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덕진산성」이 사적 제537호로 지정되다.
삼국 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는 축성기술의 보고
덕진산성에서 발견된 방형의 집수지 [파주시 제공]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파주 덕진산성(坡州 德津山城)」이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37호로 지정되었다.
파주 덕진산성은 고구려가 남진 과정에서 임진강 변 해발 85m 산의 능선에 축조한 성으로, 주변 넓은 지역이 조망되는 전략적 요충지에 자리하고 있다. 인근 호로고루, 당포성, 은대리성 등과 함께 임진강 북안에 설치된 중요한 고구려 방어시설로서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유적이다.
파주시는 덕진산성을 지난 2011년 경기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가 관리하는 국가사적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한 지 6년 만에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사적 537호로 최종 확정되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파주는 율곡 이이 선생 영정과 묘 등이 모셔져 있는 자운서원 등 총 17개의 국가사적을 보유하는 지자체가 됐다.지난 1992년 육군사관학교 화랑대연구소의 ‘파주 덕진산성 정밀지표조사 및 시굴조사’를 통해 실체가 처음 알려지게 된 덕진산성은 2012년부터 총 5차에 걸쳐 발굴조사를 한 결과 내성 전체 구간(600m)에 걸쳐 고구려 성벽이 구축되었음을 확인하였다. 고구려 성곽의 축성법은 흙을 다져서 토축부(土築部)를 먼저 조성한 후 앞면에는 석축을 쌓았는데, 석축부를 쌓을 때는 할석(쪼갠 돌)이나 가공석 사이사이에 점토를 채워가면서 쌓는 방식을 특징으로 한다.
7세기 말경 신라가 점령하여 기존 고구려 성곽을 견고한 석축성으로 새롭게 구축하였고, 9세기에는 대대적인 수개축(修改築, 보완 또는 고쳐쌓음)이 이루어졌다. 7세기대에는 고구려 성벽의 토축부를 안쪽으로 사용하여 편마암 계통의 성돌을 장방형으로 가공 후 성벽을 조성하였고, 9세기대에는 화강암을 가공한 성돌을 사용하여 덧붙여 쌓았다.
조선 시대에는 17세기 광해군 대에 강기슭까지 외성을 덧붙여 쌓았는데 통일신라 성벽의 성돌과 함께 대형의 성돌을 사용하여 성벽으로 구축하고 성의 안쪽을 흙으로 조성하였다. 박찬규 파주시 문화관광과장은 “덕진산성은 고구려~통일신라~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의 축성기술을 보여주는 보고(寶庫)인 동시에 조선조 인조반정 당시 장단부사였던 이서가 반군을 훈련시켜 인조반정을 성공시킨 발판을 마련한 역사의 현장”이라며 “국가사적 지정을 계기로 덕진산성을 매력적인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