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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기
1. 전체 얼개
가나안 정복과 왕정 성립 사이의 시대를 다루는 사사기는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은 가나안 정복에 대해 알려 주는 도입부(1:1-2:5)와 사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본론(2:6-16:31)과 사사 시대의 혼란상을 보여 주는 남은 이야기(17-21장)의 세 부분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2. 사사기의 시대 상황
이스라엘이 여호수아서에서는 한 지도자의 통솔을 받아서 대체적으로 하나님께 순종한 것으로 묘사된 것과는 달리(수24:31; 삿2:7), 사사기에서는 여러 지도자가 있었는데도 거듭거듭 하나님을 거스르고 혼란 가운데 사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여호수아서와 사사기는 대조를 이룬다. 사사 시대 이스라엘은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대로 행”했을 뿐만 아니라(17:6; 21:25) “여호와의 목전에 악을 행”했다(2:11; 3:7,12; 4:1; 6:1; 10:6; 13:1).
3. 도입부(1:1-2:5)
그리하여 첫 도입부부터 분위기는 어둡다. 1장에서 하나님의 지시를 받아 유다 지파가 시므온 지파의 도움을 받아 정복 전쟁을 벌이지만, 여호수아 23장 4,7,12절에서 이미 말했듯이 이스라엘이 쫓아내지 못한 가나안 거주민들이 남아 있었고(삿1:19,21-36), 2장에서는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불순종했다고 여호와의 사자에게 꾸중을 듣는다(2:1-5).
4. 본론 첫머리 부분
뒤이어 본론 첫머리 부분인 2장 11-19절에서는 사사 시대 이스라엘과 하나님의 관계를 (1)이스라엘이 여호와를 버리고 이방 신들을 섬김(11-13절), (2) 여호와께서 진노하셔서 그들을 적들의 손에 파심(14-15절), (3) 여호와께서 구원자 곧 사사를 세워 이스라엘을 이들의 손으로 구원하심(16-18절), (4) 그 사사가 죽으면 이스라엘이 다시 타락함, 곧 (1)로 돌아감(19절)이라는 틀로 소개하는데, 나중에 3장 9,15절, 4장 3절, 6장 6절, 10장 10절을 보면 (2)과 (3) 사이에 이스라엘이 여호와께 부르짖음이라는 요소가 들어간다.
5. 사사의 기능
사사는 본디 그 히브리 낱말 <쇼펫>의 뜻이 그러하고 드보라의 경우에 분명히 언급되듯이(4:5) 백성 사이의 다툼을 판결하는 기능을 맡은 사람이지만, 사사기에서 사사는 이를 넘어서서 이스라엘을 압제하는 이방 세력에서 건져내는 군사 지도자의 성격을 띤다. 이러한 점은 기드온과 입다와 드보라의 경우에 두드러진다. 다만 삼손은 제 홀로서 적들을 무찌른 점에서 독특하다. 아비멜렉은 사사라기보다는 왕정을 추구하다가 실패한 자이다.
6. 사사들과 하나님의 영
사사들의 이야기는 어떤 개인들의 훌륭함을 알려 준다기보다는 하나님이 출신과 능력과 성품이 다른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불러 뜻대로 부리셨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 옷니엘(3:10)과 기드온(6:34) 과 입다(11:29)와 삼손(13:25;14:6,19: 15:14)이 ‘여호와의 신’에 사로잡혀 이런 저런 놀라운 일을 했다고 한 데서 이 점이 잘 드러난다.
7. 사사기의 왕정 이해
9장 8-20절에 들어 있는 요담의 우화와 8장 23절에 나오는 기드온의 말은 왕정에 반대하는 전통을 잘 드러내 보여주지만, 17-21장의 바깥 틀을 이루는 표현,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각 그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는 왕정의 출현을 바라보게 한다. 동쪽의 미디안(6-8장)과 모압(3:12-30)과 암몬(10:7-9,17-11:33), 또 서쪽의 블레셋(10:7; 14-16장) 에게서 늘 위협을 받고 있어서 왕정을 바랐던 이스라엘의 마음은 사무엘상 8장에서 똑똑히 드러난다.
룻기 (1~4장)
1. 전체 얼개
사사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룻기의 주인공은 물론 모압 여인 룻이지만, 룻이 낳은 오벳이 다윗의 할아버지라는 점을 밝히는 마지막 4장 18-22절의 족보를 제쳐놓고 보면, 실제로 이야기의 처음과 마지막 자리는 나오미가 차지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룻의 모든 움직임은 나오미와 긴밀히 상의한 결과로 묘사되어 있다. 이처럼 2장과 3장에서는 룻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1장과 4장에서는 나오미가 주역을 맡는 식으로 룻기는 대칭 구조로 되어 있다.
2. 각 장의 중심 개념
(1) 룻기의 각 장에는 중심 개념이 하나씩 나옴으로써 각 장의 초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준다. 1장에서는 ‘돌아오다’, ‘돌아가다’, ‘돌이키다’(6, 7, 8, 10, 11, 12, 15, 15, 16, 21, 22절, 모두 11번), 2장에서는 ‘(이삭) 줍다’(2, 3, 7, 8, 15, 15, 16, 17, 17, 18, 19, 23, 모두 12번), 3장에서는 ‘눕다’(4,4,4,7,7,8,13,14절, 모두 8번), 4장에서는 ‘(기업) 무르다’, ‘(기업) 무를 자’(4, 4, 4, 4 , 6, 6, 7 / 1, 3, 6, 8, 14, 모두 12번)가 그러하다.
(2) 그렇지만 ‘(기업) 무르다’, ‘(기업) 무를 자’는 이미 2장에 1번(20절), 3장에 7번(9, 12, 12, 13, 13, 13, 13절) 나옴으로써 룻기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낱말로 쓰인다. 또한 1장의 중심 낱말인 ‘돌아오다’가 2장과 4장에도 각각 한 번씩 나온다(2:6; 4:3).
3. 주제
(1) 룻기는 한편으로 옛 이스라엘의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편 잃은 여인들의 현실 문제를 다루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식 없이 죽은 친척의 기업을 무르는 문제를 다룬다. 곧, 1장11-13절은 창세기 38장 6-11절과 신명기 25장 5-10절을 생각나게 하는데, 이는 한편으로 남자의 가계를 이어가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홀로 남은 여인의 삶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다만 룻기 4장 5-8절에서는 이것이 형제를 넘어서서 가까운 친척에게까지 적용된 듯하다.
(2) ‘기업’(基業, <나할라>)은 본디 가나안 땅에 들어온 이스라엘 백성이 지파별로 또 집안별로 나누어 받은 땅을 뜻하는데, 이는 영영히 팔 수 없다(레25:23). 그리하여 누가 가난해서 자기의 ‘기업’을 팔았을 경우 가까운 피붙이나 본인이 이것을 되사야 하는데, 이를 가리켜 ‘기업을 무른다’고 한다(레25:25).
4. 교훈
룻기의 중요한 교훈으로는 우선 가족 구성원이나 친척에 대해 의리를 다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그에 상당하게 보상하신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교훈은 1장 8절에서 ‘선대하다’(직역하면 ‘<헤셋>을 행하다’)가 나오미와 두 며느리의 관계 및 하나님과 두 며느리의 관계에 나란히 쓰이고, 이 표현에 들어 있는 히브리 명사 <헤셋>(‘인애’)이 3장 10절에서 보아스가 룻에게 하는 말에도 나오는 데서 잘 알 수 있고, 또 2장 11-12절에 잘 표현되어 있다. 이와 아울러, 이스라엘 공동체가 하나님 백성에게로 넘어온 이방 사람을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교훈도 룻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리하여 룻기에서는 이방 여인의 신실함과 아울러 그 이방 여인에 대한 나오미와 보아스의 신실함도 알아차릴 수 있다.
5. 룻기와 잠언의 상응 관계
3장 11절에서 룻을 가리켜 ‘현숙한 여자’라 한 것은 잠언 31장 10절의 ‘현숙한 여인’을 떠올리게 한다.
첫댓글 사사기에 등장하는 사사는 14명이 아니라 12명으로 정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