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황님은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셨습니다. 가톨릭교회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출신 수도자 마리아 바스케스(위로의 성모수녀회) 수녀는 기대감에 가득 찬 모습이었다. 서울대교구 왕십리본당 데이케어센터에서 봉사 중인 그는 고국에서 직접 보고 들은 새 교황의 면모를 전했다.
그가 교황을 처음 본 것은 20여 년 전으로, 교황은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 보좌주교로 사목 중이었다. "미사를 집전하시고 나면 구름처럼 몰려든 신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셨습니다. 다른 주교들과는 다른 모습이었기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지요."
마리아 수녀는 "교황님과 함께 생활했던 이들은 모두 그분을 따뜻한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며 "기회가 될 때마다 사제들에게 훌륭한 사제로서 살아가는 법에 대해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황님은 항상 사제들에게 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성사를 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신자들 사이로 먼저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스스로 가난한 이들과 마약중독자 등이 사는 빈민촌을 찾아 모범을 보이셨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기경 시절에도 기사가 운전하는 고급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마리아 수녀는 "나도 버스와 기차 안에서 교황님과 마주친 적이 있다"며 "교황님이 되신 다음에도 버스를 타고 싶으실까봐 걱정이 될 정도"라며 웃었다.
교황은 신자들에게는 한없이 부드러웠지만, 신앙에 있어서만큼은 엄격할 정도로 원칙을 중시했다. 경제난으로 빈민이 고난을 겪을 때나 동성혼이 합법화됐을 때, 교황은 정부 정책을 단호히 비판했다. 마리아 수녀는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중요한 전례로 여겨지는 독립기념일 미사 때마다 강론을 통해 강한 목소리를 내셨다"며 "일반인들에게는 대통령과 싸우는 것으로 비쳐졌지만 신자들은 그런 모습 때문에 그분을 더 존경했다"고 말했다.
마리아 수녀는 새 교황이 2월 25일 사순시기를 맞아 아르헨티나 성직자와 수도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꺼내 보였다. 편지에는 교황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두 가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하느님에 대한 사랑이 그대로 녹아 있다.
"늘 성당 문을 열어두십시오. 이것은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이 우리에게 올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또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하느님의 말씀을 마음속에 간직하지 말고 사람들에게 선포하십시오. 말이 아니라 여러분의 생활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합니다."(편지 발췌)
<평화신문 2013.03.21>
첫댓글 우리 성당 주보 성인과 이름이 같아 웬지 친근감이 듭니다. 뭔가 우리에게도 빛이 들듯한 예감이...
나의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의 하느님
나만이 간직하는 하느님이 아니라 함께하는 하느님
올 수 있게 열어주고 다가갈 수 있게 마음을 내어놓는 것
나는 언제쯤이나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