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봉 대기자]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9월 14일 개성공단에서 개소식을 갖고 가동에 들어갔다. 4·27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지 약 5개월 만이다. 남측은 통일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에서 파견된 20명과 시설유지 인력 10명 등 30명이 연락사무소에 상주하며 24시간, 365일 상호 연락 가능한 소통 채널이 가동된다. 남북관계 전반에 걸친 소통시대가 휴전 이후 처음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공동연락사무소 개소는 남북 당국자가 한 건물에 상주하며 상시 접촉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남북 관계 발전이 가능하게 됐다. 그동안 남북은 판문점 직통전화나 군사 통신선 등 기존 채널은 관계가 조금만 악화되면 끊어지는 등 불안정성을 노출해 왔다.
연락사무소를 놓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만족 공동 번영의 산실'이라고 했고,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북과 남이 거둬들인 알찬 열매'라고 했다. 남북은 주 1회 연락사무소장 간 회의를 진행한다. 또한 판문점선언에서 합의된 철도 및 도로 연결과 산림 협력을 추진하고 앞으로 북한 비핵화가 진전되면 그에 맞춰 남북 경협논의도 담당하게 될 것이다.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청사 모습.(사진-통일부 제공) ]
정부는 관계 진전 여부에 따라 공동연락사무소를 서울·평양 상호대표부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선 조기 안착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남북 연락사무소장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차관급인 소장은 남북의 책임 연락관이자 교섭과 협상대표 기능을 병행한다. 남북은 주 1회 연락사무소장 간 회의를 진행하고, 교섭과 연락, 회담·협의, 다양한 분야의 교류협력 사업 지원 등의 업무를 할 예정이다.
정부는 남북관계 진전 상황을 봐가며 향후 연락사무소를 발전시켜 서울·평양 상호대표부로 확대한다는 구상이어서 남북관계가 제도화된 장치를 통해 관리되고 발전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락사무소가 조기에 정착하려면 유류 등 대북물자 반출을 둘러싼 미국과의 미묘한 인식차를 해소하는 게 우선이다.
특히 비핵화 갈등 해결을 위해 한미가 긴밀하게 공조하고 보조를 맞추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만큼 앞서 나가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비핵화 및 북미 관계 진전과 남북 관계 발전이 별개일 수 없는 현실 때문이다. 무엇보다 비핵화에 진정한 의지를 보여야만 연락사무소 개설의 의미도 살아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비핵화와 남북교류,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정착의 견인차가 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남북관계에 발목을 잡기보다는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협력하고 지원하는 일이 중요하다. 정부는 튼튼한 한미공조 속에 남북관계도 북미관계 개선과 보조를 맞춰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