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남에게 빚을 진적도 없고 저본적도 없는데
저에게 빚을 독촉하는 분들이 참 많네요.ㅎㅎㅎ
왕년에 여기서 근무했다고 하는 대전에 장 아무개 동기, 분당의 홍 아무개 동기,
(저는 전방에서 개고생할 때 이 분들은 이곳에서 회와 대게로 신선 놀음을 하고 계셨을 듯...ㅎㅎㅎ)
영덕을 잘 못 표현하기만 하면 그냥 라이트 훅이라도 들어올 기세입니다.ㅎㅎㅎ
심지어 상주가 고향인 양 아무개 동기는 우리가 출발하기 전부터 강구항에 식사 예약까지...ㅎㅎ
영 덕!
동기생 이영덕은 알겠는데 여기 영덕은 참으로 생소합니다.
'대게' 하면 영덕!, '영덕'하면 대게!만 생각나는 곳으로...ㅎ
대게의 환상과 기대 속에 영덕으로 진입을 합니다.
◇ 영덕구간(19~22코스), 울진구간(23코스) 일부
포항을 지나면서 최백호의 <영일만 친구>를 원없이 듣고 불러 봤네요.
실증이 날 때 쯤에 영덕으로 들어섭니다.
부산구간을 통과할 때는 조용필의 <부산 갈매기>,
울산구간을 통과할 때는 <울산 큰애기>, <울산 아가씨>를 불렀으며,
경주를 지날 때는 <신라의 달밤>이 있었지만 걸을 때 부르기에는 좀...
영덕을 지날 때는 아는 노래가 없네요.ㅎㅎ
우리가 모른걸까?
그냥 <대게> <대게>만 부르면서 걸었습니다.ㅎㅎ
대게는 원래 수온이 낮을 때 잡아서 먹어여 살도 차고 맛이 있다고 겨울철에 먹어야 한답니다.
그런데 지금은 6월이니 지금 대게를 찾는 사람은 그야말로 호구라는데...
그래도 지금 아니면 언제 먹을지 예약할 수 없기에 눈만 뜨면 홍 회장에게 조르고 졸랐습니다.
그 결과는 후미에 기록하겠습니다.ㅎㅎㅎ
△ 4일차 오후 : 화진~강구항(19코스)
화진에서 점프를 한 번하면 바로 강구항으로 갈 줄 알았는데 한참을 갑니다.
장사전승기념공원
6.25당시 인천상륙작전의 양동작전으로 여기에 상륙작전을 감행했다는 곳.
사실상 작전은 성공했다고 하지만 여기에 투입된 병력은 772명의 14~ 17세 어린학도병들이 주력이었다는데
이 과정에서 139명이 전사했다고 합니다.
그들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전승기념공원이네요.
마음이 먹먹합니다.
홍 회장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들과 대화를 해볼려고 했는데
어떤 대답을 들었는지는 잘 알 수 없었습니다.ㅎㅎ
그들의 숭고한 희생과 업적을 그리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점프로써 힘을 주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ㅎㅎ
거룩한 마음으로 뛰었습니다.ㅎㅎ
지나가다 심심하면 이처럼 사진도 찍어봅니다.
마스크를 쓰나 카메라로 얼굴을 가리나 그게 그거네요.ㅎㅎ
강구항에서 양태선 회원을 만나기로 했기에 얼른 가고자 하는 마음으로
폴짝 뛰었는데 바로 가지 않습니다.ㅎㅎ
너무 자주 뛰니 힘이 들기는 듭니다.ㅎ
강구항이 바라보인다는 삼사해상공원
삼사! 예네들도도 여기에 공원을 만들었는데 우리 육사는?
포항을 지날 때 '이 육사'공원이 있기는 했지만 우리 육사는 아닌지라...ㅎㅎ
근데 짙은 안개로 강구항은 보이지 앉았습니다.
우리에게 보여주기 싫은 것인지 아니면 노이즈 마케팅?ㅎㅎ
드디어 4일차 목적지인 강구항에 도착했습니다.
앞에 삼사공원에서 바라보았으면 멋있었겠다라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강구에 들어서니 온통 대게 이름 뿐입니다.
대게 종가, 대게궁, 대게 천국, 대가 대게, 대게 고을 등 등
'대게'라는 단어가 안들어가면 큰일이라도 날 듯합니다.
"여기서 대게 먹읍시다" 했더니 대게 원조는 여기가 아니라네요.ㅎ
이렇게 대게가 많은데....
길을 지나가는데 수조마다 대게가 가득합니다.
대부분 러시아 산이라는데 그거라도 먹고 싶었습니다.ㅎㅎ
숙소에 짐을 풀고 양태선이 이미 와서 기다린다는 회센터로 나갑니다.
상주에서 강구까지 1시간 반을 달려왔다네요.
그 정성이 괴씸하기도 했지만 여기 강구에서 만나니 만행에서 보는 것과 또 다른 정을 느낍니다.ㅎㅎㅎ
나는 잘 모르는 맛있는 회와 참돔회,
그리고 대게 라면!
우와! 대게에 라면을 넣어 먹다니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를 정도 맛있었습니다.ㅎㅎㅎ
호강을 했네요.
안주가 좋으니 소주도 각 이병!
이번 3차 도전에서 각각 두 잔씩만 마시자고 했는데....ㅎㅎㅎ
우리는 그냥 걸을 뿐인데 1시간 반을 달려와 이런 자리를 만들어준 양태선 회원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나중에 서울에서 원수를 갚아야겠습니다.
(홍 회장 핸폰 사진 이미지)
△ 5일차 : 강구항~ 축산항(20~22코스)
기분 좋은 밤을 보내고 이른 아침에 강구항에 위치한 해파랑 공원에서 한 번 또 뛰어봅니다.
어제 먹은 회와 대게 라면 때문인지 몸이 가볍네요.ㅎㅎㅎ
영덕 해맞이공원에 도착합니다.
여기 등대에도 대게 형상의 보입니다.
간이 매점에서 시원한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숨을 돌립니다.
여기서 부터 축산항까지 해안길이 한국 100대 아름다운 길에 선정된 곳이라네요.
으잉? 이게 뭐임?
바위에 마치 새끼 손가락을 펼친 형상이 있어서
서로의 손가락을 걸고 천년동안 변치말자는 약속을 하는 자리라는데...ㅎ
이거 남자, 노인네끼리 남세스럽습니다.ㅎㅎㅎ
바다가 훤이 보이는 곳에서 안 뛰어 볼 수는 없겠지요?
홍 회장은 대게 폼으로.
저는 대게 먹은 할로 폼으로 뛰어봅니다.ㅎㅎㅎ
대게의 힘이 좋긴 좋습니다.
모두 수평선 위로 뛰어 올랐네요.ㅎㅎ
아름다운 해안길이긴 한데 바위에 업 다운이 있어서 힘이 들긴 합니다.
강구가 대게 원조 인줄 알았는데 여기 경정2리 마을이 원조 마을이라네요.
그러나 대게를 먹을만한 곳은 없었습니다.
대게 조형물도 안보이고...ㅎㅎ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축산항의 죽도산이 보입니다.
드디어 축산항에 도착했습니다.
출렁다리를 건너서 죽도산(78.1m)으로 올라가 봅니다.
홍 회장은 힘들어서 안 올라가겠다는 것을 억지로 올라가게 합니다.ㅎㅎㅎ
죽도는 옛날에는 섬이었는데 일본인들이 육지와 연결시켰답니다.
죽도섬에서 바라본 축산항의 모습은 생각보다 큰 항구였습니다.
여기 등대에서도 점프를 했지만 하두 노친네들이 뛴다고 해서 그만...ㅎㅎㅎ
여기서 맛있는 회와 이슬이로 입을 즐겁게 해주고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 5일차 : 축산항 - 후포항(22~23코스)
오늘은 2개 코스를 단박에 주파할 예정이면서 3차 도전을 마치고자 합니다.ㅎ
3차 도전의 목적지인 후포항을 향해 출발!
역시 이른 아침에 빵 한 조각을 먹고 출발합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빵 한 조각이면 3~4시간은 거뜬합니다.ㅎㅎㅎ
어제 저녁을 먹으면서 식당 주인이 알려준 제첩국을 생각하면서...ㅎ
축산항을 나오면서 뒤를 한 번 돌아봅니다.
다시 올 수 있을까?하는 마음이기에...ㅎㅎㅎ
축산항을 막 빠져 나오는데 비석이 하나 보입니다.
"씨발상지?"
여기는 한참 심한 욕을 저리 비석으로 만들어 놓나? 했습니다.ㅎㅎㅎㅎ
무슨 씨발상지인지 밝히기는 뭐하지만 어감은 좀.....
한 번 웃으면서 발걸음을 옮깁니다.
도시어부를 촬영했다는 어느 팬션 앞에서 우리도 한 번 도시어부가 되어 봅니다.ㅎ
멀리 아스라히 보이는 곳이 후포항입니다.
이곳이 송천강 제첩국을 맛있게 한다는 장소입니다.
알려준데로 음식점을 찾아가는데 아주 작고 깔끔한 음식점이었습니다.
맛도 좋았네요.
아침 겸 점심으로 제첩국을 한 그릇비우니 속이 시원해집니다.
식사를 맛있게 하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홍 회장이 갑자기 바닷물에 발을 한 번 담그고 가잡니다.
그러자고 하고 따라갔는데 아예 고래불해안까지 걸어갈 작정이었나 봅니다.ㅎㅎ
안일하고 편안한 도로 길을 마다하고 험난하고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길을 선택하다니...ㅎ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에 길을 택한다!"ㅎㅎㅎ
그래서 떡 본김에 제사지낸다고 모래 위에서 점프를 시켰습니다.ㅎ
모래에 발이 푹푹 빠지는데 쉽지는 않겠지요?ㅎㅎ
수평선에서 한참이나 못 미칩니다.
저 뒤에 보이는 산 아래에서부터 걸었으니 한참을 걸었네요.
앞으로 갈 길도 멀어보이고...ㅎㅎ
고래불 해수욕장에 도착합니다.
고래불?
고래불이 무슨 뜻일까? 홍 회장이 물어봅니다.
꽃 중에 '괴불'이라는 이름을 붙인 꽃이 있는데 '고양이 불알'이라는 말의 줄임말입니다.
마찬가지로 '고래불'이면 여기에 고래들이 많이 몰려 오면서 잡혔을 때
그 고래 불알을 많이 떼어 모아놨던 곳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ㅎㅎㅎㅎ
근데 엉뚱하게도
고려말 목은 이색이 여기에 고래들이 뻘밭에 많이 뛰어 노는 곳을 보고 '고래들이 노는 뻘'이라고 불렀다가
'고래불'이 되었다는 심심한 이야기가 있었네요.ㅎㅎㅎ
고래불 해수욕장을 경계로 영덕군을 지나 울진 구간 23코스로 들어섭니다.
아름다운 꽃길을 지나기는 하는데 비가 내리네요.
여지껏 우산이나 우의를 입지 않았는데 여기에서는 어쩔 수 없이 입고 후포항에 들어섭니다.
후포가 우리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겠지요?ㅎㅎ
드디어 3차 도전의 목적지인 후포항에 도착했습니다.
비는 거의 그쳐있었습니다.
여기서 저는 '대게를 먹읍시다!'를 더욱 크게 소리쳤습니다.
아무리 시즌이 지났다 하더라도 그냥 지나갈 수 없다고 여기 이 연사 큰 소리로 외칩니다.ㅎㅎㅎ
그러다보니 홍 회장도 무시할 수 없었나 봅니다.
드디어 흥정을 하고 러시아산 대게와 홍게를 각각 한마리씩 시켜서 맛만(?) 보기로 했습니다.ㅎㅎ
다시 돌이켜 봐도 잘한 결정인 듯했고,
한창 때의 대게나 철 지난 대게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나에겐 없으니 그냥 맛있게 먹었습니다.
20여년 전에 강릉에서 7번 국도를 따라 내려오면서 후포 어디쯤 바닷가의 식당에서 먹었던
대게의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홍 회장이 '이지백'을 하나 달라고 해서 뭐 싸들고 갈게 있어서 빽을 신청하나? 했는데
진로에 새로나온 술이라네요.ㅎㅎㅎ
대게에 뭐든 맛이 없겠습니까?
대게 맛있었고, 아주 아주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ㅎㅎ
3차 도전을 무사히 그리고 거뜬하게 마치고 저녁은 백암 온천에 가서
온천물에 몸을 담그자고 이동을 했습니다.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나니 모든 피로가 싹 가시네요.
다시 울진에서 시작해도 되겠다 싶었습니다.ㅎㅎㅎ
다음날은 경주로 가서 열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경주에서 잠간 시내를 돌아본 사진은 다음에 올리겠습니다.
Ps. 장 아무개, 홍 아무개 잘 보시고 맘에 안드는 곳이 있으면 말씀하세요.ㅎㅎㅎ
--- To Be Continued ---
첫댓글 아주 마음에 쏙 듭니다.
양태선 동기생 멋쟁이 네요.
나는 1977년 여름에 전투화 신고 군견 한마리 데리고 밤새 걸었던 대진에서 고래불 가는 그 바닷가를 그대들은 시원한 맨발로 걸으셨습니다, 그려 !
참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
존경 합니다, 두분 !
다음에 후포항에서 다시 시작 하시걸랑, 꼭 참소라 드시고 지나가슈 !
어쩐지 걸어가는 내내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네요.ㅎㅎㅎ
참소라!
대게면 됐지유! 참소라까지나...ㅎㅎㅎㅎ
후포항에서 대게를 먹지않고 지나쳤다면, 아마 살아서 서울 못올라 왔을겁니다! 어찌나 대게 노래를 불러대던지...ㅎㅎㅎ 대게를 입에넣고 흐믓해하던 그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백암온천까지의 마무리가 압권이었습니다!
다음 출정에는 온천물에 담근후 추~~~울발!
상주에서 똘마니들 데리고 격려차 강구항까지 찾아준 양태선 친구에게 감사의 맘을 전해드리고 싶네요! 좋은글과 사진 감사!😍😍😍
아마도 삐져서 다음 일정에 차질이 있었을 듯.ㅎㅎㅎ
이 나이에도 떼를 쓰면 받아주는 사람이 있어서 행복합니다.ㅎㅎㅎ
두분 합작으로 발표회두 하고 책을 내보시길요.
어찌 요렇게 멋진 후기를 전해줄 수 있는지요?
아자아자 파이팅입니다
턱도 없습니다.
해파랑길 걷는 것도 힘듭니다.ㅎㅎㅎ
대게 좋은 날
대게 좋은 친구와
대게 좋은 길을
대게드시며 트래킹
하~~~ 최상의 힐링이네요
대게 좋은 댓글을 대게 좋아합니다.ㅎㅎ
나는 뜨는것 밖에 안봐요...또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뛰었을까...궁금? 결국은 완주후 마음까지 훨훨 날게 되겠지요...그 날을 기대합니다...
역시 공수부대 출신!ㅎㅎㅎ
근데 시켜서 뛰면 그렇게 못 뛰는데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