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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 \ 며칠후
정빈이의 전화를 받고 오랫만의 외출을 시도했다.
매일매일 불이 꺼져있는 은규의 방_.
밤 12시나 넘어야 창문너머로 어그적 어그적 집에 돌아오는 놈을
볼수있었다...
헤어지고 나니까 왜이렇게 멋져뵈는지..=_=
"재광아.누나 오늘 옥상 타넘으니까 이따 전화하면 문 열어줘..-_-"
"누구 만나러 가는데_!!"
반바지 하나만 달랑입고 내 가방끈을 당기는 동생놈.
"..정빈이..-_-"
"너 미쳤냐-0-!?은규형한테 채이더니 정신이 나갔구나_!!
이놈은 내가 채인줄로만 안다._ -_-
"너 왜 그러냐.니 복수 해준 형안데_!걔 넘 미워하지마.
착한애야..=_="
"갔다가 잡아먹히지나 마라.."
따악_!!
"아아!!-0-야_! 아프잖아!!"
소리치는 재광이를 뒤로하고
실로 간만에 옥상문을 열었다..
...
......
그리고..며칠만에 보는 정말정말 반가운 얼굴..
몰래 숨어서만 지켜보다가..
..오랫만에 마주하는 반가운 얼굴..
머리 짧게 잘랐네_.
"오랫만이다.."
아무렇지 않은듯..은규에게 첫인사를 건넸다.
그리고..역시 아무렇지 않은듯..놈이 인사를 받았다.
"응.옥상넘게_?"
"...어..."
"..나 머리 예쁘지_?"
"..응.예쁘다........"
"애인 만나러가_??♬"
...
.....
"..어.."
아무렇지 않은가보다 넌..
난 지금 무지 떨리는데... 그래서 눈도 못맞추고 있는데..
넌..
며칠 사이에 다 잊었나보다...
옥상에 걸터앉아 화분의 방울토마토를 따고있는 은규..
이미 놈의 눈은 날 보고 있지 않았다.
힘없이 계단을 내리고...
삐그덕 대문을 열고..
골목 입구로 걷기시작했다.
먼거리에서도 알아볼수있는 늠름한 풍채의 정빈이가 어슴푸레 눈에
뛴다.
-_-.근데..내가 잘못본거니.._?
"어이_!!"
-_-.
밤색머리..-0-?
점점 가까워오는 정빈이.
눈을 감아버리고 싶었다=_=
"야아_안본사이에 으째 키가 더 컸나_?!"
오버스럽게 깜빡이는 눈.
다갈색 렌즈를 꼈다-_-
머리는 밤색으로 염색을 해버렸다_
"오빠 지금 눈에 무슨짓을 한거니....-_-?"
"야야 정원아 나 니 애인하고 안비슷하나_"
"=_=..."
아직 헤어진거 말안했음_.
"친구들이 뭐라 안하디..-_-?"
"잉 안만날꺼란다.원상복구 안하면"
"나도 원상복귀 할때까지 안만날란다-_-"
"가스나야 니까지 이러몬 내는 어찌라는긴데!!!!!!!!!-0-!!"
암담하다-_-
헤어진거 말하면 안되겠어-_-
"일단 동네를 벗어나자.울아빠 눈에 띄면 나 죽는다.."
"나 오늘 차 안몰고왔다_"
"응 .."
신이나서 떠들어대는 정빈이를 뒤로하고 몇발자국쯤 앞서 걷기시작했다.
뭐가그리 즐거운지 우렁찬 목소리로 알수없는 노래를 흥얼대며
옆에 따라붙는 정빈이.
노래라도 잘해야할것 아니니.
으응-_-^_?
그때..
비틀대며 내 옆을 지나치는..
여자 하나-_-
낯익은 옷..
많이 스쳐본 느낌...
난 잘 뵈지 않는 눈을 찡그리며 여자에게 다가갔고..
으으..술냄새_>_<
술냄새를 푸울푸울 풍기며 위태롭게 걷는 여자.
"..야..너 나리 아니냐....?-0-??"
"어어_???언니이_!!!!!>_
푸욱 쓰러지듯 내게 기대는 나리.
"..얘 왜이래..너 왜이러냐..-0-...술얼마나 먹은거야..세상에.."
"언닌...왜 이아저씨랑 있나요_???!"
아..아저씨라니..-0-
정빈이를 떠억하니 가르키며 뾰루퉁히 입을 내미는 나리.
흥분한 정빈이-_-
다갈색의 눈동자가 시퍼렇게 빛나고 있다.
"언닌..몰라요.언닌 아아무것도 몰라요.._!!"
"-_-...정빈아.얘좀 업어라.."
"..은규오빤..늘 신나는 노래만 했는데..
그런데 이젠 슬픈 노래밖에 안해요......"
....
......
.........
나참 미치겠네.
"정빈아_!얘좀 업어줘_!집앞까지만..!나리야.너 집 어디야.."
"전..은규오빠 맘을 못열어서 속상한데..
언닌 왜 자꾸 은규오빠 맘을 닫아버리는거에요..왜요...."
"이 쥐톨만한게 어디서 꼬장이가!!!!!!!-0-!!!!!!!!"
황급히 한쪽손으로 정빈이의 입을 막아버렸고_-_-
"...은규 오빠 원래대로 돌려주세요오._!!오빠 다시 멋지게 만들어놔요_
..!!"
...
....
"...난 못해..그러니까 니가 해줘 나리야.니가 은규 잡아줘.."
묘한표정을 지으며..
발개진 볼을 더욱 붉히며 쿡쿡 웃는 나리..
"정말요..?언니..제가 그래도 돼요..?언니 그러면 안슬퍼할수있어요..?"
..당연히...아니지...이년아-_-^
"응.안슬퍼할수있어.."
빙긋 웃어보이는 나리..
"저..노력할꺼에요.오빠 이제부터 밝은노래 부를수 있도록.."
"그래.고맙다..."
"근데 언닌 저 아저씨랑 너어무 안어울..읍..-0-..."
황급히 나리의 입을 막고.
질질 끌다시피 정빈이와 멀리 떨어트려버렸다-_-
두 주먹을 불끈쥐고 씩씩대는 정빈이가 보였다_-_-
"정빈아_!나 얘 집앞까지 델따주고 올테니까..
너 여서 기달려_!!"
말없이 씩씩대는 정빈이-_-
질질질 나리를 이끌고 자리를 떠버렸다.
20분에 걸쳐 온몸에 땀방울을 흘려가며 나리를 데려다주고 왔을땐.
정빈인 꼼짝없이 자리에 박혀 아까의 그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_-
"..오빠 아까 걔가 아저씨라구 해서 화났냐...?^-^"
"치워라!!!!!!-0-!!!!!!!!"
"-_-..애가 한말인데 뭘 그거갖구 그러냐.."
"니는 왜 난테 말 안했나!!-0-!!"
"..뭘..."
"니 애인이랑 확 깨지뿐거 와 말 안했는데!!"
"..오빠가 안물어봤잖어....."
"니 그몬 인제 혼자된기네.._?"
"...그런..가..?"
"껄껄껄껄껄껄-0-_!!!!"
"-_-...어우 진짜 싫다.."
"야야.정원아.."
"응?"
"우리 올겨울에 식올리몬 어떠나...니 내랑 광주 내려가 살래_?"
"너 진짜 어떻게 된거 아니냐_!?!?!-0-?!?!"
-_-..엉겹결에 너라고 해버렸다=_=
어쨋든 이제 큰일나버렸네-_-
은규는 은규대로 나리한테 넘어가게 생겼고.
이놈은 이놈대로 더 질겨지게 생겼구나 ㅠ0ㅠ
순간적으로 정빈이놈과의 결혼식 장면이 머리밖으로 떠오를뻔했다-_-
난 부르르 몸사레를 치며
최대의 간격을 유지해 정빈이와의 괴기스런 데이트를 마쳤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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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 \ 다음날 아침
새벽부터 내린 비가 더욱 거세어져..
이젠 거대한 바람까지 보태져 비바람이 몰아치는구나-0-!!
오늘도 나와 재광이는 우산하나를 들고 실갱이중이였다_.
"야!너 무슨 남자가 이런걸 쓴다 그러냐!!-0-이 잡놈아!!-0-!"
"그럼 나보고 저 분홍색 우산을 쓰라고 이 돼지년아-0-!!"
"쓰면 어때!!쓰면!!난 저런거 싫단 말이야아!!!!!!!!"
"이게 원래 내꺼잖아_!!!"
"웃기지마_너 이우산하고 안어울려!!"
가만히 날 노려보는 재광이-_-
순식간에 체크무늬 우산을 집어들고 후다닥 나가버린다.
"윤재과앙!!!!!!!!!ㅠ^ㅠ"
정말 정말 내키지 않았지만..
죽기보다 싫었지만..
난 내가 제일 증오하는 분홍색 우산을 집어들고..
비틀비틀 집을 나섰다.
오..-0-
초가을에 이런 무시무시한 비가 내리다니..
난 몸을 잔뜩 움츠리며 우산으로 몸을 막았고..
뒤에서 쌩쌩 휘몰아치는 바람이 내 머리카락을 날리더니만
급기야는 내 우산을 뒤집어버리고 말았다.
- 0 -...
"...니 우산 뒤집어졌어..."
-_-..뒤돌아본곳.
그곳엔 괴상스러운 우산을 들고 서있는 신은규가 있었다.
".어..그래.."
"...옆집 친구니까 우산 줄께.."
"..아니야.괜찮어...그냥..택시잡아서 가지 뭐...."
"너 지금 머리 다 젖었어......"
"..아하하..괜찮어.난 머리가 푸석푸석해서 금방 말르걸랑..-0-"
"교복도 다 젖었잖아..."
"금방 말를꺼야.괜찮어_.!!"
"병신_!속옷 다 보이잖아_!!"
헛..-0-....
난 재빨리 몸을 움츠렸고.
자신이 든 괴상스런 우산을 내손에 들려주는 은규_.
그리고..아무말없이 집으로 쑥 들어가버린다.
한동안 멍하니 닫힌 대문을 바라보다가..
자꾸만 얼굴에 번지는 미소를 자제하며..흙탕물로 신나게 발을 내딛었다.
우산끝에 달려있는 고양의 모양 꼬리는 날 참 당혹스럽게 만들었다_-_-
\ 5교시 체육시간.
아까 장대처럼 퍼붓던 무시무시한 비는 뚝 그쳐버리고_
가을날에 맞지않는 따사로운 햇빛이 운동장을 비추고 있었다.
"야 우리 고 3이야_!고3_!거기다 운동장이 저 지랄인데에!!-0-!
무슨 배구 연습이냐..나 진짜 돌아버리겠네.."
"냅둬..-_- 얼른 나가자.또 늦게 나가면 기합줄라.."
아예 바닥에 주저앉아버린 윤아의 손을 질질 끌고서 운동장을 향했다.
일렬로 쭈욱 늘어선 반 아이들.
나와 윤아는 재빨리 무리속에 섞였고_.
갑자기 웅성대기 시작하는 아이들..
"..?"
난 아이들이 가르키는곳을 향해 눈을 돌렸고=_=
....=_=..
= 0 = ....
시끄머리한 옷을 입고..
양 팔을 허리에 차악 올려놓은채_
농구대쪽에 서서 우리들을 응시하고 있는 남자 다섯..-0-
가운데 서있는 괴물 정빈이-0-
"아악-0- 나 어떡해 저새끼 진짜 왜저래에_!!"
"고개 숙여-_-"
체육시간내내...
내가 배구공에 맞을라치면..
정빈이의 웅장한 괴성이 아이들을 두려움에 몰아넣었다_.
그리고 종례시간이 끝날때까지..
그누구도 내 곁에 맴돌려 하지 않았다_.
"야 너 진짜 왜그래_?!학교엔 왜오냔 말이다!!-0-!!나 왕따되게 생겼잖
어!!!"
"그몬 내가 복학하까_?니랑 놀아주먼 안되나?나 교복입으면
얼마나 멋진지 아나-0-?!"
"장난합니까..?!!-0-!!"
뻗쳐오른 내 얼굴빛에 잠시 놀란듯-_-
움찔해있던 정빈이.
"안가면 될꺼 아이가-!!!안가면!!!내참 드으러워서!!-0-내리라!!!!!!이
가스나야!!"
이게 어거지로 태울땐 언제고!!-0-!?!?
난 골목어귀에서 쫓겨나듯 시피 뛰어내려야했고-_-
성난 얼굴로 터벅터벅 빠르게 걷기시작했다.
"야야_!!!정원아_!!마누라야!!!!"
-_-뒤에서 들려오는 정빈이의 고함소리.
마누라 좋아하시네-_-^
안되겠어-_- 울반에 아무나 붙잡고 짜가 애인인척 해달라고 해야지_.
근데 과연 누가 해줄라나..=_=
형팔이를 꼬셔볼까나..
"할말있다 안카나_!!니 일로 안날라오나_!!!!!!!"
=_= 저게 근데 끝까지 명령조야_?!
이번엔 진짜 확실히 해둬야겠어_
마음을 단단히 먹고 휘익 고개를 돌렸을때_.
,,
...이러언_..
정빈이 뒤로 걸어오는 세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가운데 은규.왼쪽에 나리.오른쪽에 멋쟁이 언니-_-
악보를 들고 중얼중얼 대는 은규.
분명 방금까지 눈 마주쳤었는데..외면하고 싶었던건지.._.
멋쟁이 언니가 씽긋 웃어보였고..
문득 정신을 차렸을때.
어느새 눈앞까지 성큼 다가와있는 정빈이를 보았다.
"허억..-0-..너 뭐야.안떨어질래_??"
"나 이대론 안된다...."
..
......-0-..??
그것은.정말...
비가 하늘에서 떨어져 땅바닥에 닿아버리는 시간보다 짧은..
아니.눈을 떴다 감았다 하는 몇초간보다도 짧은..
그러나 영원히 가슴속에 맺힐..
그런 순간이였다.
정빈이의 커다란 왼쪽손이 내 뒷통수를 잡아당겼고.
분명 나의 입술은 놈의 입술에 닿았다.
정말 순식간이였다.
흥분한 나는 반사적으로 놈을 힘껏 떠밀어버렸고..
눈앞이 깜깜했다.
심장이 마구 뛰었다.
호흡조절이 불규칙해져버렸다.
잠깐 비틀대다가_.
자신도 믿기지 않는단 눈으로 제 입술을 만져보는 정빈이.
"..사..사랑한다!!=0=!!!!!!'
평생 가슴에 남을 그 한마디를 남겨두고..
빠르게 차로 뛰어가버리는 정빈이.
난 멍하니 놈을 바라보았고...._.
그순간......
멧돼지마냥 마구 달리는 정빈이의 왼쪽 어깨를 가볍게 잡아버리는
..은규.
고개를 푹 숙인채_.
뭐라고 중얼거렸다...
화난듯한 정빈이가 은규의 손을 거칠게 떼어내며
은규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고..
살짝 피하는 은규_.
그리고.. 외마디 비명과 함께 은규앞을 막아선 나리가..
정빈이의 무지막지한 주먹을 맞고..
픽...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대체.이게 뭐야.._..
"....나리야_!!!!!!!!!"
#45#
.. "....나리야_!!!!!!!!!"
난 두근대는 심장을 억누르며..
사건이 벌어진 현장으로 미친듯이 달려갔고_.
자리에 주저앉아 괴로운듯 가슴을 부여잡는나리.
멋쟁이 언니가 재빨리 나리를 부축해준다.
"괴물이라 힘도 좋네...."
혼잣말하듯 중얼댄 언니.
"...뭐..뭐라..-0-??!"
흥분한 정빈이
그리고.그런 정빈이의 앞을 막아서는 은규.
"....뭐야 너..."
"...가스나 때린건 미안하다.나 원래 여자는 안때리는데..-0-
야..야..괜찮나..일어날수 있겠나.."
"짜증나...니가 나 또 열받게 만들어..."
"..뭐라하노..근데 이 @$한 새끼가..-0-."
흥분한 정빈일 무시해버리고-_-
말없이 내 손을 잡은채 발앞으로 이끌고는.
옷소매로..입술을 스윽 닦아주는 은규.
...
....
"..가만있음 어떡하냐..피했어야지....."
..
....
.......
"야.니 나좀 봐라.니가 시방 정원이 애인이가-0-?!!!?"
......
........
"하참-0-.....니 함 맞아볼래..정원이 생각해서 꾹꾹 눌러참는데
자꾸 이따구로 나올끼가_!!!!!-0-!!!!!태도 확실히 못하나!"
말없이 정빈이 앞에 다가서는 은규.
움찔하는 정빈이.
이내 자기 몸 2배나 되는 남자를..바닥에 넘어트려 버리는 은규.
처음이였다.
주먹질 하는 은규의 모습은.
정말 어이없이 정빈이가 무너지고 있었다.
나이또래에서 주먹하면 빠지지 않는다던 정빈이가..
정말 어이없게...
일어날 틈도 주지 않는다.
아니..막을 틈조차 주지 않는다.
무언가에 미친듯이.. 쉬지않고 발길질과 주먹질을 해대는 은규.
왠만한 싸움구경은 빠지지 않고 봐왔는데..
이번껀 다르다...
발끝에서부터 소름이 돋는 기분..
정신을 차렸을때..
나리는 울고있었고..정빈이는 반쯤 정신을 잃은거 같았다..
"그만해_!신은규_!!그만!!!!!!!"
두팔을 벌리고 정빈이의 앞을 막아섰다.
거친숨을 몰아쉬며 바닥에 침을 뱉는 은규.
"으메 쪽팔려..-0-..그새끼..거 주먹 되게 맵네..니 우리 파 들어올라
나..-0-..."
의외의 반응이였다.
입가에서 철철철 흐르는 피를 쓰윽 닦아내는 정빈이.
....
.....
힘에 겨운듯..잠깐 비틀거리는 은규.
흔들리면 안돼.
며칠이나 됐다구.... 이런일로 흔들리면 앞으로 너 무너지는건
시간문제야 윤정원..
"이바....내가 정빈이보다 쌈 잘하잖아...."
바닥에 팽겨쳤던 기타를 집어들고.
놈이 말했다.
"....그거 보여줄려고 정빈이 때렸냐.너...?"
"......병신...."
고개를 돌린채 나리를 등에 업으려는 은규.
"둘이 솔직해지는게 그렇게 힘든건가..?야.은규애인.괴물 피흘린다.-0-
병원 데려가봐......"
멋쟁이 언니가 걱정스러운듯 정빈일 보며 말했고..
".언니.저 이제 은규애인 아니에요.."
"..알어.근데 그냥 애인해.너 쟤랑 안어울려.은규랑 어울려^-^"
"....어울린다고 다 좋아해야되는건 아니잖아요.
정빈아..일어나봐라.괜찮겠어..?"
"119 불러라 119 .-0- 아이고 우리애들 알면 이게 왠 개쪽이고..
흐미...쪽시려.."
피식..웃으며 정빈이를 부축했다.
나리를 등에업고서..
이해할수 없다는 얼굴로 날 내려다보는 은규..
"..왜.그런눈으로 보지마.. 나 이제 니편 아니야.신은규.
나 지금 니옆에 없어.정빈이 옆에 있잖아..니가 등에 업고있는건
내가 아니라 나리야..이게 현실이야...."
".............."
"..너때문에.좋은꿈 많이 꿨어... 이미 오래전에 깨어나버렸지만....
....앞으로...나한테 이런모습 보이지마.."
"..그래..나도..지금 깼어....이제야 깼어...잘..지내.."
"은규 애인_무식한주 알았는데 말 자알한다_!!!^-^!!"
내 양손을 붙들고선 씨익 웃으며 중얼대는 언니.
그리고..나리를 등에 업은채 점점 멀어져가는 은규...
조금씩조금씩... 천천히 천천히..
은규가 작아져갔다.
"야_!같이가!!"
멋쟁이 언니가 빠르게 은규를 쫓았고.....
난..끙끙대는 정빈이를 보며.. 터져나오려는 울음을 웃음으로 바꿀수
있었다.
"..하..하하..>_< 벼엉신..너 맞으니까 못봐주겠다....
되에게 웃긴다... 이거 사진 찍어서 전단지 뿌려버릴까...?"
"일어날 틈을 안주는 새끼더러 내보고 어쩌라고!!!
그래도 괘안타.니랑 뽀뽀 안했나..."
헤벌쭉 웃어보이는 정빈이..
"너도 참...불쌍하다.왜 나같은걸 좋아해서..119 불러..?"
"됐다.팔뚝에다가 사시미 후벼박고 병원까지 혼자 걸어가봤다-0-
읏차_!!"
...
....
힘겹게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정빈이.
작아진 은규의 뒷모습은..
이제 보이지 않는다_.
지금 이순간만큼은...
강희원이 정말정말 밉다.
따지고보면..모든게 강희원때문만은 아닌데..
... 원망할 사람이 강희원 너 하나다....
그날밤은.. 3년만에 죽을만큼 끙끙 앓아봤다.
감기도 아니고.배탈도 아니고..
몸 어딘가에서 피가 난것도 아닌데...
온몸이 뜨거웠다..
펄펄 나는 열보다 더 원망스러웠던건..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내 눈물이였다..
잘지내야돼..
나처럼 울어서도 안되고...
자꾸 슬픈 노래만 불러서도 안돼..
어떤 얼굴해도 멋지지만..
넌 화난 얼굴보다 웃는얼굴이 훨씬 멋져...
그리고...나처럼 아프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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