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3일 그동안 긴장과 초초, 설레임속에 기다려온 바로 그날 제 59회 춘천마라톤 대회의 아침은 어김없이 밝아 왔다. 새벽 4시 일어나 집사람을 깨워 식사를 하고 주엽동 천주교회 동호회에서 출발하는 버스에 몸을 싯고 5시 40분 춘천을 향해서 출발하고 우리들은 깊은 잠에 빠져 버렸다. 얼마를 갔을까 하리가 아파 눈을 뜨니 8시 20분경 춘천에 도착했다. 아침 식사를 다시 든든히 먹고 개인준비를 하고 드디어 11시 엘리트 선수가 출발하고 각 그룹별로 출발하고 나는 F조라 11시 10분 다시 돌아올 것을 기약하며 목적지 춘천공설운동장을 뒤로하고 힘차게 한발한발 뛰어나갔다. 출발지를 벗어나 막 우회전하니 첫 오르막이 시작된다. 가볍게 뛰어올라 내려가니 주변에 펼쳐지는 의암호반의 아름다움 그리고 호반 건너로 바라보이는 삼학산의 모습과 어루려져 달림이들의 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의암땜을 돌으니 7.5Km 표시를 지나고 붕어섬을 오른쪽으로 바라보며 상쾌하게 달리는 내 발걸음도 무척 가볍다. 언젠가 친구들과 부부동반으로 와서 숙박을하며 놀던 회집을 지나고 또다시 서면쪽으로 가는 2번째 언덕을 지나니 10Km 표지를 지나고 우측을 보니 30-40대의 머리속에 아직도 살아있는 1년에 한번씩 강변가요제가 열리던 장소인 중도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호수에 둥실떠있는 모습이 가을 날씨와 어우러져 한결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연도에는 시골 부모님들 같은 어른들의 응원을 받으며 하프 지점을 통과하니 아직도 달릴만 한 것이 기분도 상쾌했다. 멀리 춘천땜의 모습이 보이고 나의 몸도 조금씩 힘들어 옴을 느끼며 지루하게 2-3Km 계속되는 오르막 거의 끝나갈 무렵 25km지점을 통과하는데 다리게 찌릿한 신호가 온다. 걱정이 돼서 한 2-30m정도 걸어서 땜위에 올라 다리를 풀고 스트레칭을 하니 좀 나아지는 것을 느낄수 있어 다시 시작을 한다. 그런데 아까와는 전혀 다른 약간씩 다리에 통증이 느껴오고 약간의 오르막만 있어도 쥐가 나기 시작하고 점점 고통과 공포가 엄습해오고 그러는 사이 30km지점을 통과하고 자원봉사자들에게 파스를 좀 바르고 물을 한모금하고 다시 출발하는데 약간씩 한계점이 오고 있음을 절실히 느끼며,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진다. 천천히 뛰면서 주변을 바라보면 다른 달림이들도 고통스런 모습으로 달리고 있다. 그러면서 내가 그동안 살아온 모습과 집에서 열심히 TV앞에서 응원하고 있을 집사람, 두 아들, 부모형제들과 그동안 성당에서 함께 기쁜일, 슬픈일 함께 했던 선후배 형제자매님들에 대한 생각 그리고 함께 했던 오랜 친구들의 생각을 하며 고통을 잠시 잊어보고 달리다 보니 길가에 군부대에서 군악대가 나와서 열심히 연주를 해주고 참으로 고통과 기쁨이 함께 병존하는 시간이 아닐수 없었다. 멀리 소양교가 바라보이고 힘들게 힘들게 다리를 건너니 37.5km 지점 이제는 다와가는 것을 느끼며 걷다 뛰다를 반복하며 춘천역을 지나고 멀리 춘천시청 방향표시가 눈에 들어오고 구 시외버스터미널인 40km지점을 고통속에 통과하니 이제는 10분만 가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그래도 약간 힘이 난다. 천천히 달려 춘천경찰서 앞을 지나니 연도에는 많은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 열심히 응원을 하고 나의 이 고통도 서시히 끝나감을 느끼며 나의 몸은 어느덧 공설운동장의 트랙을 돌고 있었다. 멀리 꼴인지점이 보이고 한발한발 천근만금 다리를 옮기며 기쁨과 절망이 함께 했던 105리의 긴 레이스의 종말을 고하고 회한의 눈물이 핑돌며 서서히 걸어서 칩을 반납하고 함께간 동호회원들이 있는 곳에 도착하니 다른 형제자매님들이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를 보내며 고생했다고 힘을 북돋아 준다. 이번 기회에 철저한 사전준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꼈고 다음 기회에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고, 제 인생을 한층 성숙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제 이번 기록은 4시간 13분 17초 였습니다. -제59회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참가기, 감사합니다. -문완식 베드로-
첫댓글 와, 진짜 기록 좋다! 원래 인생항로를 마라톤 쪽으로 잡았더라면 황영조 이봉주의 이름이 세상에 나오지 못할뻔 했겠네! 완주 기념에다 기록 갱신주 한잔 텁텁하게 해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