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새뱅이입니다.
계곡이나 하천 상류에 가면 가장 많이 보게 되는 종들이 버들치와 버들개인데요.
이 둘은 생김새가 너무 비슷해서 구분하기가 정말 어려운 종들인 것 같습니다.
버들치는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반면에, 버들개는 동해안으로 흐르는 하천 중 강릉남대천 이북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영서로 흐르는 하천 중에서도 일부 수계에서는 버들개가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는데요~
최근에 이들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김상기, 2015, 한국산 잉어과 어류의 비교계통지리학 및 분류학적 연구, 경북대박사학위논문)
결과를 요약하자면, 영서 수계의 버들개와 영동 수계의 버들개가 서로 다른 종이라는 것인데요..
우선 위의 연구에서 실린 사진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 버들치 및 버들개(영동/영서)의 계통학적(?) 관계(출처: 김상기, 2015)
사진은 원문 중에서 버들치와 버들개에 대한 부분만 따왔습니다.
제가 전문가는 아니라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유전자분석에 따라 계통을 추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위에서부터 4종만 말씀 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Rhynchocypris ocycephalus: 버들치
- Rhynchocypris purcnurus: 동버들개
- Rhynchocypris YD-type: 영동지방 버들개
- Rhynchocypris HR-type: 영서지방 버들개
이들 세 집단이 유전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인데요.
버들치와 영동지방의 버들개는 계통학적으로 먼저 한 집단으로 묶이고, 그 다음에 영서지방의 버들개가 묶입니다.
그 중에서 영서지방의 버들개는 기존에 있는 Rhynchocypris lagowskii와 같은 종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게 나왔네요.
해당 논문에서는 영서지방의 버들개를 Rhynchocypris lagowskii로 보고 있습니다.
아래는 세 종에 대한 조금 더 큰 사진입니다.
▲ 버들치 및 버들개 무리 사진 비교(출처: 김상기, 2015)
사진은 원문 중에서 버들치와 버들개에 대한 부분만 따왔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4종 중에서 우측상단이 버들치, 좌측 하단이 영서지방 버들개, 우측 하단이 영동지방 버들개입니다.
좌측 하단의 영서지방 버들개의 경우 "버들피리" 또는 "버들각시"라는 이름 중의 하나로 국명이 정해질 것 같네요.
일부 내용이 보완된 후 학회지에 게재되면 최종적으로 국명이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형태적으로 어떻게 차이가 나느냐가 문제인데요.
일반인이 보기에 가장 차이가 큰 부분이 바로 눈 크기와 꼬리자루 두께입니다.
영서지방의 버들개는 머리(두장)에 비해 눈이 큰 편이며, 꼬리자루가 얇은 편입니다.
반면에 버들치와 영동지방의 버들개는 꼬리자루가 두꺼운 편이고요.
▲ 버들치(위)와 영서지방 버들개(아래)
▲ 버들치(위)와 영서지방 버들개(아래)
사진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확실히 영서지방의 버들개는 눈이 상대적으로 크고 꼬리자루가 얇습니다.
또한, 그 외에 전체적으로 날렵해보이면서 때로는 황어 어린 개체의 느낌도 나기도 하고요..
영서지방의 버들개는 생각보다 구분이 쉽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버들치와 영동지방의 버들개의 경우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상당부분 겹친다는 것인데요.
다시 말해서 계측형질 측면에서는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말이죠.
그렇다면 버들치와 영동지방의 버들개는 많이 보고 감으로 구분하는 수밖에 없다는 뜻이 되는데요..
아래 사진을 한번 보시죠.
위의 사진을 보시면 가장 아래의 녀석만 눈에 띄게 다르죠?
꼬리자루가 가늘고 머리에 비해 눈이 크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세번째가 영서지방 버들개입니다.
그리고 사실 위의 두 종도 서로 다른데요...
첫번째가 버들치, 두번째가 영동지방 버들개입니다.
영서지방 버들개처럼 쉽게 구분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만 봐서는 버들치와 영동지방 버들개도 조금 다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보면 버들치끼리도 반문, 체색 등이 약간씩 다르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쉽지는 않아보입니다.
결국 많이 보면서 감을 얻는 수밖에 없습니다.
한번 보실까요?
1. 버들치
2. 영동지방 버들개
3. 영서지방 버들개
여러분, 좀 감이 오시나요?^^
영동지방의 버들개는 검은 옆줄이 버들치보다는 상대적으로 선명한 편이고, 그 위에 노란 빛의 줄무늬도 강한 편입니다.
반면에 버들치는 전반적으로 검은 비늘이 몸에 불규칙적으로 분포하는 편이고요.
하지만 또 다른 문제는..
여러분도 많이 보셨겠지만, 버들치의 경우에도 뚜렷한 줄무늬를 가진 개체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죠.
또한, 제 경험상으로는 영동지방의 버들개도 각 하천마다 약간씩 다르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결국!!!
만약 저에게 그래도 다시 한번 정확한 구분법을 물어보신다면....
저는 그냥 버들치와 영동지방의 버들개는 그냥 수계로 구분하는게 제일 좋다고 말할 것 같습니다.
굳이 같은 곳에 서식하지 않는 두 종을 특징으로 구분하려고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허무한 결론인가요?ㅎㅎㅎ
긴 글 읽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와...거의 논문급 설명이십니다.
잘 봤습니다~
민물고기에대한 지식이 충만해지는 글입니다~~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보고또봐도 헛갈리는건 어쩔수없군요~~
영서지방 버들개는 처음 봅니다... 유익한 정보 알아갑니다~
오랜만에 새뱅이님의 고급자료를 보니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멀고도 먼 타국에서 전해주시는 소중한 자료 감사합니다.
이야..이런 고급정보를..! 앞으로 버들치와 버들개 구분할때 새뱅이님 자료를 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역시 읽고나서 감탄하게 만드는 고급정보네요. 이런 고급 정보를 어종별로 한번 정리해보고 싶어지네요.
옹~^^대단~ 버들각시
웹상에서 논문에 포함된 그림을 인용한다는 것이 새롭게 보이네요. 글로만 간략하게 인용하는 걸 자주 본 터라...
고생하셨습니다. 우리물고기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비교 설명이 쉽지않은데 말입니다.
좋은 자료 귀하게 얻었습니다. 많은 참고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