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니스 증후군은 남성이 외모를 과도하게 중요시하는 외모 집착증으로, 신체이형장애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아도니스 증후군은 그리스 신화에서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아도니스라는 미청년으로부터 이름을 따 온 것이다.
그리스 신화 속 아도니스만큼 예술가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는 없었다. 탄생의 비극성, 바람둥이 여신 아프로디테와 저승의 왕비 페르세포네의 지극한 사랑, 그리고 비극적인 죽음 등 갖춰야 할 것은 다 갖췄다.
아도니스의 어머니 미르라는 아버지를 유혹해 불륜의 자식을 잉태한 몰약나무로 변하고, 아도니스는 그 나무에서 태어난다. 아름다운 청년으로 성장한 아도니스를 아프로디테가 끔찍이 사랑하자, 그의 변심에 화가 난 연인 아레스는 멧돼지로 변신해 아도니스를 받아 죽인다.
그가 피 흘려 죽은 자리에선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도록 꽃이 피게 할 것”
이라는 아프로디테의 다짐에 따라 핏빛 꽃이 피었다 곧 시들었다. ‘아네모네’다.
시리아의 한 문학청년은 이 신화를 읽은 뒤 이름을 알리 아흐마드 사이드에서 아도니스로 바꿨다. 청년을 뒤흔든 것은 아도니스의 비극이 아니었다. 봄마다 죽음에서 핏빛 꽃으로 되살아나는 부활의 메시지였다.
사실 아도니스 신화의 원전은 바빌로니아의 탐무즈였다. 죽음을 통해 새로운 생명으로 되살아나는 곡물의 신이다.
서구의 사냥감이 된 아랍의 분열과 팔레스타인의 붕괴 등으로 말미암아 당시 아랍 지식인들은 구체제의 죽음과 새로운 아랍의 부활을 꿈꾸고 있었다. 필명 아도니스에 담긴 열망이었다.
이제 매년 가장 유력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거론되는 아랍 최고의 시인 아도니스. 1950년대 정치활동으로 투옥됐다가 레바논으로 망명했던 그는 지금 고국 시리아의 모든 정치권력으로부터 배척당한다.
집권세력은 그가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줄기차게 주장한 까닭에, 그리고 반정부 세력은 외세를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시종일관 비판하는 까닭이다.
심지어 아도니스라는 서구식 이름마저 불만의 대상이 됐으며, 특히 반정부 세력은 살해 위협까지 한다. 부활을 꿈꾸는 시인은 어디에도 머리 둘 곳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