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의 무서운 예언
홍준표 대구시장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당 지지율 하락이 내 탓이냐”며 “그것은 당대표의 무기력함과 최고위원들의 잇따른 실언 탓”이라고 하면서, “당분간 당 대변인이 말한대로 입 닫고 있을테니 경선 때 약속한 당 지지율 60% 만들어 보라”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이대로 가면 총선 앞두고 각자 도생해야 하는 비상사태가 일어날 것”라고 했다.
페이스북 글을 보면 친윤과 비윤 사이를 오락가락하던 홍 시장이 비윤에서 멈춘 듯하다. 친윤세력들은 홍 시장의 여러 발언에 대해 비판을 하면서 당의 지지율 하락에 홍 시장의 책임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친윤인 김기현 당 대표 등 최고위원들은 홍 시장을 상임고문에서 해촉하기도 했다.
화산처럼 주체할 수 없는 입담을 폭발시키던 홍 시장의 발언은 때로는 국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설화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런 홍 시장이 “당분간 당 대변인이 말한대로 입 닫고 있을테니 경선 때 약속한 당 지지율 60% 만들어 보라”라고 한 것은 지신 때문에 윤석열,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하락했다면 자신이 입을 다물면 지지율이 오르는지 보겠다는 것이다.
윤석열에 대한 지지율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동반하락하고 있는데 홍 시장의 발언도 조금은 영향은 미쳤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윤석열과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들이라는 것이다. 홍 시장의 말대로 홍 시장이 입을 다물고 윤석열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급상승한다면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홍 시장에게 있다.
홍 시장은 입을 다물겠다고 한 것은 입을 다물었는데도 여전히 지지율이 하락한다면 홍 시장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이고 오히려 홍 시장에게 입을 다물도록 요구하는 사람이과 당 지도부가 지지율 하락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내년 총선의 결과가 어떠할 것인지를 예상하고 있는 것이 있다. “이대로 가면 총선 앞두고 각자 도생해야 하는 비상사태가 일어날 것”라고 한 부분이다.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어 총선까지 반등은 극히 어렵다고 보고 총선은 필패라는 것이다.
각자 도생을 해야 한다는 것은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한 당을 믿고 후보들이 당에 기대어 총선을 치루는 것은 어려우니 개인의 능력으로 총선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환경의 총선에 살아남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임을 예언하는 것처럼 보인다.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서울 경기 인천에서 승리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과 같을 것이고 부/울/경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홍 시장의 예상이 적중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 이후 국민의힘은 윤석열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친윤 완장들 때문에 어쩌면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