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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심
보양식이란 무엇인가 ? (1)
지금은 12월 초겨울이지만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지난 여름의 더위는 세계적으로 대단했었습니다. 정말 더운 여름이었습니다. 삼복이 지나도 날씨는 여전히 무더웠고 앞으로의 여름은 점점 더 더워진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죽겠네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쓰는데, 그 중 배불러 죽겠네라는 말을 가장 많이 쓴다고 합니다. 이 말을 번역해서 들려 주면 세계 인구의 삼분의 일은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왜냐하면 태어나서 죽을 때 까지 배가 꽉 찬 느낌을 가져보지 못 한 사람들이 인류의 35%정도는 되니까 요. 종교에 의해,빈곤에 의해,다른 여 러가지 이유로 배가 부르다는 느낌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 는 말이지요.
아프리카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 한 잔과 마른 빵 한 조각이 식사의 전부이고 케냐의 마사이족 아이들은, 직접 소 젖에 입을 대고 빨아 먹는 것이 아침식사의 전부가 되기도 합니 다. 마사이족 의 최고의 보양식은 아주 특별한 날에 도살해서 먹는,소나 염소의 생피 한 모금입니다. 동물의 생피를 보양식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슴이나 곰의 생피를 바로 마시는 것을 최고의 보양식으로 여기는 남자들이 시대에도 있습니다. 언젠가 티비에서 본 충격적인 장면이 뇌리에 박혀 지워지지 않는데, 중국 어디 선가 한국 관광객을 위한 곰 사육장의 실태였습니다. 살아있는 곰의 몸 한 곳 을 뚫어 링거같은 줄을 꽂아 놓고 생피 를 그대로 빨아 마시는 모습이었습니다. 인간의 무병장수를 바라는 잔악함이 펼쳐지는 몬도가네는 아직도 현재진행형 입니다.
사슴피는 생녹용을 자를 때 나오는데, 소주에 섞어 마신다던가 그대로 마십니 다. 옛날 사냥꾼들은 무슨 짐승이든지 잡으면 아직도 따뜻한 피를 맨 먼저 마셨다지요. 그 목적으로 백성들을 몰이꾼으로 수 십명씩 산으로 내몰아서 짐승을 잡아서 피를 마셨습니다. 실제 어지간한 동물의 고기는 사후강직이 되면 질겨서 바로 먹지 못하는데 사냥의 목적은 피를 마시는 것에 있었습니다. 몰이
꾼들은 한 토막의 고기면 충분했지요. 집으로 가져가서 그저 오래오래 삶아 먹으면 몸에 보가 된다고 여겼습니다.
위협적인 동물일수록 그 효과가 크다는데 대체 무슨 효과가 있는 걸까요?
동물의 생피를 그대로 마실 때 결핵이며 각종 질병에 감염될 수 있는데도 말입니 다. 인간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먹는 동물입니다. 이 지구상의 그 어떤 종도 인간만큼 다양한 것을 먹지 않았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먹을 것이 넘치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동물의 생혈을 먹는 사람 들이 존재합니다. 세 가지 이유로 말입 니다. 첫째 생존을 위해서, 둘째 보양 식이란 명목으로, 셋 째 종교적인 이유로 인간은 피를 마십니다. 우리나라의 남자들은 몸을 보한다는 이유로 동물의 생혈을 마십니다. 다른 피는 몰라도 사슴피는 먹어본 남자들, 무지 많을 겁 니다. 기력이 쇠했다고 느꼈을 때 사슴 피를 마시면 회복된다는 사람들 많이 보았습니다. 정말 사슴의 생혈이 보양식이 되는 걸까요?
남편에게 해마다 녹혈을 챙겨주는 것을 자랑삼는 지인은, 그 어떤 보양식보다도 녹혈과 녹용을 신봉합니다. 거의 만병 통치약 수준으로 말입니다. 과연 그럴 까요? 사슴은 온순반추의 동물인데 뿔이 나기 시작해서 약 오십 일 정도 지나면, 피부의 진피에서 변화한 연한 교원질 상태와 딱딱한 석회질 상태 중간의 양질각이 됩니다. 이것이 말안장 모양으로 벌어져 2가지나 3가지로 벌어지기 전에 절각한 것을 녹용이라고 부릅니다.
이 때는 연골 상태이며 젤리가 굳어지는 듯 하여 녹혈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녹용을 자를 때 녹혈을 마신다고 말하는 것은 틀린 말입니다.
절각을 하지않은 상태에서 일정기간이 경과하면 진피가 석회골질로 변하면서, 융모가 탈모되기 전에 자른 것이 생녹각 입니다. 그 녹각을 자를 때 피가 나오는 데 그것을 녹혈이라고 부릅니다.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