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여행에 가장 나를 차분하게 맞이한 곳이 있다면 조상의 오랜 때가 묵은 서원이었다.
옛선인들의 지식의 산실이요 사상의 중심지였던 서원은 지금으로 보면 학문 연구소 같지 않았을까?
장성읍에서 담양쪽으로 24번 국도를 따라 6km 정도 가면, 진원면 사무소 앞편 고산마을에 조선시대 성리학의 6대가 중 한 분이며 위정척사론을 주장한 조선 말기 유림의 거두 노사 기정진 선생과 제자 8명을 모신 고산서원(長城高山書院)이 있었다.
고산서원은 일찍부터 진원리에 아늑하게 자리 잡아왔다. 본래 진원현이 있었던 터인지라 그 길목엔 서너 개의 선정비(善政碑)가 자리하고, 눈을 반쯤 치켜세우면 진원산성(珍原山城) 터가 낮게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은 1982년 10월 15일 전라남도기념물 제63호로 지정되었다. 기정진이 1878년(고종 15)에 정사(精舍)를 지어 담대헌(澹對軒)이라 하고 학문을 강론하던 곳이다.기정진의 가문이 장성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519년(중종14) 기묘사화에 기인한다.
당시 기준(奇遵)은 사림 형성의 큰 줄기인 김굉필의 문하로서 조광조(趙光祖)와 같이 성리학적 도학정치(道學政治)에 뜻을 두다가 기묘사화에 연루되어 사사(賜死)되었다.이에 그의 형인 기진(奇進)은 본래 서울 청파 만리현 출생이나 이때 그 화를 피하여 광주로 내려와 은거하게 되었다. 그리고 기진과 함께 형인 기원(奇遠)도 광주를 거쳐 장성 황룡면에 정착하게 된다. 바로 기대승은 기진의 아들이며, 기정진은 기원의 후손이다.
기 정진 선생은 조선 고종 때의 학자이자, 성리학의 6대가 가운데 한 사람인 노사 기정진(1798∼1876)기정진은 어려서부터 성리학의 깊은 이치를 깨우쳤으며, 경서·사서 등을 읽었다고 한다.
1831년 사마시에 장원으로 급제한 후 강릉참봉을 지냈으며, 그후 여러 벼슬이 내려졌으나 모두 나아가지 않았다고 전한다.그의 학문은 스승으로부터 전수받거나 어느 학파에 근거를 둔 것이 아니라 성리학에 대한 독자적인 사색에 의해 높은 경지에 이르렀다해고 지금도 높이 평가되어있단다.
1878년 선생이 정사를 지어 담대헌이라고 이름하고 학문을 가르치던 곳인데, 후손들이 중건하여 1929년에 고산 서원이라 하였다고...
노사 기정진은 호남지역은 19세기 중반부터 누정의 건립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데, 이 지역의 학문이 크게 활성화한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특히 광주· 전남지역에는 노사 기정진이 독특한 학문의 경지를 이룩하여 학파를 형성하기에 이르렀으며, 그의 문인들은 각자의 지역에서 누정을 축조 하고, 여기에서 강학활동과 작시활동 및 향촌교화활동 등을 진행해 나갔다.
노사학파의 문인들이 세운 누정은 성리학의 전개과정에서 나타난 누정이 많기 때문에 누정의 활동이 주로 강학활동으로 나타난다. 강학활동의 공간인 누정은 형태적으로는 정사형태를 띠는 것이 많고, 내용적으로는 내면의 수양과 학문의 궁구에 관련된 시문을 짓는 경우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노사학파의 인물들 중 누정을 경영한 사실이 확실히 드러난 사람으로는 250명가량이 있다. 이는 노사의 직전제자, 재전제자, 삼전제자 등을 모두 포함한 숫자이다.
노사의 직전제자만을 대상으로 살폈으되, 고제를 위주로 하였고, 또 그 가운데에서 누정시문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 사람과 누정을 중심으로 하였다. 담양의 이최선과 문일정, 장성의 김녹휴와 상외정·문향정, 고창의 조의곤과 동오정, 화순의 정의림과 영귀정 등이 그 주요인물과 누정이다.
주변에 불태산과 고불총림 백양사와 장성호, 남창계곡과 입암산성, 담양의 추월산과 정읍의 내장산 등도 함께 보면 좋을 것같다.잔설이 남아 있는 호젓한 웅지에 주변 나무들과 어우어러져 울씨년 스러운 분위기였다.멀리 웅장하고 멋스러운 불태산이 어우러져 이곳에 서원을 지울수 있는 이유가 있었을 것 같다.
전국 도처에 우리의 유산인 각 서원들이 도시민들의 관심속에 멀어지고 있는 느낌이다.쓰러져가고. 의미가 잊혀져가고 일가 종친회의 행사로 미미하게나마 존재되고 있는 건 아닌지.
지금 그분들이 현대인에게 근본과 사상을 전했기에 우리가 있는건 아닌가 서양의 편리성과 과학이 있었다면 그분들은 사상이 있었다.더 깊은 성찰과 관심이 필요할때이다.
이밖에 장성군의 서원으로는 북이면 오월리에 송계서원(松溪書院)이 있다. 사우로는 북이면 만무리에 서림사(書林祠), 모현리에 오산사(鰲山祠), 황룡면 신호리에 수산사(水山祠), 삼서면 보생리에 만곡사(萬谷祠,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 98호), 북일면 성덕리에 용전사(龍田祠) 등이 있다
문화.김은희/ nox91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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