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거짓말 (white lie)
영국의 어느 왕이 죄수에게 사형을 언도하자 신하 두 사람이 죄인을 감옥으로 호송하고 있었습니다.
절망감에 사로잡힌 죄수는 감옥으로 끌려가면서 계속 고함을 질러댔습니다. "이 못된 왕아! 지옥 불구덩이에 빠져 평생 허우적거려라."
이때 한 신하가 그를 나무랐습니다. "이보시게. 말이 너무 심하지 않은가?"
하지만 죄수는 더욱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어차피 죽을 목숨인데 무슨 말인들 못하겠소!"
신하들이 궁으로 돌아오자 왕이 물었습니다. "그래, 죄인이 잘못을 뉘우치던가?"
그때 죄수의 말을 가로막던 착한 심성의 신하가 대답했습니다. "예, 자신에게 사형을 내린 폐하를 용서해 달라고 신께 기도했습니다."
신하의 말에 왕은 매우 기뻐하며 그 죄수를 살려주라고 명하였습니다.
그때 다른 신하가 말했습니다. "폐하, 아닙니다. 그 죄수는 뉘우치기는 커녕 오히려 폐하를 저주했습니다."라고 사실대로 말했습니다.
그런데, 왕은 그 신하를 나무랐습니다. "네가 하는 말이 진실인 것은 나도 안다. 그런데 나는 저 신하의 말과 행동이 더 마음에 드는구나."
사실대로 말한 신하가 말했습니다. "폐하, 어째서 진실을 마다하고 거짓말이 더 마음에 드신다고 하십니까?"
왕이 말했습니다.
"저 신하가 한 말이 비록 거짓말일지라도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말한거지만 네 말 속에는 사람을 미워하는 악의가 가득하구나. 때로는 선의의 거짓말이 분란을 일으키는 진실보다 나은 법이니라."
왕은 결국, 거짓말을 한 신하의 말을 믿고 죄수의 목숨을 살려주었습니다. ***** 의학계에서 전해오는 '플라시보 효과'는 가짜약을 진짜약이라고 속여 투약을 해도 약효가 있다는 심리적 호전현상을 의미합니다
. 대표적인 선한 거짓말이며 하얀 거짓말인 셈이죠. 살 날이 얼마 남지않은 사람에게 증세를 사실대로 말하면 그 환자는 희망을 잃어버릴 것입니다.
‘마지막 잎새‘에서 '존시'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할아버지 '베어만'은 마지막 잎새를 그려 놓았습니다. 이것 역시 선의의 하얀 거짓말입니다.
간호사가 자주하는 "이 주사 하나도 안 아파요." 예식장 사진사가 말하는 "지금까지 제가 본 신부 중에 제일 예뻐요." 중국집 사장님이 말하는 "예, 지금 바로 출발합니다." 등도 마찬가지 입니다.
가끔은 악의에 찬 진실보다도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깃든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사랑이 깃든 말, 아름다운 말은 말하는 이와 듣는 이 모두를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잊지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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