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치매 조기진단과 예방

[이정선(국화향)]

	나이를 먹게 되면 기억력을 필두로 인지기능이 서서히 감퇴하게 된다. 그래서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낄 때면 누구나 ‘이러다 내가 치매가 오는 것은 아닌가?’ 하고 가슴이 철렁하게 된다. 누구나 나타나는 기억력 장애는 정상적인 생리적 변화이거나, 또는 치매의 초기 증상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 조기 진단이 필요하다. 둘의 차이를 쉽게 말하자면 인지기능 저하의 ‘정도’ 차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인지기능 저하가 일반적으로 두드러지는 문제행동이 없고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을 혼자서 관리해 나갈 수 있는 정도라면 정상 노화이다. 반면, 치매의 경우는 사회생활은 물론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에 장애가 나타나거나 혼자 처리할 수 없게 되고 다양한 문제행동이 드러나게 된다. 정상과 치매 사이의 중간단계는 ‘경도인지장애’라고 해서 치매의 전구 단계에 해당하는 관리와 예방이 필요하다. 경도인지장애에 속하는 그룹은 해마다 10~15%가 치매로 진행하는데 이는 정상 그룹의 1% 내외에 비하면 10배나 높은 것이다. 치매 위험군을 선별해 치매 예방을 위한 방법을 실천하면 치매의 발병을 줄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치매인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하는 일련의 퇴행성 치매들은 치료가 어렵지만, 전체 치매의 20~30%는 치료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이런 치료 가능한 치매들은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가 일찍 시작될수록 치료될 확률이 높아진다.
	치매 조기진단을 위한 검사들
	치매의 진단을 위해서는 기억력, 언어능력, 집중력, 수행능력, 집행기능 등 다중 인지기능을 평가하는 신경심리검사(neuropsychologic test)가 필수적이다. 이 검사는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따라서 인지기능 장애가 있을 시에 일상생활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중심으로 설문지 형태로 작성된 인지기능 선별검사를 조기 진단을 위해 이용한다. 인지장애 선별검사(Korean Cognitive Dysfunction Questionnaire)[별첨]는 본인이나 가족이 직접 작성할 수도 있지만, 전화를 통해서도 작성이 가능하므로 조기 선별검사에 있어 그 효용성이 크다. 선별검사에서 양성이 나온다면 임상의를 만나 정확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뇌의 방사선영상촬영도 조기 진단 및 치매의 감별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특히 자기공명영상(MRI)에서 뇌의 위축이나 허혈성 뇌병변이 보인다면, 진단이나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뇌손상이 두드러지지 않는 발병 초기에는 자기공명영상이 정상일 수 있는데, 이 때에는 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SPECT)이나 양성자방출단층촬영(PET)등 기능적영상이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된다. 기타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내과적 질환에 대한 일반혈액 검사와 치매의 위험인자로 잘 알려진 ApoE유전자에 대한 유전자 검사 등이 포함되며, 필요한 경우 뇌척수액검사나 뇌파검사 같은 신경학검사를 할 수 있다.
	이럴 때 조기진단 필요!
	일반적으로 기억력에 장애를 느끼는 65세 이상의 노령 인구라면 일정한 시기에 인지기능검사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동일 연령대의 평균적인 수준보다 인지기능이 많이 떨어지면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은 학력이나 생활 환경, 직업 등에 의해 차이가 많으므로, 단순히 기억력이 저하된 것 보다는 일상생활 중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 꼭 필요하다. 특히 본인보다 가족에 의해 이러한 문제들이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경우에 양성 진단률이 더 높다. 또한 동맥경화로 대표되는 혈관성 위험인자들은 치매의 위험인자이기도 하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비만으로 대표되는 혈관성 위험인자들은 뇌에 반복적인 허혈성 뇌병변을 일으켜서 뇌손상을 가속화시킨다. 따라서 혈관성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들은 인지기능이나 기억력 변화에 좀더 예민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치매에 대한 염려가 노후의 가장 큰 걱정으로 자리잡은 만큼 어떻게 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치매의 예방은 크게 두 가지 방향이 있다. 한 가지는 노화에 의한 뇌신경의 퇴행을 지연시키기 위해 뇌신경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지속적인 신체활동이나 항산화 기능이 있는 영양소 섭취 등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신체의 노화를 지연시키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혈관성 위험인자를 꼼꼼히 관리해서 노화에 의한 뇌신경의 파괴와 별도로 진행되는 허혈성 손상을 막는 것이다. 허혈성 손상을 입은 뇌신경은 퇴행이나 신경세포 사멸이 더 쉽게 진행된다.

	치매예방을 위한 생활 관리

● 첫째, 뇌를 자극하자

학력이 높을수록 치매에 걸리는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일본에서는 두뇌를 자극하기 위한 ‘스도쿠’라는 숫자채우기 퍼즐이 개발되기도 했다. 뇌를 지속적으로 사용할수록 뇌의 위축이나 퇴화를 늦출 수 있다. 자꾸 전화번호나 외국어를 암기하고 퍼즐을 풀고 책을 읽거나 바둑, 체스 등의 게임을 하는 등 두뇌를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사용한다.

● 둘째, 몸을 움직이자

소극적인 의미에서 운동은 물론 좀더 적극적인 의미로는 여가 활동이나 종교활동, 사회 활동까지 다양한 신체적ㆍ사회적 활동은 사고를 긍적적으로 변화시키고, 신체 전체의 신진대사를 비롯해 뇌의 활동까지 자극한다. 노후에도 끊임없이 활동하고 대화하고 생각하는 것이 치매를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다. 활동이 적을수록 인지기능이 빠르게 감퇴된다.

● 셋째, 균형 잡힌 식사를 하자

균형있는 영양공급이 치매를 예방한다. 그러나 지나친 과잉공급은 오히려 대사증후군 등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비만을 피해 소식을 해야 하며, 야채나 과일 등을 충분히 먹어서 항산화 효과가 있는 영양소들을 골고루 섭취해야한다. 고른 섭취가 어렵다면 비타민E, 비타민C, 비타민B, 코엔자임Q10, 오메가-3 지방산 등의 영양제를 섭취한다. 모두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며 뇌신경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 넷째, 위험인자를 철저히 관리하자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비만 등 혈관성 위험인자는 혈관을 막아서 뇌를 손상시키는 중요 원인이다. 반복된 허혈성 뇌병변은 혈관성 치매를 유발하며, 알츠하이머 치매의 진행을 빠르게 한다. 규칙적인 약물복용을 통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허혈성 뇌병변이 있거나 심장 질환이 있다면 아스피린 등의 항혈소판 제재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혈관성인자는 곧 치매의 위험인자이므로 기억장애나 문제행동이 의심되면 조기진단, 조기검진을 계획한다.

● 다섯째,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작은 것도 감사하는 긍정적인 자세는 우울증을 예방하고, 이 때 분비되는 아드레날린이나 엔돌핀 등의 신경전달 물질은 신체에 활력을 부여한다. 긍적적인 자세는 가족과의 화목으로 정서적 안정을 가져오고 사회활동에서 더욱 성취도를 높일 수 있다.

인지장애 선별검사(Korean Congitive Dysfunction Questionnaire)

 - 환자를 가까이서 모시는 가족이나 친구가 설문에 답한다.

 - 15개 항목에 대해 아니다(0점), 가끔 그렇다(1점), 많이 그렇다(2점) 중 적절한 것을 고른다.

 - 1년 전 상태와 비교하여 최근의 상태를 선택한다.

 - 모두 표시한 다음 15항목의 점수를 합산한다.(최저 0점, 최고 30점)

 - 합산한 총점이 6점 이상이면 치매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문 진료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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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오늘이 몇 월이고, 무슨 요일인지 잘 모른다.	아니다(0)	가끔 그렇다(+1)	자주 그렇다(+2)
02 자기가 놓아둔 물건을 찾지 못한다.	아니다(0)	가끔 그렇다(+1)	자주 그렇다(+2)
03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한다.	아니다(0)	가끔 그렇다(+1)	자주 그렇다(+2)
04 약속을 하고서 잊어버린다.	아니다(0)	가끔 그렇다(+1)	자주 그렇다(+2)
05 물건을 가지러 갔다가 잊어버리고 그냥 온다.	아니다(0)	가끔 그렇다(+1)	자주 그렇다(+2)
06 물건이나 사람 이름을 대기가 힘들어 머뭇거린다.	아니다(0)	가끔 그렇다(+1)	자주 그렇다(+2)
07 대화 중 내용이 이해되지 않아 반복해서 물어본다.	아니다(0)	가끔 그렇다(+1)	자주 그렇다(+2)
08 길을 잃거나 헤맨 적이 있다.	아니다(0)	가끔 그렇다(+1)	자주 그렇다(+2)
09 예전에 비해서 계산능력이 떨어졌다.(물건 값, 거스름 계산 등)	아니다(0)	가끔 그렇다(+1)	자주 그렇다(+2)
10 예전에 비해 성격이 변했다.	아니다(0)	가끔 그렇다(+1)	자주 그렇다(+2)
11 이전에 잘 다루던 기구의 사용이 서툴러졌다.	아니다(0)	가끔 그렇다(+1)	자주 그렇다(+2)
12 예전에 비해 방이나 집안의 정리정돈을 하지 못한다.	아니다(0)	가끔 그렇다(+1)	자주 그렇다(+2)
13 상황에 맞게 스스로 옷을 선택하여 입지 못한다.	아니다(0)	가끔 그렇다(+1)	자주 그렇다(+2)
14 혼자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여 목적지에 가기 힘들다.	아니다(0)	가끔 그렇다(+1)	자주 그렇다(+2)
15 내복이나 옷이 더러워져도 갈아입으려 하지 않는다.	아니다(0)	가끔 그렇다(+1)	자주 그렇다(+2)

글_신상건 아주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www.ajoumc.or.kr)

[종소리]

7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