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장영두 신한은행 디지털전략부 메타버스 셀장 " 가상자산 NFT, 미래 금융거래 수단"
장영두 신한은행 디지털전략부 메타버스 사업총괄 셀장이 지난 1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신한은행 디지털전략부 사무실에서 머니S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장동규 기자
"2018년 신한은행에 이직을 결정했을 때 입이 떡 벌어지면서 놀라던 가족들의 얼굴이 생각난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지던 사람이 은행에 간다고 하니까 의아했던 것이다. 지금은 IT와 금융을 좋아하는 내게 딱 맞는 직업이라고 평가한다."
장영두 신한은행 디지털전략부 DX셀장(50)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연구 개발하는 IT전문가다. 앞서 그는 삼성SDI와 IMB에서 근무하며 미국의 AI 기술을 한국 기업에 제공하는 IT 전략업무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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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도전, IT 전략가→금융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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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반 그는 신한은행의 디지털 R&D 센터에 자리를 옮겼다. IT업계에서 두각을 보이던 이과 공학박사의 금융권 진출이다. 그는 AI와 빅데이터 등 디지털을 금융 플랫폼에 접목시키는 디지털전략부 셀장을 맡고 있다.
셀 조직은 업무에 따라 나뉘는 기존 조직체계와 달리 프로젝트 중심으로 인력이 구성된다. 그룹 내에 새로운 프로젝트가 생기면 실무자들이 모여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업무가 끝나면 다시 새로운 TF에 투입되거나 기존에 소속된 부서로 돌아와 업무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장영두 신한은행 디지털전략부 메타버스 사업총괄 셀장이 지난 1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신한은행 디지털전략부 사무실에서 메타버스 시나몬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현재 장 셀장은 메타버스(Metaverse)금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메타버스는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 세계를 일컫는다.
신한은행은 지난 6월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Shinamon)'의 2차 베타 서비스를 시범 출시했고 연내 정식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나몬은 '신한(Shinhan)과 나(Na)는 메타버스에서 만난다(On)'라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장 셀장은 "신한 대학생 홍보대사(신대홍)와 메타버스의 이름을 고민하다가 시나몬이 탄생했다"며 "메타버스의 재화는 시나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인 츄러스, 시나몬롤, 뱅쇼 등이 후보로 나왔고 젊은 세대에게 친숙하고 귀여운 츄러스를 가상 재화의 단위로 채택했다"고 말했다.
시나몬에 접속한 고객은 미니게임·미션 등을 통해 츄러스를 얻으면 적금·청약·펀드 등 가상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일례로 주택청약종합저축 개념의 청약 콘텐츠는 츄러스를 일정 회차 이상 납입 할 경우 메타버스 플랫폼 내 하우징(주택)을 청약할 수 있다.
장 셀장은 "디지털금융에 친숙한 2030세대가 가상 세계에서 금융 활동을 하면서 쉽고 재미있는 재테크를 체험할 수 있다"며 "실제 달콤한 츄러스를 먹으면서 시나몬을 즐기고 있다는 금융 소비자가 늘었고 2차 시범서비스에 약 8만5000명이 참여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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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달라진 금융, NFT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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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셀장이 즐겨하는 메타버스 놀이는 가상의 인물, 아바타와 활동하기다. 50대 남성의 은밀한 취미라고 하기엔 다소 생소하지만 3차원(3D)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를 통해 게임, 회의, 친목 도모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시나몬은 편의점 GS25와 종근당건강, 서울옥션블루, KBO, KT WIZ도 공간을 선보인 바 있다.
장 셀장은 "젊은 층이 즐겨 하는 메타버스를 체험하기 위해 네이버제트가 만든 제페토로 게임, 아바타 꾸미기, 데이트하기, 역할극 하기, 명품 입어보기를 해보고 SK텔레콤의 이프랜드로 사용자들끼리 모임, 회의도 하고 있다"며 "시나몬은 메타버스에서 고객들이 금융 지식을 습득하고 실제 금융거래를 하는 미래금융의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의 재화 NFT(Non-Fungible Token)도 그의 관심사다.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일컫는 NFT는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자산이다. 국내 가상화폐시장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투자를 넘은 투기 수단으로 변질됐으나 미래 금융시장에서 NFT는 놀이와 접목된 금융소비 행위를 촉진할 수 있는 금융거래 수단으로 손꼽힌다.
장 셀장은 메타버스에 관심이 있는 금융소비자들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도서로 'NFT레볼루션'을 추천했다. 이 책은 NFT를 통해 탈중앙화된 거래가 성사되고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소개한다.
장 셀장은 "은행에 입행한 지난 5년간 금융시장은 빠르게 바뀌었고 스마트폰을 활용한 비대면 금융거래가 활성화되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며 "지금은 생소한 NFT도 디지털 가상자산이 현금을 대체하는 시점에 대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NFT의 개념과 가치 등을 정립하는 사회적 논의가 진행 중이다. 그는 "메타버스에서 디지털 지갑을 연동해 NFT를 거래하는 세상이 오려면 가상공간에서 금융상품 판매 등을 제한하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며 "규제가 완화되면 많은 금융소비자들이 즐겁게 메타버스를 즐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캐쥬얼한 복장에 편안한 말투로 메타버스를 설명하는 장 셀장은 대학교를 다니는 두 자녀에게도 미래금융 소개에 적극적이다. 장 셀장은 "금융은 보수적이고 어려운 분야로 생각하는 데 젊은세대에게 메타버스는 친숙하고 재미있는 금융으로 다가설 것"이라며 "재테크를 시작하는 두 자녀에게 메타버스와 NFT를 활용해 미래자산을 준비하고 금융생활을 즐기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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