,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물주고 비료를 주어야 하며, 다른 사람과의 헝클어진 관계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힘든 노력이 필요하며, 아이들이 어지럽힌 집안을 치우고, 또 더러워진 그릇을 깨끗이 하기 위해서는 힘들게 일해야 한다.
이러한 열역학의 법칙은 냉장고, 에어컨, 엔진, 전자제품 등 수많은 기계와 장치를 만드는 원리가 되며, 법과 제도 역시 많은 사람이 함께 사는 사회가 무질서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이 또한 열역학 법칙의 테두리 안에 있다.
불가(佛家)에 제행무상(諸行無常)이란 말이 있는데, '이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이 없으니 순응하라'는 뜻으로, 이는 '우주 만물은 시시각각 변화하여 하나의 모습에 머물지 않는 것이므로 영원함이 없다', 즉 무상(無常)하다는 의미이니 앞서 말한 원리와 서로 통한다.
이처럼 '물지불제 내물지정'과 '제행무상'의 가르침으로 부터 우리는 영원히 변치않는 것을 인간 세상에서 찾으려 하는 것이 부질없는 것임을 깨닫게 되며, 영원 불변한 진리의 절대자(God)를 찾아 의지하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들게 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물지불제 내물지정(物之不齊 乃物之情)
만물이 서로 다른 것은 자연의 법칙이다
2014년 3월 27일 유네스코 본부에서 한 시진핑 주석의 연설 중에서 한 말이다. "중국인은 2,000여 년 전에 이미 '만물이 서로 다른 것은 자연의 법칙(物之不齊, 物之情也)'이라는 이치를 깨달았습니다. 문명의 교류를 추진하면 인류 문명에 다채로움을 더해 각국 국민이 보다 더 풍족한 정신생활을 즐기고, 더 많은 선택이 가능한 미래를 만들 수 있음을 이해한 것입니다."
맹자가 말하기를, "대체로 만물이 서로 다름은 자연의 법칙이오(夫物之不齊, 物之情也). 서로 한 배나 다섯 배(或相倍蓰) 혹은 열 배나 백 배(或相什百), 혹은 천 매나 만 배의 차이가 나는데(或相千萬), 당신은 양만 맞추어서 값을 같게 하니(子比而同之), 그것은 천하를 어지럽히는 것이오(是亂天下也). 굵게 삼은 신과 가늘게 삼은 신의 값이 같으면(巨屦小屦同賈) 사람들이 어찌 그런 것들을 만들겠소(人岂爲之哉)? 허자의 이론에 따른다는 것은(從許子之道) 서로 앞다투어 거짓을 해대는 것이니(相率而爲僞者也), 어떻게 국가를 다스릴 수 있겠소(惡能治國家)?" - 맹자(孟子) 등문공상(縢文公上)
맹자(孟子)가 말한 '부물지불제, 물지정야(夫物之不齊, 物之情也)'의 의미는 천하만물이 서로 다르고 각자 고유의 개성을 보유하는 것은 객관적인 법칙이라는 것이다. 맹자는 물품의 가치는 한 배, 혹은 다섯 배, 혹은 열 배, 백 배, 심지어 천 배, 만 배의 차이가 난다며 만약 이런 것들을 동등하게 대하면 천하가 어지럽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맹자는 조악하게 만든 신과 정교하게 잘 만든 신을 사례로 들면서 이런 두 가지 신발의 가격이 같으면 누가 정교한 신발을 만들겠는가고 질문한다. 맹자의 이 말은 사물의 차이성을 강조한다. 물질의 세계가 이러할진대 사람들의 정신세계는 더욱 그러하다.
좌전(左傳) 양공삼십일년(襄公三十一年)에는 '사람의 마음은 사람의 얼굴처럼 서로 다르다(人心之不同, 如其面焉)'라고 했다. 차이성의 보편적인 존재를 설명한 것이다.
장자(莊子)는 맹자의 '물지불제(物之不齊)'의 견해와 달리 이 세상의 만물은 보기에는 천차만별이나 궁극적으로 하나로 돌아간다는 '제물론(齊物論)'을 주장했다. 이로부터 도가와 유가의 사상이 서로 다름을 볼 수 있고 나아가서 풍부한 중화문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시진핑 주석은 내외적으로 여러 장소에서 이 고전을 인용했다. 정치제도든 인류의 문명이든, 중국의 길이든 유가의 사상이든 모두 다양성을 말해준다. 정치제도로부터 보면 서로 다른 각 나라들의 국정과 각국의 체제, 각국의 역사가 어떻게 천편일률적이 될 수 있겠는가?
시 주석은 "신발이 발에 맞고 안 맞고는 스스로가 가장 잘 안다"며 각 나라들은 모두 자국의 국정에 근거하여 적합한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수차 강조했다.
인류의 문명으로부터 보면 루브르 궁과 자금성, 피라미드와 대안탑이 어떻게 판에 박은 듯 하겠는가? 시진핑 주석은 "상이한 나라와 민족의 사상문화는 각자 고유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을 뿐이지 높고 낮은 우열이 없다"고 했다.
다양한 문화가 있어서 우리의 세계가 더 다채롭고, 각자 특색을 가진 제도가 있기 때문에 우리의 선택이 더 풍부한 것이다. 정치로부터 문화에 이르기까지, 제도로부터 역사에 이르기까지 차이를 알아야만 진정으로 타인을 존중하고 자신을 지킬 수 있다.
물지불제(物之不齊)
중국인들은 현실 문제를 처리할 때 종종 고전에서 지혜를 구한다. 약 4000년 역사를 가진 한자(漢字)는 그 매개다. 정치인들의 연설에서 고전 명구(名句)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지난 달 29일 보아오(博鰲)포럼에서 한 연설을 보자. 그는 역사 인식을 강조하면서 '감왕지래(監往知來)'라는 성어를 인용했다. 시경(詩經)에 나오는 말로 '과거를 살펴야 미래를 알 수 있다'라는 뜻이다. 일본에 해주고 싶은 말이었을 것이다.
아시아의 화합을 얘기할 때는 '동주공제(同舟共濟)'를 썼다. 병서 손자(孫子)에 나오는 말이다. 원문은 "무릇 오(吳)나라와 월(越)나라가 서로 미워하고 있지만, 함께 배를 타고 강을 건너야 하는(同舟共濟)사이이다. 폭풍을 만나면 오른손과 왼손이 돕듯, 서로 도와야 한다"고 했다.
각국은 그러면서도 경쟁을 벌인다. 시 주석은 그 모습을 '천범경발(千帆競發) 백가쟁류(百?爭流)'라고 했다. 마치 수 천 척 배가 동시에 다퉈 출발하고, 수 백 척 배가 앞다퉈 흘러가는 모습이다. '백화제방(百花齊放), 백가쟁명(百家爭鳴)'과 같은 맥락이다.
시진핑은 아시아 각국이 운명(중국어로는 命運)공동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 나라의 상황이 다른 나라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는 이를 '대하유수소하만(大河有水小河滿), 소하유수대하만(小河有水大河滿)'이라고 표현했다. '큰 강에 물이 차야 작은 하천에 물이 고이고, 작은 하천에 물이 차야 큰 강에 물이 가득하게 된다'는 뜻이다. 원래 '큰 강에 물이 차면 작은 하천에 물이 고이고, 큰 강에 물이 적으면 작은 하천은 마른다(大河無水小河干)'는 말이었는데, 뒷부분을 바꾼 것이다.
시진핑은 그러면서도 맹자(孟子)를 인용해 각국의 고유의 특색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릇 사물은 다 같지 않다. 그게 사물의 본질이다(夫物之不齊,物之情也)"는 얘기였다. 맹자의 '등문공(?文公)'편에 나오는 이 구절은 "물건의 가치는 서로 달라 수 십배 차이가 나기도 한다. 이를 동일시한다면 천하에 큰 혼란만 야기할 뿐"이라는 말로 이어진다.
계몽편(啓蒙篇) 물편(物篇)
天地生物之數(천지생물지수) : 천지가 만물을 낳는 수는
有萬其衆(유만기중) : 그 무리가 1만 가지나 되지만
而若言其動植之物(이약언기동식지물) : 만약 동물과 식물만 말한다면
則草木禽獸蟲魚之屬(칙초목금수충어지속) : 초목 금수 충어의 종속이
最其較著者也(최기교저자야) : 가장 비교적 뚜렷한 것들이다.
飛者(비자) : 나는 것은
爲禽(위금) : 새가 되고
走者(주자) : 뛰는 것은
爲獸(위수) : 짐승이 되고
鱗介者(인개자) : 비늘과 껍질이 있는 것은
爲蟲魚(위충어) : 벌레와 물고기가 되고
根植者(근식자) : 뿌리로 심어진 것은
爲草木(위초목) : 초목이 된다
飛禽(비금) : 나는 새는
卵翼(난익) : 알을 낳아 날개로 덮고
走獸(주수) : 뛰는 짐승은
胎乳(태유) : 태로 낳아 젓을 먹이니
飛禽(비금) : 나는 새는
巢居(소거) : 보금자리에서 살고
走獸(주수) : 뛰는 짐승은
穴處(혈처) : 굴에서 살며
蟲魚之物化生者(충어지물화생자) : 벌레와 물고기는 다른 물질로 변하여 생기는 것이
最多(최다) : 가장 많은데
而亦多生於水濕之地(이역다생어수습지지) : 또한 대개가 물과 습한 땅에서
春生而秋死者(춘생이추사자) : 봄에 났다가 가을에 죽는 것이
草也(초야) : 풀이요,
秋則葉脫(추칙엽탈) : 가을에는 잎이 떨어 졌다가
而春復榮華者(이춘부영화자) : 봄에 다시 무성해지는 것이
木也(목야) : 나무다.
其葉(기엽) : 그 잎이
蒼翠(창취) : 푸르고
其花(기화) : 그 꽃이
五色(오색) : 오색이니
其根(기근) : 그 뿌리가
深者(심자) : 깊은 것은
枝葉(지엽) : 가지와 잎이
必茂(필무) : 반드시 무성하고
其有花者(기유화자) : 그 꽃이 피는 것은
必有實(필유실) :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
虎豹犀象之屬(호표서상지속) : 호랑이 표범 물소 코끼리 종류는
在於山(재어산) : 산에 있고
牛馬鷄犬之物(우마계견지물) : 소 말 닭 개의 동물은
畜於家(축어가) : 집에서 기르니
牛以耕墾(우이경간) : 소는 밭을 갈고
馬以乘載(마이승재) : 말은 타거나 실으며
犬以守夜(견이수야) : 개는 밤을 지키고
鷄以司晨(계이사신) : 닭은 새벽을 맡으며
犀取其角(서취기각) : 물소는 그 뿔을 취하고
象取其牙(상취기아) : 코끼리는 그 이빨을 취하고
虎豹(호표) : 호랑이와 표범은
取其皮(취기피) : 그 가죽을 취한다.
山林(산림) : 산림에는
多不畜之禽獸(다불축지금수) : 가축으로 기를 수 없는 금수가 많고
川澤(천택) : 냇물과 연못에는
多無益之蟲魚故(다무익지충어고) : 무익한 벌레와 물고기가 많으므로
人以力殺(인이역살) : 사람들이 힘으로 죽이고
人以智取(인이지취) : 사람들이 지혜로서 취하여
或用其毛羽骨角(혹용기모우골각) : 혹은 그것들의 털 날개 뼈 뿔등을 이용하고
或供於祭祀賓客飮食之間(혹공어제사빈객음식지간) : 혹은 제사 접객하는 음식으로 제공되기도 한다.
走獸之中(주수지중) : 달리는 짐승 중에는
有麒麟焉(유기린언) : 기린이 있고
飛禽之中(비금지중) : 나는 새 중에는
有鳳凰焉(유봉황언) : 봉황이 있으며
蟲魚之中(충어지중) : 벌레와 물고기 중에는
有靈龜焉(유영귀언) : 신령스런 거북이 있고
有飛龍焉(유비용언) : 나는 용이 있다.
此四物者(차사물자) : 이 네 가지 동물은
乃物之靈異者也(내물지영이자야) : 만물 중에서 영험하고 기이한 동물이다.
故(고) : 그러므로
或出於聖王之世(고혹출어성왕지세) : 성명한 왕의 세상에 태어난다.
稻梁黍稷(도량서직) : 벼 조 기장 피는
祭祀之所以供粢盛者也(제사지소이공자성자야) : 제사에서 자성으로 제공되는 것이고
豆菽麰麥之穀(두숙모맥지곡) : 콩 팥 보리 등 곡식은
亦無非養人命之物故(역무비양인명지물고) : 또한 인명을 기르는 물건이 아닌 것이 없으므로
百草之中(백초지중) : 온갖 풀 가운데
穀植(곡식) : 곡식이
最重(최중) : 가장 중하다.
犯霜雪而不凋(범상설이부조) : 서리와 눈이 범해도 마르지 아니하고
閱四時而長春者(열사시이장춘자) : 사시를 지내면서 항상 봄인 것은
松柏也(송백야) : 소나무와 잣나무이니
衆木之中(중목지중) : 모든 나무 중에서
松柏(송백) : 송백이
最貴(최귀) : 가장 귀하다.
梨栗柿棗之果(이률시조지과) : 배 밤 감 대추 등의 과일은
味非不佳也(미비불가야) : 맛이 아름답지 않음이 아니나
其香(기향) : 그 향기가
芬芳故(분방고) : 향기롭고 꽃다워서
果以橘柚(과이귤유) : 과실은 귤과 유자로서
爲珍(위진) : 보배를 삼고,
蘿蔔蔓菁諸瓜之菜(나복만청제과지채) : 무우 순무 등 모든 외의 나물은
種非不多也(종비불다야) : 종류가 많지 않는 것이 아니나
其味辛烈故(기미신열고) : 그 맛이 매우 매워서
菜以芥薑(채이개강) : 나물 중에 겨자와 생강을
爲重(위중) : 귀한 것으로 친다.
水陸草木之花(수륙초목지화) : 물과 육지에 있는 초목의 꽃으로서
可愛者(가애자) : 사랑스런 것이
甚繁(심번) : 매우 먼다하나
而陶淵明(이도연명) : 도연명은
愛菊(애국) : 국화를 사랑했고
周濂溪(주렴계) : 주렴계는
愛蓮(애련) : 연꽃을 사랑 했으며
富貴繁華之人(부귀번화지인) : 부귀하고 번화한 사람들은
多愛牧丹(다애목단) : 대개 모란을 사랑한다.
淵明(연명) : 도연명은
隱者故(은자고) : 은자였기 때문에
人以菊花(인이국화) : 사람은 국화로서
比之於隱者(비지어은자) : 은자에 비유하였고
濂溪(렴계) : 주렴계는
君子故(군자고) : 군자였기 때문에
人以蓮花(인이연화) : 연꽃으로서
比之於君子(비지어군자) : 군자에 비유하였으며
牧丹(목단) : 모란은
花之繁華者故(화지번화자고) : 꽃 중에서 가장 번화한 것이기 때문에
人以牧丹(인이목단) : 사람은 모란으로서
比之於繁華富貴人(비지어번화부귀인) : 그것을 부귀하고 화려한 사람에게 비유한다.
物之不齊(물지불제) : 물건을 고르지 아니함은
乃物之情(내물지정) : 곧 그 물건의 사정 때문이다
故(고) : 그러므로
以尋丈尺寸(이심장척촌) : 심· 장· 척· 촌으로서
度物之長短(탁물지장단) : 그 물건의 길고 짧음을 헤아리고
以斤兩銖(이근량수) : 근· 량· 치· 수로서
稱物之輕重(칭물지경중) : 그 물건의 가볍고 무거움을 달며
以斗斛升石(이두곡승석) : 두· 곡· 승· 석으로서
量物之多寡(양물지다과) : 그 물건의 많고 적음을 잰다.
算計萬物之數(산계만물지수) : 만물의 수를 숫자로 계산함에는
莫便於九九(막편어구구) : 구구보다 더 편한 것이 없다.
所謂九九者(소위구구자) : 구구라 하는 것은
九九八十一之數也(구구팔십일지수야) : 구구 팔십일의 수를 말한다.
右(우) : 이상은
物篇(물편) : 물편이다.
▶️ 物(물건 물)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소 우(牛=牜; 소)部와 음(音)을 나타내며勿(물)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만물을 대표하는 것으로 소(牛)를 지목하여 만물을 뜻한다. 勿(물)은 旗(기), 천자(天子)나 대장의 기는 아니고 보통 무사(武士)가 세우는 색이 섞여 있는 것, 여기에서는 색이 섞여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物(물)은 얼룩소, 나중에 여러 가지 물건이란 뜻을 나타낸다. 그러나 옛 모양은 흙을 갈아 엎고 있는 쟁기의 모양과 牛(우; 소)로 이루어져 밭을 가는 소를 나타내었다. 나중에 모양이 닮은 勿(물)이란 자형(字形)을 쓰게 된 것이다. ❷회의문자로 物자는 '물건'이나 '사물'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物자는 牛(소 우)자와 勿(말 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勿자는 무언가를 칼로 내리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物자는 소를 도축하여 상품화시키는 모습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고대에는 다양한 색이 뒤섞여 있던 '얼룩소'를 物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후에 다양한 가축의 종류나 등급과 관계된 뜻으로 쓰이게 되면서 지금은 광범위한 의미에서의 '제품'이나 '상품', '만물'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物(물)은 (1)넓은 뜻으로는, 단순한 사고(思考)의 대상이건,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이건을 불문하고, 일반으로 어떠한 존재, 어떤 대상 또는 어떤 판단의 주어(主語)가 되는 일체의 것 (2)좁은 뜻으로는, 외계(外界)에 있어서의 우리들의 감각에 의해서 지각(知覺)할 수 있는 사물(事物), 시간(時間), 공간(空間) 가운데 있는 물체적, 물질적인 것 (3)사람이 지배하고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구체적 물건. 민법 상, 유체물(有體物) 및 전기(電氣) 그 밖에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自然力). 사권(私權)의 객체(客體)가 될 수 있는 것 등의 뜻으로 ①물건(物件) ②만물(萬物) ③사물(事物) ④일, 사무(事務) ⑤재물(財物) ⑥종류(種類) ⑦색깔 ⑧기(旗) ⑨활 쏘는 자리 ⑩얼룩소 ⑪사람 ⑫보다 ⑬살피다, 변별하다 ⑭헤아리다, 견주다(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기 위하여 서로 대어 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물건 건(件), 물건 품(品), 몸 신(身), 몸 궁(躬), 몸 구(軀), 몸 체(體)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음 심(心)이다. 용례로는 사람이 필요에 따라 만들어 내거나 가공하여 어떤 목적으로 이용하는 들고 다닐 만한 크기의 일정한 형태를 가진 대상을 물건(物件), 물건의 본바탕으로 재산이나 재물을 물질(物質), 물건 값을 물가(物價), 쓸 만하고 값 있는 물건을 물품(物品), 물건의 형체를 물체(物體), 물건의 분량을 물량(物量), 물건을 만들거나 일을 하는 데 쓰는 여러 가지 재료를 물자(物資), 어떤 사람의 좋지 않은 행동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이러쿵 저러쿵 논란하는 상태를 물의(物議), 마음과 형체가 구별없이 하나로 일치된 상태를 일컫는 말을 물심일여(物心一如), 사물에는 근본과 끝이 있다는 뜻으로 사물의 질서를 일컫는 말을 물유본말(物有本末), 세상의 시끄러움에서 벗어나 한가하게 지내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물외한인(物外閑人), 바깥 사물과 나 그리고 객관과 주관 또는 물질계와 정신계가 어울려 한 몸으로 이루어진 그것을 이르는 말을 물아일체(物我一體), 무엇이나 제각기 그 주인이 있다는 뜻으로 무슨 물건이나 그것을 가질 사람은 따로 있음을 이르는 말을 물각유주(物各有主), 생물이 썩은 뒤에야 벌레가 생긴다는 뜻으로 남을 의심한 뒤에 그를 두고 하는 비방이나 소문을 듣고 믿게 됨 또는 내부에 약점이 생기면 곧 외부의 침입이 있게 됨을 이르는 말을 물부충생(物腐蟲生), 나는 물건이 많고 지역이 또한 넓음을 일컫는 말을 물중지대(物衆地大), 만물이 한 번 성하면 한 번 쇠함을 이르는 말을 물성칙쇠(物盛則衰), 물건이 오래 묵으면 조화를 부린다는 말을 물구즉신(物久則神), 물질적인 면과 정신적인 면의 양면을 일컫는 말을 물심양면(物心兩面), 사람과 사귀는 데 선물이나 음식 대접은 다소 박하더라도 정만은 두터워야 함을 이르는 말을 물박정후(物薄情厚), 세상이 시끄러워 사람의 마음이 안정을 얻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물정소연(物情騷然), 사물은 바뀌고 세월은 흘러감을 이르는 말을 물환성이(物換星移)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 즉,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지남지북(之南之北)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부적절(不適切), 부당한 일을 부당지사(不當之事),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부정부패(不正腐敗),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부지기수(不知其數), 시대의 흐름에 따르지 못한다는 부달시변(不達時變) 등에 쓰인다.
▶️ 齊(가지런할 제, 재계할 재, 옷자락 자, 자를 전)는 ❶상형문자로 斉(제)의 본자(本字), 䶒(재)와 동자(同字)이고, 齐(제)는 간자(簡字), 亝(제)는 고자(古字)이다. 곡물의 이삭이 가지런히 돋은 모양을 본떴다. ❷상형문자로 齊자는 '가지런하다'나 '단정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齊자는 亠(돼지해머리 두)자와 刀(칼 도)자와 같은 다양한 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서의 齊자는 매우 단순했었다. 齊자의 갑골문을 보면 곡식의 이삭이 나란히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곡식이 가지런히 자라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후에 글자의 획이 복잡해지기는 했지만, 갑골문에서는 곡식을 가지런히 그려 '가지런하다'나 '단정하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래서 齊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대부분이 가지런함과 관계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齊(제)는 중국 춘추시대에 산둥성(山東省) 일대에 있던 나라의 뜻으로 가지런할 제의 경우 ①가지런하다(제) ②단정하다(제) ③질서 정연하다(가지런하고 질서가 있다)(제) ④재빠르다, 민첩하다(제) ⑤오르다(제) ⑥같다, 동등하다(제) ⑦좋다, 순탄하다(제) ⑧다스리다(제) ⑨경계하다(제) ⑩지혜롭다(제) ⑪분별하다(제) ⑫이루다, 성취하다(제) ⑬섞다, 배합하다(제) ⑭약제(藥劑)(제) ⑮배꼽(제) ⑯한계(限界)(제) ⑰삼가는 모양(제) ⑱제나라(제) ⑲가운데(제) ⑳일제히, 다 같이(제) 그리고 재계할 재의 경우 ⓐ재계하다(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다)(재) ⓑ공손하다(재) ⓒ엄숙하다(재) ⓓ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재) 그리고 옷자락 자의 경우 ㉠옷자락(자) ㉡상복(上服: 윗옷. 위에 입는 옷)(자) ㉢제사에 쓰이는 곡식(자) ㉣꿰매다(자) ㉤예리하다(자) 그리고 자를 전의 경우 ㊀자르다(전) ㊁깎다(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집안을 바로 다스리는 일을 제가(齊家), 여러 사람이 다 같이 소리를 질러 부름을 제창(齊唱), 어떤 행동이나 동작을 일제히 함을 제거(齊擧),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모두 바침을 제납(齊納), 반열을 정돈하여 가지런히 함을 제반(齊班), 여러 사람이 다 같이 분개함을 제분(齊憤), 여러 사람이 다 같이 정성을 바침을 제성(齊誠), 여러 사람이 다 같이 큰 소리로 호소함을 제유(齊籲), 큰 일을 의논하기 위하여 여러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 앉음을 제좌(齊坐), 여럿이 일제히 떨쳐 일어남을 제진(齊振), 여럿이 한 자리에 모임을 제회(齊會), 한결같이 가지런함을 제균(齊均), 금전이나 물건 등을 균등하게 나누어 줌을 제급(齊給), 일제히 길을 떠남을 제발(齊發),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일제히 소리를 지름을 제성(齊聲), 마음을 한 가지로 함을 제심(齊心), 가지런히 열을 지음을 제열(齊列), 남편과 한 몸이라는 뜻으로 아내를 이르는 말을 제체(齊體), 음식을 눈썹 있는데까지 받들어 올린다는 뜻으로 부부가 서로 깊이 경애함을 일컫는 말을 제미(齊眉), 밥상을 눈썹 높이로 들어 공손히 남편 앞에 가지고 간다는 뜻으로 남편을 깍듯이 공경함을 일컫는 말을 거안제미(擧案齊眉), 자기의 몸을 닦고 집안 일을 잘 다스림을 이르는 말을 수신제가(修身齊家), 제나라와 초나라 사이라는 뜻으로 약한 자가 강한 자들 사이에 끼여 괴로움을 받음을 이르는 말을 간어제초(間於齊楚), 제나라를 공격하나 이름만 있다는 뜻으로 어떠한 일을 하는 체하면서 사실은 다른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벌제위명(伐齊爲名), 온갖 꽃이 일시에 핀다는 뜻으로 갖가지 학문이나 예술이 함께 성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백화제방(百花齊放), 듣고 본 것이 아주 좁고 고루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자성제인(子誠齊人),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의 죄를 일제히 꾸짖음을 이르는 말을 제성토죄(齊聲討罪), 중국의 제나라 동부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어리석어서 그 말을 믿을 것이 못 된다는 뜻으로 의를 분별하지 못하는 시골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제동야인(齊東野人), 두 마리의 봉황이 나란히 날아간다는 뜻으로 형제가 함께 영달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양봉제비(兩鳳齊飛), 토지의 크기나 덕이 서로 비슷하다는 뜻으로 서로 조건이 비슷함을 이르는 말을 지추덕제(地醜德齊), 제나라도 섬기고 초나라도 섬긴다는 뜻으로 양쪽 사이에서 이렇게 하거나 저렇게 하지도 못하여 난감한 상황을 이르는 말을 사제사초(事齊事楚), 월나라와 제나라에서 미인이 많이 나온 데서 미인을 이르는 말을 월녀제희(越女齊姬)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