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지]
빌리지를 볼 때 아무것도 모르고 음산한 분위기의 포스터만 보고는
공포인 줄로만 알고 영화를 봤다.
그래서 왠 구시대의 괴물 스토리를 황당히 여기며 겁을 먹기도 했었는데
영화 빌리지는 세상 속 다른 세상, 산 속의 한 마을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들이 사는 마을은 1800년대이다.
그런데 한 사건으로 소녀가 처음 밖에 나와 부딪친 세상은 20세기이다.
그들이 사는 작은 마을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사실은 동시대를 살아가면서도 100여년이라는 시간 차가 있는 것처럼
그 마을에는 차도 없고, 돈도 없다.
세상의 상처를 안은 사람들이 만든 완벽하고 평화로운 세상.
혹시 지금,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 어떤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진 않을런지.
한번쯤은 꿈꿔봤던 세상, 그래서 이 영화가 기억에 남는다.
[주홍글씨]
전에 TV에서 한석규가 이 영화를 찍을 때,
트렁크 씬이 정말 지옥 같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래서 유독 그 씬을 기다리며 영화를 봤는데, 정말 지옥 같았다.
보통 기대를 하고 영화를 보면 별로인 경우가 많아서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그 영화를 보고 난 지금 기억에 남는 장면은 정말 트렁크 씬 밖에 없다.
차 트렁크의 그 좁은 공간에서 한 여자가 유산을 하고 자살을 하고,
나는 그 옆에 누워있는데, 탈진한 상태에서 온 몸에 피범벅을 하고,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배우들이 참 연기를 잘했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미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건지.
그는 분명 미쳤을꺼야, 미치지 않으면 저건 사람도 아니야, 그랬었는데..
그는 참 지독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