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 치메(Tre Cime di Lavaredo:2999m).
코르티나 담페초를 중심으로 하는 돌로미테 지역은 알려진 수많은 트레킹코스 말고도 숨은 명소가 많다고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찾는 알타비아 1코스는 잘 알려져 있지만 그건 지극히 일부분이다. ( 현재는 알타비아 1~10까지 개발되어 있고 곧 2코스 더 개방한다.)
서부 돌로미티의 푸릇 푸릇한 목가적인 느낌과는 완전히 다르게, 동부 돌로미티는 육중한 산맥이 마치 공룡의 골격처럼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서부와 동부의 수많은 명소중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곳이 바로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이다.
트레치메 트레킹의 시작이자 종점이 되는 아우론조산장 주차장은 일찍 도착하지 않으면 차를 댈 곳이 없어 애를 먹는다고 한다.그래서 코르티나 담페초의 숙소에서 (아침식사도 안하고) 새벽에 출발,미주리나 호수를 지나서 숙소를 출발한 지 거의 1시간이상 지나 아우론조 주차장에 도착했다.
구름 가득한 날씨에 바람까지 부니 2333m의 고지는 춥고 쌀쌀했다.
아우론조산장에서는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점심은 로카텔리산장에서 추억에 남을 멋진 식사를 먹기로 하고.
트레 치메 디 라바레도는 '라바레도에 위치한 3개의 바위 봉우리'라는 뜻이다. 이탈리아어로 'Tre'는 '3'이고, 'cime'는 ' 봉우리'를 의미한다.
3개의 봉우리는 동서로 이어져 있는데, 동쪽부터 '작은 봉우리'라는 뜻을 가진 치마 피콜라(2856m), '가장 큰 봉우리'라는 뜻을 가진 치마 그란데(2999m)가 중앙에 그리고 '서쪽 봉우리'라는 뜻을 가진 치마 오베스트(2973m)가 가장 서쪽에 있다.
특히 치마 그란데의 북벽은 1000m 높이의 수직벽으로 장엄한 알프스 북벽 중 하나이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Reinhold Messner, 1944~)가 이곳에서 암벽 등반 훈련을 하였다고 한다.
해가 저무는 기울기에 따라서 세 바위 봉우리의 색깔이 변하는 장관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된다는 곳이다.
트레킹의 시작은 아우론조 산장에서 시작되는데 일반적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걷는다.
주차장에서 시작하여 아우론조 산장을 지나 동쪽으로 향하는 넓은 자갈길 (101번 경로)을 따라간다. 이 길은 넓고 평탄하여 걷기에 최상의 조건이다.
아우론조 산장 뒤에 보이는 카디니 산군
산장앞에서 카디니산군 조망포인트로 가는 길위에 사람들이 아주 조그맣게 보인다.
30분정도 걸어 나타나는 예배당은 1916년부터 1917년 사이에 이탈리아 군대의 두 보병 군단에 의해 지어졌다.
예배당이 세워진 곳은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이탈리아인과 오스트리아-헝가리인 사이에 여러 차례 피비린내 나는 전투가 벌어진 곳이었기 때문에 이 교회는 마리아에게 봉헌되었다.
치메 파스포르토(2697m) 아래에 라바레도산장이보인다.
좌측으로는 뾰족하면서도 거대한 세 개의 산봉우리를 보고 걷는데, 이 산봉우리가 트레 치메이다.
길은 완만하게 라바레도 산장(2,345m)까지 이어진다.
뒤로 돌아본 카디니산군 윗부분과 아랫부분
라바레도 산장에서 라바레도 고개로 올라가는 루트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왼쪽으로 급경사 쇄석 지대 오르막길을 올라가 치마 피콜라 남사면을 따라가는 루트이고, 다른 하나는 오른쪽으로 완만한 경사길로 오르는 코스이다.
치마 피콜라쪽 루트는 경사가 급하고 쇄석 지대라서 길이 좁고 미끄러운데, 비하여 파테르노쪽 루트는 초원지대를 지나는 보다 완만하고 넓은 길이다.
그래서인지 조금 돌아가는 길이지만 보다 많은 트래커들이 이 길을 따라서 라바레도 고개로 오르고 있다.( 우리는 완만한 오른쪽으로 올라,돌아올 때는 왼쪽길로 내려와 라바레도산장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고개에서 이어진 능선은 1919년 이전에는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의 국경선으로 양군 사이에 격렬한 전투가 있었던 곳이다.
고개에서부터 로카텔리 산장까지는 짧은 오르막길을 계속 오르내리게 된다.
로카텔리산장(2,438m)은 치마 피콜라 정북 쪽으로 약 1km 떨어진 초원의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다.
북쪽에서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 전체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위치이다. 석양빛에 선홍빛으로 물든 트레치메를 조망할 수 있는 유일한 산장으로 알려져서 6개월 전 날에 예약해야 하는데 오픈하자마자 신청자들이 폭주하여 방을 잡기가 대단히 어렵다고 한다.
로카텔리 산장의 동쪽 200m 거리에 아름다운 피아니 호수가 있다.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분지에 맑은 날이면 파란 물빛 속에 산이 반영되는 아름다운 쌍둥이 호수이다.
로카텔리 산장 근처의 또 다른 명소인 트레치메 동굴 전망대가 세스토 산기슭에 있다. 자갈과 쇄석으로 덮여있는 미끄러운 오르막길을 10분 정도 오르면 작은 동굴에 이르는데, 4개의 작은 동굴안에서 바라보는 트레치메와 주변의 풍광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사람들은 동굴앞에서 순서를 기다린 후 동굴 안밖에서 트레치메를 바라보며 인생사진을 남기려 갖가지 포즈를 취하고 있다.
4동굴을 순례하고 나서 점심먹기로 한 로카텔리산장으로 들어가려는데...아뿔사 산장 오픈이 내일 이란다. 점심 잘 먹으려고 아침도 부실했는데....
원래 가려고 했던 랑가름산장보다는 라바레도산장이 좀더 가깝고 길도 편하고 경치도 좋으니 왔던 길로 되돌아 가기로 했다.
날씨는 오전에 비해 많이 좋아져 하늘에 푸른색이 구름사이로 제법 보여 풍경이 훨씬 보기 좋아졌다. 라바레도산장에서 식사하는 내내 주변 경치만 보느라 무엇을 어떻게 먹었는지도 모르겠다.
가운데는 큰형 치마 그란데(1000m의 직벽),왼쪽은 작은 형 치마 오베스트(西峰이란 뜻)
트레치메는 화안한데 카디니산군은 여전히 어둡고 칙칙해 보여 많이 아쉽다. 시계좋은 맑은 날이면 천하의 장관을 드러낼 것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는 곳이다.
세계적 환타지소설 ‘반지의 제왕’을 쓴 톨킨이 어릴적 돌로미티의 풍광을 보고는 깊은 인상을 마음에 담고 있다가 악의 총본산인 ‘모르도르’를 구상했다고 한다.
트레 치메의 Auronzo산장 맞은편에는 ‘카디니(Cadini) 산군’이 있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어둠의 땅을 의미하는 ‘모르도르 타워’를 닮아 많은 이들이 그렇게 부를 만큼 이곳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다.
사진작가들이 즐겨찾는 카디니 산군(Cadini di Misurina)최고의 전망포인트까지 왕복은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한다.
기회가 주어지면 그곳에서 일출전후의 시간을 갖고 싶다.
눈요기 하시라고 사진2컷 빌려왔다.
첫댓글 칭구들 체력이 정말 대단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trekker 중 제일 나이가 많아 보이는 데요!!!
트레치메 코스에서는 70대는 본 기억이 없네요.어린 애기와 같이 온 젊은 부모들은 종종 있더군요.
걷기 쉬운 시우시 친퀘토레에서는 80대 노인들도,지팡이 하나든 등이 좀 굽은 노인도,휠체어 타고 경치구경하는 노인도 봤어요.
걸어 올라간 사소룽고 데메츠산장에서는 우리말고는 전부 3,4십대 였는데 가이드에게서 우리 나이를 전해 듣고서는 모두 놀래더라네요.
돌로미티는 코스마다 최고수에서부터 최하수에 이르기까지 자기 능력에 맞추어 즐길 수 있도록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더군요.
바위벼랑을 파내어 대포를 설치했던 동굴에 들어가 동굴 입구를 통해 트레치메를 바라보는 경치가 환상적으로 좋았다.
그 때나 지금이나 풍경은 같겠지만 고령의 여행자인 우리가 내다보는 마음과 생과 사가 절박했던 젊은 병사들이 포신 건너 응시하던 마음은 너무나 달랐겠지.
동굴 안에서 무거워진 마음을 핑계로 라바레도 산장에서 맥주 한 잔을 더 추가했다..
사진 정말 멋지다.
몇년전 오스트리아에서 제작한 1차대전 실제 영상을 보았는데 돌로미티만 수십분을 차지하던데 겨울에 대포등 장비를 지고,이고,끌고 돌로미티를 오르는 장면들이 가장 인상적이데요.전투이상으로 사상자가 많았던듯 . 당시 난공불락의 요새였던 라가주오이를 두고 벌어진 2년간의 혈전이 1차대전중 가장 유명하다네요.
당시 산악공병,산악보병들의 어려움에 비하면 동굴진지안에서는 많이 나았던듯.
생각하면 가슴아프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