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북카페 선정 도서이다. 내가 추천한 책으로 기억한다. 어떤 주제였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아무튼 주제를 보고 이 책을 추천했다. 근데 갑자기 선정되어서 놀랐다. 이 책을 처음 안 것은 옥스퍼드 필수 도서 선정이 되었다고 계속 여기저기 뜰 때였다. 알라딘이나 예스24나 밀리의 서재에 들어가도 계속 보여서 알게 된 것 같다.
책은 일제강점기 시절 위안부 문제와 핍박받던 그때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옛이야기책 같은 문체로 진행된다. 백두산 호랑이 마을에 살고 있는 순이와 엄마를 데려간 백호를 사냥하러 마을로 온 용이, 그리고 여느 일본군(?)들과는 달리 인간적 면모를 가지 있는 일본 장교 가즈오가 주요 인물이다. 점점 한국이 일제에 점령당하며 행복하던 호랑이 마을에도 일본군이 주둔하게 되었고 순이는 위안소로 끌려가게 된다. 용이와 가즈오는 순이를 구하려는 시도를 하지만 끝내 실패한다. 다소 무거운 주제일 수 있었지만 읽기 어렵지 않게 쓰여있었다. 전쟁과 비극 속 사랑과 용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마냥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전개였다.
이 소설은 측이하게도 경어체로 되어있다. 경어체로 된 책은 언제 읽었는지도 모르겠는만큼 오랜만인 것 같다. 이 특징 때문에 더 옛이야기 책을 읽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작가의 말에서 훈이 할머니를 보고 영감이 떠올랐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훈이 할머니를 찾아봤다. 유튜브 20분짜리 영상을 봤다. 사실은 이것으로 처음 알게 된 위안부 할머니이다. 그런데 엄청 고생하며 살아오신 것 같았다. 캄보디아로 끌려가셔서 내내 이용당하다가 버려져 평생을 캄보디아의 오지에서 살아오셨다고 한다. 고국의 언어도 다 잊어버리셨다. 그런 산 증인이 계셨는데도 절대 이 역사를 인정하지 않았던 일본이 정말 신기했다. 훈이할머니는 약재를 찾으러 캄보디아에 간 한국사람이 우연히 발견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더 많은 위안부 피해자들이 숨겨진 곳곳에 계시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안부는 정말 이해할 수 없고 꼭 사과 받아야 하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도 사과할 생각이 없는 일본도 정말 대단하다. 이런 문제들은 꼭 공론화 되어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역사적 문제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소설이 있어 감사한 것 같다. 또 옥스퍼드의 필수 도서라고하니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알 수 있다면 언젠가는 일본도 창피함을 알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가능성은 적다. 아무튼 그렇게하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수단이 있어 좋은 것 같다.
용서를 빌지 않는자에게 어떻게 용서할 것인가.. 이 책에서 용이가 하는 말이다. 정확하게는 ‘상대가 빌지도 않은 용서를 어떻게 하는 지 모르겠어.’이다. 솔직히 맞다. 용서를 빌지 않으면 용서할 필요가 없고 그러기 쉽지 않다. 일본은 창피함을 깨달아야한다. 그러고 용서를 구해야한다. 물론! 용서할 수 없는 역사이긴 하다. 그렇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해야한다.
우리 역사를 쉬운 이야기로 읽으면서 다시금 되뇔 수 있어 좋았다. 또 이런 주제의 이야기를 읽고 토론하는 것도 재밌었다. 생각보다 글을 되게 잘 쓰신 것 같다. 이번 독후감도 얼레벌레 끝내버려서 웃기다. 다음은 아마도 잘 해보려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