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원 선생님의 아름다운 마음이 이끈 교사의 길
-세월호 참사 9주기 김초원 선생님께 드리는 추모의 글
“선생님의 아름다웠던 마음으로 인하여 저를 교직으로 이끌게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선생님의 아름다웠던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선생님처럼 아름다운 봄꽃들이 한창인 4월에 태어난 선생님께서는 어릴 때부터 용돈을 아껴 쓰고 과학에 흥미를 느꼈던 학생이라고 들었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과학교사가 되어 맵시있는 교사가 되고자 했던 선생님은 담임교사로도 마음이 따뜻한 교사였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안산고등학교 2학년 3반 담임인 선생님은 학생들과 함께 수학여행지인 제주도를 향한 세월호에서 스물여섯 번째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학생들의 깜짝 생일 축하로 감동에 눈물을 흘렸던 당신. 당신의 생일날 우리는 선생님을 비롯해 많은 분을 잃었습니다. 그 날의 충격과 슬픔, 안타까움은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2019년 3월, 저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담임교사로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합니다. 그해 4월, 학급 학생들에게 처음으로 준 선물이 세월호 배지였습니다. 시간이 지나 졸업식에 온 그 학생들 중 몇몇이 세월호 배지를 교복에 달고 있었을 때 저는 많은 감정이 오고 갔습니다.
4월 어느 날 수업 시작 전 학생들에게 선생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침몰하는 배에서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객실로 다시 내려가 본인의 구명조끼를 학생들을 주고 희생하신 선생님이 있었다.
장난을 치던 한 학생이 이런 질문을 하였습니다. ‘만약 선생님이라면 다시 내려갔어요?’ 망치로 한 방 맞은 것 같았습니다. 2초 정도 고민하고 저는 대답했습니다. “나도 내려갔을 것 같아.” 그날 학생들이 수업을 더 열심히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교직에 있는 4년 동안 학생들에게는 기간제교사인지 정규교사인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담임선생님이고 선생님이었습니다. 그러기에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차별은 없어져야 합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많은 선생님이 선생님을 생각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선생님의 정신을 이어받아 저의 위치에서 세상을 바꿔보려 합니다. 선생님이 계신 그곳에서 많이 응원해 주고 지켜봐 주세요.
선생님께서 가르쳐 준 고귀한 정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선생님이 계신 그곳에서 행복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2023년 4월 15일
전국 기간제교사노동조합 조합원 전수완 올림
첫댓글 ❤️
귀한 글 감사합니다!
당연히 차별은 없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