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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도 모르는 맛의 비밀은?
일요일 오전 시간. 정신없이 자는데 전화벨이 울린다.급한 일이라도 생긴 걸까."영덕에 게 먹으러왔는데 어느 집 가면 되노?" 으이구.대충 설명하고 다시 침대에 몸을 던진다."내가 뭐 네이버야…." 맛집 기자를 3년째 하다 보니 이런 일이 부지기수이다.
아버지한테 전화가 왔다. "친구 아들이 아주 싸고 맛있는 삼겹살집을 열었더라." 한 귀도 듣고 한 귀로 흘렸다.얼마 뒤 다시 전화가 와서 "아주 싸고 맛있다니까!" 라고 강조한다.아버지의 청탁은 지금까지 들어주지 못했다. "아버지, 저도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어요."
신문, 방송, 인터넷은 맛집에 대한 정보로 넘쳐난다.사람들은 왜 이렇게 맛집에 열광할까? 가족끼리 여행을 떠나자면 먹고, 자고, 기름값에 수십만원이 그냥 날아간다. 몇 만원 가지고 온 가족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맛집이다. 일인분에 몇 만 원씩 하는 코스 요리부터 천 원짜리 자장면까지 선택 범위도 다양하다. 소설가 한창훈은 "한 번도 못 먹어봤다는 말은 한 번도 못 가봤다는 말보다 더 불쌍하다"는 불후의 명언을 남겼다.
출장을 다녀온 후배가 딴지를 건다. "OO 신문사 맛집 기자와 같이 갔는데 그 양반은 음식을 먹어보면 안에 뭐가 들어갔는지 다 안다네요." 만화책에도 이런 장면이 가끔 나온다.감히 하늘같은 선배의 세치 혀를 시험하는 의도다.고백하건데 나는 모른다.그런 절대미각을 가지고 있으면 요리사를 하지 왜 기자를 할까.가장 재미없는 맛집 기사는 제대로 소화를 못시키고 레시피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글이라고 생각한다. 기사를 보고 집에서 그대로 만들어 먹을 것도 아닌데. 이런 기사를 읽다보면 소화불량에 걸릴 것 같다.
맛집 기자는 스토리를 부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럴싸한 스토리를 알고 먹으면 훨씬 더 맛이 있다.
기억에 남는 첫 번째 스토리는 ‘천원의 행복'이다.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입구에 천 원 하는 시락국밥을 파는 노천 식당이 아침마다 열리고 있어서 나가봤다. 양복쟁이 신사,젊은이,노인 가릴 것 없이 개다리소반을 앞에 두고 거리의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깍두기가 흔히 보던 크기의 20분의 1이나 될까 말까한 초미니여서 신기했다.깍두기를 절약하려고 작게 만들었는지 물었다. 주인아주머니는 "이가 불편한 노인들이 먹기 좋으라고 그렇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 손님이 "이 가게도 아침밥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노인들에게 봉사한다고 시작한 것이다"라고 거들었다.
두 번째 스토리. 물 회로 빌딩을 올렸다고 소문이 난 집에 취재를 요청했지만 안 한단다. 일단 가서 무조건 먹고 계산을 한 뒤 사정을 했다. 주방에서 나오는 법이 없다는 사장님은 "절에서 부처님에게 바치는 마음으로 손님들에게 음식을 대접한다"고 말했다. 이런 마음으로 만드는 음식이 맛이 없을 수가 없다.단골손님들이 이 기사를 보고서 "자주 들르는 집이지만 정말 그런 마음으로 만드는 줄은 몰랐다"고 고마워했다.
다음은 맛집 기자로 가장 보람이 있었던 이야기이다.아주 허름한 음식점에 갔다.촌사람 같은 60대 부부가 30년 넘게 장사를 했지만 집 한 칸 마련하지 못했다며 부끄러워한다. 다 이유가 있었다.소주 1병에 2천원 받아서 언제 돈을 벌까.이 집을 소개하는 기사가 나자 손님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다음번에 가보니 발길이 뜸하던 아들,딸,며느리까지 나와서 식당 일을 돕고 있다.노부부의 얼굴빛이 환하게 달라졌다. 가족 간의 화합만큼 더 좋은 게 있을까.
마지막으로 가장 마음에 걸리는 이야기이다. 기사 때문에 망한 집이다. 독자로부터 편지가 왔다."제대로 좀 알아보고 기사를 써라.회를 올려놓았던 얼음을 재활용한다며 가져가더라"는 내용이다. 말로 해도 안 고쳐서 할 수 없이 칼럼에 대고 "사장님 그러면 안 됩니다"라고 글을 썼다. 가게 이름도 안 밝혔는데 어떻게들 알고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어져 곧 문을 닫았다.이 분께는 지금도 미안하지만 당연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자격이 없는 집이 언론을 타면 일시적으로 장사가 잘 될지 몰라도 결국은 망하는 지름길이다.
진정한 맛집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식구들이 먹는다고 생각해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집들이 맛이 있다. 직원을 식구처럼 생각하는 집이 맛이 있다. 돈 벌 생각 안 하는 집들이 맛이 있고, 돈도 따라온다. 세상 이치가 그렇다.
* 부산일보에서 몇 년째 맛집 코너의 팀의 일원으로 많은 기사을 작성한 박종호 기자님의 글을 가져왔습니다.
부맛기의 회원님들 중 포스팅하시는 분, 댓글과 답글등으로 메인 글에 윤기, 활기, 생기, 살기(ㅋㅋ)를 불어 넣어 주시는 분들에게 참고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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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삐딴의 마음을 닮겠다는 마음으로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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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 바치는 마음으로 하시면 됩니더 ... ㅋ
까삐딴님의 마음을 안닮겠다는 마음으로 예~ㅎㅎ
제 선전을 많이 해주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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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옹님의 마음이라...인생이라는 항로를 항해하고 있는 배의 방향타를 꼭 잡고 거센 바람이든 순한 바람이든 거센 파도든 잔잔한 파도든 상관하지 않고 가야 할 방향을 올바르게 잡아가는 것..이것일까요? 선전을 심하게 했나요?~ㅋㅋㅋ
제 소개를 따~악 맞게 해주시는구요~
누야 까옹님한테 물뭇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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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갱아~ 니는 내물 안무우뜨나???
아
마따...
풍갱이, 인자 대째~
까옹~ 인용을 할 때는 어원을 정확하게 알고 확실하게 씁시다..
정확한 어원은 '선전을 많이 해주는것 같군요.... "입니다.
해서, '제 선전을 많이 해주는것 같군요....'로 바꾸어야 합니다. 에헴~
행니마, 지가 언제 누구 따라하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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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윤 활 생 살 윤 활~~>골고루 한번씩 돌아가며 자알 부탁합니다^^
넹, 지금도 잘 그라고 인는데예~ 앞으로도 [살] [살] 해드리끼예~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