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가 지은 <돈키호테> 소설 속에 나오는 주인공 산쵸 동상이 벨기에 브뤼셀 도심 약간 높은 언덕에 서 있다. 건장한 말 위에 앉아 시청사로 가라고 가리키며 손을 뻗쳐 들고 있다. 왜 이 나라에 스페인 소설 주인공이 서 있는 걸까. 궁금하여 안내원에게 물었더니 스페인 합스부르크가 지배시 영향을 받아 세운 동상이란다. 역사적 배경이야 내게 중요한 것은 아니고 학창시절 감명깊게 읽었던 소설 속의 주인공을 만남에 가슴이 벅차 올랐다. 한국에서 어린이 만화 드라마로도 방영되어 '타그닥, 타그닥' 달리던 말발굽 소리와 '돈키호테... 돈키호테...' 외치던 주제가가 선명하게 뇌리를 스쳐지나간다. 나의 큰 아들이 좋아하던 프로였기에 나의 기억에도 인상깊게 각인된 장면들이다. 유명세만큼이나 외객의 걸음을 인도하는 동상은 차가운 이지의 가슴인데 그를 바라보는 외객의 시선은 뜨거운 감성의 불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