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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우승의 숨은 주역 장학영 ⓒ스포탈코리아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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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한 해를 쉬지 않고 달려온 ‘삼성 하우젠 K리그 2006’의 최종 승자는 성남 일화였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K리그 3년 연속 우승에 빛났던 성남은 2004년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의 뼈아픈 패배 이후 휘청거리는 듯 보였다. 2004년 K리그를 9위로 마감했고, 1998년부터 팀을 이끌어 온 차경복 감독 역시 사퇴했다.
차경복 감독의 뒤를 이어 성남의 지휘봉을 잡은 것은 수석코치로 차경복 감독을 보좌해 오던 김학범 감독. 김학범 감독의 지도 아래 팀의 분위기를 일신, 2005년 K리그 후기리그에서 우승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울산 현대에게 패배하면서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그리고 찾아온 2006년 K리그. 성남 일화는 시즌 개막과 함께 조직력의 축구, 빠른 패스에 의한 속도 축구를 선보이며 4연승을 내달렸다. 전기리그 10승 2무 1패, 2위 포항을 승점 10점 차로 따돌리고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이어 벌어진 삼성 하우젠컵에서는 2위였고, 후기리그에는 9위로 다소 처졌다. 후기리그의 저조한 성적에도 김학범 감독은 플레이오프에 맞춰 팀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중점을 맞췄다.
플레이오프에서 난적 서울을 물리친 성남은 스타군단 수원과 2006 K리그 챔피언을 놓고 한판대결을 펼쳤다. 그리고 올 시즌 수원과의 상대전적에서 1무 2패의 열세를 기록했던 성남은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부지런한 미드필더들이 수원의 미드필더들을 봉쇄했고, 수비진은 단단한 포백 수비를 펼쳤다. 공격수들은 귀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했다. 통합성적 3-1, 성남의 완승이었다.
올 시즌 K리그 팬들을 감동시켰던 것은 스타플레이어들의 놀라운 개인기가 아니었다. 우승팀 성남이 팬들에게 보여준 것은 상대팀을 철저히 해부한 후 대응하는 전략적인 움직임과 거기에 맞춰 혼신의 힘을 다하는 선수들의 투혼이었다. 성남의 우승에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던 이유다.
그리고 여기 성남의 장점을 한 몸에 갖고 있는 듯한 선수가 있다. 성남 부동의 왼쪽 윙백, 장학영(25). 2004년 연습생으로 성남 일화에 입단해 1군으로 올라섰고, 데뷔 초기 팬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기복 없이 성실하고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치며 성남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2006년 전 경기 출장, 수비와 공격을 오가는 부지런한 플레이로 성남의 왼쪽을 책임졌던 장학영. 우승의 기쁨도 잔잔히 사그라질 때쯤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생애 첫 정규리그 우승과 그의 팀 성남,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했던 선수 장학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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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시즌 우승을 차지한 성남. 오른쪽에 장학영의 모습도 보인다. ⓒ한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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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K리그, 생애 첫 우승을 일궈내다
“제가 팀의 일원으로 경기에 뛰면서 우승을 한다는 게 정말 기분이 좋았죠. 운동하면서 우승 경험이 많지 않는데, 아니, 없던 걸로 기억하는데 프로에 와서 우승을 할 수 있다는 게 저에게는 큰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2006 K리그 우승은 장학영에게 ‘처음’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첫 정규리그 우승, 처음으로 경기를 뛰면서 함께 만들어낸 우승. 2004년 컵 대회에서 우승할 당시까지만 해도 교체 멤버로 경기에 나서는 시간보다 벤치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았던 그다.
“2004년 컵 대회에서 우승할 때는 차경복 감독님이 징계로 인해서 경기장 밖에 계셨는데, 저도 그 옆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죠. 그때 우승했던 거랑 이번 우승은 무척 달랐어요. 제가 직접 뛰면서 우승하는 거랑 지켜보면서 우승하는 거랑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우승의 기쁨 뒤에는 안타까운 마음도 있었다. 감독직 사퇴 이후에도 성남의 코칭스태프들과 선수들에게 아버지와 같은 존재로 남아있던 차경복 감독이 지난 10월 31일 세상을 떠난 것. 장학영 역시 우승 이후 차경복 감독을 떠올렸다고 했다.
“사퇴하신 이후에도 몸이 괜찮으셨을 때는 훈련장에 자주 오셔서 선수들을 지켜보곤 하셨어요.”
“우승하고 서포터들이 감독님 존함을 크게 외치실 때 눈물이 날 것 같더라고요. 기자 분들이 우승 소감 물으면 차경복 감독님이 계셨다면 좋았을 거라고, 우승컵을 감독님께 바치고 싶다고 얘기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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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하고 있는 장학영 ⓒ스포탈코리아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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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전기리그 우승 당시 좋은 활약을 펼쳤단 두두와 모따가 각각 이적과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한 것. 후반기 들어 이따마르가 영입되었지만 팀에 적응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흔들린 것도 그때였다.
“선수들간에 단합이 잘 됐어요. 감독님이 선수들이 어떻게 해야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는지를 알고 계셨던 것 같아요. 감독님이 최대한으로 선수들의 편의를 봐주셨어요. 쉴 땐 쉬게 해 주고, 운동장에서는 강하게 하면서.”
흔들리던 팀은 차츰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고 플레이오프에서 서울을 1-0으로 격파하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일단 수원한테 올해 원정에서 후기리그 때 3-0으로 진 것도 있고. 수원은 우승을 두 개 할 수 있다, 그런 게 있으니까 선수들이 좀 나태해졌던 것 같아요. 두개 중에 하나만 하면 되겠지, 그런 생각에. 저희는 일단 작년에도 실패를 맛봤고 재작년에도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실패했으니까 올해는 꼭 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또 차경복 감독님도 돌아가시고. 그렇게 많은 것들이 선수들한테 작용해서 꼭 우승하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좋은 결과를 얻었던 것 같아요.”
사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장학영은 대표팀과 소속팀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팀 동료인 김두현, 김용대와 함께 챔피언결정전에 직전 소집된 아시안컵 예선 이란전 원정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것. 이란 원정과 챔피언결정전 두 경기를 모두 치른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대표팀에 소집되었던 그는 허벅지 부상으로 인해 성남으로 되돌아왔고 챔피언 결정전에 출전했다. 제 컨디션이 아닌 것을 알고 있었지만 차마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볼 수는 없었다.
“가벼운 부상은 아니었어요. 국가대표 경기라 몸이 최고인 상태에서 국가를 대표해서 경기를 뛰어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었죠. 기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 의사 선생님하고 상의를 하고 팀으로 돌아왔어요.”
“어차피 챔피언 결정전 2경기만 뛰고 나면 쉴 기회가 많고, 치료할 기간도 많으니까요. ‘아파도 딱 2게임이니까 뛰자, 뛰고 나서 푹 쉴 수 있으니까 최선을 다해 뛰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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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의 세련된 축구, 그 중심에 장학영이 있다
이번 시즌 성남의 우승으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사람은 김학범 감독이었다. 현역 시절 무명의 설움을 겪었지만 꾸준한 노력과 치밀한 분석을 통해 팀을 K리그 정상에 올려놓으며 ‘공부하는 지도자’, ‘지략가’라는 평을 얻었다. 장학영이 바라보는 김학범 감독은 어떤 지도자일까.
“정말 대단한 감독님인 것 같아요. 저녁에 잠도 안 주무시고 항상 새벽까지 비디오 분석을 하시죠. 시합을 하고 나서 다음 경기가 있으면 일주일 전부터 항상 비디오 분석을 해서 저희 팀이 어떻게 나가야할지, 허점이 어딘지 공부하세요. 정말 선수들한테도 도움이 많이 되고, 같이 있는 코칭스태프 분들도 감독님한테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정말 어느 분 못지않게 정말 좋은 지도자세요.”
“경기를 뛰지 못하게 되면 개인적으로 불러서 이야기를 해 주세요. 전술적인 부분도 있지만 선수들 마음이 안 좋을까봐 챙겨주는 부분도 있고요. 그런 것부터 감독님이 정말 좋은 분이라고 느끼게 되죠.”
김학범 감독은 여러 차례 본인이 추구하는 축구는 ‘패스를 위주로 하는 빠른 축구’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감독의 생각은 성남의 선수들에게도 깊이 새겨져 있다. 장학영 역시 패스의 중요성을 깨닫고 패스를 통해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을 즐긴다.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간다는 그런 느낌을 저번 피스컵 때 많이 느꼈었거든요. 훈련할 때도 항상 패스 연습하고, 그런 걸 감독님이 좋아하기도 하고요.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에 패스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오버래핑을 나가도 일반적으로 크로스나 킥을 올리는 것보다는 패스가 더 정확하거든요. 골대 앞에서도 치밀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게 좋아요.”
성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는 단단한 포백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부임 초기 직접 성남의 경기를 관전하며 한국식 포백에 대해서 배워가기도 했다. 포백의 한 구성원으로서 성남의 왼쪽 측면을 맡고 있는 장학영은 성남의 포백을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했다.
“지적할 데가 없는 포백이죠.(웃음) 저 개인에 대해서는 높이에 대해 지적들을 하시는데, 저는 상관이 없다고 봐요. 키 큰 선수와 헤딩 경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대팀이 높이로 공략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키 큰 선수가 와도 부담은 없어요.”
타 팀과 차별화된 성남 포백만의 특징은 양쪽 윙백이 오버래핑을 자주 나간다는 것. 특히 후반기 들어 오른쪽 윙백인 박진섭에 비해 장학영의 공격 가담이 빈번해졌다.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장학영이 성남 공격의 활로를 뚫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박)진섭이 형이 오랫동안 축구를 해 왔고 경험이 많으니까 힘 조절을 잘하시는 것 같아요. 저는 감독님이나 코칭스태프들도 많이 주문을 하니까 거기에 맞게 오버래핑을 많이 하게 되고...”
“공격을 해야 된다기보다는, 포백이면 수비수니까요. 수비 임무를 충실히 하다가 기회가 생겼을 때 나가는 횟수가 많다 보니까 좋은 평가를 해 주시는 것 같아요.”
어느새 장학영은 성남과 맞붙는 팀이 승리를 위해서 반드시 봉쇄해야 하는 선수가 됐다. 수원 삼성의 김대의는 지난 10월 후기리그 성남전에서 3-0으로 승리한 후 “차범근 감독이 공격보다도 장학영의 오버래핑을 막으라는 주문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 기사가 나왔을 때는 ‘상대 감독님이나 사람들이 나를 인정하니까 그렇게 얘기하는 거다’ 싶어서 저도 기분이 좋았죠.(웃음)”
“그 경기에서 김대의 선수가 골을 넣었잖아요. 그런데 그때 제 쪽에서 골을 넣은 게 아니라 프리킥을 차서 골을 넣은 거라 전혀 개의치 않았어요.”
이번 시즌 들어 성남은 상당히 세련된 축구를 구사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포백 수비와 함께 미드필드에서 뻗어나가는 정확한 패스로 경기를 펼쳐나가는 것. 이런 축구는 의외로 거칠게 밀어붙이는 힘의 축구에 약한 면모를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상대팀은 힘을 위주로 오히려 거친 경기를 펼치게 된다.
“감독님도 어느 팀이든 우리한테는 거칠게 나올 것이라고 말씀을 했어요. 그래도 우리는 우리 플레이만 해야죠. 상대가 거칠게 나왔다고 짜증내고 그러면 우리 플레이만 안 되니까. 그런 거 잘 이겨내고 우리 플레이만 하자, 그런 식으로 말씀을 하세요.”
성남의 세련된 축구는 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연습과 선수들의 단합을 통해 이루어진 것.
“숙소에 있으면 새벽 운동 나가고, 아침 먹고, 오전에 좀 자구요. 오후에 형들 오면 같이 훈련하고 저녁을 먹은 다음에 결혼한 선배들은 집에 가시죠. 그러면 총각들은 다 웨이트트레이닝 하러 나가고, 그런 식으로 하루 일과가 반복돼요.”
“형들이 일단 다 나이가 많고, 경력이 많으니까 후배들을 어떻게 감싸줘야 하겠다, 그런 것도 다 아세요. 총각들은 항상 숙소에 있다보니까 서로 의지하는 면도 있고. 그런 게 잘 어울려져서 경기에 임해서는 분위기를 맞추고 잘 해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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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멋쟁이 장학영 선수 꾸준한 모습 정말 감동 ㅠㅠ
장학영선수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이영표후계자~!!
경남전 때 부상으로 중간에 나가고 시즌 내내 출장ㅋㅋ
장학영선수도 알짜배기데....
잘하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