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맷길 6코스 3구간은 11키로이다. 도시철도 구포역에서 낙동강 따라 화명생태공원지나 화명수목원, 금정산성 동문으로 끝난다. 수요일 오전 열 시에 문화원 글공부 하는 날이다. 아침 일찍 나서면 구포역에서 금정산성 동문까지 부지런히 걸으면 된다. 거기서 버스로 온천장 가서 지하철 환승하여 구서역까지 가자. 수업 20분 지각했다.
마을의 쓰임새에 따라 동네 역할은 변천을 한다. 낙동강 하류는 바다로 가는 물류의 집산지로 구포 포구는 일제 강점기 때부터 번성하는 곳이다. 수탈한 양곡을 일본으로 실어가던 보관창고가 즐비했다.
해풍에 말린 짭조름한 구포국수, 강 건너편에 딸기, 배 과수원을 기억한다. 당시 대동 수문 근처에 홀어머니와 살던 친구 명철을 보려 구포에서 나룻배를 타고 건너가기도 했다. 경부선 말사인 구포역이 이제 명찰만 남고 쇠락한 모습이다. 역 앞 2층 다락방에서 먹던 추어탕 식당은 없어지고 역전 여인숙은 낡은 모습으로 모텔 틈새에 남아있다.
낙동강 하천부지에 그 많은 채소밭이 생태공원으로 바꿨다. 여름 장마에 강물이 넘치면 봄 농작물은 물아래 잠긴다. 농부들 눈에 눈물이 고였다. 이제는 먹고 살만하다고 낙동강 따라 요트 계류장, 옥외 수영장, 파크골프장이 갈대와 잡목들 사이에 들어 앉아있다. 파란 하늘과 시원한 강줄기가 화명대동대교를 머리에 이고 있다. 부산을 바다, 산, 강과 온천이 있는 사포지향(四浦之鄕)이라 한다. 하늘과 맞닿은 바다는 먼데서 온 듯한데, 넓고 긴 강은 우리 땅을 흘러가는 이야기가 들어있다. 강은 바다와는 다른 정서가 있다.
화명 신도시가 들어오기 전에는 구포에서 양산가는 벌판이었다. 지하철 2호선 개통 전 금곡에 실내 스케이트장을 기억한다. 화명역에서 금정산성으로 걷기는 처음이다. 마을버스 정류장 이름이 옛 이름은 없어지고 외래어로 된 아파트이고 다음 동네는 또 다른 아파트이다. 올라가면서 깊은 계곡 대천천을 만난다. 이야기가 있는 애기소를 지나면 화명동 수목원이 나온다. 오랜 옛 친구 같은 산성마을을 지나 금정산성 동문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