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어둠 속의 댄서’
일반시사가 열렸던 지난 19일 오후 광화문
시네큐브 극장.
배우와 가수들을 위시해 평론가, 주한 외교사절,
팝 칼럼니스트, 여성 시민단체회원 등
문화계 인사들이 대거 초청된 이날 시사회에서
극장 안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안 성기 이 정재 김 윤진 김 민 등 배우들과
박 정현 윤 상 한 영애 노 영심 등 가수 들,
그리고 탤런트 김 형자 이 휘향 조 민수 등
영화를 본 연예인들은 위대한 모성애의 아름다움을
이처럼 감동적으로 담아낼 수 있다는 데
큰 감명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자식이 세상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바치는 모성을 눈물겹도록
감동적으로 연기한 주연 비요크의 연기에
관객들은 하나같이 찬사를 보냈을 정도.
이정재는 “이 영화는 남자를 울리는 영화”라고 했고,
김윤진은 “어둠 속의 댄서’를 보고 울지 않는 관객은
사랑을 할 수 없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관객들은 아이슬란드의 국보급 가수로
처음 연기에 도전한 비요크가
비운의 어머니 역을 맡아 펼쳐낸 연기를 보며
“기적과도 같다”며 놀라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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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처럼 극장가 온정 행렬 -
"너의 눈이 될 수 있다면.."
유전병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아들의 수술비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시각장애 어머니.
외국영화 '어둠속 댄서'가 그려내는 애잔한 모성애다.
이 영화가 지난 주말 개봉되면서 똑같은 상황에 처한 시각장애 모녀의 사연이 알려져 극장가를 움직이고 있다.
부산시 연제동에 사는 최귀옥씨와 둘째 딸 양지혜(6살)양의 이야기다.
선천성 2급시각장애인인 최씨와 하루하루 시력을 잃어 곧 수술을 하지 않으면 실명하게 될 지혜양이다.
최씨가 지혜의 증세를 알게 된건 지난해 12월.
눈이 보이지 않아 딸의 증세를 몰랐떤 최씨는 지혜가 넘어져 다치는 일이 잦아지자 병원을 찾았다.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영원히 앞을 못보게 될 것"이란 진단에 최씨는 역시 어릴때 시력을 잃은 자신의 과거가 떠올랐다.
"앞 못보는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딸아이에게만은 대물림하고 싶지 않아요"
1년 남짓 걸리는 수술과 치료에 드는 비용 천만원을 벌기 위해 최씨는 거리로 나섰다.
4평짜리 슬레이트 단칸방에서 홀로 딸 둘을 키우는 그에겐 꿈도 꾸기 힘든 액수여서다.
국민기초생활보호 대상자로 월 27만원을 보조받지만 월세와 전기료 13만원을 빼면 난방도 하기 힘든 군색한 처지.
하지만 식당에서 허드렛일이라도 하겠다는 그에게 일을 맡기는 곳이 없었다.
앞을 못 본다는 이유였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일용직으로 생활비를 벌던 남편마저 지난 1월 간암으로 숨졌다.
남편의 치료비를 대느라 5백만원의 빚까지 졌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된 큰딸 지연양이 앞 못보는 엄마와 동생대신 살림을 꾸려나간다.
세 모녀의 딱한 사연은 한 이웃에 의해 지난주 '어둠속 댄서'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랐다.
이 영화를 수입한 미로비전이 수익금 5백만원을 내놓고, 개봉관에 지혜양 돕기 모금 운동을 제의했다.
서울. 부산 등 대도시의 개봉관들은 곧바로 성금 모금함을 만들고 관객들에게 지혜양의 사연을 담은 전단을 돌리기 시작했다.
영화광고에도 지혜양의 사연을 조그맣게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