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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프레지던트] 장진
S#1 청와대 관저
자고 일어난 듯 ...부스스한 모습의 김정호 ...
세수를 하듯 얼굴에 물을 묻히고 고개를 든다.
거울 속의 자신을 보고는 ... 큰 숨을 내쉰다.
경쾌한 음악이 흐르며 ... 김정호를 말끔한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는 그림들 ...
머리를 염색하고 ... 양복과 넥타이를 매어 주고 ...
구두를 신겨주고 ... 오늘의 일정을 브리핑 해주는 비서 ...
깔끔한 노신사의 모습이 된 대통령 김정호.
관저의 문이 열리며 그의 얼굴에 찬란히 쏟아지는 햇살.
TITLE . Good morning President - 굿모닝 프레지던트
화면에 떠오른다.
인서트 /
대통령 전용차와 수행행렬이 도심을 질주하는 모습 ....
S#2 대통령의 차 안
정호 서류를 보고 있고 ...
정호 국회는 오늘도 못 여나?
참모 아무래도 내일 영수회담 결과를 보려는 추의입니다. 차의원이 원체 강성 이라 쉽지 않을 거 같습니다.
정호 저녁 회의는 뭐야?
참모 마지막으로 이번 특별사면에 대해서 재고를 좀 하심이 ...
정호 (한숨을 쉬며, 참모를 한 번 보고는) ... 오후에는 무슨 복권 행사라고? ... 꼭 가야되나 그런데 ...
참모 (곤란한 듯) ... 오래전부터 잡혀져있던 일정이라 ....
S#3 관저 응접실
영부인이 티브이를 보고 있다.
뉴스에 나오는 김정호 ... 복권 행사장 방문 모습이 스케치 된다 ...
화면 ...속
정호 사실 본인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국민들에게 어떤 측면에서 꿈을 주는 것이라면 좋은 것이지요. 살면서 몇 억이 어떻게 갑자기 생길 수 있겠습니까?
주변 사람들도 웃고 ...
인서트/
티브이 속, 이 모습을 보고 있는 ... 사람들의 인서트 ... 각자 할 일들을 하며 그다지 신경은 안 쓴다.
1. 공공장소의 사람들 ...
2. 관저 주방의 장조리장.
3. 차지욱, 자신의 사무실에서 ... 서류를 보며 슬쩍 시선만 준다.
정호 대통령 월급도 돈 좀 번다는 분들한테 얼마 안 되는 거잖아요 ... 하하하 ... 제가 복권이 되면 정말로 좋은 복지재단에 기부도 하고 그 모두를 국민들을 위해 쓸 수 있다면 ... 평생을 정치만 하면서 살아온 사람은 해보고 싶어도 못하는 것이거든요 ... 하하하 ...
부인 티브이를 보다가 ... 시계를 한번 보고 ...
부인 ...아이고 ... 드라마 하는데 ...
채널을 돌린다 ..
티브이 드라마 ...
부인 이 양반은 늦게 끝나네 ...
S#4 저녁 공관
저녁을 들며 ... 참모 회의 ... 법무부 장관인 한경자도 참석해 있다.
이번 광복절 사면 전직 대통령 ... 에 관한 이야기.
모두는 약간 심각하고 무거운 분위기다.
참모 이건 한 개인이 용서를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 국가와 현 역사가 그들을 용서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
참모2 게다가 찾아내지 못한 비자금도 엄청난 액수라고 생각되는데 ... 국민들이 아직도 괘씸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괜히 후한 마음쓰셨다간 역풍이라도 맞게 되면 ...
정호 한 장관은 어때요? 한 장관도 내가 말도 안 되는 결정을 한다고 생각 합니까... ?
한경자 ... (쉽게 대답을 못한다) ... 글쎄요 ... 제가 대법원에 있을 때 판결한 일이었잖아요... 전직 대통령이었습니다. 부담이 컸지요 ... 허나, 사형을 주건 무기를 주건 사면을 주건 ... 국민이 납득이 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거든요... 이번 사면도 그 관점에서 생각해보심이 ...
정호 나는 지금 이 나라의 대통령이고 대통령의 사면권으로 하는 일입니다. 법을 위반하는 건 아니지요?
한경자 .... 위법은 아니십니다.
정호 늦었습니다 ... 쉽시다 그만 ...
사람들 .. 불안한 표정으로 테이블에서 일어난다.
S#5 티브이 방송 [시사 토론]
사회자와 패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인다.
이번 사면 대상에 대해서 ...
진행자가 인상적인 모습으로 진행을 한다.
문영철 이게 말입니다. 과연 김정호정권 초기라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 까... 지금?
패널2 지금 어떤 의미에서 말씀하시는지 알겠는데요 .. 자 생각을 좀 해보십쇼 ... 지금 김정호 대통령께서 과거에 군사정권 시절에 옥고를 치루시며 얼마나 고생하셨습니까? .. 그분이 최대 피해자입니다. 근데 왜이러시겠습니까? 이게 바로 이번 정부의 국정목표 중의 하나인 국민대통합의 마지막 실천인 겁니다 ...
문영철 그러니까 그게 왜 꼭 대선 5개월 전에 실천하는 겁니까? 이거 팬서비스 아닙니까 ... 여당에서 취약하다는 보수 세력에 대한 편입을 꾀하는 정치적 인 쇼라고 밖에는 생각이 안 되지요 ...
패널2 우리 국민들 ... 이게 쇼인지 정치적 결정인지 다 구분하십니다. 그렇게 수준 낮으시지 않습니다.
문영철 나는 지금 뭐 수준이 낮아서 이거 가지고 얘길 하는 겁니까?
패널2 모르지요 ... 문영철 의원 수준이 어떠신지 ... 지금 보니 약간 의심은 갑니다만 ...
문영철 저거 봐라 말하는 거 ..저러니 국회에 안 나가는 거예요 우리가 ..
사회자 자자 .. 그만 싸우시고요 ... 국회의원들은 국회에서 싸우셔야죠 ... 장외 전투하시면 경찰이 잡아 갑니다 ...
방청객들 웃고 ....
S#6 침실
부부 ...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티브이를 보고 있다.
정호, 한숨 ..
부인은 옆에서 ... 정호의 눈치를 보고 ...
정호, 티브이를 꺼버린다.
cut to
불 꺼진 침실.
정호 잠이 안 오는 듯 한숨 ...
부인 괜찮아요? 당신 생각, 뭐라고 얘기 할 순 없어요 ... 투쟁도 용서도 어차피 당신 거니까...
정호 임자 ... 내가 정말로 그들을 용서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부인 .....
정호 ...용서가 안 되지요 ... 죽을 때까지 ... 세월이 지났다고 기억이 가물가물 해진다고 모든 걸 잊고 용서 하라는 건 말이 안 되지요... 근데 나도 ... 내가 믿지 못하는 결정을 합니다. 왜냐면 판단은 내 다음 사람들이 할 테니 ... 지금은 뭐가 옳은지 잘 모르는 게 있을 수도 있지요.
부인 요즘은 어서 끝나고 당신하고 그냥 조용히 살고 싶은 생각뿐이에요 ...
정호 후후 ... 잡시다. 내일 또 힘든 친구하고 싸워야 되니까 ...
둘, 눈을 감고 ... 키득키득 ...
정호 재미나지 않아요? 내가 지욱이 녀석하고 아옹다옹할 걸 생각하니 ...
부인 웃겨요 ... 차의원 참 ... 잘 컸어요 ...
정호 지 아버지 피가 있는 거지 ...에휴 ... 녀석 ...
둘, 잠이 든다.
S#7 청와대 접견실
영수회담 ...
기다리고 있던 차지욱 대표 ...
강건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젊은 정치인의 모습으로 앉아 있다.
김정호가 나오자 인사를 하며 악수하고 ...
방송 카메라와 사진 기자들의 번쩍이는 플래시 세례
상식적인 인사말이 오가고 ...
정호 바쁘시죠? ... 오랜만에 뵙니다.
지욱 건강하시죠? 진작에 좀 뵙고 좋은 말씀 나누고 해야 됐는데 ...
정호 당대표 되시고 더 멋있어지셨어요 ... 대한민국에 존 에프 케네디 같다고 다들 그러드만요 ... 허허 ...
지욱 과찬이십니다...
cut to
포토타임이 끝나자 ...
기자들 나가고 ...
참모들과 수행원들도 자리를 슬슬 빠져 나간다.
김정호, 차지욱을 노려보다가 윗옷을 벗는다.
그리고 사뭇 다른 분위기로 ....
정호 일단 칼칼한데 맥주부터 한잔하며 얘기하자 ...
지욱 네? 대낮부터 ...무슨 ...
정호 젊은 놈이 빼긴 ...
cut to
테이블 앞에 놓인 현안 문제들 ... 노장과 젊은 강성... 두 정치인이 종이를 넘겨가며 하나하나 체크해 간다.
정호 이건 그냥 통과 시키자 ...
지욱 에이 이게 제일로 중요한 거에요 ...
정호 여기 적힌 거 중에 안 중요한 게 어딨어 ... 대신에 공무원법 개정은 너희 하자는 대로 갈게.
지욱 이렇게 두리뭉실 정하시면 안 되죠 ...
정호 하루가 급해 임마 ... 처리해서 살림을 꾸려 줘야 국민들이 살 거 아냐 ...
지욱 ... 근데 자꾸 임마 임마 ... 그러세요 ...
정호 내가 니 기저귀를 몇 번을 갈아줬는데 .. 이놈이 ...
지욱 .... 알았어요 ...넘어가세요 ...다음 거요 ...
정호 ...헤헤 ...
지욱 옛날부터 아저씨는 너무 비논리적이야 .. 정말 ..
정호 넌 대통령한테 아저씨가 뭐냐? ...너 잡아간다 ...국가원수 모독죄로 ...
지욱 ...치 ...
둘의 모습을 .... 맥주와 간단한 안주를 가져다 놓는 기수,
슬쩍 보고 ... 고개를 저으며 ...나간다 ...
정호 (불쑥) ... 이연이 ... 올해 공부 끝나고 온다더라 ...
지욱 ... 아 ...그래요 ... 근데요?
정호 아니, 그냥 그렇단 얘기지 ...
지욱 ... 걔는 뭔 공부를 마흔이 다 되도록 한대요? ... 시집은 안 간대요?
정호 ... 그러게나 말이다 ... 넌 홀아비 생활 안 힘드냐?
지욱 ...(화제를 휙 바꾸며) 이거, 이거... 특수교육기관 예산 ... 요건 양보 못해 요 ...
정호 그건 ..그냥 ... 좀 더 싸우라고 그래 ... 아직 급한 거 아니잖아 ..
지욱 허허, 참나 .... 아저씨 별명이 늙은 여우인거 아세요?
정호 알아 ... 너 대학 때 이연이 좀 만났다며?
지욱 (버럭) 아, 누가 그래요? ...
정호 아니면 아니지 왜 눈은 부라리고 그래?
지욱 아니, 김이연이 그래요? ... 내가 지랑 만났다고?
정호 느희 아버지가 그러드라. 니가 일방적으로 쫓아다녔다고 ...
지욱 왜 말도 안 되는 소릴 하세요? ... 난 대학 때 공부만 했거든요 ...
정호 (서류 보며) ... 국정원 전화 한통이면 다 나와 임마 ... 뻥치지마...
지욱 우 ...미치겠네 ... 아니, 국가기관이 개인사찰 하겠다 이거에요? 지금이 어느 시댄데 .. 이거 탄핵감이에요 ...탄핵감!!!
정호 (신경도 안 쓰며) ... 야, 요거 ... 대도시 행정 특별법 ... 요건 우리한테 주라 ...
지욱 주긴 뭘 줘요 ... 아, 나 ..이래서 혼자 오는 게 아닌데 ...
지욱,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킨다...
S#8 접견실 외곽
차지욱이 얼굴이 불그스레해져서 나오고 ...
기자들 앞에서 웃으며 ...
지욱 회담 결과는 매우 좋습니다... 모든 걸 다 마무리 지은 건 아니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가 있었습니다. 어 ... (얼굴에 취기가 ...) 장고의 회의라 ... 좀 힘들었네요..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 물론 정부의 입장이 여당의 입장 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딸꾹 (딸꾹질까지) ... 오늘의 회담을 계기로 여당 과의 차이도 좁혀지길 희망합니다....
S#9 저녁 관저 응접실
일일 드라마를 보고 있는 영부인 ...
바로 옆방에선 ... 정호가 독서를 하고 있다 ...
그때,.. 부인의 소리 ..
부인 여보 ... 드라마 보세요 ... 오늘 미미 죽는 날이야 ..
정호 귀가 번뜩
정호 (옆방에서) ... 아직도 최불암이 자기 아빤 거 모르나?
부인 오늘 알거 같은데 ...
정호 ... 리모컨을 눌러 티브이를 켠다.
티브이에선 복권 추첨 방송이 막 시작 되었다 ...
별 생각 없이 다른 채널을 돌리려는데 ... 리모컨이 말을 안 듣는다 ...
정호 왜이래 ... 건전지가 떨어졌나 ..
방송은 계속 흘러가고 ... 모니터에 하나씩 뜨는 숫자들 ...
정호는 계속 리모컨만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
점점 귀가 밝아오고 ... 눈이 모니터 쪽으로 가는데 ...
모니터에 나열된 당첨 번호 ...
교차로 보여지는 드라마 속 여주인공 미미의 모습 ...
당첨 번호가 하나
둘 .... 뽑혀져 나오고 ...
드라마 속 미미도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서 누군가에게 점점 얘길 듣고
번호가 셋
넷 ...
정호의 표정이 점점 정적으로 변하며 모니터를 주시하고 ...
드라마 속 미미도 ...점점 눈이 커지며 호흡이 거칠어지고 ...
마침내 마지막 번호가 다 나오는 순간,
정호 (혼잣말로) .... 구 ... 구냐?
티브이 속 추첨 진행자... 마지막 번호를 확인하고 ...
진행자 네!! 마지막 번호 넘버 나인!! 구 번입니다.
그 번호를 확인 한 정호 .... 잠시 숨이 멎었다간 ... 눈이 커지고 ...
... 몸이 바르르르 떨리고 얼굴은 노랗게 예뻐지고 ...
그러다간 ... 눈동자의 검은 부분이 머리 뒤로 돌아갔는지 ...흰자만 보이더니 .....
환청처럼 들리는 진행자의 멘트.
진행자 일렬번호로 맞춰지는 숫자 ... 오늘의 당첨번호 .. 육 팔 영 이 일 ... 그리 고 구!! 자, 과연 일등 상금 244억 원의 주인공은 누가 ......
정호 하아악 .....!!!
드라마 속 미미도 사연을 다 들었는지 ...
미미 아아악!!!!!!!
S#10 관저
주치의와 경호원 ... 실려 나가는 김정호 ...
S#11 도로
사이렌 소리
구급차와 경호 차량 ...
경호 오토바이 ....
질주....
S#12 차지욱의 집 / 아파트
옛날 앨범을 펼쳐보고 있는 차지욱 ...
조금 촌스러운 모습의 ... 어린 시절 ...
자신과 ... 이연의 모습 ...
그리고 앨범, 뒤 쪽에 있는 몇 통의 국제우편물 ...
보다간 피식 웃는다 ...
그때, 울리는 전화벨 ..
지욱 네 ... (...!!) ... 뭐요? ....
S#13 청와대
국가비상 사태 ... 몽타주 ...
몰려드는 참모들 ...
참모2 어떻게 된 거래?
참모3 티브이 드라마 보시다가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지셨다는데 ...
참모4 아니, 원래 드라마를 자주 보시나 ...?
참모5 '사랑과 죽음' 오늘 최불암이 자기 아버진 거 알았거든 ...
참모4 아니, 친아버지 찾았는데 대통령께서 왜 쓰러지시는 거야? ...
유고시 행동 절차를 준비하는 모습 ...
인서트/
철책 ... 해안선 군부대 경비 강화.
S#14 전방의 어느 초소
초병 둘 ...
선임 아니 시발 뭔 일인데 ... 갑자기 A형으로 다 깔아 놓는 거야 ...
후임 혹시, 전쟁 나는 거 아닙니까?
선임 야이 시댕아 ... (머리통을 때리며) 니가 그러니까 통일이 안 되는 거야 ... 나 며칠 남았다고?
후임 네, 일주일 남으셨습니다.
선임 일주일 남았는데 뭐 ... 전쟁?
후임 아니, 쟤들은 박병장님 일주일 남은 거 모를 테니까 혹시 해서 ...
선임 ... 나 제대하기 전까진 ... 뭐라고? ...
후임 외계인도 깝죽대면 안 된다!!!
선임 내가 앞에 볼 테니깐 넌 하늘 봐 ... 외계인들 오나!!
후임, 갑자기 하늘을 보며 눈초리를 반짝인다 ...
S#15 병실
정호 눈을 감은 채 ..
주치의 일단 혈압도 괜찮으시고 머리 쪽 충격이 없으신 게 천만 다행입니다.
부인 (울먹이며) ... 아직 눈도 못 뜨고 있는데 ... 뭐가 다행이란 거예요 ... 여보 ... 내말 들려 ? ... 여보 ...
주치의 진정하십쇼 여사님 ... 지금은 조용히 기다리는 게 좋습니다.
S#16 방송
방송 ...뉴스와 긴급 속보들 ...
1. 목격자들에 의하면 오늘 밤 아홉 시경 ... 청와대로 앰뷸런스가 들어갔고 ...곧 의전차량들의 호위를 받으며 앰뷸런스는 서울대 병원으로 향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2. 일각에서는 의식을 잃으셨다는 얘기만 나오고 있고 그 경중에 대해선 아직 밝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청와대 참모진들이 긴급 소집되었고 ... 유력한 정부쪽 한 인사는 곧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주재될 것이라고만 밝혔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3. 평소 약간의 혈압과 협심증상 말고는 특별한 건강이상이 없었던 걸로 알려진 김정호 대통령은 오늘 오후에 차지욱 대표와의 마라톤회담이 스트레스로 작용한 게 아닌가하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S#17 청와대
공식 발표 ...
대변인 잠시, 어지럼증이 오셔서 휴식을 취하고 계십니다. 원인은 아직 판명이 나오지 않았지만 ... 심각한 상황은 절대 아님을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립니 다. 아울러 각 언론과 방송매체의 추측 기사, 혹은 사실이 아닌 내용을 퍼트리는 집단 및 개인에 대해서는 국가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행위로써 엄중히 대응할 것입니다.
S#18 호텔 어느 곳
차지욱과 여당 야당 대표들의 만남
대표1 지금 이 사태에 대해서는 초당적인 ... 힘을 모을 때 ...입니다.
대표2 초당이고 뭐고 청와대에서 정확한 상황을 국민들께 얘길 해야지 ... 이게 지금 국가 비상사태인데 ...
대표1 우리도 지금 계속 얘기 중이잖아 김대표 ...
대표3 그게 뭘 이렇게 질질 끌 상황이 아니잖아요? 국가 비상사태는 맞는데 NSC가 발효 중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군부 상황이 어떤지도 모르지.. 이게 도대체 당대표들 모여서 할 수 있는 게 없잖아요 ... 근데 무슨 초당은 ... 누굴 초딩으로 보나!
지욱, 심각한 얼굴.
남다른 어두움이 얼굴에 번져 있다.
S#19 병원
1. 눈을 감고 있는 김정호의 스케치 ...
2. 옆에서 고개를 숙인 채 ... 눈물을 훔쳐 내는 부인의 모습
3. 문 밖에서 긴장된 얼굴로 있는 경호원들과 참모들 ... 그때, 복도로 들어서는 차지욱.
S#20 공항
긴장된 얼굴로 트랩을 빠져나오는 한 여인
김이연이다.
S#21 병실
김정호가 아직도 눈을 감고 있는 병실.
그 옆에 조금 초췌한 채 벽에 기대어 잠들어 있는 .. 차지욱 ...
김정호의 부인이 다가와 어깨에 손을 올린다.
부인 차의원 ...
지욱, 눈을 뜬다.
지욱 네 ...
부인 아침이에요 ... 일단 들어가 봐요 ...
지욱 아 ..네 ...
지욱, 눈을 감고 있는 김정호를 한번 보고 ... 일어난다.
S#22 병원 복도
차지욱 나온다.
참모 뒤쪽 비상계단으로 내려가시면 차량 대기하고 있습니다. 밖에 기자들이 많아서 ...
지욱 그래요 ...
그때, 반대편에서 경호를 받으며 서둘러 들어오는 김이연 ...
경호원 잠시만요 ... 길 좀 내주십쇼 ...
이연, 경황없이 서둘러 들어오며 지욱과 스친다.
둘, 서로 얼굴을 마주보지만 ... 어떤 말도 못하고 그냥 스친다.
이연, 병실로 들어간다.
S#23 도로 / 차지욱의 차
지욱 ... 차 뒷자리에 앉아 ... 멍하게 스쳐지나간 이연을 생각한다.
S#24 병실
천천히 움직이는 김정호의 손
눈을 희미하게 뜨며 ... 깨어나는 ... 김정호.
이연 ...아빠 ...
부인 여보 ...
주치의... 조심스럽게 ...
주치의 어르신 .. 제 소리가 들리십니까?
정호, 주변을 천천히 힘없는 눈으로 둘러보다가 ....
입을 움직인다.
비서, 귀를 가져간다 ....
정호 (힘겹게 작은 소리로)... 내 ... 지갑 좀 ....
문을 박차며 복도를 뛰어나가는 비서 ...
소리친다...
비서 지갑!!
S#25 방송
뉴스 멘트
여러 방송사들이 부분부분 나눠서 떠든다.
1. 방송 아나운서
대통령께서는 오늘 아침 8시30분쯤 의식이 돌아왔고 눈을 뜨자마자 지갑을 찾았다고 말했습니다...
(정호가 힘겹게 지갑을 펼쳐 보이는 모습)
2. 현장기자
... 가지고 온 지갑을 열어 부인과 젊은 날 찍은 사진을 보더니 손을 부르르 떨며 눈물을 흘리셨다고 한 측근은 말했습니다 ...
(지갑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정호의 모습을 감동 어리게 바라보는 참모)
3. 여당대변인
... 생사의 순간에서도 가족을 생각하신 ... 이런 멋진 로맨티스트를 대통령으로 둔 우리 국민들은 정말 행복합니다.
(정호, 지갑 속 젊은 시절 부부사진 뒤에서 복권을 슬쩍 빼내 보며 눈물짓는다)
S#26 병실
정호, 혼자 웃는 얼굴로 천정만 바라보고 ...
그때, 지욱이 들어온다.
지욱 괜찮으세요 ... ?
정호 괜찮아 .. 어제도 여기서 잤다며.. 뭘 또 왔어?
지욱 저하고 만난 다음에 쓰러지시니까 ... 제가 욕먹었잖아요... 대통령 괴롭혔 다고 ... 그리고 제가 간호한 거지 잠잘 데가 없어서 여기서 잤겠어요?
정호 ...후후후 ... ㅋㅋㅋ(정호 실없이 계속 히죽거리며 웃는다)
지욱 뭐가 그렇게 좋으세요?
정호 어? ...아니야 ...아니야 ... 가봐 ... 괜찮으니까 ...
지욱 예 ... ? 벌써요?
정호 일해 임마 ...
지욱 (주변을 둘러보며) ... 근데 아침에 보니까 따님도 왔던데...
정호 짐 좀 풀고 온다고 잠깐 갔다 ... 왜 불러주랴?
지욱 (화들짝) ... 아니요 ... 가볼게요 ... 몸조리 잘하세요 ...
일어나 나가려는 지욱 ...그 뒤에서 ...
정호 나중에 술 한 잔 사라 ...
지욱 네?
정호 아주 적절한 시기에 이렇게 쓰러져 주었잖냐 ...
지욱 ....?
정호 늙은 대통령한테 이런 일이 생겨버렸으니..국민들은 젊고 건강한 대통령을 원할 게다 ... 올 겨울 선거 때 ... 잘해봐라 ... 넌 실력은 없어도 체력은 좋지 않냐 ... 후후후 ...
지욱, 그냥 반 농담으로 듣고 씨익 웃으며 나간다 ...
S#27 청와대 관저
다시 돌아온 김정호 ....
방송 기자들과 참모들의 인사를 받고 ... 손을 흔들어 보인다.
S#28 관저 집무실
정호와 부인, 수행 참모들이 들어온다.
자신의 집무실을 훑어보곤 ...조용하고 묵직하게 ...
정호 혼자 있고 싶네 .....
모두 나간다.
cut to
홀로 책상에 앉은 김정호 ...다시 지갑을 펴본다...
부인과 찍은 사진 뒤에서 복권을 꺼낸다...
표정이 밝아지더니 ...
지갑을 품에 꼭 껴안고 혼자서 왈츠를 춘다.
잠시 후, 조리장이 약과 간단한 음식을 가지고 들어오고 ...
조리장과 눈이 마주친 정호 ... 춤추던 자세로 ... 굳는다.
조리장, 테이블 위에 약을 놓는다.
기수 걱정 많이 했습니다. 제가 기도발이 잘 안 받는 편인데 ... 그래도 열심히 기도 했습니다.
정호 고맙네 ... 세상엔 기도하지 않았는데도 거저 주시는 선물이 있나봐 ...
기수 네? ...
정호 아니 ... 아닐세 ... 후후 ....
기수 다시 웃으시는 모습 뵈니까 정말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다시 와주셔서 ....
장조리장, 나간다.
정호, 그를 보며 흐뭇한 미소만 ....
S#29 이연의 방 / 관저 안에 있는 어느 침실
들어오는 정호 ...
이연, 짐을 싸고 있다 ...
이연 (정호를 보고) 아빠 ...
cut to
정호와 이연 ... 작은 티테이블에 서로 앉아 있다.
정호 아쉽다 .. 주말에 다시 들어간다고?
이연 ...(손을 잡아주며) .. 건강하세요 ...
정호 돈 좀 보내주랴?
이연 하하 ... 쓰러지신 거 쇼크가 좀 있으시긴 한가보네... 돈 얘길 다 하시고 ..
정호 이상하냐? 애비가 돈 얘기 하니까? ...
이연 아니 뭐, 시집 안 가냐는 얘기보단 좋지요 ..
정호 ... 근데 너 진짜로 시집은 안 갈 거냐?
이연 갈 거예요 ... 똑똑하고 잘생기고 돈도 많은 부자한테 갈 거야 ...
정호 .... 갈 생각이 없구나 ...
정호, 옆에 놓인 수화기를 들고 어딘가로 전화를 걸고 있고 ...
이연 아, 그제 .. 지욱이 오빠 봤는데
정호 (전화를 걸며) ... 그 놈 얘긴 꺼내지도 마라 ...아주 꼴통이 되가지고 .. 보기도 싫다 ..
이연 정치라는 게 다 그렇지 뭐 ... 너무 경황이 없어서 인사도 못 했어요 ... 근데 그 오빤 안 늙어 ... 어쩜 그대로야 ...
정호 (통화를 하며) ... 어, 여보세요 ... 나 김정호다 ... 잠깐만 ...
전화를 이연에게 준다.
정호 받아봐라 ...
수화기를 넘기고 정호는 일어난다.
이연, “누군데요?” 라며 수화기를 받는다.
이연 여보세요 ...
S#30 차지욱의 집
헉!!!!!
지욱 ...여 ... 보세요?
이연 (소리만) ...네 .. 김이연인데요 ... 누구세요?
지욱 어 .. 저 ..
그때, 건너 방에서 아기가 깼는지 ... “애 앵~” 하고 우는 소리가 들린다.
지욱, 그냥 전화를 끊어 버린다.
숨을 몰아쉰다.
S#31 관저 / 서재
김정호 혼자 책상에 앉아 ... 종이에 펜으로 뭔가를 적고 있다.
집 ..... 30
마누라 ..... 20
딸 ...... 10
여행 ..... 5
그의 얼굴은 자못 진지하다.
잠깐 고민하다가 여행 5를 지우고
여행 ..... 10
골프 ....
정호 (혼잣말) ... 골프는 얼마나 드는 거야 .... 1억이면 되나 ...
골프 ..... 1
정호 이러고도 한참 남네 ... 흐흐 ...
혼자 너무 좋아하고 있다.
S#32 정호의 차안
참모와 비서가 함께 동석한다.
참모 며칠 더 쉬시는 게 좋을 듯 하신데요 .. .너무 무리 아니십니까 ...
정호 잡혀있던 일정인데 왜 취소를 합니까?... 힘이 납니다. 걱정 마세요... 흐흐
자신의 차를 둘러보고 .. 만져보며 ...
정호 이런 차는 원래 얼마나 하지?
비서 방탄, 제동, 기타 첨단 장비들이 ... 특별 제조된 거라 한 10억 정도 ... 좀 비싸죠?
정호 나 임기 끝나면 이거 주나?
비서 아, 이건 대통령 전용이라 ... 그래도 자동차는 제공되시죠...
정호 치사하네 ... 뭐 그냥 하나 사면되지 ...
참모와 비서 ... 뭔가 달라진 정호의 이미지를 받는다.
정호 옆에 있는 신문을 집어 든다.
펴서 읽으며 ....
정호 거, 뭐드라 ... 크루저 있잖아 ... 세계일주하는 거 ... 그거 얼마나 하지?
비서 그 배 가격말씀이십니까?
정호 아니, 티켓 값 ...
비서 네... 알아보겠습니다.
그때, 눈에 들어오는 신문기사 ....
굵은 제목 [주인이 나오지 않는 복권!]
복권 당첨에 관해 ... 아직 당첨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급 시한이 6개월이란 내용 ...
정호, 허걱 .... 얼굴이 사색이 되며 ...
스쳐지나가는 flash back
행사장에서 했던 정호의 말...
“제가 복권이 되면 정말로 좋은 복지 재단에 기부도 하고 ”
정호 저기 ... 앞으로 6개월 후면 ... 언제냐? ... 어떻게 되지...?
비서 (잠시 암산하다가) ... 6개월 후면 12월 ... 정확히는 ... 아, 이 취임식 이틀 전이신데요 ....
정호, 숨이 또 막혀 온다 ...
다시 스치는 flash back
“그 모두를 국민들을 위해 쓸 수 있다면...”
S#33 도로
김정호의 대통령 차량 행렬이 ... 갑자기 유턴을 한다 ...
그리고 속도를 내며 삼청동으로 귀환한다.....
S#34 관저
링거를 팔뚝에 꽂은 김정호 ..
주치의가 일어난다.
주치의 일시적인 증세입니다.. 혈압 심전도 모두 괜찮습니다.. 무리만 안 하시면...
부인 에휴 ... 여보 ... 남들은 레임덕이라고 알아서 손을 놓드만 ... 이임식하기 전에 국립묘지 가실라고 이러시우? ... 에휴 ...
참모 죄송합니다. 저희가 억지로라도 일정을 취소시켜드려야 했는데 ...
정호, 멍하니 ... 천정만 바라보고 있다.
S#35 대통령의 고민 / 몽타주
1. 식당
식사 ... 정호, 밥숟갈을 잘 못 든다...
머릿속에 온갖 잡념 ...
2. 주변 참모들 인서트/ 주방
참모 식욕이 떨어지셨어 ...
참모2 좀 신경 쓰라고
3. 회의실
정호, 브리핑을 받으면서도 멍하니 다른 생각 ...
4. 주변 참모들 인서트/ 흡연실
참모3 넋이 나가신 분 같다니까 ...
참모4 아, 어젠 혼자 막 킥킥대고 웃으시고 그러셨다니까 ...
참모5 혹시, 쓰러지시면서 ... 뭔가 온 거 아냐?
참모3 뭐?
참모5 아니 ... 노인들 ...오는 ... 벽에 뭐 ... 칠하고 막 ....
5. 도로
차를 타고 가는데 ...창밖에 지급 은행이 보인다 ...
눈물이 글썽이며 ... 그 은행을 바라만 보며 가는 정호 ...
S#36 은행 앞 (정호의 상상)
이상하게 변장을 하고 은행으로 들어가는 정호 ...
창구 앞에 서서 ...
정호 저기 ... 복권을 ...
직원 고객님 ... 번호표 뽑고 오세요 ...
정호 네? ... 아 ... 나는 저기 그러니까 ...복권을 좀 ...
직원 그러니까 번호표를 뽑고 차례대로 오셔야 되요. 할아버지 ...
사람1 아, 할아버지 쌥치기를 하면 어떻게 해요!!!
정호 에? .. 아니 난 그러니까 복권 때문에 ... 어차피 여기 말고 저기 금고 쪽에서 ...
사람1 아니 그러니까 복권 사시려면 편의점으로 가시고 ... 여기는 번호표를 뽑아야 된다니까 ... 아 이 노인네 ...왜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 들으셔!!
정호 (화가 차올라 소리친다) 아니!! 나 복권돼서 돈 받으러 왔다니까!!! 근데 얘들이 내가 누군지나 알어!!!(변장한 얼굴에 소품들이 약간 떨어졌다)
사람1 아, 이 영감이 미쳤나 ... 당신이 대통령이래도 은행에선 번호표를 뽑고 ... 뽑아서 ... 원래가 ... (점점 얼굴이 드러나며... 목소리가 기어들어가다가) ... 각하!!!!
사람1, 어색하게 거수경례를 하며 ...
직원 각하가 복권에 당첨되셨다 ... 뭣들 해!!!! 얼른 우수고객 창고로 모셔!!!!!
은행 안이 혼란스럽다....
정호, 사람들이 알아보고 몰려드는 것에 겁에 질려 도망을 가다 ...
투명한 유리문에 꽝 부딪힌다.
으아악!!!
S#37 관저 집무실
책상에서 졸다가 깨는 정호 ...
꿈이다 ... 다시 고민에 빠지는 정호 ....
정호 아냐 아냐 ... 내가 갈순 없지 ...
인서트/
1. 침실
자고 있는 부인의 얼굴을 뚫어지게 보며 ...
정호 (소리) 마누라 얼굴도 사람들이 다 알 테고
2. 회의실
문 옆에 서있는 비서를 슬쩍 보고
정호 (소리) ... 비서 놈을 시키면 ... 저 자식은 돈 들고 튈 수도 있어 ... 어쩌지 이걸 어쩐담 ...
다시, 밤/ 집무실
정호, 홀로 왔다갔다 ....
정호 아니지 ... 아니 대통령이 복권 당첨돼서 돈 찾는 게 뭐 죄야 ... 나도 국민 인데 ... 아, 내가 다 기부한다고 했지? ... 이런 주둥이 ... 가만, 말이야 번복 좀 하면 안 되나 ... 원래 정치하는 놈들 ... 요랬다 저랬다 하잖아 ... 에휴 ... 그랬단 지금까지 청렴결백 정직한 정부 어쩌구저쩌구 ... 다 없어 지겠지 ... 아, 북한 핵문제보다 더 골치가 아프다 ... 아 ....
S#38 관저 주방
야심한 주방 ...
조리장과 조수들이 ... 여가 생활 ... 고스톱을 하고 있다.
김정호 조용히 들어온다...
화들짝 ..놀라는 조리사들 ...
정호 아니 신경 쓰지 말고 하던 일 해 ... 장조리장, 소주... 있나?
cut to
김정호 한잔 ...주욱 ...
금방 만들어진 안주 몇 접시 ...
기수 아직 .. 이런 거 하셔도 될 런지 ... 병원 나오신지 얼마 안 되셔서 ...
정호 한잔... 해 ...
기수 아닙니다 ... 네 ...
둘의 소주 한 잔 ...
정호 누가 따고 있었어 ..?
기수 아닙니다 ... 그냥 .. 소소하게 심심풀이로 ... 그렇게 그냥 하다가 ... 제가 좀 크게 나려던 찰나였습니다...
정호 아 ...
기수 흔들었거든요 ...
정호 난 .. 할 줄 몰라 ...
기수 네 .. 그러시겠죠 ...
정호 재미없게 살았지 ... 돌아보면 지겹다 ... 내가 살아온 인생 ...
기수 아휴 ...별말씀을 ... (한 잔 훌쩍 ) ...캬 ...
정호 장조리사 ... 살다가 말이야 ... 하늘에서 갑자기 한 이백억 뚝 떨어지면 어떨 거 같아?
기수 네?
정호 그냥 길 가다 말이야 한 이백억 정도 돈다발이, 자네 머리 위로 뚝 떨어진 다면 ... 근데 ... 아무도 없는 골목길이라 아무도 몰라 ... 그러면 어떻게 하겠나 ...
기수 어 ... 그 정도가 제 머리로 떨어지면 죽겠죠...
정호 어?
기수 하늘에서 그 정도의 돈다발을 맞으면 머리가 깨지건 목이 분질러지건 ... 죽지 않을까요? ... 웬만한 사람이면 즉사일거고 행여 겨우 살았다 쳐도 아무도 없는 골목이니 ... 응급실로도 빨리 못갈 거고 ... 겔겔대다가 죽지 않을까요?
정호 ...기수를 그저 멍하니 보다간 ... 껄껄 웃는다.
정호 그렇구만 맞는 말이구만 ...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다발을 맞으면 그래.. 죽겠지 ... 아무도 모르니 병원도 못가고 ... 그게 정답이구만 ..죽는다 ... 허허허 ... (웃으며) ...
정호 일어난다.
정호 잘 마셨네 ... 언제 시간되면 나도 화투 좀 가르쳐줘 ... 퇴임하면 그런 것도 한번 해봐야지 ...허허허 ....
정호 웃으며 나간다.
S#39 밤
1. 책상 앞에서 ... 혼자 생각에 잠긴 정호 ...
2. 복도를 거닐며 ... 옛날 사진들과 자신이 대통령 시절에 찍은 사진 액자들을 본다.
3. 침대에 앉아 자고 있는 부인의 손을 잡는다.
S#40 다음날 광복절 기념행사
행사 연설 ...
이번 사면 조치와 기타 내용 ...
정호 그러므로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 발전시킴은 이 시대의 우리가 나아가야 할 중요한 덕목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합니다. 아울러 국민 여러분들의 많은 의견과 걱정이 있으심에도 불구하고 본인과 이번 정부의 결정으로 내려진 광복절 특별사면 조치에 관해, 이 정부의 국정 목표중의 하나인 국민 대통합의 마지막 마침표를 찍는 결정임을 다시 한 번 이해해 주셨음을 부탁드립니다. 본인이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위해 걸어온 길을 어떤 이유에서건 다시 돌아가지 않기 위한 진정한 용서와 화해의 실천임을 믿어주시기 바랍니다.
좌중의 박수 ....
그리고 원고를 닫고 ... 갑자기 지갑을 열더니 ... 복권을 꺼내 ... 대국민 고백
정호 제가 준비한 오늘의 연설은 다 끝났습니다. 허나, 예정되지 않은 말씀을 드릴게 있어서 ... 시간을 조금 더 갖겠습니다. 얼마 전 온 국민의 관심을 끌었던 복권 발행이 있었죠? ... 저도 참석을 했고 거기 계신 분들 모두 기념으로 한 장씩 번호를 적어냈습니다. 그리고 오늘 국정보고는 아니지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께 작은 고백을 합니다. .... 제가 .... 1등에 당첨 됐습니다...
장내가 술렁 ....
정호 복권의 번호는 나열된 숫자 ... 680219... 제가 아내에게 결혼하자고 청혼 했던 날입니다.
장내가 약간 혼란에 빠진다.
인서트/ 여러 공간
1.공항
비행기를 기다리는 이연, 티브이를 통해 아버지의 고백을 듣는다.
2. 어느 편의점
평범한 백수, 로또를 칠하다가 티브이 속 대통령의 고백을 듣는다.
자신이 칠하던 로또를 한번 본다.
다시, 행사장.
정호 244억 원이더군요... 와우, 살아생전 이런 돈을 어떻게 만져 볼지.. 본인은 이 금액을 민주화운동연합에 전부 기탁할 생각입니다. 저는 가난하게 박봉으로 살아왔습니다. 재야운동 했던 사람들이 다 그렇지요. 그래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돌아가신 분들 ...앞으로 더 열심히 지켜주실 분들 위해 전부 드립니다. 제가, 이런 결정을 내렸으니.. 혹, 저보다 앞서서 대통령에 계셨던 분들 중에 저처럼 이렇게... 원래 가질 수 없었던 돈이 혹 계신다면 좋은 곳에 얼른 쓰시는 게 어떨지... 그냥, 한번 권고를 드립 니다 ...
작은 술렁임은 ...하나둘, 장내 박수로 이어지고 ...
S#41 에필로그 차안
부인과의 대화
정호 미안하오. 진작 얘길 못해서 ... 나도 ...
부인 당신 제정신이에요? ...
정호 어?
부인 아니 그 돈이면 ... 세상에 ... 그냥 반만 주고 한 반 정도는 남길 생각을 해야지 ... 그 돈이면 ..아휴 내가 미쳐 ....
정호 여보 ... 아니 저기 ...
부인 아 됐어요 ... 됐고 ... 그리고!! ...당신 나한테 청혼한 날은 2월이 아니고 3월이거든요!!
정호 엥? ... 3월이야? 어, 2월인데...
부인 2월 달에 벚꽃 피는 거 봤어요? ...
정호 아 .. 그렇지 경주에서 ... 벚꽃 놀이할 때 ... 아 3월이구나...
멀어져가는 차안 ...
들리는 소리.
정호 저기 ... 나 다시 정정할까? 그냥 상금 갖겠다고 ...
부인 창피하게 어떻게 말을 바꿔요?!!
정호 그냥 연금 안 받고 대신에 그냥 그 상금 가지겠다고 하면 ...
부인 각하!!!! 조용히 좀 해주실래요?
f.o
어두워졌다가 다시 밝아지면 ...
S#42 국회 앞 광장
대통령 이 취임식
김정호와 마주선 차지욱. 취임하는 새로운 대통령이다.
선서.
f.o
S#43 바다 / 동해안 북(北)
거친 물살을 가르는 군함의 뱃머리 ...
서서히 그 배의 위로 카메라가 올라가면 ...
일본 이지스함이다.
펄럭이는 일본 깃발.
S#44 국가안보실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 ... 대통령 차지욱과 참모들 ...
뭔가 긴급한 일이 생긴 듯 보인다.
지욱 정확히 언제 시작했대요?
참모1 연합사 확인으로는 오늘밤 9시가 조금 넘은 ... 시각에 관측됐고요 ... 조금 전 열한 시 오 분에 우리 쪽으로 통보가 왔습니다.
지욱 대한민국 바다에서 쌈질인데 왜 우리가 맨날 쟤들보다 늦게 아는 거예요?
참모1 체계가 아직 ... 이 지역 해상 작전권은 태평양 사령부 작계권이라 ...
지욱 저쪽 반응은요?
참모1 7함대 쪽은 아직 안 움직이고 있고요 ... 자위대 북서 해상 방위군만 올라 와서 대치중입니다.
지욱 (골치 아프다) 아 ... 꼴통들 ...
그때, 참모2 급하게 들어온다.
참모2 대통령님 .. 백악관입니다.
S#45 관저
지욱 아들인 다섯 살 난 이안이가 ... 혼자 이방 저방 돌아다닌다.
잠에서 깼는지 잠이 안 오는지 하품을 하며 ...
S#46 화상 회의실
백악관과의 화상 통화.
차지욱, 미 대통령(미통)과의 화상통화.
동시통역이 분주히 통역을 하고 ... 지욱은 헤드셋으로 미대통령의 얘길 듣는다.
미통 굿모닝 미스터 프레지던트.
지욱 죄송한데요, 여긴 밤입니다 ...
미통 오 쉣 ... 깜빡했네요 ...
지욱 저도 지금 막 보고를 받았습니다. 물론 백악관 보다 몇 시간 늦었겠죠 ...
미통 최대한 불상사를 막아야 합니다. 우린 몇 시간 후에 안보국 회의를 열겁니 다. 분명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다, 라는 게 결론이겠죠 ... 그리고 의회 동의를 얻으면 7함대가 움직입니다.
지욱 그렇겠죠 ... 근데 ... 우선은 원인을 먼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미통 네?
지욱 일본이 탄도 방어를 목적으로 미사일 기지를 북동 지역으로 옮겨 놓았고 ... 해상 훈련이랍시고 북한과 우리 영해까지 해상 자위대를 올려놨지요 ... 아시다시피 ... 국제 관례상 양해가 없는 이런 훈련은 반 도발이나 다름 없 습니다. 북한의 군사 조치는 어쩌면 당연한 거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것 들을 짐작할 수 있었을 텐데 ... 왜 일본은 급하리만큼 이런 긴장을 만드는 건지 ...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
미통 이건 정치적 계획이 아닌 군사적 충돌입니다. 아무쪼록 의회가 승인을 할 경우 작전계획에 따라 한국 영공과 영해를 사령부에게 열어주셔야 합니다.
지욱 ... 태평양 사령부가 움직이게 되면 ... 결국 우리의 하늘과 바다 위를 자위대도 들어온다는 거죠?
미통 .... 이성적으로 판단하세요 ...
지욱 ... 이번 주까지만 시간을 주십쇼.
지욱 ....
S#47 청와대 해가 뜬 아침
조깅 중인 대통령 지욱... 그 옆과 뒤에는 경호원들이 함께 뛰고 ...
S#48 휘트니스 공간
차지욱, 바벨을 들며 운동을 한다.
탄탄한 근육질의 대통령 ...
수행원들 옆에 서 있고 ...
조리사 장기수가 음료수 한 잔을 가지고 온다.
기수 인삼하고 오미자를 단백질 혼합가루하고 섞어 봤습니다.
지욱 고마워요 ...(마신다) ...어우 ... 몸에 좋은 건 다 맛이 왜 이럴까? ...
그때, 문영철이 서류를 들고 다가온다.
지욱 그건 또 뭐에요?
문영철 어제 저녁에 나온 지지율입니다.
지욱, 한숨을 쉰다.
지욱 또 떨어졌대요?
문영철 이번 일본과의 외교 마찰이 ... 국민들한테 심리적 불안으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총선이 코앞이라 여당 쪽도 많이 삐져있는 거 같은데요 ...
지욱 그래서? 총선 지지율을 위해서 인기 좀 끌만한 뭔가를 해달라는 거요 뭐요?
문영철 뭐 꼭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
지욱, 눈을 흘기며 영철을 본다.
옆에 있던 다른 참모 ... 손목시계를 보고 .. 영철에게 그만 하라고 눈짓하고 ...
참모1 일본 대사 ... 미팅 준비하셔야 될 거 같습니다...
S#49 도로 / 인서트
일본 국기가 차량 앞에 붙은 일본 대사의 차 ... 달리고 있다.
S#50 접견실
일본 대사와 마주 앉은 지욱 ..
중간 통역이 있고 ... 일본 대사 손에 손수건을 쥐고
땀을 닦아 가며 서툰 한국말로 열심히 ... 강력하게 얘길 한다.
대사 어 .. 이번 ..북한의 .. 군사도바르니에(발에) ... 한구꾸(한국) 정부가 ... 미온조구(적) ... 으로 ... 대처 ..하..는 것에 ... 일본 종(정)부...는 매우 ... 유감으로 ... 생각 ...하무(합)니다 ...
지욱 뭔가 착각하시나 본데 지금 대사를 내가 소환한 겁니다. 토론이나 회의 하려고 부른 게 아니고 ... 아울러 이번 동해 접전지역의 긴장은 일본의 군사 행동이 원인이란 얘길 하려는 겁니다. 아시겠어요?
대사, 지욱의 얘길 통역으로부터 귓속말로 전해 듣고 ...
대사 아 ... 우리는 ...종(정)당한 ... 훈련을 ...
지욱, 말을 화악!! 잘라 버린다.
지욱 저기요 ... 통역 옆에 있으니까... 그냥 일본말로 하세요 ... 안 답답하세요? 땀까지 흘려 가면서 ... 왜 그러세요? ...
통역에게 얘길 듣더니 “쓰미마셍” 이라며 꾸벅 인사를 하고 일본말로 한다 ... 통역이 동시통역을 한다.
대사 이번 일본의 군사훈련은 국가자위를 위한 정당한 훈련입니다. 영해를 침범 하지도 않았고 태평양 사령부의 재가까지 얻은 평범한 해상 훈련입니다.
지욱 (혼자말로) ... 아 증말 .. 누굴 바보로 아나 ... (대사를 노려보고) 이봐요, 대사 ... 해상 방위대가 북동해로 이동하면서 독도 수역을 포함 3회나 영해 를 침범 했었고 ... 지금 대치중인 지역은 관례적으로 군사 훈련이 제한된 곳입니다 ... 그건 아시죠? ...(지욱, 언성이 높아지고 말이 빨라진다) 이건 군사훈련이 아니라 군사행동이라 이겁니다. 그러니 북한은 당연히 맞불을 놓는 것이고 솔직히 일본은 땡큐죠 ... 왜냐? 우익 정권이 그토록 통과시키 려는 신방위법이 지금 의회에 상정중인데 ..이런 긴장을 유발하면 일본 내 에선 자국 안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질 거고 그 틈을 이용해 그 법안을 통과시키면 우익 정부가 원하는 강한 군대로 나가는 길이 뚫릴 테 니까 ... 안 그렇습니까! 왜요? 너무 정확하게 얘길 해서 할 말이 없는 거 요?
통역 도저히 따라가질 못한다...
통역 저기 ... 죄송합니다 ... 너무 빠르셔서 ...
지욱, 개의치 않고 대사를 노려보며 ...
지욱 한국 정부를 우습게보지 마시오. 굴욕의 역사는 가지고 있지만 ... 굴욕의 정치는 하지 않습니다 ...
대사, 지욱의 의지와 강함에 주눅 들어 있다.
S#51 국회 상임 위원회
위원회 의원들과 외교통상부장관 ...
질의와 답변으로 열띤 회의 중.
야당의원 지금 현 정부가 펼치고 있는 외교는요 ... 어떻게 얘기하면 외교가 아니에 요. 궁극적인 목적이 실리를 국가에게 안기는 게 외교의 목적인데 지 금 국 가 불안만 가중시키고 있잖아요.
장관 저희가 하고 있는 외교 ... 그러니까 금번 일본의 TMD 구축 이후 군사적 충돌과 관련된 상황은 지금 현재 진행 중인 외굡니다. 아직 어떤 결과도 나오지 않은 것입니다
야당의원 그거 계속 기다렸다간 큰일 날 거 같으니까 이러잖아요 ... 북한 봤지요 ... 지금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 청와대 요즘 여론조사 안합니까? ... 국민들이 차지욱 정부의 강성외교에 반감을 가진 게 분율로 자명하게 나오고 있잖아요 ...
장관, 땀을 닦으며 힘겨워 하고 있다.
이 얘길 받아서 티브이 시사토론회로 화면은 이동한다.
S#52 티브이 / 시사토론회
여야 의원과 토론 참석자들 ...
패널1 이렇게 지지율이 추락하고 다음 달 총선 때 야당이 압승하면 좋지요 ... 근데 그런 당략당승적인 차원이 아니라 ... 정말로 국민들께서 원하지 않는 외교를 하니까 ...이러는 겁니다.
패널2 자 .. 한번 봅시다. 국민들의 지지도는 정치 해보셔서 아시겠지만 분야에 따라 좀 다릅니다. 외교라는 특수한 것은 국민들께서 상세한 부분까지 모르시는 게 좀 많습니다. 그래서 현재 진행 중인 외교정책과 문제들을 가지고 그 2천명 남짓 조사한 것으로...
패널1 5천명입니다 5천명 ...
패널2 아니, 5천이래도 그래요 .... 보십쇼. 말이 나와서 얘긴데 사실, 이전 김정 호 정권이 유유하게 펼친 대일 외교 동북아 외교는 너무 유연했기 때문에 별 마찰이 없다고 잘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국민들께서 좋아하셨죠 ... 근데, 이전 정권에서 반드시 견제하고 막아야 할 것들을 너무 안일하게 넘어간 바람에 지금 저희가 그 눈덩이를 맞고 있는 겁니다. 일단은 믿어 주셔야합니다. 저희 잘하고 있었지 않습니까? 정부 초기에 공무원법서부터 지방 행정 관리, 대도시 특별법 만들고 시행할 때 처음에 얼마나 말이 많았습니까 ... 근데 차지욱 정부 해냈습니다.
패널1 아니, 수틀리면 다 쳐내고 갈아엎은 게 잘한 겁니까?
패널2 일 잘못한 사람들 왜 국고 낭비하며 자리에 앉혀 놉니까 ... 그게 쉬운 거 같습니까? 대통령도 공무원이에요... 공무원이 공무원을 견제하고 흔들어서 싹 바꾸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란 말입니다. 잘했으면 잘했다고 얘기해 주시면서 인정할건 인정합시다. 자꾸 말꼬투리 잡지 말고 ...
패널1 뭘 꼬릴 잡어 또?
패널2 이러다 또 밤새운다니까 ....
S#53 관저
그 토론회를 보고 있는 지욱.
티브이를 끈다.
그때, 아들 이안이가 ... 잠에 깨어나 베개를 들고 지욱에게 온다.
지욱 어, 왜 깼어?
이안 꿈에서 엄마가 나왔어...
지욱 ..후후 ...이번엔 또 누구였어?
이안 원더걸스...
지욱 어이구 ... 원더걸스 다섯 명이 다 엄마였어? ...
이안 응 ....
지욱, 이안을 번쩍 안고 침실로 가며 ...
지욱 아들 덕분에 온갖 스타들이랑 결혼을 하네. 아빠가 ... 소녀시대였으면 어쩔 뻔 했니 ... ㅋㅋㅋ
S#54 지욱의 침실
누워 있는 부자.
지욱 엄마 보고 싶어?
이안 괜찮아 ...
지욱 난.. 보고 싶은데 ...
이안, 지욱의 가슴을 톡톡 두들겨 달래 주듯이 ...
지욱, 그저 웃고 ...
그러다가 잠드는 ...
S#55 밤 어느 사내의 집
우울하게 생긴 청년... 집안을 서성인다.
그 옆엔 콜록 거리며 심하게 아픈 그의 아버지가 누워 있다.
곧 죽을 모양으로 초췌하다.
청년은 테이블위의 오려진 사진 한 장을 노려본다.
차지욱의 얼굴이다.
S#56 관저 / 식당
중요 참모진들 ..서넛 ...
지욱과 아침식사 ... 조찬회의 분위기.
장조리장, 음식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
지욱 대통령이 홀아비라 ... 참모들이 불편하시죠? 툭하면 조찬회의 하자 불러대 니 ...
참모들 그냥 슬쩍 웃는다.
참모1 오늘 아침 공식 서한으로 일본 쪽에 철수를 요구 했구요 ... 혹시 몰라서 중국과의 공조 외교도 생각을 해보셔야겠습니다.
참모2 가장 중요한건 북한이 먼저 철수를 하면 쉽게 해결이 날수도 있는 문제 거든요 ... 근데 라인이 다 막혀 있으니 ...
문영철 사실, 정말 급한 불은 지금 이번 총선입니다. 이쪽에도 조금 신경을 쓰셔 야 ....
지욱 한 전장관은 대표 수락을 한 거랍니까?
문영철 네 ... 내일쯤에 대표 수락 연설을 할 거 같구요 ... 그러면 총선 분위기도 완전히 기울어질 가능성이 ...
지욱 후후 ... 대한민국에 여성 대통령도 나오겠군 ...
문영철 농담으로 생각하실 게 아닙니다. 조금 심각하십니다. 이번에 야당한테 주도권을 뺏기면 저희가 준비하던 것들 쉽게 갈 수 있겠습니까?
지욱, 불만스러운 얼굴로 한숨만 쉰다.
그때, 울리는 전화 ...
참모1 받고 ... 곧장 지욱에게
참모1 ... 국정원입니다 ... 채널 열렸답니다.
지욱 (급하게 수화기를 들고) ... 대통령이요 ....
S#57 공항
작은 중국 항공기 한 대가 막 착륙한 모습 ...
S#58 도로 밤
검은 승용차, 앞뒤로 호위 차량을 두고 한적한 밤 도시를 달린다.
그 안에 어두운 그림자 ...어떤 사내.
서울의 야경을 보다가 ... 주머니에서 조용히 배지를 꺼내어 가슴에 단다.
김일성 배지다.
S#59 접견실 북한 밀사와의 만남
둘의 은밀한 만남
밀사 서울은 두 번짼데 ... 밤에 오니 경치가 더 좋구만요 ... 건물이니 다리니 불빛들도 요란한 게 ... 아주 곱습니다.
지욱 과찬이십니다... 암튼 감사합니다.
밀사 뭐 대통령께서 만든 것도 아니실 텐데요 ..하하하 ...
(혼자 말하고 혼자 웃는다.)
지욱 시장하실 텐데... 늦은 저녁 함께 하시죠. 저도 일부러 거르고 기다렸습니 다.
밀사 아이고, 죄송합니다 ...
조리장 기수가 음식들과 함께 들어오고 ...
기수 조금 늦은 시간이라 부담 없는 걸로 준비했습니다.
밀사 오랜만입니다... 요리사 동지.
기수 (기수도 알고 있다는 듯 조용히) 네 ...
지욱 구면이신가요?
밀사 8년 전 정상회담 때 ... 만났드랬지요 ... 우리 위원장 동지께서도 저분 얘길 많이 했어요. 손맛이 너무 좋아서 어떻게 납치라도 해오라 하셨지요 .... 하하하 ...
(또 저런다)
시간이 흐른 뒤
지욱 (단호하게)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번 주 안에 철수 해주셔야 됩니다. 일본의 지금 태도에 대해서 절대 감정적으로 대처하면 안 됩니다. 일본이 원하는 게 바로 그겁니다. 독도 문제 때도 그랬고 ... 문제를 만들어서 시끄럽게 키우는 게 목적입니다.
밀사 (역시 강하게) 우리 바다에 와서 버젓이 군사 훈련하는 놈들에게 가라고 얘기 하는 겁니다. 우리 조국을 향해 미사일을 겨누길래 그러지 말라고 하는 겁니다. (조금씩 소리가 커진다) 행여 우리 민족을 우습게보고 또 엉뚱한 생각을 하는 거 같길래 .... 그걸 보고 남조선도 미국도 멍하니 쳐다만 보고 있는 것 같길래 우린 다르다, 라고 화를 내고 있는 겁니다. 구십사 년에도 그랬고 작년도 미국이 윽박지를 때도 그랬고 지금도 우린 변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우린 땅굴 파서 딱총이나 딱딱대는 아프간도 아니구요 ... 언제 자빠지고 또 맹그러지고 해대는 아프리카나 중미에 쪼가리 섬나라도 아니라 이거요 ...
지욱 .....(밀사를 쳐다본다. 밀사의 기세에 눌리지 않는다)
밀사 대통령께선 전쟁이 나는 게 두렵습니까?
지욱 (...여유 있게 웃으며) .... 내가 세상에서 두려워하는 게 딱 세 가지가 있어 요. 첫 번째가 주사 맞는 거구요 .... 두 번째가 우리 아들놈이 질문 있다며 손들 때구요 ... 마지막이 ... 촛불시윕니다.
밀사, 지욱의 여유와 강함에 약간 기가 꺾인다.
지욱 필요하다면 해야겠지요.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이번은 우릴 믿어야 합니다. 아니, 나 차지욱이를 믿으세요. 위원장께도 그렇게 전해주십쇼. 훌륭한 정부와 정치가가 때론 몇 백 대군보다 강하다는 걸 보여줄 겁니다.
S#60 회의실
지욱과 참모들 ... 티브이 모니터를 보고 있다.
한경자의 당대표 수락 연설
부드러운 모습으로 또렷하게 대표 수락 연설을 하는 한경자.
참모1 대한민국 사회에서 잠깐의 바람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정치적 줄기로 자리 잡는 건 힘들 겁니다.
참모2 어차피 이번 총선용 아니겠어요?
문영철 (지욱을 의식하며) ... 그럴까요?
지욱 북쪽에선 아직 연락 없구요...?
참모1 북경으로 경유해서 가니까 ... 이제야 도착했을 텐데요 ...
그때, 모니터 넓은 화면에 한경자 옆으로 함께 서있는 이번 개편 인사들이 보여진다.
순간, 지욱의 눈이 커지며 ...
지욱 잠깐 ... 저기 ... 저 여자 ...
문영철 김정호씨 딸, 김이연 교수입니다. 이번에 외교정책 고문으로 영입 됐는데... 한경자 대표랑은 궁합이 잘 맞을 거 같습니다.
참모2 대변인까지 맡는다던데 ...
문영철 그래요? 하긴 미인이 얘기하면 잘 먹히니까 ... 근데 너무 빠르다.
지욱, 그녀를 계속 주시한다.
S#61 우울한 얼굴의 청년 집
청년, 책상위에서 진지하게 노트를 바라본다.
노트의 메모들 ...
무언가 시간과 장소들이 나열되어 있는 것이 ... 누군가의 스케줄 표 같다.
청년의 손가락 끝이 노트의 어느 줄에 가서 선다.
코엑스 [ 세계 무역 박람회 ] 오후 3시 ....
S#62 도로 / 대통령 차량 행렬 / 지욱의 차
지욱, 뭔가 계속 생각에 잠긴다.
아무래도 아까 티브이에서 봤던 이연의 모습 때문인 거 같다.
지욱 근데 ... 김이연이는 언제 왔는데 오자마자 .. 왜 그런 걸 ...
문영철 아, 아세요? 잘? ...
지욱 네? .. 아뇨 ...아니 그냥 옛날에 ... 아버지들끼리 친했으니까 ...
참모1 진작에 올 수 있었는데 아버지 임기 끝날 때까지 일부러 숨은 거지요 ... 줄 탄다고 그럴까봐 ... 똑똑한 거죠 ...
지욱, 계속 ... 신경이 쓰인다.
S#63 야당 당사 / 김이연의 방
이연이 들어온다.
비서가 눈짓으로 테이블을 보며 ...
이연비서 들어오셨어요?
테이블 위에 고급스러운 화환 ....
이연 어, 이건 뭐야?
화환, ... 휘장... [대통령 차지욱]
이연, 표정이 묘해진다.
S#64 코엑스 전시장
대통령 차지욱의 순시 ...
이것저것 전시들의 설명도 들으면서 ....
지욱, 사람들과 악수를 나누고 격려를 해주며 .... 걷는다.
S#65 코엑스 전시장 / 화장실
청년이 거울 속의 자신을 보며 ... 크게 숨을 들이마신다.
그의 얼굴엔 살기가 번져 있다.
S#66 전시장
지욱, 사람들과 얘길 나누며 ...
모인 군중들에게 손도 흔들어 주고 ...
전시를 보고 있다.
그때, 이상한 눈빛의 우울한 청년 ... 인파들 중에 보인다.
지욱을 예의 주시하는 청년 ...
경호원들의 삼엄한 눈빛 ...
청년, 지욱의 동선을 먼발치에서 따라 걷는다.
그리고 어느 순간 ...
품에서 뭔가 꺼내들며 지욱에게 달려든다...
느리게 보이는 청년의 얼굴과 동작 ...
그 순간,
경호원들 지욱을 덮쳐 막고 청년을 함께 덮친다.
청년 제지당하며 .... 외친다.
"대통령님 우리 아버지 살려주세요..."
땅에 나뒹구는 청년과 그의 품에서 나온 플랜카드 ...
[당신의 신장이 필요합니다]
땅에서 경호원들에게 덮여 싸이는 청년의 절규어린 얼굴
경호원들에게 ... 싸여져서 피해지는 지욱의 얼굴 ...
땅에 깔린 두 사내의 눈이 교묘히 마주치며 ...
어두워지는 영화
f.o
S#67 방송
[대통령의 신장 이식을 간구한 청년]
언론사, 각 정당 ... 국민들의 반응
1. 여당 대변인
“오늘 벌어진 이 황당한 해프닝은 무조건 소리 질러 우기면 다된다고 생각하는 우리 사회에 또 다른 일면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걱정스러운 피해가 없이 끝난 것에 대해 다행으로 .... ”
2. 방송 뉴스 앵커
“외신들은 오늘 이 사건에 대해 일제히 보도 하며 대통령은 무사하고 난동을 부린 청년이 정신이상자일거 라고 보도했다”
3. 야당 대변인 김이연
“이것은 대통령 경호에 분명한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 당시 목격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경호원들이 대통령을 둘러싸기 전에 대통령이 먼저 몸을 피했다고 하는데.. 만약 그가 품에서 꺼낸 것이 플랜카드가 아닌 총이었더라면 우린, 역사상 가장 민첩한 대통령을 잃을 뻔 했다”
4. 신문 헤드라인
청년의 호소가 진실이라면 대통령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S#68 관저
참모들의 회의.
지욱, 조금 피곤한 얼굴로 앉아 있다.
참모들은 ... 지욱의 눈치를 보며 주눅 들어 있는 얼굴이다.
참모1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장소가 원체 열린 공간이었고 ... 행사 자체가 축제적인 분위기라 ...
참모2 경호 실장은 일단 사표를 제출한 상태구요 지역 외곽 경호를 담당했던 강남 경찰서장과 두 지구대 대장들 그리고 지원 나갔던 서울시경 3기동대 대장도 역시 ...
지욱 저기요 ... 북한 쪽은 아직 연락 없구요?
참모3 네 ... 아직 .. 대치 상황은 계속입니다.
지욱 연합사 쪽도요?
참모3 네 아직 ... 태평양 사령부에서 아직은 아무 움직임이 없어서 ...
지욱 오늘 일에 관해선 최대한 진통 없이 마무리 지으세요 ...
참모1 하지만, 경호팀 문책 정도는 필요 하지 않을까요? ..그냥 넘어가기엔 조금 이슈가 크게 되어놔서 ...
지욱 우리가 반응하면 이일이 더 큰일이 되잖아요. 엉뚱한 사람의 소란정도로 마무리 지으세요.. 늦었습니다... 다들 쉬자구요... 오늘 유난히 피곤하네요..
지욱 일어나려 하는데 ...
문영철 저 ... 생각은 해보심이 어떨지?
지욱 네?
문영철 이식 말입니다.
참모1 문실장!
문영철 전 국민이 다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대통령께 아버지를 살려 달라 고 호소했다 ... 근데 정말로 대통령만이 그의 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 .. 그렇다면 과연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참모2 지금 제정신이야? 국정수반이 나랏일을 접어 두고 신장 이식하러 눕는다면 이게 말이 돼?
문영철 수술대에 누우시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시도만 하자는 거죠 ... 이식수술이 그렇게 쉬운 게 아니잖습니까 ... ‘시도하려 했으나 의학적 문제로 불가’ ... ‘대통령의 정의로운 마음만 읽어주십사’ ... 답이 보이지 않습니까?
장내, 조용해진다.
S#69 관저
어두운 응접실
지욱, 언더락 한잔을 손에 들고 ... 한 모금 한 모금 입술에 갖다 댄다.
S#70 검찰 특수 취조실 / 지하 통로
좁은 통로로 지욱과 일행이 움직인다.
중간 중간에 검사나 행정관으로 보이는 사내들이 고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한다.
문영철 언론 쪽에는 모두 닫혀 있습니다.
어느 방에 다다를 때
문영철 이번 일이 부드럽게만 해낼 수 있다면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지금 대통령께 이런 인간적인 측면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욱, 갑자기 멈춰 서며...
실장을 노려보고 ...
지욱 문실장 ... 문영철 ...
문영철 ......?
지욱 나 혼자 갔다 올게.
문영철 지욱아 ... 친구로서 부탁이다 ... 정치는 쇼다. 우리, 그렇게 배웠잖아 .. 그 쇼라는 거 .... 한 번만 하자.
지욱 ......
문영철 ......
지욱, 혼자 걸어 들어간다.
S#71 특수 취조실
문이 열리고 지욱이 들어온다.
청년이 초췌해진 모습으로 앉아 있고 ... 맞은편 검사가 일어나 고개 숙여 인사를 한다.
지욱 손짓으로 인사를 받고 천천히 청년에게 다가간다.
지욱 (검사에게) 잠깐, 이 친구하고 둘이 있을게요.
경호1 저만 있겠습니다.
지욱 괜찮아 ...
검사와 경호원 ... 조심스러운 얼굴로 나간다.
남아있는 지욱과 청년 ...
지욱, 청년 앞에 앉더니 책상위의 조사 서류를 몇 장 집어 본다.
지욱 이름이 ... 김 ..주중? 나이가 ...
청년 .... 스물 둘이요 ...
지욱 학생?
청년 (목소리가 떨린다) 휴 ... 휴학 중이에요.
지욱 겁낼 필요 없어. 자네를 벌주거나 뭐라 하려고 온 거 아니야 .. 그냥 궁금 하기도 하고 ... 여하튼 요즘 나한테 드라마틱한 일들이 좀 많은데 이번 게 최고여서 ...
그때, 갑자기 “ 뿌웅~” 하고 방귀 소리가 난다.
지욱, 말문이 막힌다 ...
주위를 둘러 보다 ...
지욱 니가 꼈니?
청년 죄송합니다. 긴장되고 막 그러면 ... 저도 모르게 참질 못하고 ..
지욱 아니 ... 그럴 수도 있지 뭐 ... 생리 현상이니까 ...(냄새가 이제 당도했는지 입술을 앙 다물고 기침 한번)... 아버지가 많이 아프신 ....아 ... (아... 이 방은 환기가 잘 안되나 보다)
지욱, 갑자기 일어나 문 쪽으로 서둘러 걸어가 ... 문을 확 연다.
경호원, 바로 문 앞에 서있다.
지욱, 경호원과 눈이 마주치자 ...
지욱 별일 없지?
경호1 네?
지욱 그래 .. 수고 ...
지욱, 얘길 하며 은근히 문을 몇 번 열었다 닫았다 바람을 일으키다가 ..다시 닫는다.
다시, 자리에 앉는다.
청년을, 잠시 보다가 .... 피식 웃는다.
지욱 우리 아버지도 내가 자네 나이쯤에 돌아가셨어. 많이 아프셨지 ... 아들놈 이 뭔가 잘 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는데 ... 성격이 급하셨지 ...
청년 차명수 의원님이시죠 ...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입니다.
지욱 허허 ... 젊은 친구들은 잘 모를 텐데 ...
청년 그분 회고록을 봤어요 ... 다큐멘터리도 ... 대통령님에 관한 얘기도 많이 있었어요 ... 어릴 때 울보였던 얘기랑 ... 엉덩이에 사마귀, 쌍가마 얘기도 ... 다 ...
지욱 (머릴 쓰다듬다가) ... 혈액형이 rh마이너스라는 것도 ... 그럼 ...
청년 네 .. 그 책에서 ...
지욱 사실, 자네한테 일단은 사과를 하려고 온 거야 오늘 ... 왜냐면 아직 뭐 결 정난 것은 아니지만 ... 혈액형이 같다고 다 이식을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또 이건 나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거든 ... 대통령은 그냥 일개 개인이 아니기 때문에 국민적 동의, 내부 수반들의 의견에 따라야 하는 게 많거든 ...
청년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결정하신 일도 많았잖아요.
그래서 신념이 옳았다는 걸 확인하신적도 많았구요... 부탁입니다. 하루가 급합니다. 제발..
지욱, 청년을 바라보다간 ...한숨을 쉬며 ...
지욱 미안하네 .. 미안 ...
지욱, 일어난다 ... 천천히 나가려다가 ...
지욱 정말로 방법이 나 밖엔 없었나?
청년 일어난다.
천천히 자신의 상의 들어 올려 맨살을 보여준다.
청년의 배꼽 옆으로 선명히 보이는 수술 자국.
청년 저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지욱, 할 말이 더는 없는 듯 나간다.
S#72 도로 지욱의 차
청와대로 향하는 차안 ...
지욱, 창밖을 보며 뭔가 생각에 잠긴 ..
맞은편 영철, 무슨 말을 못 붙인다.
그때, 전화가 오고 실장이 받는다.
문영철 네? ... 네!!?? ...
중요한 일이 생긴 것 같다.
S#73 관저 회의실
군복 입은 장성 몇 명과 관계 부처 장관과 수석들 ...
앞에 놓인 지도를 표시하며 브리핑 하고 있다.
장성1 조금 전 19시 30분 태평양 사령부로부터 작전 개요가 통보됐고 ... 명일 08시 부로 7함대의 일부 병력이 동해를 통과해 대치 지역인 북동해 220 킬로까지 이동 합니다.
참모1 거기엔 일본 해상 방위군도 포함되어 있지요?
장성1 네. 이쪽이 지금 대치중인 ... 지역입니다. 저희 영해에서 120 키로 떨어진 공해상입니다. 나진급 기함 한 척과 유고급 호위함 세척 ... 그리고 해상 저격여단이 투입된 걸로 보입니다. 해상 자위대는 마이즈루의 제3호위대군 을 출동시킨 상태고 예비대인 쿠레의 제4호위대군 소속 제8호위대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 됐습니다. 한마디로 .. 2차 대전 이후 최대 해상 전력이 움직이고 있는 겁니다.
지욱, 심각한 얼굴로 한참을 지도를 보다가 ..
지욱 근데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조그맣게 그려 놓은 거야?
장성1 네?
지욱 아니 지도가 ... 왜 이렇게 작게 그려 놨냐구요? 원래 이거 보단 좀 크지 않나?...
지욱, 한숨 한번 내쉬고 ...
지욱 만약 영해 통과를 우리가 허락하지 않는다면 ... 예상 가능한 다음 순서는 요?
참모3 백악관에서 연락이 올 겁니다. 아직 해결 안 된 작전권을 들먹일 거고 저희는 지금 상황이 전시에 준하는 긴장 상태는 아니다 라고 얘길 합니다. 그리고 시간을 벌어야 합니다. 저희가 북측에 요구한 시간은 아직도 삼일 이나 남았습니다.
지욱 그 삼일 안에 북한이 병력을 뺄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거지요?
참모3 희망적이진 않지만 최선의 방법이지요... 만약 그 전에 이 작전이 실행되면 지금까지의 북한의 성향으론 물러나기보단 극한의 상황이 발생될 겁니다.
모두 긴장된 얼굴...
지욱이 천천히 그들을 둘러보다가 입을 연다.
지욱 지금 상황은.. 국가의 안보가 달린 준 비상시기라는 것에 모두가 동의하실 겁니다. 아울러 이 정부의 정치적 신뢰와 용기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오늘 이곳에서 내려질 결정에 대해 우리 모두는 조금의 후회나 책임 전가 없이 받아들이길 부탁 합니다.
지욱의 강한 어조에 모두의 눈빛도 또렷해진다.
S#74 전방의 어느 초소
선임과 후임 ... 초병 둘이 경계를 서고 있다.
(선임병은 김정호 당시의 후임이다.)
후임 아니, 뭔 일인데 갑자기 전원 투입이랍니까? ... 장병장님도 비번인데 나오신 거죠?
선임 말년에 꼬이려니까 ... 에휴 ...
후임 동해에서 심상치 않던데 ... 혹시 전쟁 나는 거 아닙니까?
선임, 후임을 노려본다.
cut to
후임, 초소 옆에서 머리를 박고 외치고 있다.
후임 no war!!! we want peace!!
선임 목소리 봐라!!!
후임 NO WAR!! WE WANT PEACE!!!
선임, 하늘 한번 본다...
S#75 관저 개인서재
책상에 앉아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다...
그때, 지욱 앞에 나타나는 아들 ...이안.
지욱 아들 .. 꿈꿨어?
이안 (고개를 저으며) ... (손을 든다) 질문이 있어.
지욱, 살짝 두려워지기도 하고 ...
지욱 응? ...
S#76 관저
인서트/
밤하늘 ... 달 ...
잠든 이안.
아들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주곤 ... 일어나는 지욱.
S#77 관저 개인서재
늦은 밤 ...지욱 ... 전화를 돌린다.
지욱 주무셨어요? 잘 지내시죠? ...그냥 걸었지요 ... 목소리 듣고 싶어서 .. 아, 오늘 이연이 봤어요 ... 아니요 티브이로 ... 걔는 왜 시집을 안 간대요?
반대편, 통화하고 있는 정호의 모습 ...
정호 낸들 아냐? ... 첫사랑 못 잊어서 그러는 거 아냐? ... 아니긴 뭐가 아냐 임마 ...
지욱 후후 ... 건강은요? 좋으시네요. 부럽습니다 .. 아니요 .. 복잡하긴요 .. 이런 저런 거 다 해보셨잖아요. 잘 해결되겠죠...
정호 아마 지금 식당 주방에 가면 조리사들이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을게야 ...
지욱 가다서다요 .... ?
정호 골치 아플 때 거기 가면 뭔가 해결이 될 때도 가끔 있다 ... ㅋㅋㅋ
S#78 관저 식당 주방
정적 ... 조리사들 굳어진 채 ... 입구를 보면 ...
서있는 지욱 .
조리사들, 손에 들고 있는 화투패들을 떨구고 ...
cut to
기수와 지욱의 시간 ..
지욱 라면 같은 거 좀 있나? ...오랜만에 라면이 땡기는데 ...
기수 라면은 좀 그러시구요 ... 제가 국물내서 금방 국수를 삶지요 ...
지욱 아니요 .. 그냥, 라면 있으면 한 그릇 합시다...
cut to
라면을 후후 불어 먹는 지욱 ... 맛나 보인다.
지욱 좋다 ... 오랜만이라 ... 라면에 먹는 김치도 꿀맛이네 ... 이건 장조리사가 직접 담그신 건가요?
기수 보통은 직접 담그는데 ... 고건 ... 사온 겁니다.
지욱 아...
기수 죄송합니다...
cut to
다 먹고 ...
지욱 담배 있으시면 하나 빌려 주세요 ...
기수 아니, 담배 안 태우시잖습니까?
지욱 예전엔 피웠지요 ...야식 먹고 담배 한 대 ...좋잖아요?
연기를 주욱... 뿜어내는 대통령의 담배...
둘의 대화 ....
지욱 아들놈이 오늘 자다 말고 나와서 질문을 하더군요.
기수 아 ... 두려워하시는 것 중에 하나인 ..
지욱 후후 .. 그러게요 ... 이 녀석이 어디서 무슨 얘길 들었는지 ... 난데없이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네 ...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르겠다더군 .. 요새 애들이 빠르지요 참 ...
기수 그래서요?
지욱 그래서 .. 뭐 그랬죠 ... 니가 정말로 그 사람을 사랑한다면 ... 우선 아빠를 사랑해라 ... 그러면 ... 그 사람도 널 사랑하게 될 거다 ...
기수 말은 좀 안 되네요.
지욱 좀 ..그렇죠? ... 에이 자식이 너무 어려운 걸 물어봤어 ...
기수 담배 ...여기 끄십쇼 ... (작은 재떨이를 앞에 내민다)
지욱 고마워요 ... (담배를 끄며) ...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우리 아버지랑도 그런 얘길 한 거 같아요 ... 비슷한 얘길 ... 정말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 그렇다면 ... 뭐라셨더라 ... 아니다 .. 정말로 이 나라를 사랑하고 구하고 싶다면.. 이었던가 ... 그러면 ..
기수 옆집 배고픈 아이부터 돌봐라 ....
지욱 (쳐다본다) ....
기수 선생님 회고록에서 읽었죠?
지욱 그 다음엔 ... 내가 뭐라고 했었죠?
기수 글쎄요 ... 대통령께서 얘기하신 건 안 나온 거 같던데 ...
지욱 ... (일어나며) ... 옆집에 배고픈 아이부터 돌봐라 (뭔가가 머릿속에 깨달았 다는 듯) ... 후후 ... 그러네 ... 맞는 거 같네요 ... 고마워요 ...
나가는 지욱을 바라보는 기수.
S#79 청와대 회견장
기자들이 모여 있고 대통령을 기다린다.
참모진들 지욱을 기다리며 소곤대듯 자기들끼리 떠든다.
참모1 아니, 옆에서 이상한 소리 해가지고 지금같이 중요한 시기에 ... 이게 일이 지금 어떻게 가고 있는 거야!
문영철 나는 그냥 ... 시도만 하는 것에서 끝나자는 거였죠 .. 아 참 ...
참모1 더구나 주사 맞는 걸 얼마나 겁나하시는데 ... 당신이 책임져 ...
참모3 쉿....
그때,
대변인 대통령께서 나오십니다.
지욱이 나온다.
기자들 일어났다 앉는다.
지욱, 자세를 잡고 ... 준비한 글을 한번 보곤 카메라는 보며 얘기한다.
지욱 아침 일찍 예정에도 없던 자리를 하게 되어서 오신 방송 및 언론기자 여러분들 아울러 지금 텔레비전으로 이 담화를 듣고 계실 국민 여러분들 걱정과 궁금증을 함께 갖고 계실 거라 생각 됩니다.
인서트/ 담화를 보는 여러 인서트
1. 김정호 ...
2. 야당 사무실 ... 한경자 대표와 그 뒤 쪽 김이연 대변인 ...
3. 공공기관과 ... 터미널 등의 군중들 ...
4. 취조실 안에 검사와 문제의 청년
지욱 오늘 새벽, 우리 정부는 대미 외교 갈등의 위험을 무릅쓰고 군사적 협조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이라크 전 파병 이후에 끊임없이 계속되어 온 자국 안보 우선의 원칙과 진정한 아시아의 자주평화라는 대전제를 실천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아울러 우리 정부의 대북 외교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결 정한 것입니다. 국민적 양해가 필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한시가 급한 문제라 국가안전보장위의 재가를 통해 선 조치 후 결의의 방안으로 국회 에서 논의 될 것이라 봅니다. 우리 정부의 이번 결정은 미국과의 마찰을 무릅쓰고서라도 일본의 군사적 팽창을 견제하려는 범 아시아적 나아가 세 계적 우려를 표현함임을 분명히 해두는 바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결정 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양해를 구합니다. 이틀 전 한 청년이 아버지를 살 리기 위해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에겐 저만이 자신의 아버지를 살릴 수 있 다고 믿고 있었고 ... 그게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저의 참모진들과 국민 여러분들의 심려와 고민을 뒤로하고 본인이 결정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주변 사람들과 각기 다른 풍경들의 인서트
지욱 잠시 후 저는 제 특이 체질과 맞는 한 분께 저의 신장을 이식하기로 결정 했습니다. (주위가 소란스러워진다) 지금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그 분께 저의 결정은 그 무엇보다도 서둘러야 할 사안이었습니다. 수술을 받는 6 시간 동안 국정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모든 내각이 움직일 것이고 ... 수술 후 회복되는 며칠 동안도 ... 정부의 모든 시스템은 이상 없이 지켜낼 것 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넓으신 이해를 구합니다. 저의 힘으로 살릴 수 있는 단 한 명의 목숨을 살릴 수 없는 대통령이라면 결국 수천, 수만 명의 목숨도 살릴 수 없습니다. 이것이 지금 제가 믿는 저의 신념입니다. 감사 합니다 ...
지욱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들어간다 ...
터지는 플래시 ....
S#80 야당 사무실
모니터에서 지욱이 사라지자마자 ...
의원1 어서 성명 준비하고 ... 다른 당과도 내용 조율해 ...
사람들 움직이려고 할 때 ...
김이연 저기 ... 수술, 끝나고 하는 게 어떨까요? ... 여섯 시간이면 끝난다고 하니 까 ...
한경자 대표, 이연을 슬쩍 보다가 ...
한경자 그렇게 하시죠 ... 제가 보기에도 차지욱 정부 들어선 이래 ... 가장 파격적 인 담화였어요 ... 국민들 반응을 보고 정하도록 하죠 ...
김이연, 차지욱이 사라진 모니터를 그저 멍하게 바라본다.
S#81 병원
환자복을 갈아입은 지욱 ...
지욱 수술을 하려면 일단 마취를 해야죠?
의사 대부분은 그렇습니다.
지욱 마취는 어떻게 .. 약을 먹나? ... 아니면 ...
의사 어, 주로 마취주사를 놓지요 ...
지욱 아하 .... 그렇군 ... 자, (진땀이...) 갑시다.
S#82 수술실
그 안으로 옮겨지는 지욱 ... 처음으로 청년의 아버지를 본다.
누워있는 야윈 얼굴의 사내...
울먹이며 ... 뭐라 얘기 하려 하는데 ... 잘 말이 안 나온다.
지욱, 그냥 가만히 계시라 얘기 한다.
그리고 그의 손을 잡아 준다.
지욱 저하고 삶을 나누는 겁니다. 제가 부족한 부분 열심히 살아 주셔서 도와 주셔야 합니다. 믿겠습니다...
사내의 손이 떨리더니 ... 갑자기 “ 뿌웅~ ” 방귀소리 ...
지욱, 호흡이 벌써 막힌다.
지욱 겁내지 마세요 ... 다 잘될 겁니다.
사내... 눈물이 주루룩 흘러나온다...
잠시 후 ... 지욱의 팔에 꽂히는 주사 바늘 ... 사내의 눈도 지욱의 눈도 .... 함께 ...스르륵 감긴다.
S#83 꿈속 같은 회상 / 따스한 날씨의 정원
어린 지욱과 아버지 차명수와의 모습
명수 한번은 .. 어떤 할아버지가 나한테 와서 그러시는 거야? 자네가 이 나라를 구하겠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는 동안 자네 옆집에서 주린 배를 쥐다 가 고파 죽는 아이가 있다면 자네가 진정 나라를 구한 겐가?
어린 지욱 우리는 옆집이 없잖아 ...
명수 그냥 그렇다는 얘기다 ... 아버지가 얘기할 땐 그런가보다 하고 들어야지... 그래 이 얘기인 즉. 네가 아버지 어머니를 사랑한다면 ... 네 친구, 너보다 못한 누군가들을 열심히 사랑하라는 거야. 그러면 그것이 바로 아버지 어머니를 사랑하는 길이고 .. 그것이 이 나라를 사랑하는 방법이란거지... 아버지 말이 무슨 얘긴지 다는 아니더라도 조금은 알겠지?
어린 지욱 응, 근데 나는 이연이를 사랑하는데 그거는 어떻게 해야지?
명수 정호 아저씨 딸 이연이?
어린 지욱 응 ...
명수 야, 정호 아저씨가 얼마나 여우인데 .. 이연이도 자기 아버지 닮았으면 분명히 여우야 .. 에이, 왜 걜 좋아하냐?
어린 지욱 .... (고개 숙이고 시무룩)
명수 아니다 ... 그래, 아들 ... 생각해보니 괜찮겠다. 이연이는 지 엄마를 많이 닮은 거 같애 .. 헤헤 ... 아빠가 얘기해 줄까? .. 이연이한테 ...
어린 지욱 안 돼 ....
명수 얘기해야겠다 ... 이연아 지욱이가 너 사랑한댄다 ...
명수가 도망 다니고 지욱이 아빠 차명수를 잡으러 다니는 부자의 한 시절 ....
그러다가 ...더 밝아지는 하늘 ...
S#84 병원
눈을 뜨는 지욱
옆에 참모들 ...
지욱, 공간과 주위를 느끼며 ...
조금씩 정신을 차린다.
지욱 (힘겹게) ... 어떻게 됐어요 ...
참모 기쁜 소식입니다. 북한이 동해안 병력을 다시 복귀 시켰습니다. 그리고 비공식 라인으로 이번 문제에 대한 모든 걸 우리 쪽 정부와 일본 간의 협의에 맡긴다는 내용의 ...
지욱 아니, ... 그분 어떻게 됐냐고? ..수술 잘 된 거요?
옆, 의사 씨익 웃는다.
S#85 방송
각 방송사와 각 정당의 공식 성명들 ...
“이번 차지욱 정부의 외교적 결정에 초당적 지지를 보내며 정부도 앞으로 있을 수 있는 외교적 마찰과 예상 가능한 문제들에 법국민적 논의를 해야 할 것이다.”
각, 기자와 당 대변인들의 모습 ...그 중에 김이연의 모습도.
이연 (조금은 밝고 따뜻한 얼굴로) ... 아울러 대통령의 이번 이식 수술 결정에 존경과 빠른 쾌차를 진심으로 비는 바입니다.
S#86 병원 / 회복실
마지막, 김이연의 멘트를 회복실에서 보고 있는 차지욱 ...
얼굴에 연한 미소가 흐른다.
S#87 대통령 관저
청와대 식구들과 참모들의 환영을 받으며 청와대로 들어선 구급차 ...
그곳에서 내리는 차지욱 ...
앞에 모인 이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며 ...
들어선다 ...
그의 모습이 티브이로도 이곳저곳에서 보여진다.
S#88 관저 식당
앉아 있는 지욱.
그 옆에서 서류를 보며 ... 영철이 화색이 된 얼굴로 ...
문영철 지지율이 급상승입니다 ... 10프로 가까이 올랐구요 ... 아울러 여당 동반 상승률이 5프로까지 됩니다 ... 이런 추이라면 ... 이번 총선 때 ...모르겠는 데요 ...
그때, 미음을 가져다주는 기수 ...
기수 가리비... 하고 부안 쪽에서 가지고 온 백합으로 끓인 미음입니다. 조금 심심하게 끓였습니다 ... 혹시 너무 싱거우시면 ...
지욱 (말을 자르며) 저기요... 그 책에서요 ... 우리 아버님 .. 회고록 말이에요 ... 그때, 옆집에 배고픈 아이부터 사랑하라고 뭐 그 장면에서요 ... 제가 ‘우린 옆집이 없다’ 느니 뭐 이런 황당한 소릴 했다고 안 하던가요?
기수 글쎄요 ... 기억이 ... 나중에 한번 다시 보겠습니다 ...
기수 들어간다 ...
지욱, 미음을 한 숟갈 먹는다 .
너무너무 맛있다는 얼굴 ...
S#89 에필로그 관저 복도
관저 복도 ...
지욱, 식당 문을 열고 나온다.
지욱은 보정 목발을 이용해서 천천히 ...
영철, 지욱 옆에 붙어 걸으며 부축을 하는데
영철, ... 조금 망설이다가 말을 꺼낸다.
문영철 아, 그리고 ... 이건 뭐 그냥 흘려들으셔도 되긴 합니다만 ... 지금 ... 한강 대교 위에서 어떤 사람이 ... 소동을 부리는데 ... 이번에는 대통령의 간 이식을 원한다는 ....
지욱, 걸음을 멈추고 ... 영철을 멍하게 본다.
영철, 눈을 애써 피하며 ...
문영철 물론 ... 허무맹랑한 ... 이야기죠 ... 근데 생각해 보시면 요거 까지만 확 줘버리면 거진 개헌도 가능하시지 않을까 ... 왜냐면 ... 한번 하고 말기엔 너무 젊으시잖아요 ...
지욱 마치 도망가듯 걸음이 빨라진다.
영철...쫓아가며 ...
문영철 ... 저기 ... 각하.... ... 야, 지욱아!! ....
지욱...모퉁이를 돌아 사라진다.
인서트 / 한강대교 위
어떤 사내가 교각 아치 위에서 난동을 피운다.
사내의 옆엔 큰 천. 각하의 간이 필요합니다!
f.o
어두워졌다가 다시 밝아지는 화면 ...
S#90 국회 앞 광장
새롭게 취임하는 대통령 ... 한경자다.
군대의 사열을 받는 한경자.
카메라는 한경자 뒤쪽에서 박수를 치며 웃고 있는 왜소한 사내에게 다가간다.
그는 대통령 한경자의 남편인 최창면이다.
S#91 아침 관저 식당
아침을 먹고 있는 한경자와 최창면 ...
기수 음식을 소개하며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기수 기름을 뺀 송아지 엉덩이 찜입니다. 대통령님 혈압이 좀 있으시다는 주치 의 말씀 듣고 당분간 관저 음식은 제가 다시 짠 식단으로 드리겠습니다.
경자 고마워요 ...
창면 이게 송아지 엉덩이로 만든 거라구요?
기수 네 ...
창면 ...그렇지.. 6개월이 채 안 된 송아지는 건초보다 수분사료를 더 많이 먹고 소들은 발육이 상체부터 되거든 ... 그러니 고기가 연하고 ... 부드럽겠지 ... 사골도 아니고 기름 빼는데 쉽지 않았을 텐데 ...
기수 아닙니다. 그나저나 축산과 교수셨다는 말씀은 들었지만 이쪽으로 너무 해박하십니다...
창면 아무리 가축을 공부해도 가축을 기르는 사람이 더 잘 알지 뭐 .. 학자로써 마지막 공부는 말년에 소, 돼지 키워가며 조용히 지내는 건데 ... 팔자에도 없는 이상한 호강을 하네 ..
경자, 창면의 말에 뼈가 있는 것처럼 들린다.
경자 식사 얼른하세요 ... 왈츠 수업 받고 나가야 되요 ...
창면, 왈츠라는 말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S#92 관저 어느 공간
정말 안 따라주는 몸으로 선생의 얘길 들으며 ... 경자와 창면 왈츠를 배운다...
붙어있는 경자와 창면 ...음악에 따라 움직이고 ...
선생 원 ..투 ...원 ...투 ... 쓰리 포 파 식스 ...턴 앤 턴 ....
창면, 춤추며 ... 옆에 서있는 수행원을 보고 ...
창면 오늘은 일정들이 어떻게 되지?
수행원 네 ... 오전에 사랑의 집이라는 보육원 방문이 있으시고요... 오후엔 주부의 날 행사 참석이 있으신데 ...
창면 (짜증) 아니, 내 스케줄 말고 우리 집사람 일정이 어떻게 되냐고...? 그리고 주부의 날 행사에 내가 왜 가야돼?!
수행원 그게 ...
경자 여보 ... 내 발만 지금 몇 번째 밟고 있는지 알아요?
창면 어, 미안 ...
경자 그리고 제발 다른데 가셔도 집사람이란 호칭 좀 하지 말라니깐 ... 일 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입에 안 붙어요?
창면 (춤을 멈추고 휙 떨어져 나오며) 아니 당신이 내 집사람이지 바깥양반이야 그럼?
경자도 기분이 상한다.
경자 에휴 ... 다음에 얘기 합시다... (선생에게) 오늘은 그만 할까 ... 일정이 바빠서 ...
선생 네 ...
경자, 나간다.
남아있는 최창면 가뜩이나 왜소한 몸에 더 초라해 보인다.
S#93 차 안
참모에게 보고를 받는 ... 이번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
경자 (서류를 보며) ... 이게 다 뭐야? ...
참모1 이게 좀 원체 큰 부분을 갑자기 건드리는 게 되어놔서 ...
경자 이게 몰라서들 그렇잖아요... 그러니까 지레 무슨 큰일이라도 생길 것처럼 난리인거야.. 정책은.. 무슨 펴보지도 못했는데 ... 이런 조사가지고 괜히 겁먹지들 말고 ... 공청회건 토론회건 계속 열어서 ... 납득을 시켜요 ... (보고서를 보며) 이건 또 뭐야 ... 아니, 야당의원들 등원 안 하겠다는 거야 뭐야? ... 이 사람들은 도대체 세금만 올리겠다면 좌파 정권이래 ... 정말 야당 할 때보다 더 머리가 힘드네... 지금 이 법안 통과 못시키면 대한민국 또 이대로 십년 갑니다...
S#94 어느 강당
주부의 날 행사에 ... 온갖 주부들과 대담하고 사진 찍고 ... 최창면의 모습 ..
S#95 창면의 차 안
전화벨 소리... 창면 옆에 놓인 전화를 받는데 .. 계속 울리는 전화벨 ...
아차 싶은 얼굴로 속주머니에서 다른 전화를 꺼낸다.
전화를 받는다.
창면 어 .. 누렁이냐? ... 괜찮아 ..말해 .. 응? 내일? ... 내일이었냐? ... (앞자리 수행원의 눈치를 보며) ...가만 있어보자 .. 내일 내 일정이 ...
수행원,... 곤란하다는 듯 한 눈치 ...
창면 어.. 뭐가 있긴 한데... 내가 암튼 어떻게 해서든 가마.. 해파리랑, 마징가랑 다 나오냐? ..아 그래? ...가야지 그것들 얼마나 오래 살겠냐? ... 올해 얼굴 못 보면 상갓집에서나 볼 놈들 ... 재미없어 임마... 사는 게 사는 거 같지도 않고 ... 죽겄다. 말년에 이게 뭔 팔잔지 .. 아직 4년이나 남았는데 ... 모르지 또... 탄핵 같은 거라도 받으면 좀 일찍 끝낼지 ...
앞자리 수행원 눈을 지그시 감는다.(저게 지금 할 소리가 아닌데)
S#96 청와대 회의실
지도가 넓게 펼쳐져 있고 ... 관계 부처장의 브리핑을 듣고 있는 한경자와 참모들 ..
부처장 a 지역에서 가장 걸림돌이었던 생태계문제와 문화재 여섯 곳의 보호는 해결된 것이라 봐도 괜찮구요 ... b 지역에 공사가 중단된 간척지 사업은 컨소시엄으로 업체전환을 하고 자원 마련으로 국고에서 보조가 가능할 것 이란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더 이상의 논란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 써 확정된 지역의 세부분할과 시기까지 정리가 됐습니다.
경자 수고했어요 ... 그럼 이대로 발표하면 문제가 없단 거죠?
참모1 원체 지역이 광범위하고 예상외의 지역이기 때문에 얘기가 없진 않겠지만 .. 저희가 가장 우려했던 지점들은 극복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경자 이틀 남은 상태에서 괜히 문제가 발생될 소지는 잘 검토 마무리 하시고 준비합시다. 이번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 사업입니다. 밀어붙일 수 있을 때 밀어 붙입시다.
S#97 관저
침실 ... 창면, 자려고 준비 하는데 .. 경자는 아직도 뭔가 서류들을 들고 바쁘다.
창면, 경자 뒤에 다가와 힐끔 보며 ...
창면 안 자? .. 오늘 바빴다며 일찍 자고 내일 봐 ...
경자 당신 먼저 자 ... 내일 발표할 국민 담화문이야 ... 입에 좀 붙여 가야지 ...
창면, 옆에 놓인 작은 지도를 보여 ... 색깔이 다르게 칠해진 어느 지역을 보고 ...
창면 어, 이건 뭐야? ... 여긴 ... 가만 ..
경자 아무것도 아니야 ... (지도를 접어 치운다) ... 얼른 자요 ..먼저 ...
창면 자리에 눕는다.
그리고 몇 번 경자를 보다 망설이며 입을 연다...
창면 나, 내일 ... 고향 애들 모임인데 ... 갔다 오면 안 될까? ...
경자 고개 돌려 정색하며 ...
경자 여보 ... 몇 년 만 참아달라고 부탁했잖아요 ... 당신 지금 그냥 개인이 아니야 .. 그런 사적인 모임 좀 자제해 달라고 그렇게 ... 당부를 했잖아 ...
창면 아니 ... 나도 웬만하면 안 나가려고 그랬는데 ..
경자 아니 근데 ... 당신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고 연락을 하셨대? ..
창면 아니야 ... 오랜만이라 내가 했지 ... 알았어 ... 먼저 잘게 ...
이불을 코까지 덮어 쓴다. ...
창면 (눈감은 채) ... (조금 삐진 듯... 불쌍하게 보이려 하는 듯) ... 우리 나이는 언제 죽을지 모르잖아 ... 한철 지날 때마다 한 놈 두 놈 저세상으로 가는 데 ... 그냥 얼굴이나 보려고 그랬지 ...
경자, 한숨을 쉬며 ... 보던 원고를 내려 툭 , 힘없이 내려놓는다.
졌다는 듯이 ... 남편 창면을 바라보면 .... (요란한 음악 소리가 들려오고)
S#98 주점
창면과 그의 친구들 ... 노래를 하면서... 곤드레만드레가 되어 있다.
춤추고 노래하고 어깨동무하고 ...
여기저기 떠드는 소리 ...
친구2 야 근데 제수씨는 오늘 텔레비전에서 연설하는 거 보니까 ... 점점 더 젊어지냐? 너는 왜 그렇게 사그러드는 거야!
창면 누가 사그러들어. 내가 임마 지금도 소 열 마리 돼지 백 마리는 너끈히 키워!!! 야, 노래하자 노래!!!!
친구1 야!! 창면아 !! 3차는 너희 집으로 가자!!! 제수씨한테 술상 좀 봐놓으라고 그래!!
친구2 너 임마 ... 경찰이 잡으러 온다. 어디 임마 각하께 술상을 차리라고 그래!! 저 놈이 취했네!!
창면 (혀 돌아가서) 아니야. 아니야!! 내가 전화 할게 ... 다 우리 집으로 가자!! 우리 집 가서 한잔 더 해!!!
친구3 와!!!! 청와대 가서 술 처먹은 놈 있으면 나와 보라고 그래!!!
S#99 청와대 입구
창면의 친구들 ... 술 취해 ... 제수씨!!!를 외치고 ...
경호원들과 헌병들 제지하고 ....
창면도 취해 ... 여보!!! 얘들 봐라!!!!
멀리서 그 모습을 보고 있는 경호 실장 ... 머리가 지끈댄다.
경호 실장 (옆, 경호원에게) 안가에 연락해 ...
S#100 관저 식당
창면과 친구들 ... 한상 차려진 앞에서 술 먹고 노래하고 ...
옆에서 한경자 한심하게 그들을 보고 꾹꾹 참는 얼굴 ...
조리장 기수는 계속 안주를 내 놓으며 ... 억지웃음으로 그들을 맞고
경자 (경호원에게) 어디서 자릴 하신거야?
수행원 종로 쪽 ...
경자 아니, 대강 모셔와야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뭣들 한 거야? ... 이런 모습... 행여 사람들 눈에라도 띄면 어쩌려고 ...
그때, 창면의 친구들 ...
“제수씨 노래 한번 듣자!!”
“좋다” “브라보”
“노래해”
“노래해”
경자, 미칠 지경이다.
S#101 아침
경자와 창면 식사 ...
창면 ...주눅 든 채 죄인처럼 고개도 제대로 못 들고 ..
경자는 신문을 보며 ...차가운 얼굴로 앉아있고...
창면 다신 술 안 마실 게요 ...
기수 식사를 가져다 식탁에 올려놓는다.
기수 여사님은 야채 스프랑 프랑스식 조찬으로 준비했구요 ... 선생님은 ...마침 도미가 좋은 게 있어서 미나리랑 같이 끓였습니다. 속 푸시는데 좋지요 ...
창면, 그런 말 하지 말라고 눈짓을 준다.
기수, 분위기 보고 사라진다.
경자 오늘 아침, 당신 속주머니에서 전화벨이 울립디다. 꺼내보니 처음 보는 전화드라구요...
창면, 들켰다 ...고개가 더 떨구어진다.
경자 내가 받았어요 ... '네 ... 최창면씨 전화인데요' 그랬더니 ... 혹시, 급전 필요하시면 이용하시라고 ... 전화왔습디다 ...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침부터 대출전화나 받고 ...
창면 그거 그냥 막 거는 거야 ... 한 달 간은 이자 없다고 그러지? 나도 몇 번 받아봤는데 그 나쁜 놈들 무턱대고 그냥 ...걸어서 ...
경자 지금 그 얘기를 하는 거예요? 당신 나한테 거짓말 한 거야 알아요? ... 당신이 무슨 간첩도 아니고 여기 청와대에서 남몰래 핸드폰 따로 쓰는 사람 당신밖에 없어 알어?
창면 미안해 ... 그냥 사적인 일들도 있는데 ... 관 전화는 안 된다니까 ... 내가 꺼놓고 특별한 일 아니면 ...
경자 없앴어요 ...
창면 어?
경자 전화기 없앴다구요 ...그런 줄 알아요 ...
창면 어 .. 어 ...
경자 점심엔 알제리 대통령 내한 정찬 있어요... 숙취 해결하시고 나타나세요 ...
창면, 초라해진다.
S#102 가족과의 만남
호텔 식당 ...
경자는 바빠서 못나오고 ... 딸과 사위 손녀 손자 ....
웃음소리...
딸 그래서? 뺏긴 거예요? 전화기?
창면 어쩌냐 그럼? ... 스파이라는데 ...
사위 아버님이 고생 하십니다 ...
딸 우리 아버지 스타일이 이게 아닌데 ...
창면 ...나 그냥 ... 집에서 있으면 안 될까? .. 그냥, 일 있을 때만 따로 움직이 면 안 되나 ... 한 일 년 있어보니까 ... 내가 꼭 청와대 안에 있을 필요가 없더라고 ...
딸 아빤 말도 안 되는 소리 ... (웃는다) .. 말은 저렇게 해도 우리 엄마 아빠 결혼하고 삼 일 이상 떨어져 본 적이 없다 ... 엄마 생신 때는 어떻게 하실 거예요?
창면 (슬쩍 웃으며) ... 이벤트가 있지 ...
딸 어? .. 그때 얘기 하시려고 그러는구나 ...
창면 (웃으며, 고개 끄덕인다) ... 응 .. 느희 엄마 깜짝 놀랄게야 ..
사위 뭔데 ...?
딸 그런 게 있어 ... 아버지가 엄마랑 하고 싶은 평생소원 ... 우린 옆에서 들러리나 서면되겠네...
창면, 계속 히죽거리며 웃는다.
S#103 딸의 차 / 도로
사위 장인어른 ... 참 안 어울리셔 ... 지금 저 자리 ...
딸 누가 아니래 ... 그래도 어쩌겠어.. 그게 아버지 운명인데 ...
사위 두 분은 근데 어떻게 만나신 거야? 난 예전에도 물어봤는데 아버님은 그저 ‘그렇게 만나는 게 아니었어.. 그래서 지금까지 계속 마누라한테 쥐어 사는 거잖아’ 이러시곤 얘길 안 해주시데...
딸 웃는다.
사위 아 뭔데 ... 말해봐 ...
딸 엄마가 서울 지법 판사로 계실 때 만나셨거든 ...
사위 아니 아무리 판사래도 남녀가 만나는데 ... 뭐가 문젠데 ...
딸 아빠가 피고였거든 .... 개를 때리는 어떤 사람을 아빠가 개 패듯이 팼다던 가 어쨌다던가 ..
사위 아.....
S#104 어느 시골 분위기의 목장
창면이... 언덕에서 그 아래 목장을 내려다본다.
아름다운 풍경.
바람을 맞으며 ... 그의 기분이 상쾌해짐을 느낀다.
S#105 전직 대통령인 김정호의 사택
고요한 전원.
앞에 흐르는 강이 있고 ...
다음 대통령이었던 ... 지욱이 방문을 한다.
아들 이안이도 함께 ... 조금 자라있다.
둘의 반가운 만남 ...
정호 허이고 ... 이안이 이렇게 큰 거야?
지욱 잘 지내셨죠?
부인 바쁘실 텐데 ...
지욱 바쁘긴요 ... 그냥 한가롭습니다.
S#106 강
한적하게 정호와 지욱, 보트 위에서 낚시를 한다.
보통 사람이 된 두 대통령의 대화 ...
정호 정책연구소는 ... 준비 다 된 거구?
지욱 후후 ... 접었어요... 아직 조금 이른 거 같아서 ...
정호 (고갤 끄덕이며) 그래, 대통령 끝내고 일 년도 안 되서 뭔가를 하는 것이 힘자랑 하는 것처럼 보일수도 있겠지 ...
지욱 공부나 좀 하려구요...
정호 그래 다행이다. 난 너 헬스클럽 차릴까봐 걱정했었는데 ...공부를 하겠다니 ... 하긴 정치라는 게 끝이 어딨겠니...
지욱 정치 쪽은 아니구요 ...
정호 응? 그럼 ..?
지욱 아뇨 ... 그냥 ...
지욱 겸연쩍게 그냥 웃는다.
S#107 정호의 집
정호와 지욱 .. 보트에서 내려 올라오는데 그 둘 앞에 서있는 여인 ... 김이연이다.
지욱, 놀란다.
S#108 정호의 집 / 저녁 해가 진
저녁을 차리는 부인과 이연 ...
기다리는 정호는 ... 이안이와 장난치고 놀고 ...
S#109 정호의 관사 앞 호수
호수 선착장에 앉아 있는 ... 지욱 ...
바람을 맞고 있다.
그 뒤로 이연이 다가온다.
이연 안 추워요?
지욱 응? ...어 괜찮아 .. 시원한데 ...
이연 식사하시라는데 ...
지욱 아, 그래 ...
지욱 일어난다.
이연과 마주 선 모양 ..
이연 키가 이렇게 컸던가?
지욱 응?
이연 ... 옛날엔 이렇게 큰 줄은 몰랐네 ...
지욱 어 ... 좀 자랐지 .. 맨날 양복만 입으니까 ... 이게 펴지더라구 ...
이연 아...
지욱 근데 ... 공천 받았다며 ... 왜 안 나갔어?
이연 (말을 자른다) ... 가요. 기다리시겠다 ...
지욱 어 ...
지욱 서툴게 움직인다.
S#110 정호의 집 / 응접실
차를 마시며 ... 티브이를 본다.
티브이에선 경자가 대국민 토론회를 하고 있다.
정호 ... 자고 가지 ..
지욱 아, 글쎄요 ... 이안이 유치원 때문에 ...
부인 이연이는 ...자고 가니?
이연 난 ... 낼 아침 수업 때문에 ...
정호 아 ... 그래 ... 어차피 낼 모레 청와대 들어갈 때 볼 테니 .. 지욱이도 가라 그냥 ...
지욱 네? .. 아 네 ..
정호 이연이 차 없지? 잘됐네 ... 얻어 타고 가라 ...
지욱 아, 그러면 되겠네요 ...
지욱, 좀 크게 말했다.
모니터 속 ... 경자.
경자 좋은 학군이라는 거 때문에 ... 그 학군에 가려고 부모님들이 고생 하십니 다. 그래서 돈을 모으시고 힘들게 그 지역으로 집을 옮기려 하지요. 그래 서 말도 안 되는 집값이 그 지역에 형성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투기가 조장되지요 ... 풀리지 않는 강남의 미스터리와 특이학군의 부동산 과열이 그거구요 ... 대한민국 부동산 문제가 왜 학원평준화와 떼어놓고 얘기 할 수 없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작은 나라에서 이렇게 차등된 문화 교육 경제 불균형이 일어나는 것에 의문이 들지 않으십니까 ...
그 모습을 보면서 엉뚱한 얘기들만 주고받는 지욱과 정호...
정호 (티브이를 보며) 머리가 저게 뭐야? 왜 여자들은 정치만 하면 머릴 저렇게 띄운데 ... 옷도 ..참, 튿어지겠다... 좀 풍성한 옷을 입지 ...
지욱 그래도 피부가 되게 좋아지셨네 ... 하긴 관리사가 잘하니까 ...
정호 안가에서 피부 관리도 해줬냐?
지욱 어, 이틀에 한번은 다 받았는데 ... 테라피랑 마사지랑 ... 아저씨는 안 받으셨어요?
정호 에? ... 난 왜 안 해줬지?
지욱 아 .. 나 때부터 생긴 건가 ...
정호 웃긴 놈들이네 ... 팔팔하게 젊은 놈들은 관리해주고 ... 늙은이는 가망 없으니까 계속 쭈글쭈글 해져라 이거냐? 여보 당신도 저런 거 안 받았지?
부인 난 해주던데 .. 이틀에 한 번은 아니래도 얘기하면 늘 받았었지요 ...
정호 뭐야 이거 ... 비서실장 이눔의 자식 ...
이연 아유 ... 좀 ... 티브이 좀 봅시다 .. 끝났다고 나라에 너무 관심이 없으시네 .. 연금 받으시는 거 미안하지도 않으신가 봐들 ...
정호 지욱 ...조용해진다.
S#111 공개홀
대 국민 토론회
법안 통과와 관련된 회의 ... 경자가 마이크를 들고 여러 토론자들에게 법안 필요를 납득시키고 있다.
경자 이번 정부가 통과 시키려는 부동산 특별법은 ... 대한민국이 수도이전 및 다기능 행정 자치, 지역균등 발전 ... 이후에 도래 될 국민 가치의 평준화 까지 우리가 이루어야할 차세대 행정의 시작입니다. 용기가 없다면 발전도 없습니다.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자식을 키우는 어머니의 심정으로 우리 정부가 준비한 것입니다. 마치 이 법이 통과되면 나라가 흔들리고 경제가 얼어붙고 고부가 산업이 역풍을 맞을 것처럼 호도된 말들을 하는 보수 언론들 .. 기득권들 .. 이 나라를 다시 또 10년 뒤로 후퇴시키고 있는 겁니다.
경자의 단호한 의지 ...
S#112 야당 의원의 차
의원 둘이 차 뒷자리에 타고 있다...
둘은 사뭇 진지한 얼굴로 어디론가 가고 있다.
의원1 입수했다는 게 사실일까?
의원2 뭐 ... 자기 말로 확실하다니까 ...
의원1 아니, 대통령이 바보도 아니고 ... 아까 저녁에 티브이 봤지? 오늘 공개 토론회를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하고 신도시 개발지역 발표가 내일인데 ... 그런 실수를 저지를까?
의원2 아니 그래서 나도 재차 물어 봤는데 ... 최의원 한마디로 자르더구만 ... ‘내가 누굽니까 ... 우리당 최고의 저격수 이닙니까’ ... 일단 가보자구 ..
S#113 어느 호텔 밀실
야당 의원 둘 ... 급히 들어간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 앉아서 그들을 기다리는 최의원.
cut to
서류를 보는 야당의원 ...
의원1 이게 사실이면 거진 탄핵감이구만 ...
의원2 미치지 않고서야 ... 왜 이런 짓을 ...
최의원 손에 들어 왔을 때 밀어 붙입시다. 지금 돌리면 내일 자 아침 신문에 실을 수 있어.
의원1 볼 만 하겠구만... 내일이 대통령 생일이라던데 ... 해피버스데이 투 프레지 던트 ..
S#114 도로 / 차지욱의 차 안
집으로 올라오는 길
기사와 경호원이 앞자리 ...
뒷자리에 이안이가 자고 있고 ...
지욱과 이연 ... 어색하게 딴 곳만 보며 ...
그러다가 ...
지욱 아 .. 전화번호가 뭐드라...
이연 (앞자리 수행원을 의식한 듯) .. 아, 저요 ... 저 명함이 ..여기 (가방에서 찾고) ... 어딨드라 ...
지욱 (핸드폰을 주며) .. 아, 그냥 여기 찍어주면 ...
이연 네 ... (번호를 찍는데) ... 저장해드려요?
지욱 아 ... 나중에 내가 할게요... 그냥 .. 그거... 발신 누르면 ...
이연 아...네
이연 발신을 누르는데 ... 액정에 ... 이미 [이연] 이라고 이름이 뜬다.
이연, 지욱을 슬쩍 한번 본다.
이연, 핸드폰에서 벨소리가 들린다 ...
지욱 갔나? ... (이연의 핸드폰을 슬쩍 보더니) ... 어 맞어요 ...그 번호 ...
둘... 사이 ...
이연 이런 거 잘하시네요 ... 기계에 좀 약하셨는 ... 약하신 줄 알았는데 ...
지욱 원체 ... 요즘 기능들이 좋아져서 ...
둘, 다시 또 어색한 ... 시간 ...
S#115 관저 / 주방
동 트기 전 새벽
창면이 주방으로 들어온다.
기수와 조리사들 ... 기다렸다는 듯 그를 맞는다.
창면 준비 다 됐나?
기수 어제 밤에 담궈뒀구요... (물에 담겨진 미역을 준다) ... 간장, 조미료, 소금 은 이쪽에 ... 혹시 몰라서 쇠고기 하고 홍합, 조개 ... 다 준비 해놨습니다.
창면 고마워 장조리장 ... 이거 오랜만에 해보는 거라 맛이 제대로 나올지 모르 겠네 ...
기수 언제든 도움 필요하시면 말씀하십쇼 ... 하긴 좀 망치더라도 직접 하시는 게 의미가 있으니 웬만하면 빠져 있겠습니다.
창면, 기수를 보며 씨익 웃는다.
S#116 인서트 / 해가 떠오른 밝아진 청와대
S#117 관저 / 복도
참모가 급한 걸음으로 복도를 걸어간다...
그의 손에 들린 신문 몇 묶음 ...
S#118 관저 / 침실
한경자가 눈을 뜬다.
여자 비서가 ... 침실에 들어와서 깨운 것이다.
고개 들어 그녀를 보는 경자 ...
여자비서 지금 참모들이 들어와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경자, 눈이 커진다.
S#119 관저 / 침실 앞 복도
복도엔 참모들이 서 있고 ...
복도에 서서 경자, 신문을 본다 ...
손이 파르르 떨린다.
S#120 관저 / 주방
열린 문틈으로 조리사가 밖을 보다가 ...
갑자기
조리사 어 ... 오십니다.
안에 있던 창면, 재빠르게 미역국을 식탁 위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경자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
조리장 기수와 다른 조리사들도 바로 선다.
문이 쾅 열리며 경자 들어온다...
그와 동시에 창면의 선창으로 조리사들이 함께 노랠 부른다.
“해피 버스데이 투유 ... 해피 버스데이 투유 ... 사랑하는 ....
그때, 한경자... 버럭
경자 당신 ... 미쳤어!!!???
노래가 뚝 그친다...
경자, 너무나도 진노한 표정으로 손에 들고 있던 신문을 식탁 위에 던진다...
그리고 휙 나가 버리는 경자 ...
주방 안에 있던 조리사들과 창면 ... 너무 놀란 나머지 아무 말도 못하고 가만히 서있다...
참모가 창면에게 다가와 ...
참모 선생님 .. 잠시만 ...
참모도 나간다...
창면 ...어설픈 얼굴로 따라 나선다.
S#121 각 방송과 언론 야당 대변인들의 성명
[대통령이 부군의 명의로 신도시 개발 지역 땅을 샀다]
[부동산 특별법은 재산 늘리기의 위장인가]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수도권 확대를 꾀했던 한경자 정부는 결국엔 대통령 투기에 행정을 기울였던 것입니까? 참으로 ...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통령 본인이 이런 얄팍한 재테크에 신경을 쓰는 동안 참모진들과 관계부처 공무원들의 또 다른 비리가 없다고 확언할 수 있습니까? 이 문제는 국정 감사를 통해 분명한 실체와 연루자들 밝혀내야 합니다.”
S#122 어느 회의실
창면, 참모진들로 둘러 쌓여있다.
이미, 어느 정도의 얘기가 오갔는지...
기운 빠진 얼굴로 ...
창면 난 정말 .. 정말 몰랐어 ... (울먹거린다) 난 진짜로 그냥 소나 키우고 ... 돼지나 키우고 ... 근데 왜 거기다 뭘 짓는데 .... 아 시발 ....
말을 다 잇지 못한다.
비서실장 (다른 참모들에게) 일단 정확하게 사실대로 발표를 합시다. 준비해요 ...
다른 참모들 .. 흩어진다...
홀로 남는 ... 창면 ..
S#123 관저 / 서재
경자, 고개에 손을 괴이고 ... 어떻게 하질 못한 채 한숨만 ...
비서실장이 들어온다.
비서실장 저희는 준비가 다 됐습니다.
경자 (힘없이) 그이는요?
비서실장 .... 좀 전에 그냥 바람이나 쐬신다며 ...
경자, 한숨만 쉬며 고갤 떨군다.
경자 진행하세요.
S#124 청와대 / 대변인실
대변인이 발표문을 읽고 있다.
대변인 이번 일은 단순히 오해로 일어난 일로 대통령께서도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십니다.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다 알다시피 ... 대통령의 부군인 최창 면 교수는 작년에 축산업 교수직을 정년퇴임 했습니다. 그리고 퇴직금 전액과 그 동안 모아두신 약간의 개인 자금으로 노후에 전원생활과 자신이 공부했던 축산의 학문을 매진할 생각으로 대통령 모르게 준비하신 걸로 밝혀졌습니다.....”
인서트/ 청와대 대변인의 성명을 듣는 각계각층의 인서트 ...
1. 국민들...
2. 야당 의원 ...
S#125 어느 전원 목장
언덕에서 아래 목장을 바라보고 있는 창면 ...
바람이 얼굴에 와서 맞는다.
창면 ...(표정이 일그러지다가 운다) ... 으아...악 .... 헉...헉 ....
창면의 울음소리가 ... 들판에 타고 돌아다닌다.
S#126 관저 / 개인 서재
경자가 침울한 얼굴로 ... 앉아 있고 그 앞에 비서실장 ...
시계를 보고 있다.
경자 아직 안 도착하셨고?
비서실장 오고 계신 중이시라는데 ... 도착하셔도 저녁만찬은 조금 힘들 거 같다는 데요 ... 통화 해보시겠습니까...?
경자 됐어요... 저녁 자리 꼭 해야 되는 건가?
비서실장 이럴 때일수록 별일 아닌 것처럼 일정을 소화하셔야 합니다. 여기서 먼저 뒤로 빠지면 ... 더 세게 물고 늘어질 겁니다.
경자 투견장 같군 ...
경자 일어난다.
S#127 차지욱의 관사 / 아파트
지욱, 인터넷으로 뉴스들을 보고 있다가 ...
책상에서 진동하는 핸드폰 ...
[이연] 이란 이름이 뜬다...
긴장한 듯 ... 숨을 가다듬는다.
핸드폰을 들고 ... 목을 풀다가 ... 받는다...
지욱 네 ... 차지욱 입니다.
지욱 .....
지욱 여보세요?
끊어졌다.
다시, 곧바로 건다...
지욱 (신호소리) 얘는 .. 좀 들고 있지 ... 뭘 이렇게 빨리 끊어 ... 여보세요 ...
S#128 이연의 학교
이연, 핸드폰을 들고 ...
이연 미안해요 ... 바쁜데 ... 그냥 힘드실 거 같지만 그래도 한 번 부탁 좀 드려 보려고 ... 다른 게 아니고 ... 혹시 특별 강의 같은 거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S#129 부부만찬 모임
경자가 짧은 연설을 하기 위해 마이크 앞에 선다.
경자 나이가 드니깐 생일이랍시고 이렇게 자리를 하는 것도 그리 즐겁지가 않네요... 오늘 바쁘신 와중에도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오늘 아침에 불거져 나온 일 때문에 솔직히 본인과 더불어 다른 여러분들도 놀라셨을 거고 ... 정말로 송구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창면이 차에서 내려 .. 청와대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 모두가 대통령인 저의 불찰이고... 그래서 책임을 통감합니다. 원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저의 부군이신 최창면씨가 (복도를 걸어 들어가는 창면) 축하 인사도 해주시고 노래도 불러주신다고 했는데 ... 몸이 좀 불편한 관계로 ...
그때, 만찬실 문이 확 열리며 ... 최창면이 들어온다... 몇 발 앞으로 나와 ... 선다.
서있는 창면과 경자가 마주 보고 있다 ...
경자 제 부군께서 오셨네요 ... 최창면 선생이십니다...
어설픈 박수 ...
창면 ... 앞으로 걸어간다.
넥타이도 매지 않은 지친 듯한 얼굴 ...
창면, 경자와 마주대하고 ..
경자 괜찮아요?
창면, 그냥 고개만 살짝 끄덕이고 ...
마이크 앞에 선다.
창면 최창면이올시다 ...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한경자씨의 남편으로 삼십년 남짓 살았고 대통령의 남편으로 한 일 년 살고 있습니다. 현명하고 용기 있는 아내 옆에서 재미난 인생을 살아 왔습니다. 많이 행복했고 자랑스러 웠고 ... 많이 사랑했습니다. 오늘 제 아내가... 여러분의 대통령이 생일을 맞이했네요 ... 아울러 즐거워야할 오늘 ... 못난 남편의 부질없는 생각에 하루 내내 고처를 겪었겠지요 ... 그저 시골 놈이 노후에 마누라와 함께 전원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평생을 모아 조그만 목장을 장만했는데 그게 이런 바보짓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서 오늘 그거 전부를 다 팔고 정리하고 오는 길입니다. (경자, 창면을 본다) 돌아보니 .. 이런 날들 투성이었던 거 같습니다. 국가의 운명과 미래를 짊어진 아내를 보필 못해 주고 속만 썩이며 지내온 날들이 너무 미안하고 후회스럽습니다. 그러면서 또 깨닫습니다. 앞으로도 나란 사람이 그리 좋아질 거 같진 않다는 거죠 ... 그래서 작은 결심을 했고 ... 맘이 사그러들기 전에 말씀드려야 될 거 같아서 서둘러 왔습니다... (고개 돌려 경자를 본다) ... 오는 길에 당신 젊었을 때 모습이 생각나서 울컥댔어...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 참 고운 여자이고 고마운 여자야 ... .... 경자야 .... (만찬실 안, 모든 사람들이 쥐죽은 듯 고요히 창면을 주시한다) .... 우리 ... 이혼하자 ... (장내가 술렁 인다) ... 미안하다... 당신 옆에서 대통령의 남편으로 사는 게... 도저히 내가 가능한 일이 아니다 ... 미안하다 ... 그리고 ... 그리고 ... (무슨 말을 차마 잇지 못하고 고개를 떨군다) ... 생일 축하해 ...
창면, 단상에서 나와 ...뚜벅뚜벅 ... 걸어 나간다.
남아 있는 사람들 ...웅성웅성 ... 대통령의 눈치만 보는 참모들과 사람들 ...
경자, 몸이 굳어 버렸는지 무표정으로 ... 멍하니 시선만 바닥에 드리운다.
S#130 방송
1. 뉴스아나운서1
건국 이래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2. 뉴스아나운서2
... 대통령이 임기 중에 이혼을 하게 될 수도 있는 사태에 국내 언론은 물론 외신들도 ... 긴급 뉴스로 타전을 보내고 있습니다.
3. 시민인터뷰
(50대 아줌마다)이게 힘든 거야 부부생활이란 게 ... 내막을 모르면 아무도 말을 못허지요... 그거.. 뭐야, 사랑과 전쟁 봐봐... 이유가 수 백 가지야....
S#131 야당 사무실
의원들 몇 명 ...심각한 얼굴로 ...
의원1 이거 어떻게 되는 거야? 좋은 거야 나쁜 거야?
의원2 최의원... 당신, 지금 누굴 저격한 거야? ... 대통령이야 대통령 남편이야?
최의원 아니 왜 나한테 그래요? 가정사에 위기를 맞은 대통령! 얼마나 공격하기 좋아요.. 지금이 기회라니까 ...
의원2 아, 국민들 반응이 어떨지 모르잖아! 한경자가 누구야 .. 국민들이 어머니 처럼 아내처럼 며느리처럼 .. 여기는 사람인데. 한경자 별명 몰라? 21세기 신사임당 .. 프레지던트 유관순, 한국의 잔 다르크, 그것뿐야? 정치계의 김지미, 논개, 황진이!! 별명이 한두 개야!!
의원1 ..... 황진이는 아닌 거 같은데...
의원2 그건 아닌가?
S#132 관저 / 회의실
참모들 모여 있다.
참모1 큰 거 수습되나 했더니 ... 제대로 한방이 기다릴 줄은 ..
참모2 솔직히 최교수, 움직이는 시한폭탄이었잖아 ... 이참에 확 이혼하시고 .. 깔끔하게 ... 쇄신해서 국정에 몰입하시는 게 ...
참모3 너 이혼 안 해봤지?
참모2 저야 뭐 ..잘 살지요 ...
참모3 나 두 번 했잖아 ...
참모2 한 번 아녔어요?
참모3 처음 건 혼인신고 전에 해서 기록에 안 올라갔지 ... 너 이혼하면 뭔가가 쇄신돼서 집중이 잘 될 거 같냐? ...
참모1 근데 이건 누가 담당 하는 거야? .. 인사수석이 해야 되는 거 아냐?
참모4 왜 인사야? 이게? ... 이거 정무수석 소관이지?
참모2 왜들 이래요? ...
참모3 통일외교 쪽은 아니다 나 보지마라 ...
S#133 관저 / 안가
딸과 경자 ...
경자는 머릴 쥐어짜며 숨을 몰아쉬고 ...
딸 뭘, 어떻게 해 ... 엄마가 모시고 와 ... 아빠 몰라서 그래? 즉흥적으로 육십 평생 살아 오셨어 ... 이게 무슨 계획 세워서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이 아니잖아.
경자 엄마는? ... 엄마는 무슨 느희 아버지 저렇게 만든 게 ... 뭐 일부러 그런 거니?
딸 애시당초 아빠가 버틸 수 있는 자리가 아니였잖아...
경자 나.. 대통령이야 ... 이 나라 대통령이라구 ... 개인사 연연하면서 자잘한 거까지 신경을 어떻게 쓰면서 이 일을 하니 ... 남자가 이런 것도 못 견뎌 주면 .. 못사는 게 맞아 ...
딸 ..엄마 ...
경자 그래 ... 이렇게 된 거 ... 가보자구 .. 어떻게 되나 ... 어차피 그 양반 다시 와도 이런 일 한두 번 겪겠니? ...
딸 ...(포기하듯) 맘대로 하세요 ... 각하 ...
딸 나간다...
S#134 시사 프로
패널들과 사회자 ...
사회자도 세월이 묻어난다.
패널1 21세기의 신사임당이란 칭호를 받았던 대통령입니다. 결국 야당에서 준비 한 얄팍한 모함 덕분에 ... 이렇게 힘든 시련을 준거지요 ...
패널2 얄팍한 모함은 아니지요 ... 고의는 아니라고 하시지만 개발될 땅을 사들인 건 맞는 거잖아요 ...
패널1 이보세요 ..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개발될 땅을 차명도 아니고 대통령 남편이 본인 이름으로 떡하니 사 논답니까? 땅값 오르면 자기 이름으로 팔아서 자기 계좌로 돈을 딱하니 받아 놓으려고? 다섯 살짜리가 웃습니다.
사회자 ...자 그 이야기는 이미 지난 이야기구요 ... 앞으로의 일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과연 대통령께서 이혼을 하실지 ... 아니면 다시 진정 국면을 맞으실지 ... 여하튼 우리 사회가 가정주의다 보니까 ... 국민들의 걱정이 크실 텐데요...
패널2 아 ...수신제가 후에 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연 ... 과연 말입니 다. 대통령이 내조가 없는 가정에서 좋은 정치가 나올 수 있을지 지금 국민들은 너무나도 걱정을 하신다 이겁니다...
패널1 그쪽 당이 그런 말씀 하시면 안 되지요 ... 아니 정권 바뀌기 전에 5년 동안 국정을 이끈 그쪽 당 출신 대통령... 부인이 없는 홀아비였습니다... 그러고도 잘하셨다며요?
패널2 이거 봐!!! 홀아비라니? ...이 사람이 어디서 홀아비??? 당신 지금 그렇게 막말하면 안 되지??? 그래도 국가 원수셨는데 홀아비라니?!! 어디서 배워 먹지 못한 짓거리야!!
패널1 뭐 임마!! 너 몇 살이야? ... 자식아!!
패널2 몇 살은 임마!! 너 내 대학 동기잖아!! 근데 뭘 몇 살이야?? 니 나이가 내 나이지!!
패널1 난 .... 삼수해서 간 거야 임마!!!
패널2 큰일 하셨다!! 자랑이다!! 허이고 ... 누가 들으면 무슨 월남전 참전한 줄 알겠다!!!
사회자 말리고 난리다 ...
S#135 전방의 어느 초소
선임과 후임 ... 초병 둘.. (선임은 예전에 그 후임이다)
선임 아니, 대통령이 이혼 하는데 .. 왜 전방에서 비상경계를 해야 되는 거야? .. 넌 이게 이해가 되냐!!
후임 아무래도 가정이 불안하면 국가에 혼란이 오고 그러다 보면 북한에서 그 혼란을 틈타 도발을 꾀할 수도 있으니까 ...
선임 뭐? ...너 그 도발이 전쟁 엇비슷한 거 얘기 하는 거냐?
후임 뭐 ...그런 거랑 비슷한데 ... 어 ...
선임 (머리통을 후리며) 니가 그러니까 세계 평화가 안 오는 거야... 이 새끼야 . .. 때가 어느 땐데 ... 전쟁은 ... 머리박아 새끼야!!
후임 곧장 머리 박는다.
S#136 티브이 / 창면의 시골 / 방 안
창면 티브이 뉴스를 본다.
뉴스화면 ... 전직 대통령들과 경자가 만나 웃으며 악수하고 오찬 하는 모습을 본다 ...
조금 씁쓸한 얼굴 ...
S#137 강의실
초빙되어 강단에 오르는 지욱.
그 옆쪽으로 이연이 앉아 있고 ... 뒤쪽으로 수많은 학생들.
박수와 사진 플래시 ...
지욱 반갑습니다. 저는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정치를 전공을 했고 작년 까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있었던 ... 차지욱입니다... (이연을 한 번 보고) ... 혹시 모르실 분이 계실까봐 말씀드렸습니다.
사람들 웃는다... 다시 터지는 박수소리 ...
이연 풉 ..웃는다.
S#138 창면의 시골 / 들판
노모와 산책하듯 걷는 창면 ...
노모 그래서 에미는 언제 온다니?
창면 에미는 바쁘지요 ... 명절 때나 오겠지요 ...
노모 니놈은 왜 와있는디 ... 에미 밥혀줘야지...
창면 아, 밥해주는 사람 있다니까 ...
노모 에미한테 잘 보여라 ... 법관이 최고여 ... 니놈 감옥서 빼준 것도 에미 아녀 ...
창면 에이 진짜 ..나 감옥 보낸 게 에미라니까 ...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요... 그리고 지금은 법관이 아니고 .. 아 참 ... 걸읍시다 그냥 ..
두 ...모자가 음식을 먹는다.
S#139 지욱이 강의하고 있는 강의실
한 학생이 일어나 질문을 한다.
학생 임기 중에 저희 같은 일반인은 모를 국가비상상황이 있으셨나요?
지욱 (웃으며) .. 물론 있었죠 .. 헌데 2급 기밀 사항이라 ... 제가 면책권도 이제 소진 되었기에 ... 말씀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사람들 다시 웃는다.
다른 여학생이 손든다.
지욱이 지목하자 일어난다.
여학생 사모님과 조금 이른 사별을 하시고 혼자 계실 때 임기를 맞이하셨는데요 .. 사람이니까 누군가가 다시 좋아질 수도 있고 다시 결혼하고 싶은 생각 도 드실 수 있으실 텐데 ... 혹시 재임기간 중에 그런 일이 있으셨는지? ...
지욱 (곤란한 얼굴로) ... 사실 ..그건 1급 기밀 사항인데 ...
학생들 우...우 ...(웃으며 야유를 보낸다) ...
지욱 후후 (웃으며) ... 외로운 적이 많았습니다. 좋은 참모진들이 있었고 나를 믿는 수많은 국민들이 계셨음에도 ... 어쩔 수 없이 혼자라고 느낄 때가 많았지요.
이연, 지욱을 뚫어지게 본다.
지욱도 이연의 시선을 의식한다.
지욱 다시 연애도 해보고 싶었고 ... 남자로써 설렘이 든 적도 있었죠 .. 근데 대통령은 말입니다... 단 한 명을 사랑하는 게 너무 힘들더군요 ... 단 한 명만을 사랑하고 위하고 존경해야 한다는 게 ... 너무 힘든 직업입니다. 그래서 다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게 너무 많이 후회됩니다. 오늘 한경자 대통령과 점심 자리가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요즘 힘든 일이 있으시죠 ... 그분께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어느 순간엔 단 한 명만을 위하는 대통령이 되시라고 ... 그래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실 수 있다고 ... (겸연쩍게 웃는다) ...
사람들, 하나둘 ... 박수를 다시 보낸다.
S#140 관저 / 응접실
늦은 밤 ...
홀로 ... 경자 ... 응접실을 거닌다.
벽에 걸린 사진들 ...
젊은 시절 ...둘의 모습들 ...
가족사진 ...
다른 쪽엔... APEC 정상 회담 자신은 각국 정상들과 나란히 ... 옆 액자 속 사진은 각국 정상들의 영부인들과 그 사이에 끼어 있는 창면 ... 게다가 한복도 입고 있고 ...
경자 피식 웃는다.
S#141 관저 식당, 주방
멸치를 다듬던 조리장 기수와 조리사들의 고개가 문 쪽으로 향한다.
cut to
주방 테이블에 기수와 나란히 앉은 경자...
둘은 함께 멸치를 다듬고 있다 ...
다듬다가 ... 한 마리 먹어 보는 경자.
경자 음 ... 맛있네 ... 어디 거예요?
기수 남해 죽방렴 참멸치입니다. 남도 최고의 맛이지요. 배가 불그스레한 것이 알을 배고 있어 그런 것인데 ... 9-10월에만 잡히니 요즘에만 먹을 수 있습니다. 직판장에도 못나가고 말리자마자 직거래로만 맛볼 수 있지요 ...
경자 아 ... 역시 ... 그러고 보니 음식 해본지도 꽤 됐네요 .. 젊었을 땐 한다고 했는데.
기수 선생님 손맛이 좋으시더라구요 ...
경자 그이가 여기서 음식도 했어요 .. ?
기수 가끔 ... 대통령님 생일 때 준비했던 미역국도 ... 선생님께서 준비하셨던 거였습니다.
경자 후후 ... 쓸데없는 짓은 온갖 군데서 했구만 ...
기수 ....
경자 장조리장은 왜 결혼 안 해요?
기수 .... 큰애가 이번에 대학 들어갑니다.
경자 (허걱) 어머, ...아 미안해요 ... 허허 .. 난 왜 장조리장이 결혼을 안 했다고 생각했지? 아 정말 미안해요 ...
기수 아닙니다. 가끔 그런 얘기 듣습니다.
경자 행복하세요?
기수 네? ...
경자 가정이 행복하시냐구?
기수 그냥 ... 집에 잘 못 들어가니까 ... 그래도 뭐 좋지요 ... 헤헤 ..
경자 (웃는 기수를 보다간) 행복하지 못한 대통령이라도 국민들을 행복하게 할 순 있겠죠?...
기수 ....
경자 대통령이 ...꼭 행복하진 않더라도 말이에요 ...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는데 지장이 있거나 부족한 건 아니겠죠... ?
기수 글쎄요 ... 잘은 모르겠지만 ... 분명한 건 ... 한명의 대통령이 모든 국민이 행복하길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국민은 행복한 대통령을 바랍니 다... 그건 분명하지요 .. 우리의 대통령이 불행해지는 걸 바라는 국민은 한명도 없을 겁니다.
경자 그럴까요?
기수 그게 바로 국민의 바람입니다. 행복하지 않은 대통령이 우릴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노력한다면 고맙긴 하겠죠 ... 하지만 불행한 대통령을 가진 국민은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겠죠 ... 우리 국민들 생각하시는 것 보다 훨씬 착하고 좋은 국민들입니다.
경자 .... 그렇 .... 겠죠?
기수 저야 뭐 요리사라 잘은 모릅니다... 근데, 그러지 않을까요?
경자 ...뭔가 다른 느낌이 드는 얼굴로 ... 천천히 일어난다.
경자 (멸치를 가리키며) 혼자 하실 수 있겠죠?
기수 ... (고개만 끄덕)
경자 아까 점심때 전에 이곳에 계셨던 분들을 만났잖아요 ... 그분들이 한결같이 그러더군요 ... 혼자 해결할 수 없는 고민이 생길 때 .. 이곳에 와보라고 ... (웃는다) 그분들 말씀이 뭔지 알겠네요 ... 고마워요 ...
경자 나간다...
기수는 겸연쩍게 웃는다.
S#142 청와대 정문 도로
대통령의 차와 행렬이 빠른 속도로 .... 정문을 빠져 나온다.
S#143 이연의 동네
지욱의 차가 어느 길에 서고 ...
지욱과 이연이 내린다.
지욱 경호원에게 여기 있으라 손짓하고 걷는다.
cut to
둘 ..한적한 밤길을 ...걸으며 ..
이연 멋있으시던데요.. 오늘 ..
지욱 치 ...멋은 ...
이연 쌀쌀하다 ...
이연, 지욱의 팔짱을 낀다.
지욱, 경직된다.
숨을 제대로 못 쉴 만큼 .. 긴장이 된 듯 ...
이연 우리 동네 공기 좋지 ...
순간, 뿌웅하고 ... 지욱이 방귀를 ...
둘, 약간 정적 ...
지욱 긴장하면 ..원래 ...
다시 걸으며 ...
이연 나도 질문,... 아까 ..얘기한 설레었던 적이 언제야? ... 임기 중에 누군데?
지욱 있어 .. 티브이에 나오는 사람 ...
이연 아... 연예인? ...치 ...
지욱, 혼자 웃는다.
이연 근데 이제야 얘긴데 난 오빠 두 번 장가갈 줄 알았어... 오빠 쌍가마잖아...
지욱 야!! ... 넌 한 번도 못가고 있잖아 ...
이연 오빠가 나 좋아하다가 ... 가버렸잖아 ...
지욱 뭔 소리야 ... 말도 안 되는 소릴 갑자기 ...
이연 ...아닌가보네 ...
지욱 아니.. 내가 뭘 어딜 갔다는 거야?.. 유학 끝나고 내가 먼저 들어 온 거지..
이연 아 ... 그런 거구나 ... 근데 왜 그렇게 흥분을 하고 그래?
S#144 지방 어느 도로
해가 떠오르는 도로를 통과하는 대통령의 차량 ...
S#145 창면의 시골 들판
창면 ...아침 일찍 뭔가를 들고 ... 밭으로 나가고 있다.
그때 ... 저쪽에서 달려오는 차량 행렬을 보고 멈춘다...
차들 ... 창면 쪽으로 와서 서고 ...
한 차에서 경자가 내린다.
경자, 숨을 몰아쉬며 창면 앞으로 다가간다.
둘 ... 가까이에서 마주대한다 ...
둘, 잠시 아무 말도 않고 있다가 ...
창면 차타고 와 놓고 뭘 그렇게 숨차해? ...
경자 ....
창면 .....
경자 춤 한번 ... 출래? ....
창면 ....??
cut to
들판에 서있는 발 ... 천천히 스텝에 따라 움직인다.
들판에서 서로를 의지하고 서로를 돕는 자세로 ... 왈츠를 추는 경자와 창면 ...
경자 많이 늘었네....
창면 ... 참 ..나 ...
둘의 춤추는 들녘 위로 왈츠 음악이 퍼지고 ... 영화는 다른 공간의 다른 사람들을 담는다.
S#146 인서트 / 정호의 관사
정호와 부인 ... 식탁에 마주앉아 복권에 색을 칠하고 있다 ...
서로의 번호를 흘깃 보기도 하면서 ...
S#147 인서트 이연의 동네 / 어느 골목길
그 골목 ... 밤 ... 둘 ... 조용히 키스를 하고 있다...
S#148 에필로그
큰 서점 벽에 걸려 있는 책, 광고 현수막 ...
[아주 특별한 주방] - 15년간 청와대 식탁을 담당한 조리장 장기수의 에세이
그리고 그 옆에 웃고 있는 장기수의 얼굴 ...
인서트/ 책
책의 페이지가 열리면 ... 장기수의 관저 식당 주방의 사진이 펼쳐진다.
몽환적인 느낌으로 그 주방 테이블에서 머물던 대통령들의 모습이 스치듯 ... 보여진다.
The END
첫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