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코스: 석골사(08:50)-억산(11:20)-팔풍재(11:50)-딱밭재(12:40)-운문산(14:10)-점심
및
휴식(15:30)-상운암(16:00)-석골사(18:20)(총산행 시간: 9시간 30분)
참가자 : 이충호, 김형태, 김홍숙, 배종수, 김형철, 류영희, 권영한, 이영미,
송우익,
서영란, 유병하(11명)
날씨 : 약간 구름 낌, 대체로 맑음.
아침 07:00. 513동 앞, 오래만에 가장 많은 11명이 모였다. 5쌍과 1 Single.
3대의 승용차(CH, YH & BH)에 나눠 타고 비교적 익숙한 밀양 석골사로 출발했다.
2년전에 와 본 길이라 망설임 없이 석골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08:30분, 각자 체중감량, 배낭정돈하고 08:50분부터 산행을 시작했다.
석골사 우측으로 난 넓은 길을 가다가 바로 억산과 운문산으로 갈라지는 이정표가
보인다. 어디로 방향을 잡아? 지도를 보던 산행대장 왈, "지난번과 반대 방향으로
가보자"란다. 억산 방향으로 잡고 좁고 가파른 등산로로 올라간다.
가파른 오르막이라 힘은 들지만 그래도
깊고 높은 산이 늘 그렇듯, 계곡의 물 소리, 높은 활엽수의 풋풋한 냄새와 맑은
공기등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오른다. 비교적 가파른 길, 1시간 30분 정도 오르니
능선이다.
여기서 헤프닝!!!
마침 능선에 먼저 올라와서 쉬고 있던 한 가족을 만났다.
인사 겸 처음에는 가볍게 이 길이 운문사 가는 길 맞죠? 이 사람 보게. 지도와 완전히
반대 방향을 가르키네. 이 지도 보쇼. 어째 그 방향이요? 아니요 지도야 어찌 됐던
지난 주에 내가 헤매면서 알아 낸 길이요. 이 방향이 맞쇼. 급기야는 심각한 분위기다.
산에서 길 잘못 가리켜 주면 안돼요 앵. 안 되겠는지 그 사람이 먼저 자기 갈 길로
떠나 버린다. 이거 난감한데.... 지도는 분명 우측인데 좌측으로 가라니 어쩌지?
이리 저리 궁리하던 우리 팀. 각자 한 마디 씩. 우리의 학자 HC가 한 마디한다.
"이거 주 능선이 아니고 지능선(?)
아닌가?" 란다. 결국은 지도를 보면서 지 능선일 가능성과
가 봤다는 사람의 말을 믿고 지도와 반대 방향으로 그 사람이 간 길을 따라 올라 간다. 아님 다시 돌아
오지 뭐 라면서... 결국 그 길이 맞네. 아휴!! 넘사 시러버라. 20여분을 올라 가니 먼저
간 가족이 바위에 앉아 쉬고 있네, "안 온다더니. 우째왔지?" 라는 이상한
표정을 짖는 듯하다. 우리 대장님. 아주 정중하게 사과하네. 지송합니다.
고집펴서 ㅎㅎㅎ
역시 서울 안 가 본 사람이 서울 가 본 사람 이기기는 산에서는
잘 안되네. 어째튼 얼마전 수도산 될 뻔하다가 그래도 현명한 선택을 했지롱.
계속
가다 보니 갈림길에서 거의 1시간 쯤 갔나? 억산 정상이네, 오늘 길을 잘 못드는
바람에
산을 2개나 종주하겠네 이거,
이제부터 주 능선을 따라 간다. 팔풍재까지 큰 바위로 인해 우회 도로가 나 있다.
30여분쯤후에 팔풍재에 도착하여 간식 시간인데 HC네 부부가 보이질 않는다.
뒤에 쳐진 모양이다. 곧 도착하겠지. 한참을 기다려도 오질 않는다. 다들 슬그머니
걱정인 모양이다. 뭐 그래도 천하의 산행꾼 HC인데 알아서 하겠지. 다들 느긋하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산행대장이 말없이 HC네를 찾아 간 것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심지어 어부인까지도. 아휴! 피차 힘들텐데 왔던 길로 다시 찾아 간 것도
그렇고, 더군다나 간식까지 먹지를 못했으니. 덕분에 어떤 사람은 계란을 2개씩이나 먹었는데....
누군지 알 사람은 다 알겠지만.
20여분
후에 HC부부가 무사히 도착했네, 아마 길을 잘못 들었던 모양이다. 어쨌든 다시 만났으니
고마 됐다.
다시 추수려 가파른 오르막길 올랐다가. 다시 한없이 내려가니 딱밭재다. 다시 오르막,
오늘 능선길은 다른 때와 달리 2개의 재를 넘어야 하니 체력 소모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나도 무척 지친다.
거의 산행 시작 5시간 30여분 만인 14:20분경에 드디어 운문산
정상에 도착했다.
바로 바위에 벌러덩 누워 버린다. 그런데 다들 생생하네.
늦은 점심시간. 충분히 쉬고 가잖다. 이제 내리막 하산 길이니 뭐 그래도 좋겠다
싶다.
와이당이 오고 가는데 벌써 잊어 버렸는데 "할라꼬"(Click!!) 시리즈와
"비아그라 먹으면 온 몸이 다 빳빴 해지는 사람은?"등등. 그동안 지친 것도
다 잊어 버린 듯 왁자지껄하다.
하산길!!
가파른 내리막길에 돌 밭이다. 신경을 바싹 써야 한다. 상운암에서 시원하게 세수
한번하고 내려온다.
중간에서 계곡에서 젖은 옷을 벗어 던지고 세족인지 탁족인지
이것저것하고...
앞서 가는 YH, 이정표 거리 측정이 잘못됐다고 계속 툴툴거린다. 틀리긴 틀린
것 같다.
하산길 4Km이정표인데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다. 아마 3시간 쯤 걸린 것 같다. 중간에
좀 쉬긴 했지만....
9시간 30분 긴 산행을 마치고 비록 힘들었지만 그래도 계획에
없던 억산도 구경하고 장거리 체력 테스트도하고 즐거운 산행이었던 것 같다.
이정도면 이제 설악산 공룡능선을
한번 도전해봐? 14시간 정도 걸린다던데ㅎㅎㅎ
창원 도착 후 고디탕인가 하고 하여튼 허기진 판에 정신없이 먹고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