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관을 정제하다)
나도 이제부터 진짜 어른 반열에 오르나 보다. 예전 내가 보아온 어른들의 모습을
서서히 닮아가고 있다. 현직에서 은퇴하여 종중 일에 눈돌리기 시작하자 중책들이
내게로 몰린다.
재산 관리에서부터 선대 묘제에도 참석한다. 이런 곳에서는 양복이 어울리지 않는다.
몇 차례 입어봤지만 영 품세가 나지 않았다. 달리 생각해 보면 조상에 대한 예의범절
에서도 어긋나 보여 맘을 바꿔 먹었다.
아내와 서문시장에 들러 도포와 유건을 샀다. 입어보니 대단한 위세를 자랑한다.
이렇게 라도 의관을 정제해야 조상님이 알아줄 게 아닌가. 이제부턴 완전한 어른의
반열에 오르는 것 같다. 조상님도 내 모습을 무척 반겨주리라 믿는다.
첫댓글 도포와 유건~~선생님께 정말 어울릴 것 같아요~~~^^*
아, 그렇습니까? 스스로 생각해도 좀 우스운 느낌이 듭니다.
아직도 덜 어른이 되었기 때문일까요. 입다보면 서서히 익숙해
지겠지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