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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엾어/가여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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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엾어/가여워에 관한 풀이
표준어 규정 1988」에서는 종래의 기준과는 달리 '복수 표준어'를 인정하였다. 어떤 '뜻'을 나타내는 두 개 이상의 '형태'를 다 같이 표준으로 인정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원칙을 적용한 낱말이 꽤 많은데 가엾다와 가엽다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여기서 가엾다와 가엽다 두 기본형(으뜸꼴)에만 복수 표준어 규정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들의 여러 가지 활용꼴에도 이 규정이 표괄적으로 적용된다. 몇 가지 활용꼴을 들어 본다.
(1) ㄱ. 가엾+고 ㄴ. 가엽+고
(2) ㄱ. 가엾+지 ㄴ. 가엽+지
(3) ㄱ. 가엾+구나 ㄴ. 가엽+구나
(4) ㄱ. 가엾+도다 ㄴ. 가엽+도다
(5) ㄱ. 가엾+으니 ㄴ. 가엽+으니->가여우니
(6) ㄱ. 가엾+으면 ㄴ. 가엽+으면->가여우면
(7) ㄱ. 가엾+어서 ㄴ. 가엽+어서->가여워서
(8) ㄱ. 가엾+었다 ㄴ. 가엽+었다->가여웠다
(1)~(4)에서 확인 할 수 있듯이, -고, -지, -구나, -도다 들과 같이 '닿소리'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는 어간 가엾-과 가엽-에 다 같이 아무런 형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5)~(8)과 같이 '홀소리'로 시작하는 어미 -으니, -으면, -어서, -었- 들이 연결될 때는 사정이 달라진다. 가 엾-의 경우는 아무런 형태 변화가 없다.
가엾으니[가엽스니], 가엾으면[가엽스면], 가엾어서[가엽서서], 가엾었다[가엽섣다] 들이 각각 그대로 표준이다. 이에 반하여, 가엽-의 경우는 그 뒤의 홀소리 어미가 연결되면 형태가 각각 가여우니, 가여우면, 가여워서, 가여웠다 들로 바뀐다. 이러한 현상을 'ㅂ불규칙 활용'이라 한다. 가엽-의 경우는 이 최종적인 형태들이 표준이 된다.
요컨데, 가엾고/가엽고, 가엾지/가엽지, 가엾으면/가여우면, 가엾었다/가여웠다, 가엾어라/가여워라 들이 다 표준이다. 이들 중에는 어느 것을 사영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사용자가 선택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