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가 여우님들께서 정말 깜놀 하실 솜씨를 자랑해보렵니다.
근데 제 솜씨가 아니구요, 이곳 캐나다 엄마들의 기가 딱 막히는 바느질 솜씨입니당.
제 딸 아이가 무용을 좀 했어요.
여기선 아이들 미술이나 피아노 보다 스포츠를 시키거든요.
가장 보편적으로 하는 것이 축구인데(여자 아이들도) 제 아이는 햇볕 알러지도 있고 또, 이왕이면 운동 보다 감성적인 무용을 하는 게 좋겠다 싶어 시켰었지요.
한국에선 무용, 특히 발레를 한다고 하면 제가 이민와 금광이라도 캔 줄 아는 데 여기서 무용 시키는 거 돈 안듭니다.
일단 스포츠와 더불어 무용도 아주 보편화 돼 있어서 레슨비가 쌉니다.
그리고 한국에선 의상을 다 산다고 하는 데, 여기선 엄마들이 자원 봉사를 하며 만들어요.
제 아이의 경우, 의상 한 벌 당 20불만 내면 그 돈으로 엄마들이 재료를 사서 직접 만들기도 하고 또, 있는 의상을 약간 수정해 입히기도 했어요.
그런데!!!
여기 엄마들 실력 정말 장난이 아니예요.
지금 부터 제가 올리는 사진을 보시면 이곳 엄마들의 세가지 실력에 깜놀 하실꺼예요.
1. 바느질 실력 뿐 아니라 패턴 뜨는 실력도 킹왕짱.
2. 선생님의 안무에 맞춰 의상을 만들어 내는 센스가 미니스 빤쭐.
3. 없는 돈을 쥐어 짜 그럴싸한 의상을 만들어 내는 아이디어.
백문이 불여일견 이라죠?
사진 올라갑니다.
위의 캉캉 치마는 연세가 거의 팔십이 다 되신 할머니 께서 20벌을 혼자 다 만드신 겁니다. @.@;
얼마나 많은 프릴이 들어갔는 지 전 저 치마 들고 다니기도 버겁더라구요.
그 할머니 허리에 복대를 하시고 매일 댄스 스튜디오에 나와 일하셨는 데....손녀딸이 뭔지... 이궁.
어땋게 생긴 치마인지 아시겠죠?
저 의상 잠옷 같이 생겼지만 연한 색깔의 천이 하늘거려 춤을 추면 정말 예뻤어요.
이것도 한 스무벌을 어떤 엄마가 혼자 다 만들었는 데, 저는 가슴 한 복판에 구슬을 꼬매 달았는 데.....사진에 잘 안보이네요.
글고 아이들 머리에 꽂은 꽃도 제가 만든거네여. ㅎ~
저 처럼 옷 만들 줄 모르는 아지매는 걍 잡일 합니다. ㅡ.ㅡ
저런 의상의 경우, 어깨 끈을 손으로 꼬매 여유분을 옷 안에 남겨 두는 데, 그 이유는 다음번에 사용하기 위해서예요.
한번 쓴 의상은 잘 빨아 뒀다가 다음 번에 입는 아이들 치수에 맞춰 끈이나 치마(바지)단을 손바느질 합니다.
정말 경제적이죠?
사진에서 혼자 삐죽 키 큰 동양 아이가 제 아이입니다.
발레리나들이 입는 팽이 처럼 퍼진 옷을 투투(TuTu) 라고 하죠?
저 투투는 정말 어떤 한 엄마의 명석하기 짝이 없는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명작인데요....
저는 이번에도 역시 머리 꽂은 꽃을 만드느 대단한 일을....^^;;
참....사진에 왕비로드 얼라 없슴다. 쟤들 다 백인 아이들이예요.
선생님 께서 빨간 컨템포러리 스타일의 투투를 적은 경비로 만들길 원하셨어요.
그런데 어떤 엄마가 요런 투투를 만들었어요.
윗도리는 아이들이 다 한벌씩 갖고 있는 연습복이었고, 그 위에다가 치마 입듯이 투투를 만들어 입혔답니다.
가장자리에 둥그런 플라스틱(건축용 플라스틱을 넣었다네요)을 넣어 저렇게 훌륭한 투투를 만들었습니다.
보시다시피 이 투투는 떼거지로 입으면 더 예쁘고 정열적이랍니다.
저 의상....대회 때 많은 칭찬을 받았구요, 아이들이 정말 잘해서 상이란 상은 다 휩쓸고 다녔었어요.
사진에서 맨 뒤 가운데 허리에 손 짚고 있는 아이가 왕비로드 딸 입니당.
그렇지만 캐나다 엄마들이라고 뭐든지 다 만드는 건 아니예요.
아크로 배틱 의상은 바느질이 까다로워 전문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아요.
바로 위의 저 의상은 어쩔 수 없이 맞춤 주문 했어요.
글치만 같은 아크로배틱 이라도 위의 의상은 엄마들이 만들었습니다.
저 의상에서 제가 빨간 천 일일이 손으로 꼬매 다 붙였어요.
제가 하는 일은 시간과 몸으로 떼울 수 있는 일. ㅡ.ㅡa
저 의상도 압권이었어요.
비닐 바지에다 팔이 후레아 스커트(이런 용어 아직 쓰나염?) 처럼 퍼지는 소매가 정말 쉽지 않을 것 같은 데, 암튼 엄마들이 저걸 다 패턴 떠 만들더라구요.
댄스에서 애들 역할이 드라큘라였는 데, 어찌나 의상과 댄스가 잘 맞았는 지 닭살 돋아 가며 봤던 기억이 납니다.
재즈댄스였는 데, 아이들이 팔을 휘두를 때 마다 날리는 빨간 천이 어찌나 강렬 하던지....그야말로 핏빛 땐쑤였슴다.
제 딸 아이 어디 있는 지 아시죠?
맨 뒤 왼 쪽에서 세번째 입니다.
저 의상 만든 건 아니지만 댄스 스튜디오 엄마 중 한 사람이 아크릴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 넣었어요.
아프리카 동물들을 상징하는 문양을 그렸는 데 사진에 잘 안보이는 게 안타깝네요.
그리고 모자는 엄마들이 각종 새털을 수집 하더니 물을 들여 만들더라구요. (전 보기만 했어요.)
토슈즈는 화운데이션을 칠해 살색으로 만들었구요.^^
위의 사진은 200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 콩쿨에서 찍은 건데, 저 때 아이들 정말 잘했고 3위를 했습니다.
제 딸 왼쪽에서 세번째 아이입니다.
이건 제 작품 입니다....인데 투투는 제가 맹근 거 아니고요, 전 장식만 붙였어요.
이 사진도 국제 콩쿨에서 찍은 건데, 선생님 께서 비싼 투투를 뭣하러 사냐고 흰색 아무 무늬 없는 투투를 주시더군요.
근데 저 투투 실제로 보면 봐줄만 한데 사진엔 촌스럽네요.
암튼 저거 맹글다 허리를 다쳐 피 뽑고 부항 뜨고 그 담날 당장 샌프란시스코로 날라가고....저 정말 고생했어요.
저 대회에서 제 딸래미, 클래식 발레는 물 먹고 컨템포러리 댄스가 Top12에 들었어요.
그래서 주제를 알고 댄스 그만 뒀슴다.
완전히 그만 둔 건 아니구요, 요즘은 걍 놀멘 놀멘 하고 있어요.^^
길디 긴 제 보고문 읽으시고 보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만 마칠께요.
뱀다리 : 사마기님이 댄스용품 사진을 올리시는 바람에 제가 완전 삘 받아 대자박 까지 진출했네요.
이 늦은 밤 잠도 못 자구요.
딸 아이 땐쑤 사진들 보니 콧날이 시큰해지고 눈이 아파오네요.(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
제게 있어서 딸 아이의 댄스는 헤어진 연인과 같은 것인데...... ㅠ.ㅠ
첫댓글 로드님 댓글
로드님의 작품(따님)이 제일로 멋진듯합니다
젤로 멋지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당.^^
고운 자태에 엄마들의 정성이 더해져 종합예술이 되는군요. 좋은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있겠지요. 그냥 있기에는 아깝단 생각이 듭니다.
저는 아이들 보다 엄마들의 재능에 더 깜놀했어요.
천을 썰고 박아대면 옷이 걍 뚝딱 나오는 게 마술같더라구요.
따님이 가장 출중 하십니다. 긴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당^^
기럭지 땜에 눈에 가장 빨리 띄는 거 같아요.
왕비로드님의 기대보다 훨씬 더 깜놀랐습니다 ㅎㅎ 우리나라 엄마들 좀 보고 배워야해요 , 서양은 학교와 지역사회간의 유대가 아주 강하죠? 부모들이 아이들 행사에 어떤 형태로든 많이 참여하는 것 같아요. 아이들 행사 또한 굉장한 의미를 두는것 같구요. 우린 귀찮은 일은 딱 싫어하고 거의 돈주고 남의 손을 빌려 해결하는 식이죠. 무용 작품비며 의상비는 또 얼마나 비싸구요~~ 대단한 엄마들입니다. 다들 예술적인 안목들도 전문가 못지않게 뛰어나네요.
또 한가지 놀란점은 왕비로드님 따님이 서양의 아이들보다도 쑥~크다는 점이에요 , 뭘 먹여서 저리 크고 늘씬하게 잘 키웠는지 참 부러워요 ^^
정말 이곳에서는 돈이 없어 아이들이 하고 싶은 걸 못하는 일은 없죠.
저렇게 엄마들의 시간과 열정이 빵빵하게 도네이션 되니까, 돈 몇 푼 안내고도 비싼 과외할동을 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몇푼 안내는 돈 조차 내지 못할 정도로 극빈자인데, 내 아이가 정말 무용을 하고 싶다면 시에 자금 지원을 요청 할 수 있습니다.
댄스 스튜디오 에서도 레슨비를 깍아 주거나 장학금 같은 형식으로 도와 주기도 하구요.
글고 제 딸래미의 키 큰 비결은 우유를 절대 안먹는다는 겁니다. ㅡ.ㅡ
아,,,,우유였구나...
우리 딸애 키 안커서 고민 무지했는데...우유를 달고 살고 지금도 마셔대는데...
이제라도 과감하게 끊어야 겠어요....ㅋㅋㅋ ~
본문은 아주 감동적으로 읽었고요 마지막에 뱀다리라 해서 놀라서 잠깐 뭔 말인가 생각을 했는데 ... 혼자서 웃었네요
하하 ~~ 꽃다지 언니 글보고 다시 봤네요. 재밌어요. 蛇足 안다셔도~~ 누구나 자식일엔 그런거지요. 대자박이 왜 있게요 ^^
그야말로 뱀다리적인 내용이라 뱀다리 라고 적었어요. ㅋㅋ
왕비로드님 점잖게 등장을 하셔서 그런 분인줄 알았는데,ㅎㅎ 글이 아주 재미있네요 긴글 아주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마리진님 말대로 뭐든지 돈으로 해결할려는 우리 풍조 반성할바가 많지만, 그렇다고 캐나다 풍으로 다 만들어입히자 하면 저같은 사람은 단추나 꼬매고 있어야합니다.ㅎㅎ
사실 부모가 학교에 참여하는거 저런 방식으로 되어야하는데.....
"점잖" 이라뇨? ㅋㅋㅋ....저 점잖과 별로 안친해요.
제가 그 동안 넘 내숭떨었나봐요.^^
앞으로 진실된 제 모습을 뵈드리겠습니다. 충성!
자꾸만 님의 따님만 눈에 들어와요
나도 ㅎㅎ
제 아이 공연에 오신 한국 분들도 그렇게들 말씀하시며 뿌듯해 하셨는 데.... 서양 아이들 보다 기럭지가 기니까 그런게 아닐까요?
저도 첨에 딱 맞췄다니까요^^ ㅎㅎㅎ
저도요 따님만 눈에 들어와요..^^ 사실 좀 귀차니즘이라 긴 글 잘 안 읽는데.. 열심히 읽었습니다.
헤여진 연인..이란 글귀가 가슴으로 쏙 들어오는 느낌도 받았구요
나중에 따로 글 한번 올릴 생각을 하는데요, 아이 무용시키면서 징글맞게도 고생을 했거든요.
그런데 왜 지난 시간을 생각하면 왜 이렇게 마음이 아련한지..... 다시 시키고 싶진 않지만 아쉬운 마음은 남아 있고....헤어진 애인이란 표현 제가 해놓고도 짱인 듯 해요. ^^b
와~~대단하네요~~ 엄마들의 솜씨도 그리고 왕비로드님늬 딸들과 그친구들도.! 그냥 전공이 아니고 취미로 했단거지요?? 정말 좋아보여요~따님 멋져요~^^*
취미 치고는 좀 빡세게 했어요.
사진이 아이들 중 발레리나가 되기로 작심하고 현재도 게속 하고 있는 애들도 있답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카나다 주부들 알뜰하네요. 그런데 여행하다 느끼는거지만 외국 주부들 정말 알뜰하던데요.
그렇지않은분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주부들이 제일 편한것 같더라구요.
한국 아지매들이 젤로 팔자 좋은 거 맞슴다.
여기 엄마들은 직장 생활 해 가면서 저렇게 자원 봉사도 하면서 살아요.
대신 집안 일은 대충 하는 편이고 남편들이 잘 도와 주긴 하지만.
딸이 외국아이들보다 이뿌고키가커서 흐믓하네요 ~~^*~
제 딸 큰 키가 많은 분들께 기쁨을 드리네요.^^
재밌고 감동적인 글입니다^^
따님 모습이 참 아름답네요^^ 헤어진 여인과 같다는 ,,,콧날 시큰하신게 뭔지 저도 조금은 알거 같네요..
무용복이 다 예쁘지만 빨간 투투는 정말 귀엽고 예쁩니다^^
제 딸 요즘은 저렇질 못해서 제가 관리 중입니다.
먹는 걸 워낙 좋아해서요.
발레 그만 둔 이유(비중이 큰) 중의 하나가 너무 먹는 걸 밝혀서.... ㅡ.ㅡ
와~~ 정말 엄마들의 정성이 가득합니다.
저 옷들을 다 만들어 입히다니...정성을 많이 들이셨기에
더 아쉬움이 남으실듯 합니다. 의상도, 글도 감동입니다.^^
밤 늦게 까지 졸면서 치마단 꼬매고, 머리 장식 만들다가 수도 없이 피 흘리고, 브로치 만들다가 손 데고....아 증말 고생담 얘기할라치면 한도 끝도 없어요. ㅠ.ㅜ
우리 다현이 실컷 보니 너무 좋네.우리나라 엄마들의 정성과는 쨉이 안되는구만 ...특히 나같은 엄마는 이민도 못 가겠구만 솜씨도 없어서리... 나도 왠지 발레 다현이 그마두었다하니 섭섭했는데 너는 오죽했겠니 그동안 로드메니저로 살았는데 .. 이쁜 다현이 증말 보고 싶어진다.
걱정 말거라.
솜씨 없는 엄마는 힘만 있슴 된다.
의상 정리하고 빨고 나르는 일도 많으니까.
역시 어느 나라나 엄마들은 다 위대한것 같습니다~~ ㅎㅎ따님이 모습이 역시 눈에 확 뜁니다~ ^^*
백인 애들 중에 낑겨 있어서 눈에 확 띄는 것이겠지요.
암튼 칭찬 감사요~
저희딸도 잠깐 발레를 하다 발이 내성발톱이라 그만두었어요 넘 아쉬운데 저리 클때까지 하셨으니 왕비로드님이 더 서운해 하시는맘 이해가 갑니다 근데 정말 따님이 이쁘고 잘컸네요
발레맘이셨군요. 반갑습니다.~
발레는 발레를 할 수 있는 끈기와 신체와, 예술성 등을 갖구 태어난 아이들만이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노력이나 열정 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구요.
이제야 읽고 감동 먹습니다!
부지런한 엄마들..배울점미 많군요. 빨간 투투 입은 두아이 사진이 확 잡아끄네요
새로운 용어를 배우면서 읽어내려오니 지루한줄도 모르고 너무 재미있어요
발레를 아주 그만둔건 아니라니 제가 덜 섭섭하네요
저는 춤을 잘추는 사람들이 제일 부러워요 ㅎㅎㅎ
저도 춤 잘 추는 사람들 많이 부러워해요.
그래서 딸래미를 보면서 대리만족 했었는 데, 이젠 대회나 공연 같은 걸 하질 않으니까 섭섭하네요.
그래서 댄스 클래스 있을 때 마다 창문으로 기웃거리면서 본답니다.
예전에 비해 기량이 곤두박질 쳐서 보면 안타깝긴 하지만....그래도 안보면 섭하고 그래요.
왕비로드님 딸이 정말 출중하게 이쁘네요...
출중하게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엄마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