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한 시대, 불온한 강사들과 불온한 청중들이 만났다!
1%가 지배하는 대한민국 이야기
월간 「작은책」이 2008년 특집으로 기획한 '일하는 사람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라는 제목의 강좌 내용을 엮은 책. 07년도에 출간된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의 두 번째 시리즈로, 우리 시대 '불온한 저자'들과 '불온한 청중'들의 생생한 강연 내용과 질의, 응답을 담고 있다.
역사(한홍구), 삶의 태도(강수돌), 노동(김진숙), 외교(이철기), 인권(배경내), 생명(윤구병)이라는 여섯 가지의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우리 사회의 다수인 일하는 사람들이, 우리 시대에 반드시 알아야 할 '진보의 교양'을 이야기한다.
한국 근현대사 전문가 한홍구, 삶의 질을 고민하는 강수돌, 노동운동의 산증인 김진숙, 외교 전문가 이철기, 청소년 인권의 전도사 배경내, 철학자이자 농사꾼인 윤구병의 1%가 독식하는 대한민국 이야기를 통해 양극화에 대한 진단과 극복을 위한 모색, 삶의 질 개선과 진보의 새로운 출발을 위한 대안을 모색한다.
책을 내며 │불온한 시대, '불온한 강사'와 '불온한 청중'이 만났다(안건모)
책을 읽기 전에│ 촛불은 우리 민주화운동의 곗돈이다 (한홍구)
사다리 질서 걷어차기(강수돌)
왜 현실은 '행복'보다 '스트레스'냐│사랑의 관점, 노동력의 관점│노동력의 사다리 질서 │또 다른 스트레스의 생산 현장, 학교 │파괴성 향상을 불러오는 생산성 향상│노동자들도 부자처럼 살게 해 줘요?
자본 천국 한국에서 노동자로 살아가기(김진숙)
노동과 분리된 교육 │ 노동자들 지금 어떻게 사나요? │우리도 노동3권 있어요 │ 90이 10이 되는 길은 없다│어용노조가 아닌데 왜 비정규직을 외면하는가?│조합원의 영혼을 지키는 노동조합 │구조조정은 노동자의 존재를 파괴하는 것
한국 근현대사의 추악한 진실(한홍구)
타이밍 놓친 과거 청산│한국의 우파는 민족 반역자│묻지마, 다쳐│친일파와 군부에 좌절당한 4·19 │왜 애들 데모도 못 막아 │야박해진 보수세력│기가 막힌 군사기밀│축복받은 간첩
우리가 원하지 않는 전쟁에 말려들 수 있다(이철기)
팍스 코리아나│되풀이 되는 역사│바이게모니 질서와 미사일 방어 체제│새로운 양극체제
이땅에서 청소년으로 산다는 것(배경내)
우린 누구의 소유물도 아니다│"선생님 제 양심에 따라 행동하겠습니다"│가족 체계에 종속된 운명│내일이 되면 좋아진다는 따위의 말│인권의 세포를 되살리자
나는 왜 농사꾼이 되었나 (윤구병)
삶의 시간을 통제하는 법을 배운 어린 시절│윤브린너│행복할 길을 찾아│진정한 만남은 밥통을 통해│생명 창고의 열쇠는 농민의 손에 들려 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해 되풀이 되는 역사
"불온한 시대, '불온한 강사'들과 '불온한 청중'들이 만났다"
이 책은 월간 <작은책>이 2008년 특집으로 기획한 <일하는 사람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라는 제목의 강좌 내용을 엮은 것으로, 우리 시대 '불온한 저자'들과 '불온한 청중'들의 생생한 강연 내용과 질의, 응답을 담고 있습니다. 지난해 출간한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의 두 번째 시리즈 입니다. 역사(한홍구), 삶의 태도(강수돌), 노동(김진숙), 외교(이철기), 인권(배경내), 생명(윤구병)이라는 여섯 가지의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우리 사회의 다수인 일하는 사람들이, 2MB정권 하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우리 시대 '진보의 교양'을 담고 있습니다.
"한홍구, 강수돌, 김진숙, 이철기, 배경내, 윤구병이
입으로 푼 1%가 지배하는 대한민국 이야기"
이 책은 한국 근현대사 전문가 한홍구, 삶의 질을 고민하는 강수돌, 노동운동의 산증인 김진숙, 외교 전문가 이철기, 청소년 인권의 전도사 배경내, 철학자이자 농사꾼인 윤구병의 1%가 독식하는 대한민국의 이야기를 통해 양극화에 대한 진단과 극복을 위한 모색, 삶의 질 개선과 진보의 새로운 출발을 위한 대안들을 담고 있습니다.
(책 속으로)
"2MB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6가지 진단"
진단 1 (한홍구)
촛불을 처음 든 이 아이들이 어떤 아이들입니까? 우리처럼 옛날에 민주화운동은 했건 뭐 노동운동을 했건 그런 운동을 한 사람들이 요즘 그 여중생, 여고생들을 몇 달 전까지 어떻게 생각을 했습니까? 쉽게 얘기해서 개념 없는 아이들이라고 생각했죠. 민주주의나 그런 거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도 없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갖고 사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한참 깔봤었던 그 아이들이 촛불을 든 겁니다.
진단 2 (강수돌)
"노동자들도 부자처럼 살게 해 줘요"와 같은 요청은 냉철히 보면, 미래의 전망이 없는 잘못된 욕구예요. 그리고 "일자리 늘려 주세요" 하는데, 도대체 '어떤' 일자리인지가 중요해요. 사람과 자연을, 공동체를 살리는 일자리여야 하는데 생산성이라는 이름 아래 자연과 공동체를 파괴하는 일자리를 아무리 늘려도 소용 없지요. 오히려 늘리면 늘릴수록 망가집니다. 아이들 미래가 없어집니다.
진단 3 (김진숙)
1750명한테 복직 명령이 떨어졌는데 돌아온 사람은 1600명이 채 안 됐답니다. 그나마 50명은 생사가 확인됐어요. 그 해고돼 있는 기간에 대리운전 하다가 죽은 사람이 몇 사람, 이른바 노가다를 하다가 죽은 사람이 또 한 몇 사람, 그리고 그 기간 동안 이혼을 하고 가정이 완전히 풍비박산이 나고, 그리고 영혼도 풍비박산 나서, 자동차를 만들 수도 없을 만큼 영혼이 파괴된 사람들이 또 열 몇 사람. 그런데 나머지, 100여 명은 생사도 확인이 안 됐습니다. 어떤 연락도 안 되는 거예요. 저는 아마 그 사람들이 노숙자가 되어 있지 않을까? 짐작할 뿐입니다.
진단 4 (이철기)
우리의 안보 정책과 외교 정책이 지금처럼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거나 편입되어서는 안 돼요. 미국이 중요하지만, 미국 뿐만이 아니고 러시아도 중국도 똑같이 중요해요. 우리의 외교 안보 정책을 균형화하고 다변화해야 해요. 이런 매우 중요한 시점에 있어요.
진단 5 (배경내)
여러분은 양심의 자유가 있습니까. 있죠. 두 살짜리 아이에게 양심의 자유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낯선 질문이죠. 하지만 생각을 해 봐야 된다는 거예요. 우리는 종교의 자유를 누리고 있습니까? 그럼 유아 세례는 어떻게 볼 것인가, 이렇게 생각해 보는 거예요. 일단 청소년 인권을 얘기할 때 학교부터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은데요. 여기 오신 청소년들 보면 교복을 입고 오셨지요. 이름표가 어떻게 되어 있습니까? 박음질이 되어 있죠. 청소년들에게만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진단 6 (윤구병)
진정한 만남은 밥통을 통해서 만나는 겁니다. 밥통 속에서 만나는 겁니다. 먹고 먹히는 것, 그러니까 생체 보식을 우리가 아침 점심 저녁으로,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다른 생명들의 생체 보식을 받는 것입니다. 자기 목숨을 바쳐서 우리를 먹여살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자연 속에서 서로 먹이사슬이라고도 이야기하고, 여러 말로 불려지기도 하지만 이 '만남'이라는 것이 그렇게 엄중합니다.
책속으로
지난 6월 20일 김용심 씨가 홍세화 선생님과 촛불 집회에 참석한 뒤 집에 가려고 택시에 탔다. 라디오에서 한미 FTA를 반대하며 요목조목 따지고 있는 진보신당의 심상정 대표 목소리가 들렸다. 김용심 씨와 홍세화 선생님이 반가워했는데 갑자기 택시 기사가 들으라는 듯 크게 한마디 했다.
"저 여자, 저거 완전 미친 X야."
그 두 분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힌 건 두말 할 나위도 없겠지.
홍세화 선생님은 '왜 다른 사람에게 욕을 그렇게 하느냐'고 점잖게 타이르셨다. 하지만 택시 기사는 "아니, 미쳤으니까 미쳤다고 하는 거지요. 사사건건 트집만 잡고, 하는 짓을 보라고요" 하면서 무조건 욕을 하더란다. 김용심 씨는 울컥 화가 나서 말까지 더듬으면서 택시 기사에게, 심상정 대표가 반대하는 내용이 '한미FTA니 0교시 수업으로 아이들을 죽이는 교육자율화 정책이니 의료보험 민영화, 수도 민영화 이런 건데, 그럼 그걸 다 찬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따졌다. 택시 기사는 그건 찬성하지 않지만 너무 따지니 미친 거라고 더욱 기세등등하면서 억지 논리를 펴더니 결국 하는 말,
"아, 내가 혼잣말 한 건데 손님이 대체 무슨 참견이야. 싫으면 싫다, 미쳤으면 미쳤다, 그렇게 맘대로 욕할 수 있는 게 민주주의 아니요? 그런데 남이 혼잣말 한 걸 가지고 왜 느닷없이 손님이 시비야. 이 손님, 되게 웃기네."
비단 이 택시 기사뿐만이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배를 당하는 80퍼센트, 아니 90퍼센트의 민중들은 이렇게 10퍼센트가 퍼뜨린 논리로 세뇌당해 있다. 그렇기에 10퍼센트 부자들을 위한 정책을 펴는 이명박을 당선시켜 주고, 특목고나 국제중학교 같이 엄청난 사교육비를 유발하는 정책을 펴면서 공교육 바로 잡기라고 우기는 사람을 교육감으로 뽑아 주는 것이다. 그리고 논리가 딸리면 위 택시 기사처럼 '맘대로 욕할 수 있는 게 민주주의 아니냐?'고 무식함을 드러낸다.
- 서문에서 (안건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