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모임을 위해 부산을 갔었다.
친구와 점심을 먹고 젊은 시절에 살았던 집들을 찾아 나섰다.
30여년 전의 시절이다.
우리 애가 서너살 쯤이었으니 말이다.
쉽지가 않았다.
많은 세월이 흘러 도시가 변하고 기억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주변상황을 따라 기억을 살려나섰다.
애엄마와 지인들이 다녔던 평화교회, 부산진여중, 동성고, 동중 동고 주변을 지나 황령산을 올랐다가 다시 연산동을 거쳐 안락동으로 향하기로 하였다.
전포동 그곳에서 우리 아이는 학교 운동장에서 아장거리며 선생님들과 이웃 사람들의 많이 사랑을 받았다.
그 아이는 이제 또 다른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
4개월을 살았던 연산동의 기억은 끝내 되살려내지 못하였다.
그곳에선 나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3시간에 걸쳐 황령산을 올랐다 출근을 하였었다.
그러한 나의 모습을 보고 주인 할아버지께서 부지런함을 칭찬하시며 자신의 친척 손녀딸을 소개해 주시겠다고도 하셨다. ㅋㅋ
안락동, 그곳에선 조카들과 야구놀이도 하였고 경기용 자전거를 타고 해운대를 다녀오기도 하엿었다.
조카들은 이제 중년이 되어 미국에서 산다.
뭐가 그리 바쁜지 서둘러 먼저 먼 곳으로 가버린 사람의 얼굴도 떠올랐다.
오늘따라 그때의 추억들이 그립다.
지난 30여 년이라는 시간과 공간,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들이 있다.
지금은 정신없이 현실에 따라 기억마져 들추지 못하며 사는 안타까움이 있다.
산다는게 뭔지?
그럼에도 모두가 지나가버린 옛시절의 추억이지만 나에게는 소중한 과거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