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내린다는 것]
마을마다 고향을 대표하는 나무들이 있습니다. 대개는 커다란 느티나무 한 그루가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습니다.
우리는 이 나무들의 삶에서 깊은 영성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나무는 여기저기 자리를 옮겨 다니지 못하지만, 자신이 서 있는 그곳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냅니다. 나무처럼 묵묵히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모습이야말로, 정말 영성 충만한 삶이 아닐까요?
물론 한 자리에서 우직하게 살아내는 나무의 모습이, 야망을 가지고 바쁘게 달리는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답답하고 안일한 생각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고향의 풍경 속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듯이, 한 폭의 그림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그 그림의 일부가 되는 삶! 그런 삶이야말로 정말 멋진 삶이 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더 좋은 환경을 추구합니다. 더 좋은 곳, 더 화려한 곳에 대한 기대를 품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서,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 내가 자리 잡고 있는 곳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살아보면 어떨까요? 내가 선 자리가 바로 세상의 중심이 되는 것입니다. 내가 선 곳에서부터 세상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 말은 결코 교만한 마음으로 살아가라거나, 혹은 게으르고 잘못된 자리에 머무는 것을 합리화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내가 서 있는 그곳, 옳고 선한 바로 그 자리에서 깊게 뿌리를 내려 큰 나무처럼 자라나라는 뜻입니다.
환경을 불평하기보다 아예 그 환경과 하나가 되면서, 큰 영성과 가치를 지닌 존재로 살아간다면 어떨까요? 그렇게 자라난 큰 나무가 사람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내어주듯, 우리 역시 지금 선 자리에 깊이 뿌리를 내릴 때 비로소 주변 사람들에게 참된 유익을 끼치는 덕스러운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