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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책을 즐겨 읽는 사람
 
 
 
카페 게시글
┣ 책 소개 스크랩 눈먼 자들의 도시
도 리 추천 0 조회 122 09.03.14 01:0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20081209

 

p.014

... 그는 심지어 장님들이 살아가는 어둠이라는 것은 단순히 빛의 부재일 따름이며, 우리가 실명 상태라고 부르는 것은 존재와 사물의 외양을 덮고 있는 어떤 것일 뿐, 그 검은 베일 뒤에는 모든 것이 말짱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생각까지 했다. ...

 

p.031

... 우리의 눈은 내부를 비추는 거울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우리 눈은 우리가 입으로는 부정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

 

p.177

...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이런 식으로 진실이 자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거짓으로 위장을 하기도 하는 법이다. ...

 

p.180

... 어쩌면 눈먼 사람들의 세상에서만 모든 것이 진실한 모습을 드러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의사가 말했다. ...

 

p.235

... 신둥부러진 놈, ... [== 지나치게 주제놈은 놈]

 

p.293

... 총을 소유하는 것만으로 권력을 찬탈할 수 있다는 생각은 눈먼 회계사의 심각한 실수였다. 결과는 그 정반대였던 것이다. 그가 총을 쏠 때마다 총알이 거꾸로 튀고 있는 셈이었다. 다시 말해, 그는 총을 쏠 때마다 조금씩 권위를 잃어갔다. ...

 

p.295

... 그러나 지금은 눈이 보여도 결과는 똑같았다. 죽으면 모두가 똑같이 눈이 멀게 되는 것이니까. ...

 

p.305

... 기억이란 어떤 장소의 이미지를 생각나게 해주는 것뿐이지, 우리가 그 장소에 이르는 길을 생각나게 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p.354

... 우리가 전에 지니고 살았던 감정, 과거에 우리가 사는 모습을 규정하던 감정은 우리가 눈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야, 눈이 없으면 감정도 다른 것이 되어버려, 어떻게 그렇게 될지는 모르고, 다른 무엇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아가씨는 우리가 눈이 멀었기 때문에 죽은 것이라고 말했는데, 바로 그게 그 얘기야.

 

p.387

... 이제는 선과 악에 관한 한 우리 모두 평등해요, 선은 무엇이고 악은 무엇이냐고 묻지 말아주세요. 눈먼 것이 드문 일이었을 때 우리는 늘 선과 악을 알고 행동했어요, 무엇이 옳으냐 무엇이 그르냐 하는 것은 그저 우리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서로 다른 방식일 뿐이에요, 우리가 우리 자신과 맺는 관계가 아니고요, 우리는 우리 자신을 믿지 말아야 해요, ...

 

p.388

... 우리 내부에는 이름이 없는 뭔가가 있어요, 그 뭔가가 바로 우리에요.

 

p.417

... 지금 정말로 우리를 죽이고 있는 것은 실명이라는 거죠, ...

 

p.419

... 가장 심하게 눈이 먼 사람은 보이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말은 위대한 진리에요. ...

 

p.461

... 나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눈을 멀었지만 본다는 건가.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라는 거죠.

 

글신님 저는 요새 무기력증 비슷한 것에 빠져있습니다. 조금 더 발전하면 우울증 같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초기에 이런 증상을 겪지 않을지... 내가 그렇게 되지 않을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갑자기 모든 것이 다 쓸데 없는 일인 것 같고, 글신님은 알아주지도 않을 텐데 이런 짓을 왜 하나 싶기도 하고, 행복해야 하지만 행복하지 않은 것 같고, 죽음은 어떤 걸까 하는 생각부터 죽는 다는 것이 그렇게 슬픈 일이 아닌데 사람들은 왜 슬퍼할까 등등...

 

yes24에서 무슨 이벤트에 눈길을 주다가 이 책을 골랐습니다. 베스트셀러라는 것 때문에 거부감이 있었는데, 할인행사 때문에 맞줄임이 되어 주문...

 

읽은 소감은...

정말 좋습니다. 이 책이 베스트 셀러인 이유는 지금 우리가 바로 눈먼 자들의 도시에 살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제 후진 소견으로 이 책은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인데, 지금은... 진실 따위는 알게 뭐냐, 경제만 살리면 되지, 이런 썅노무 인간이 눈먼 회계사처럼 총을 쏘고 있는 그런 세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눈이 멀었고, 또 많은 사람들이 전염된 것 같습니다. 소설의 결말처럼 저절로 눈이 떠지기 까지는 글쎄요... 4년 남았나?

 

어쨌든 그래서 이 책이 베스트 셀러라는 제 멋대로의 해석입니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불법으로 다운로드해서 조금 훔쳐봤는데요. 책을 읽으면서 내내 느꼈던 그 실제감이랄까,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영화 장면을 훔쳐보면서는 좀 더 구체화 됐다고 할까, 그랬답니다. 하지만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모든 영화가 상상력을 한정시켜주는 단점은 있어요. 책으로 읽을 때마다 달라지는 상상의 오르가즘 보다 영화는 일회성이라서 감히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구체적으로 눈 앞에 대고 그려주니까...

 

소설에서 내내 공감 내지 실제감이 느껴져 무서웠던 건... 저는 똥오줌에 대한 얘기였네요. 사실 모든 재난 영화에 해당 재난 이외에 항상 두 번째로 무서운 것이 바로 이 똥오줌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본 모든 재난 영화는 이것에 대해 실제적인 묘사가 없더란 겁니다. 괴물이 나타나서 도시를 뭉개놓건, 지진이 일어나서 다 무너졌건 간에 그 이후의 생활은 똥오줌에 범벅이 된 것이어야 할텐데... 어째 그런 것이 잘 그려지진 않던데 말이죠.

 

작가님도 그게 불만이었는진 몰라도 이 소설에서는 정말 실감나게 느껴집니다. 훔쳐 본 영화에서는 병실의 모습을 잠깐 봤는데, 소설 만큼은 그려지지 않더군요. 아니... 소설 만큼이 아니라 그냥 예쁜?소품  쓰레기만 늘어놨다는 정도? 병실 바닥이 똥바다가 된 그림을 기대했는데 말이죠. 그랬다면 정말 무서워서 못 봤을 겁니다.

 

오늘 집에 오면서는 건물 앞에 있는 정화조 뚜껑들을 보면서 말이죠, 저게 넘친단 말이지? 이런 상상을 했답니다. 한편으론 신나면서 사실 많이 무서웠네요.

 

재미와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는 좋은 소설인 것 같습니다. 아... 이러면 싫은데 자꾸 <눈뜬 자들의 도시>에 끌려... 작가님 이런 수법은 쫌...

 

바로 전에 본 <안도 선생>은... <눈먼 자들의 도시>를 5천 얼마에 산 걸 생각하면 왜 <안도 선생>이 2천원 밖에 안 싼 건지 말이죠... 이해가 안 갑니다. 그냥 공짜로 줘도 괜찮을 듯 한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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