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우 목사
오늘은 11월 마지막 주일입니다. 우리 교회 회계연도는 지난 해 12월 1일부터 시작해서 금년도 11월 말로 끝나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은 우리교회의 한 해의 살림살이를 마감해야 하는 의미 있는 주일입니다. 금년 한 해는 우리 교회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서 이곳에 새 성전을 건축하고 나서 맞이했던 첫 번째 해라고 하는 점에서 매우 뜻 깊은 한 해였습니다. 지나간 40년의 세월을 마감하고 새로운 40년의 세월을 새로운 기대감과 소망 가운데 맞이했던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올 한 해 우리 교회는 여러 가지 면에서 힘들고 복잡한 사정이 뒤얽힌 상태에서 새로운 곳에서 뿌리를 내리기 위한 몸부림을 쳐야만 했습니다. 거기에는 사단과의 혹독한 영적인 싸움이 있었으며, 그 와중에서 우리는 심한 상처를 입기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어느 해 보다도 더 나태해 있었고 긴장감이 풀어져 있었습니다. ‘정착하여 부흥하는 교회’라는 표어 아래 숨 가쁘게 달려왔지만 황무지를 개간하는 일은 정말 힘들고 고단한 일임에 틀림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살아계신 하나님은 지나간 한 해 동안 이 교회와 우리 모두를 영적 싸움의 현장에서 지켜주셨으며, 여기까지 인도해 주셨습니다. 아직 우리는 이곳에서 이렇다 할 만큼의 열매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 땀을 흘리며 부지런히 땅을 일구어 왔습니다. 이제 여기에 거름을 더 주고 물을 공급해서 비옥한 땅을 만들어 가는 일들이 남아 있어서 여전히 우리에게 땀 흘리는 수고를 하도록 요청하고 있습니다.
구약성경의 역사서를 읽어보면,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하심 가운데 가나안 땅에 살고 있던 가나안의 일곱 족속을 물리치고 그 땅을 차지하고 분배받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 땅에 정착하여 안정적인 삶을 살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혹독한 훈련이 필요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광야 40년의 세월을 통하여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삶을 훈련시키셨건만 그들은 여전히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삶의 모습이 훈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 땅에 정착하여 왕들이 나라를 다스리는 왕정시대가 되기까지 과도기적인 시기를 보내는 동안에 13명의 사사들이 등장할 만큼 계속적으로 반복, 되풀이 하는 혼란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그러한 혼란이 되풀이 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그들이 하나님의 명령을 무시하고 하나님을 멀리하면서 대신에 자기들이 남겨두었던 그 땅의 우상숭배에 빠져들었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런 혼란의 세월을 보내는 동안에도 하나님은 그들을 버리시지 않으시고 계속해서 그들을 돌아보시며 그들의 삶을 앞서가시면서 섭리하셨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그들이 회개하고 구원을 호소하면 그 때마다 새로운 구원자인 사사들을 세우셔서 그들의 지휘와 다스림을 통해서 다시금 안정을 찾게 하시면서 번번이 은혜와 사랑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물론, 그만큼의 세월 동안 배반과 징계, 회개와 구원의 역사가 되풀이 되었다고 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하나님께서 그들을 아주 혹독하게 훈련시키신 것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하나님의 섭리하심의 방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꼭 평안한 모습으로만 진행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하나님은 당근과 채찍을 병행해서 사용하시는 방법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의 역사를 섭리하셨던 분이십니다. 전도서 기자는 전도서 7장 13절-14절에서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방법을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13)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을 보라 하나님께서 굽게 하신 것을 누가 능히 곧게 하겠느냐 (14)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되돌아보아라. 이 두 가지를 하나님이 병행하게 하사 사람이 그의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
오늘 본문 말씀인 전도서 3장 1절-15절까지의 말씀은 전도자인 솔로몬 왕이 기록한 것으로, 하나님의 우주적인 섭리와 함께 하나님의 왕권과 주권을 강조하면서 그 하나님의 영원하심에 대해서 선포하고 있으며, 그런 하나님을 떠나서 하나님과 상관없는 삶을 살아가는 인생들의 무상함을 여러 가지 측면에서 밝혀주고 있는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말씀은 뒤집어서 말씀드리면 결국 하나님의 영원하심에 비하면 한없이 연약한 우리 인생들은 마땅히 하나님을 경외하며 살아가야 하고, 그렇게 할 때만 어떤 상황 가운데서도 하나님께서 주시는 행복과 만족을 누리며 기쁨 가운데 살아갈 수 있음을 선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왕 되심과 주인 되심을 증거하고 있는 본문 말씀은 하나님께서 이 세상 모든 만물을 다스려 나가시는 하나의 분명한 법칙이 있음을 말씀하고 있는데, 그 법칙이 곧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다른 말로 말하면, 이 세상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계획, 곧 하나님께서 세우신 프로그램대로 움직여 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그 어떤 것도 하나님의 계획을 방해하거나 거역할 수 없다는 분명한 사실을 선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이러한 하나님의 왕권과 주권은 그 누구에 의해서도 빼앗기지 않고 영원토록 계속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하나님의 왕권과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도전하며 거역하는 피조물의 행동은 정말로 어리석고 무모한 짓일 뿐만 아니라 그런 인생이 허무함에 이르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임을 밝혀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도자는 본문 14절 말씀에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모든 것은 영원히 있을 것이라 그 위에 더 할 수도 없고 그것에서 덜 할 수도 없나니 하나님이 이같이 행하심은 사람들이 그의 앞에서 경외하게 하려 하심인 줄을 내가 알았도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지혜롭게 행동하는 것은 그야말로 그 하나님의 왕권과 주권에 철저하게 순종하고 복종함으로써 하나님의 마음에 들도록 행동해서 인정을 받고 사랑과 도우심 가운데 살아가는 것인 줄로 믿습니다. 그래서 본문은 하나님 없이 살아가고자 하는 인생의 허무함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생의 모든 활동은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 하에서 하나님의 포괄적인 계획에 의해서 움직여져 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오늘 본문 말씀은 하나님을 경외하며 살아가는 모든 인생은 결코 즐겁지 않거나 의미가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풍요로움과 기쁨으로 가득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함께 살아가는 인생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있는 본문 말씀은 즐겁고 가치 있는 인생에 대해서 희망을 북돋아 주고 있는데, 그 하나님만이 인생들의 유일한 경외의 대상이 되신다는 사실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하나님은 만물을 창조하시고 돌보시며 관리하실 뿐만 아니라 인생을 즐겁게 만들어 주시고, 지혜와 지식과 희락을 주시며, 선악을 따라 심판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포괄적인 섭리에 따라서 인생들의 평범한 일상생활의 영역도 선물로 주심을 강조하면서 그것을 귀하고 가치 있게 여기고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기쁘고 즐겁게 살아감으로써 선을 행하는 삶을 살아갈 것을 우리 모든 인생들에게 요청하고 있음을 믿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 말씀을 새롭게 묵상하면서 우리는 이 세상 모든 만사가 시작과 끝이 있음을 깨닫게 될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는 우리네 인생을 하나님께서 그리신 전체적인 그림의 틀 가운데서 아주 조화롭고 멋지게 만들어 가시는 분이시라는 사실을 새롭게 깨닫게 됨으로써 어떤 상황 가운데서도 좌절하지 않고 낙심하지 않는 인생을 살아가야 하며, 언제 어디서든지 하나님께서 이끌어 가시는 손길을 의식하면서 그 하나님의 이끄심을 따라서 항상 하나님의 뜻을 물으면서 겸손한 인생을 살아가야 함을 결단하게 되는 줄로 믿습니다. 더 나아가서 그동안 우리가 살아온 삶의 여정을 돌아보면서 얼마나 많이 하나님 앞에서 내 마음대로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하나님의 손길을 뿌리치고 내 뜻대로 살아가겠다고 교만하게 살아왔는지를 회개하는 시간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더 나아가서, 세상만사가 오늘처럼 시작과 끝이 있음을 알았다면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시간만큼의 제한된 시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하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절대로 세월을 허비하거나 낭비하는 게으른 모습으로 살아갈 것이 아니라 더욱 긴장하고 깨어 있어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부지런히 하나님을 섬기고 우리의 사명을 잘 감당하는 삶을 살아감으로써 인생의 주인 되신 하나님 앞에서 우리네 인생을 결산해야 하는 순간에 하나님께서 기대하시는 열매를 가지고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도록 할 것을 새롭게 결단하는 시간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 10장 29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참새 두 마리가 한 앗사리온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아니하시면 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리라.”
이 말씀은 세상의 그 어떤 일도 하나님의 손길을 벗어나는 일은 없다는 뜻입니다. 더 나아가서 그 어떤 일이라도 뜻 없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뜻하신 대로 펼쳐진다는 말입니다. 참새 한 마리가 떨어지는 것이 우리 삶에 무슨 영향을 미치겠습니까? 그러나 그렇게 보잘 것 없는 일일지리도 하나님이 뜻과 목적을 가지고 행하신다는 것을 ‘하나님의 섭리’ 라고 하는 것입니다.
사실 ‘하나님의 섭리’ 라는 말은 성경에는 등장하지 않는 말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아주 여러 곳에서 하나님의 섭리를 분명하게 증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는 믿음, 섭리에 맡기는 믿음은 하나님을 신뢰하는 자가 반드시 지녀야 할 믿음입니다. 간절히 바라기는 오늘 들려주시는 말씀을 통해서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고, 그 섭리에 여러분 자신을 맡기고 사시는 성도들이 다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하나님의 섭리하심을 믿는 믿음은 지금 내가 알 수 없고, 지금 내가 이해하지 못할 일이 일어나도, 그 모든 일 가운데 하나님이 목적을 가지고 역사하고 계심을 믿는 믿음입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우리는 때로는 원치 않는 일을 당하기도 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을 겪기도 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에게 그런 일이 닥치면 더욱 어렵습니다. 하나님을 믿을 때 모두가 은혜를 바라지, 재앙을 바라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러나 어떤 경우일지라도 하나님의 섭리를 믿으면 이겨낼 수 있는 줄로 믿습니다. 하나님의 섭리하심에 대한 분명한 믿음을 가지고 살았던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처럼 우리도 그렇게 말하며 사는 겁니다.
“하나님이 내 삶의 주인이시니까 앞서 가시면서 내 삶을 인도해 가시겠지.”
하나님의 섭리를 믿는 믿음은 질문의 답을 구하지 않는 믿음입니다. 왜 이럴까? 어째서 이럴까? 언제까지 이럴까? 이런 의문을 다 버리고, 그저 하나님이 섭리하시는 대로 따르는 믿음입니다. 참새 한 마리도 그냥 떨어지는 법이 없다고 하신 말씀 그대로 하나님께서 뜻하신 것이 있고, 계획하신 것이 있으니 그렇게 하시겠지 라고 믿는 믿음입니다. 아무리 난처하고, 어렵고, 힘든 지경에 처할지라도, 여호와 이레, 하나님이 예비하시겠지, 하나님이 마련하시겠지, 하나님의 섭리대로 될 거야! 그렇게 되뇌며 살아서, 하나님 섭리의 결국을 눈으로 분명하게 확인하게 되심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하나님 앞에서 마음껏 기뻐하며, 행복해하며 살아가시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자, 이제 그렇다면 하나님의 섭리를 따라 살면 어떻게 됩니까? 하나님이 섭리하심을 믿고 사는 자들은 하나님이 지켜주시고, 하나님이 도와주시며, 약속하신 그대로 이루어 주시는 것을 믿으시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성경을 보면, 많은 믿음의 사람들은 이런 하나님의 섭리를 믿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감으로써 결국은 모든 역경과 시련을 이겨내고 자신들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은혜와 복을 누리면서 승리하는 인생을 살아갔음을 증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섭리를 따라 사는 것은 어떤 삶입니까? 얼핏 생각하면 하나님의 섭리를 따라 살면 사람이 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냥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살면 하나님이 다 알아서 하실 테니까요. 오래 전부터 하나님의 섭리를 믿는 믿음, 소위 섭리신앙에 대해 그렇게 말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를 믿는 믿음을 만사를 다 하나님께 떠맡기는 책임감이 없는 믿음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성경을 보면 절대로 그렇지 않은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를 믿고 모든 것을 하나님의 손에 맡기고 사는 것, 그것은 죽으면 죽으리라는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죽으리라 작정하니, 섭리 신앙을 가지고 있었던 우리 믿음의 선배들은 그렇게 귀한 것을 하나님께 내어 놓을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냥 맡기고 말자는 것이 아닙니다. 되는대로 살자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죽는 것까지 하나님께 맡기고 하나님 앞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정말 치열하게 살아가는 삶이 하나님의 섭리를 믿는 자의 삶인 것을 믿으시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모두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자녀들이 되었고,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들어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를 지키시고, 도우시며, 마침내 그 약속을 이루시는 것이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하나님의 섭리에 맡겨 사는 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살든지, 죽든지 하나님이 하시는 대로 맡기고 사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죽을 것 같지만, 모든 것이 없어지는 것 같지만 반드시 살게 되고 넘치게 채워주실 줄로 믿습니다. 하나님의 섭리를 믿고, 섭리 가운데 살아가심으로써 하나님께서 하시는 놀라운 일을 체험하시고 하나님의 영광을 보며, 충만한 은혜 가운데 살아가시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