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부정
성 빈센트 팔로티가 자주 성호를 그리며 했던 기도
(머리에 손을 대고) 저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으나
(가슴에 손을 대며) 하느님과 함께 저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오른 어깨에 손을 대며) 하느님의 사랑을 위하여
(왼쪽 어깨에 손을 대며) 저는 모든 것을 하오리니
(손을 모으며) 하느님께 영광을, 저 스스로는 낮추기 위함입니다.
성 빈센트 팔로티에게 ‘자기 부정’은 그의 영성에서 중요한 주제였습니다. 성인이 견지했던 태도인 자기 부정은, 하느님의 모상인 자신의 자아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여기서 성인이 말하는 자기 부정은 하느님의 뜻에 부합되지 않는 자신의 뜻을 거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설령 어떠한 일이 기쁘고 즐거운 것일지라도, 합법적인 일일지라도, 심지어는 형제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성인은 늘 하느님의 뜻을 묻고 그 뜻에 어긋난다면 무엇이든 피하고자 했습니다.
바꾸어 말한다면, 자기 부정이란 자신을 지워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삶의 흐름에서, 시작과 끝에 이르기까지 예수 그리스도께 주도권을 내어 맡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하셨던 그 예수님을 성인은 닮고자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성인은 예수님이 보여주신 모범을 따라, 언제나 자신이 아닌 당신의 뜻을 따로고자 노력하였고 그에 필요한 은총을 간구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자신이 아닌 아버지의 뜻을 이루고자 일한다면, 그 자신이 이루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성인은 굳게 믿었습니다.
이제 아래의 질문을 통하여 자신을 되돌아봅니다.
- 나는 일상의 흐름에서 하느님의 뜻을 알기 위해 잠시 멈추는 시간을 갖는가.
나는 내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행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가.
나는 하느님의 뜻을 어떻게 알아보고 어떻게 확신하는가.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의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루카 9,23)