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이상이 생겼다고 파악할 수 있는 냄새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차에서 평소 맡을 수 없던 수상한 냄새를 맡아본 적 있으신가요? 가볍게 넘겨버릴지도 모를 일이지만 차에서 나는 냄새는 모두 특별한 이유를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퀴퀴한 냄새가 나는 경우라면 에어컨 필터를 교체해달라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죠. 하지만 에어컨 필터를 교체해도 냄새가 가시질 않는다면? 차량을 더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 차에서 보내는 이상 징후, 냄새를 맡을 줄만 안다면 누구라도 알아챌 수 있습니다.
고무 타는 냄새- 사이드 브레이크, 공기압, 펜 벨트 점검
고무 타는 냄새가 나는 경우에는 사이드 브레이크, 공기압, 팬 벨트를 점검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운전 중 고무 타는 냄새가 날 때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곳은 타이어입니다. 공기압이 현저히 낮은 채로 주행하면 차량 쏠림과 함께 타이어에서 타는 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고무 타는 냄새가 타이어가 아닌 보닛 쪽에서 나는 것 같다면 팬 벨트를 점검해보세요. 팬 벨트가 늘어지면 구동벨트가 헛돌 때 ‘끼리릭’ 소음과 함께 고무 타는 냄새가 나기도 합니다. 혹은 벨트로 구동되는 발전기, 에어컨 컴프레서 베어링 고착으로 벨트가 타면서 나는 냄새일 수 있습니다.
송풍구 쪽에서 고무 타는 냄새가 난다면 배선, 전기 계통의 누전이나 엔진 과열로 인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가죽이나 종이 타는 냄새가 난다면 브레이크를 점검해보세요. 브레이크 라이닝이 타면서 나는 냄새일 수 있는데요. 언덕길을 내려올 때나 속도를 줄일 때 브레이크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나타날 수 있는 현상입니다. 이 현상이 지속되면 브레이크가 밀리는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무엇인가 타는 듯한 냄새는 사이드 브레이크를 걸어 놓고 운전하는 경우에도 발생합니다.
달짝지근한 냄새- 냉각수 점검
자동차에서 달짝지근한 냄새가 난다면 냉각수를 점검해보세요
차 안에서 음식을 먹은 적이 없는데 달짝지근한 냄새가 난다면 냉각수를 점검해보세요. 엔진룸에서 누수된 냉각수가 엔진 열에 의해 증발할 때 나는 냄새일 수 있습니다. 이 냄새는 냉각수의 에틸렌글리콜이라는 성분에서 오는데, 강한 독성물질이라 오래 맡으면 인체에 유해할 수 있으니 창문을 모두 열어 환기를 시키면서 정비소에 들러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퀴퀴한 걸레 냄새- 에어컨 필터 점검
퀴퀴한 냄새가 난다면 앞유리의 와이퍼 아랫부분과 에어컨 증발기를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퀴퀴한 냄새가 차량 내부에 진동한다면 앞유리의 와이퍼 아랫부분을 청소해주세요. 외부 공기가 실내로 들어가는 유입구 역할을 하는 곳인데, 그곳에 낙엽이나 이물질이 모여 방치되면 냄새를 유발합니다. 또 다른 원인은 실내 대시보드 안쪽 공조기에 있는 에어컨 증발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에어컨을 작동하고 끄는 과정을 반복하면 증발기에 수분이 맺혀 세균과 곰팡이가 생겨 퀴퀴한 냄새가 발생하는 것이죠. 이럴 때는 차 문을 모두 닫고, 공조장치를 내부순환모드로 작동시킨 후 히터를 10분 정도 작동시키면 뜨거운 열이 증발기 내의 수분을 건조시켜 곰팡이 증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두 경우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면 에어컨 필터가 오래돼서 나는 냄새일 수도 있으니 에어컨 필터교체 시기가 되지 않았는지 점검해보세요. 에어컨 필터는 차량의 주행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개월(계절이 바뀔 때) 또는 주행거리가 10,000km 이상일 때 교체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큼한 냄새- 배터리, 전압 조정기 점검
시큼한 냄새는 자동차 베터리에 문제가 있거나 전해액이 샐 때 날 수도 있습니다
식초처럼 시큼한 냄새가 나는 것도 차량의 이상 신호일 수 있습니다. 발전기 불량으로 배터리가 과도하게 충전되거나 전해액이 누수된 경우 시큼한 냄새가 날 수 있는데요. 배터리 주위에 액체가 묻어 있거나 접점 단자에 하얀 가루가 있다면 정비소에 가서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자동차 배터리는 3~4년마다, 발전기는 80,000~90,000km를 주행했을 때 교체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비닐 타는 냄새- 전기배선 점검
전기 배선이 녹으면 비닐 타는 냄새가 날 수도 있습니다
비닐이 타는 냄새처럼 플라스틱이 녹는 듯한 냄새가 나는 것은 주로 연식이 오래된 차에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엔진룸 내의 전기 배선에 이상이 생겼을 때 이 같은 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엔진 등 고열을 내는 부품에 전기 배선이 닿아 비닐이 녹거나 누전됐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화재로 이어질 위험이 있으니 바로 정비소에 가서 점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기름 타는 냄새- 엔진오일 점검
엔진 등에서 오일이 새고 있는 경우 기름 타는 냄새가 나기도 합니다
기름 타는 냄새를 맡았다면 엔진오일이 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동차의 각종 구동장치에는 방청과 윤활 등을 위한 오일이 들어가는데, 오일이 새면 엔진 열에 의해 타는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누유된 엔진오일이 배기 부품에 닿으면 타는 냄새가 더 심하게 나며 화재의 위험까지도 있습니다. 엔진오일이 누유된 상태로 오래 주행하면 엔진오일이 부족해지고 부품 윤활이 원활하지 않아 엔진에 심각한 손상이 생길 수 있으니 바로 정비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휘발유 냄새- 연료탱크, 엔진 점검
차에서 휘발유 냄새가 난다면 최대한 빨리 정비소에 가서 점검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차량에 휘발유 냄새가 난다면, 연료탱크 및 라인 누설, 연료증발가스제어 장치 누설, 또는 엔진 쪽 연료 누설이 발생했을 수도 있습니다. 휘발유의 경우 발화점이 낮아 쉽게 불이 붙기 때문에 휘발유가 엔진 내에서 누설될 경우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빠른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디젤 차량의 경우 연료 라인 및 인젝터, 고압펌프 등에서도 연료가 샐 가능성이 높으니 경유 냄새가 난다면 이들 부품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위에 언급한 냄새들은 차에서 맡을 수 있는 일반적인 냄새 혹은 방향제 냄새와 다른 불쾌한 냄새여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누구든 식별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냄새를 느끼는 정도와 판단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하게 차량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 수도 있으니 차에서 불쾌한 냄새가 난다면 최대한 빨리 가까운 정비소에 들러 차량 점검을 받아보세요. 한발 앞선 점검은 내 차를 아끼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면서 고장과 사고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이 글을 읽고 뜨끔하셨던 분들이라면 자동차 매뉴얼을 펼쳐 내 차의 정기 점검 항목을 살펴보는 것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